< -- 간웅 15권 -- >중방 전각이 보이는 대문 앞.윤인첨이 중방 댓돌에 머리를 찍고 죽을 각오로 중방이 있는 전각 앞뜰로 들어섰다. 그가 들어서는 순간 견룡 군들이 그를 막아섰다.
허나 견룡군들이 다른 문신들을 대하는 것과는 사뭇 달랐다."멈추십시오."공손함이 꽤나 예를 갖추는 것이 분명했다."안에 부마도위 계신가?"
"그렇사옵니다."윤인첨의 지금의 벼슬은 국자감대사성이었다.견룡군 병사들이 그의 벼슬 때문에 이렇게 머리를 조아리며 조심하는 것은 결코 아니었다."관이는 어디에 있고?"
"윤교위께서는 전각 앞을 지키시옵니다."
"그대들이 나를 통과시키지 못할 것이고 나는 이곳을 넘어서야 하니 관이를 데리고 오시게."
"하오나,,,,,,,."
"어서!"
"알겠사옵니다."견룡군 하나가 급히 중방 전각으로 뛰어가 윤인첨이 말하는 관이라는 교위를 데리고 왔다."아버님! 무슨 일이시옵니까?"
"관아!"윤인첨이 무섭게 젊은 교위를 봤다."예. 아버님!"
"내 오늘 중방 댓돌에 머리를 찍고 죽을 것이다."
"예?"젊은 교위가 기겁해 자신의 부친 윤인첨을 봤다."아버님! 무슨 말씀이시옵니까?"
"내 신하된 자로 어찌 이 망극한 상황을 볼 수 있겠느냐? 내가 너의 이름을 관이라고 지은 것은 네 선조의 기개를 이으라는 거다. 아비가 지금 너에게 충신의 본을 보일 것이다."
"아버님! 망극한 상황이라니요?"
"너는 몰라도 된다. 내가 이 자리에서 죽더라도 나서지 마라.
허나 분명히 기억하고 봐야 할 것이다. 문신에게 가장 큰 힘은 두려움을 버리고 간언하여 죽는 것이다.
허나 너는 문신이 아니니 지켜보고 또 만약 이 아비가 옳다고 여긴다면 후일을 도모해라."진정 죽고자 마음을 굳힌 윤인첨이었다.윤인첨의 말에 견룡들은 기겁했다.
자신의 죽음 후에 후일을 도모하라는 것은 자신들의 주군이나 다름없는 부마도위에게 맞서라는 거였다."내 안에 들어가서 무도한 부마도위와 담판을 지을 것이다. 이것은 아니지. 하늘이 두렵다면 이것은 진정 아니지."윤인첨의 말에 아들인 젊은 교위와 견룡군들이 기겁했다."아버님! 어찌,,,,,,,."
"나를 어서 부마도위께 안내해라! 어서!"윤인첨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아버님!"
"어서! 내 오늘 문신으로 또 대사성으로 언간으로 죽고자 한다. 내 비록 황제께 간하다 죽지 못하고 섭정이라는 부마도위에게 말하고 죽는다면 그게 참으로 아쉬울 뿐이다."이 순간 윤인첨의 행동은 미쳤다고 해야 옳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절대 막을 수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알겠사옵니다."한 번 말하면 죽더라도 실행에 옮기는 사람이 자신의 부친이라는 것을 잘 아는 젊은 교위가 윤인첨을 중방 전각으로 안내했다.
그리고 윤인첨은 전각 앞에 서자 버럭 소리를 질렀다."그 안에 부덕한 부마도위 계시요!"그 순간 젊은 교위와 견룡 군들은 다시 한 번 기겁했다.
"아, 아버님!"
"그 안에 부마도위와 같이 고려를 어지럽히는 위위경 있으시오. 하늘이 무섭지도 않으시오. 고려의 열성조들의 노함이 무섭지도 않으시오."다시 한 번 버럭 소리를 지르는 윤인첨이었다.진정 윤인첨은 죽기를 각오한 것 같았다.
중방 전각 안.- 그 안에 부마도위와 같이 고려를 어지럽히는 위위경 있으시오.누군가의 외침에 난 나도 모르게 인상을 찡그렸고 위위경 이의방은 대노해 내 앞에 있다는 것도 잊은 듯 벌떡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누가 감히! 합하께 불충을 저지르는 것이냐?"위위경 이의방이 소리를 지르자 전각 안 복도를 지키고 있던 견룡군 병사 하나가 조심히 들어와 머리를 조아렸다."합하! 대사성 윤인첨이옵니다."
"윤인첨?"
"그렇사옵니다."
"합하! 유자의 관을 쓰고 뱀 같은 혀를 놀리고 있는 윤인첨을 소장이 머리통을 부셔버리겠나이다."위위경 이의방이 밖으로 나가려 했다."틀린 말은 아니지요."내 말에 이의방이 놀라 날 봤다."틀린 말이 아니시다니요?"
"대전에서 저런 말이 나오지 않아 고려가 망하고 있구나 생각을 했습니다. 이제야 숨은 고려의 충신이 있군요. 고려가 아직 기운이 남았습니다."
"합하께서 하시는 일은 모두 고려를 위함이다는 것을 고려 모든 문무백관은 다 알고 있사옵니다. 그런데 어찌 저렇게 무도하게 소리칠 수 있사옵니까? 이것은 합하에 대한 불충입니다."
"신하가 충성할 상대는 제가 아니라 고려입니다."
"합하께서 고려시고 이제는 고려가 합하이십니다."
"장인어른!"난 물끄러미 위위경인 이의방을 봤다.그러고 보니 내가 명종황제의 아들인 태자와 함께 위위경 이의방의 딸을 왜 피신시킨 후 나에 대한 그의 충심이 하늘을 찔렀지만 그이 세 치의 혀는 난신적자의 아첨처럼 내 귀에 달기만 했다."예. 합하!"
"귀에 달디 단 말씀은 제 몸에는 쓴 법입니다. 독약이옵니다. 저도 사람이라 자꾸 그런 독약을 귀에 담으면 마음 먹은 대의가 무너집니다."내가 돌려 아첨은 달갑지 않다는 투로 말해줬고 위위경 이의방은 부끄러워 얼굴을 붉혔다."송구하옵니다. 소장이 소장도 모르게 망언을 일삼은 듯 하옵니다."
"저를 아끼시는 마음 압니다."
"허나 미치지 않고서는 저리 죽을 듯 소리치지 못하옵니다. 합하께서 어찌 고려를 어지럽히고 있단 말이옵니까? 쓰러져가는 고려를 새로운 고려로 만들고 계십니다. 그러니 저런 망발을 하는 자는 대사성이 아니라 문하시중이라고 해도 저의 장검을 피할 수 없습니다."
"고려에 아직 충신이 남아 있습니다. 죽고자 온 자에게 예의를 갖추는 것은 당연하지요."
"죽고자 왔단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대전에서 꿀 먹은 벙어리 같은 문신들은 제가 이끌 조정에는 필요 없습니다. 벙어리니 꿀이라도 먹지요. 아무 짝에 쓸모없는 뒷방 늙은이들은 중서문하성에 처박아 둘 것입니다. 저런 칼 같은 혀를 가지고 제 귀를 따갑게 하고 제 가슴을 후벼 파는 자가 저는 필요합니다."
"하오나!"
"제가 왜 이러는지 차후에 말씀드리지요."난 이의방에게 그리 말하며 폐서인이 된 태자를 내가 지시해 죽이지 않았다고 입증해주기 위해 진도로 떠난 김돈중이 떠올랐다.'참지정사께서 없는 조정이라면 김돈중이 문신의 거두가 되지 권력이 몰리는 것을 옳지 않지.'그러고 보니 요즘 들어 많은 것을 생각해야 하는 나였다. 고려의 무장들은 지금 군웅활거라 할 만했다.
허나 그 중 최고는 위위경 이의방과 이고 외숙이 분명할 거다. 그들이 서로 견제 아닌 견제를 할 것이 분명하니 고인 물처럼 썩지 않을 것이다.
허나 참지정사가 금에서 무슨 봉변을 당한다면 이 문신들의 거두가 될 자는 오직 김돈중뿐이다.내게 충심을 분명 보이고 있는 김돈중이기는 하나 문신으로 경쟁자가 없다면 썩게 될 것이 분명했다.
나는 김돈중의 대항마로 이 순간 윤인첨을 결정했다.'윤인첨이 왔군.'역사에 의하면 윤인첨은 무신정변이 일어날 때부터 무신들과 교우해서 친 무신파라고 할 수 있는 신하였다.허나 내가 사는 이 세상에서 윤인첨은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는 문신이었다.
이것이 역사의 맹점일 거다.'김돈중이 내게 충실하나 그는 김부식의 아들이야!'김부식은 세력을 규합하고 조정을 좌지우지하려고 했던 신하였다. 그 아버지의 아들이라는 말이 있다.
지금은 내가 김돈중이 충성하고 있으나 평온한 시기가 되면 반대세력이 없는 문신들을 규합해서 충분히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었다.고려가 이리 흔들리는 것은 황실이 무신들을 핍박한 것도 이유 중에 하나이나 문신들이 썩는 줄도 모르고 썩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바른정치를 펼치지 못하고 황제를 보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사람은 누구나 변한다.
나 역시 변할 것이다. 나는 지금 신하들을 믿는 주군이 될 생각을 하고 있지만 이렇게 마음 한 구석에는 내 가신들의 서로의 대항마들을 만들고 있는 거였다.
권력은 한 사람에게 쥐어줘서는 절대 안 되는 것이다. 또한 나를 능가해서도 안 된다.내가 그런 생각이 들자 나도 모르게 지금 내가 폐위된 명종처럼 행동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흠짓 놀랐다.'옥좌로 향하는 길이 이런 것인가?"나도 모르게 인상을 찡그렸다. 하지만 나는 명종과 다르다고 다짐했다.
아니 달라야 한다. 군주가 될 자가 가신을 믿은 것은 당연하나 항상 가신을 의심하고 감시하며 경계해야 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언젠가는 내가 용이 되어 눈물을 흘리겠지.'난 내 앞에 충실하게 서 있는 위위경을 봤다.
내 장인이며 정치적 동지가 된 위위경도 언젠가는 변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변화에 나는 대처할 것이고 용이 된 나는 눈물을 흘리며 행동할 것이 분명했다."알겠사옵니다.
합하!"-부마도위! 하늘이 무서워 못 나오시는 것이요? 나오셔서 내 목을 치시오. 내 그 전에 할 말이 있소.역시 윤인첨은 죽기를 각오한 것이 분명했다. 그렇지 않고서는 저렇게 나올 수가 없다.
"참으로 충신입니다."
"하오나,,,,,,,,."
"또 내가 어찌 할 지 분명 대사성은 아는 것입니다. 나가시지요. 필요한 신하가 분명합니다."난 그렇게 말하고 밖으로 나갔다.
내가 중방 전각으로 오르는 계단 위에 서자 윤인첨이 무섭게 나를 노려봤다."이 고려가 그리 우습게 보였습니까?"피를 토하듯 윤인첨이 나를 노려봤다."왜 죽고자 하십니까?"나는 처음 윤인첨을 위협하는 것으로 말문을 열었다."고려황실의 녹을 먹은 자가 그것도 문신인 제가 입을 꾹 다문다면 어찌 이 고려 황실이 제국의 황실이라 하겠습니까?"
"죽으시겠습니까?"
"죽지요. 저 댓돌에 머리를 박고 피를 흘리며 죽지요. 허나 이 말 하나는 하고 죽겠소. 부마도위!"윤인첨이 나를 무섭게 노려봤다. 고려황실의 녹을 먹은 자라면 저렇게 내게 소리쳐야 했다.
난 그러지 않는 문신들이 참으로 답답하고 필요 없는 자들이라 여기고 있었다.아니 윤인첨의 외침을 듣고 속이 시원해지기까지 했다."뭡니까?"
"진정 옥좌를 찬탈하고자 하시는 거요?"윤인첨의 말에 그 옆에 모여 있는 견룡군 병사들이 기겁했고 젊은 무장도 기겁해 윤인첨을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봤다."네 이놈! 윤인첨아! 네 어찌 그런 망발을 일삼는 것이냐? 섭정께서 그 옥좌가 탐이 나셨다면 손바닥을 뒤집는 것보다 쉬울 것이다. 섭정께서 옥좌를 생각하셨다면 어찌 강화에 계신 상황전하를 복위시키는 일을 추진하겠느냐!"위위경 이의방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가랑비에 옷이 젖소. 내 모를 줄 아시오. 아무도 불만을 품지 않을 때 황제폐하께 양위를 받아내려고 그러는 것이 아니오? 고려는 절대 이 씨의 나라가 될 수는 없소이다."정확하게 윤인첨은 내 계획을 알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 그가 모르는 것은 내가 상황전하의 숨겨진 황자라는 걸 거다."대사성!"
"왜 그러시요?"
"그대가 믿지 못하겠지만 나는 고려를 위해 일어선 것뿐입니다. 그대가 말씀하신 것처럼 나는 부마도위요. 고려의 황실을 보위하는 그런 직위에 있소. 내 어찌 황실을 무너트리고 스스로 옥좌에 오르겠소."
"아니라 하시는 겁니까?"
"그렇소. 아닙니다. 내가 꿈꾸는 고려는 이 작은 땅에서 권력 쟁투로 피를 뿌리는 고려가 아니라 요동을 평정하고 중원을 넘어 서역까지 향하는 그런 고려입니다."내 말에 윤인첨이 나를 봤다."황제가 되어 무엇을 하겠습니까? 지금까지 조선부터 신라까지 그리고 이 고려에도 수많은 황제폐하가 계셨습니다. 또한 중원에는 스스로 황제라 칭하는 오랑캐들이 차고 넘칩니다.
황제가 되고 싶은 자가 분명 많습니다. 허나 이 고려를 새롭게 만들 저는 영웅이 되고 싶습니다."내가 말하는 조선은 우리가 알고 있는 고조선을 말한다.
이성계가 국호를 조선이라고 했기에 전에 있던 조선과 구분하기 위해 전에 있던 대제국 조선을 고조선이라 불렀다.그래서 고조선이 된 것이다."간웅이지요."
"간웅?"
"그렇소이다. 조조처럼 보이시던 분이 이제는 조비가 되려 하십니다."조조를 다른 이들이 난세에는 간웅이요 치세에는 능신이라고 칭했다. 그것을 지금 윤인첨이 내게 말하고 있는 거였다."그렇게 보이십니까?"
"그렇소이다. 지금은 난세지요. 조조가 되실 수 있는 분이지요. 허나 저는 부마도위가 절대 조비가 되는 것을 눈을 뜨고는 보지 못하겠소."
"그런 일은 없을 것이요."
"어찌 내일을 장담하시오. 저기 서슬 퍼런 눈으로 나를 보는 위위경이 그리 만들 것이고 노망이 드신 태후께서 사위에게 옥좌를 물려주실 것 같은데 어찌 아니라고만 하십니까?"여전히 내가 옥좌를 꿈꾸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윤인첨이었다."조비가 된다면 내가 내일을 장담하지 못한다고 해도 이 고려는 왕 씨의 나라가 될 것이요. 그것 하나만은 약조 드리리다."내 말에 윤인첨이 나를 뚫어지게 보다가 호탕하게 웃었다."하하하! 궤변이시오. 어찌 이 씨이신 그대가 왕 씨의 나라를 보존해 준단 말이요."
"내 분명 약조 합니다. 대사성!"난 크게 소리쳤다."또한 이 쓰러지고 있는 고려를 반석 위에 올릴 것입니다. 상황폐하께서 복위되시고 황제폐하를 모시고 북벌을 할 것입니다. 그러니 섭정인 저의 충심을 믿어주시오."
"왜 자꾸 저에게 믿으라 하십니까? 그냥 베세요. 나는 부마도위가 어찌 할 것인지 뻔히 보입니다."
"내가 비록 크게 힘을 가진다고 해도 왕 씨의 제국은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믿을 수 없소."내 속내를 말해 줄 수 없으니 이렇게 밖에 말할 수가 없었다."믿으세요. 믿고 내가 어찌 되는지 지켜보세요."
"지켜보라 하셨소?"
"그렇습니다. 제가 조조로 남을지 조비가 될지 문하시중이 되셔서 지켜보세요."내 말에 윤인첨은 자신의 귀를 의심하는 듯 날 뚫어지게 봤다."뭐라 하셨소?"
"대사성께서 이제 곧 이 섭정의 명으로 문하시중이 되신다고 했습니다."
"내가요? 나를 문하시중의 인장으로 회유하려는 것입니까?"
"지켜보시려면 그 정도는 되셔야 하고 조비가 될지도 모를 저를 막으시려면 그 정도는 되셔야 하지요."내 말에 윤인첨도 놀라고 위위경 이의방도 놀랐다."죽고자 온 자에게 문하시중이라?"============================ 작품 후기 ============================토요일이라 세편을 올렸네요. 한주 전까지만 해도 30등 후반대였는데 이제는 20등 중반 때네요.리셋까지 하고 다시 쓰는 간웅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과 댓글 그리고 쿠폰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실 쿠폰도 많이 늘어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