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간웅-309화 (309/620)

< -- 간웅 15권 -- >"내가 숙청을 당한단 말이냐? 내가? 내가 뭐라고 내가 뭐가 위험하다고 그렇다는 것이냐? 나는 다른 노대장군들과 다름 것이 없이 아무런 힘도 없다."

"그렇사옵니다. 참으로 놀라운 것은 저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옵니다.

도방이 아무런 보고가 없었습니다. 참으로 놀랍기만 합니다.

어찌 이리 엄청난 일을 귀신도 모르게 할 수 있는지 모르겠사옵니다."도방!고려시대 무신이 정권을 가진 시대에 무신들의 사병집단으로서 1179년에 정중부를 몰아내고 고려의 권력을 잡은 혈기당천 경대승이 처음 조직한 집단이 바로 도방이다.물론 도방이 생기기 이전에도 이미 유력한 무장들은 제각기 사병을 소유하고 있었다.

고려의 옛 사료에서 보면 문객이나 가동이라 불리기도 했고 용사나 장사로 불린 자들이 바로 무신들의 사병들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불린 자들을 모아 한 단계 더 넘어 조직한 것이 바로 경대승이었고 경대승은 그들과 함께 혈기 당천해 고려 조정의 실력자가 됐다. 사실 도방이 생긴 이유는 그가 혈혈단신이며 혈기당천하고 또 아군보다 적이 더 많기 때문이었다.

처음 정중부 일파를 제거하고 집권한 경대승은 정권의 탈취 과정에서 대부분의 무신들을 적으로 돌리는 결과를 만들었다.

무신정권 자체를 부정했으니 적이 많은 것은 당연할 거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을 보호해줄 조직을 만들어 자신의 신변보호로 썼다. 그리고 정보수집도 그들의 임무 중 하나였다. 그리고 경대승이 병사한 후에 무소불위의 권력과 패악을 일삼던 도방도 무너졌다. 도방의 수장이 경대승은 청렴했으나 그 아래 모든 자들이 썩었으니 무너지는 것도 당연할 거다.

그러나 도방은 1200년에 집권한 최충헌에 의해 그 이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큰 규모로 도방은 재건됐고 도방정치가 펼쳐졌다. 그 도방이 이 시기에 경대승에 의해 최초로 태동하여 만들어진 거였다.

허나 경대승의 도방보다 이 회생의 별초군들이 더욱 강성하고 정보력까지 뛰어났다. 그리고 지금 신수군은 회생의 도천밀군에 의해 포위된 상태였다.만약 경진과 경대승이 오판 해 신수군을 움직인다면 그들을 숨어 포위하고 있는 도천밀군 서군과 중군 그리고 북군의 3만 천군과 신수군 내부에 있는 용호군과 응양군 6천 그리고 회생이 침투시켜놓은 3천의 사병들이 일시에 일어나 오판한 경진과 경대승을 벨 것이 분명했다."참으로 부마도위는 대단하고 무서운 자가 분명하옵니다."

"이제 어쩌면 좋단 말이냐? 김보당은 서경의 반란에 동참했다는 죄목으로 잡혀 고신을 당하고 있다. 그의 입에서 내 이름이 거론된다면 우리 가문은 멸문을 면치 못할 것이다.

이를 어찌 한 단 말이냐? 역신으로 죽을 수 없다. 역신의 가문으로 멸망당할 수는 없다.

어찌 하면 좋겠느냐? 대승아!"겁에 질린 경진이 경대승을 봤다."방법은 오직 하나뿐이옵니다."

"하나뿐이다?"

"그렇사옵니다. 아버님!"

"내 지금 신수군을 이끌고 황궁을 급습하라는 것이냐? 부마도위와 맞서서 살길을 모색하라는 것이냐?"경진의 눈매가 사나워졌다. 허나 여전히 경대승은 평정심을 잃지 않고 있었다.

어쩌면 부마도위인 이 회생이 진정 바라는 것이 그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는 경대승이었다.'매와 같은 눈으로 지켜보고 있을 것이야. 아무런 대비도 없이 그리 절벽 끝으로 내몰지는 않을 것이야!'경대승은 어찌 대답을 해야 할지 고민스러웠다.3만 5천의 신수군이라면 당장 응양군과 용호군을 상대해 볼 수도 있었다.

오합지졸로 보이기는 하나 견곤일척의 마음으로 죽기를 각오한다면 방법이 있을 것 같기도 했다.'용호군과 응양군에서 3천씩 군사를 파견했다. 그들이 신수군의 진격을 호응해 줄 턱이 없다.

황궁으로 진격하겠다고 외치는 순간 바로 부마도위에게 그리고 범 같은 위위경에게 전서구가 날 것이야!'자신도 모르게 인상을 찡그리는 경대승이었다. '내 한신의 된다면 어찌 될까?'경대승은 이 순간 한나라 고조 유방을 도와 전하를 제패한 한신이 떠올랐다.

한신은 자신의 뜻을 새우고 나서 항상 장검을 몸에 지니며 무예를 익혔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한신의 모습을 보고 무뢰배들이 항상 비웃으며 시비를 걸었고 그 시비의 결과가 바로 한신이 무뢰배의 가랑이 사이로 기는 일화를 만들어 냈다. 지금 경대승은 그게 떠올랐다.'신수군은 내게 장검일 것이다.

크게 보이는 칼이나 내가 지금 휘두르기에는 아직 때가 아니다.'경대승은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그렇다면 기어야지. 살려달라고 기어야지.'결단이 서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경대승은 자신의 부친인 경진을 뚫어지게 봤다."대승아! 이 아비가 어찌 하면 좋겠느냐? 내게는 3만 5천의 신수군이 있다. 또한 이 아비를 따르는 군영이 있고 사병까지 다 하면 4만이나 된다. 이만하면 충분치 아니 하느냐?"경진은 바로 황궁으로 진격하자는 듯 말했다."아니 되옵니다. 그래서는 절대 아니 되옵니다."

"아니 된다?"

"그렇사옵니다. 절대 신수군을 이용해서 황궁으로 진격해서는 아니 됩니다. 그 반대로 움직이셔야 합니다. 그래야 살 길이 열립니다."

"반대? 네 말대로라면 앉아서 죽으라는 것이냐? 부마도위의 눈에는 살기가 감돌았다. 지금은 누구든 적으로 돌리는 자는 다 죽일 것 같은 눈빛이란 말이다."

"검을 버리시고 낙향을 하신다면 살길이 열릴 것이옵니다."

"검을 버리고 낙향을 해라?"이 순간 이해가 되지 않는 경진이었다."그렇사옵니다. 그래야 사시고 가문을 보존하실 수 있사옵니다."

"장담하느냐?"

"그렇사옵니다. 소자가 회생과 담판을 짓겠사옵니다. 제가 한신이 되어 부마도위의 가랑이를 기겠습니다. 그리하면 살길 열릴 것이옵니다."

"네가? 그리 하겠다고?"

"그렇사옵니다. 그리 할 것이옵니다. 그래야 개죽음을 당하지 않사옵니다."경대승이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가능하겠느냐?"

"예. 분명 제가 본 부마도위는 간웅이옵니다. 또한 살려 달라 머리를 조아리는 자를 차마 베는 자도 아니옵니다. 그리고,,,,,,,,."경대승은 뭔가 말을 하려다가 입을 닫았다.'그리고 우리가 범접하지 못할 힘을 가진 분이지요.'속으로는 경대승도 회생을 존경하는 것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회생에 의해 황실의 피바람을 잠재웠고 또 폐위가 될 황제를 상황이 되게 만들었으니 충심이 깊은 경대승은 회생을 존경할 만했다."진정 가능하겠느냐?"

"예. 아버님! 지금 당장 신수군 군막에서 나서야 할 것이옵니다. 그리고 사택에 가셔서 대문을 활짝 열고 곡간을 풀어 백성들에게 나눠주시고 낙향하는 것이옵니다. 나는 이 황도에 마음이 없다고 외치고 다 버리시고 내려가셔야 사시옵니다.

사병도 모두 해산하시고 노비들도 다 풀어주십시오. 낙향 하실 때까지 몸종 하나면 충분하옵니다. 그래야 가문이 보존되옵니다."

"으음,,,,,,,,."

"그래야 하옵니다. 큰 물줄기가 틀어졌사옵니다. 그러니 이 방법 밖에는 없사옵니다.

범 같은 위위경도 머리를 조아렸사옵니다. 그러니 그가 아버님을 팽시키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옵니다. 토사구팽을 당한다고 해도 누구하나 가엽다고 여길 수 없는 시대가 될 것이옵니다.

""알았다."경진은 짧은 순간이지만 깊게 생각하고 경대승에게 대답했다."소자가 부마도위를 만나보겠습니다. 한신이 되어보겠습니다. 그리고 살려달라고 애원해 보겠습니다.

허리에 차고 있는 장검만 녹슬지 않는다면 천 번이라도 목숨을 구걸해서라도 살아남을 것이옵니다."

"허나 너의 생각과 다르게 된다면 어찌 된단 말이냐? 네가 애원해도 거부한다면 어찌 되는 것이냐?"

"그리 된다면 영락없이 역신으로 죽게 될 것이옵니다."

"영락없이?"

"그렇사옵니다. 이제는 이 고려에서는 누구도 부마도위 아니 섭정의 뜻을 거스를 수 없습니다.

이제 곧 섭정이 고려고 고려가 섭정이며 섭정의 뜻이 하늘의 뜻이 될 것이옵니다. 우선은 살아남아야 하옵니다.

대의도 필요 없고 명분도 필요 없습니다. 살아남는 것이 명분이고 대의입니다."정확하게 이 고려의 정세를 유추하고 있는 경대승이었다."알았다.

알았어. 내 네가 시키는 대로 할 것이다."

"예. 아버님! 그리 하셔야 하옵니다."경대승은 그렇게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제가 부마도위의 가랑이 밑을 기듯 살려달라고 애원하지요."경대승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우선 살아남는 것이 이 두 부자에게는 중요할 것이다. 허나 회생은 반드시 경대승을 죽이고자 했으니 두 사람의 또 다른 대결이 볼만할 것 같았다.

공예태후의 전각.공예태후는 의자에 차분히 앉아 지그시 눈을 감고 있었다. 놀라운 것은 그녀의 앞에 해월이 자리에 앉아 있다는 거였다.

공예태후도 이제는 이고의 정인인 해월을 인정하고 그녀를 자신의 편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에 대한 결과가 분명했다.이것은 또 하나의 권력 암투를 내포하고 있었다.'끝내 벗이던 그분이 적이 되는구나!'공예태후는 그렇게 생각을 하고 지그시 눈을 떴다."해월!"

"예. 태후마마!"

"그대는 어찌 생각을 하는가?"공예태후는 해월에게 하대를 하지 않았다. 그만큼 이제 이 황궁의 권력의 일부를 해월이 쥐게 됐다는 의미이기도 했다."무엇을 말이옵니까?"

"제1 황후가 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을 하는가?"회생에게는 3명의 황후가 될 여인이 있었다. 이의방의 딸과 강일천의 딸인 백화 그리고 영화공주였다.

이들 중 하나는 회생의 첫 번째 황후가 되어야 했다."영화공주께서 걱정되시옵니까?"해월의 말에 공예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위위경의 차녀에게는 위위경과 함께 든든한 무장들이 있지. 그리고 백화는 무비와 같은 뱀 같은 지혜와 결단력 그리고 문신들의 거두인 참지정사가 있지. 따르는 세력으로 따진다면 둘은 용호상박이야! 그에 반해 내 딸 영화에게는 아무것도 없어."공예태후가 잠시 해월을 봤다."그대가 나와 같이 보낸 세월의 정을 생각해서 영화공주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줄 수는 없는가?"순간 해월의 눈동자가 반짝였다."제가 말이옵니까?"

"그렇다네. 부마의 외숙과 함께 그리 되어주면 아니 되겠나?"

"저는 언제나 태후마마의 편이옵니다."해월이 말에 덥석 공예태후가 해월의 손을 잡았다."나는 받아드릴 것은 받아드릴 참이네. 셋 중 첫 번째 황손을 생산하는 아이가 첫 번째 황후가 될 것이네."

"그럴 것이옵니다."

"허나 훗날 많은 황손들이 태어난다면 옥좌를 가지기 위해 자신들의 세력을 이용해서 반목하게 될 것이네. 그리 되면 내 손자 회생이 이루려는 꿈은 다시 물거품이 되지."

"그럴 것이옵니다."

"그러니 영화가 제일 황후가 되어야 하고 또 태자를 낳아 태후가 되어야 하네."여인들의 권력쟁투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누구를 제일 저하되옵니까?"해월이 조심히 물었다."그야 당연히 백화지."공예태후의 말에 해월도 고개를 끄덕였다."그렇사옵니다. 그냥 둔다면 크게 화근이 될 것이옵니다.

너무나 야망이 큰 백화이옵니다. 조카님이 가는 길에 길림돌이 될 것이옵니다.

계집이 강성하면 여염집은 집안이 망하고 황비가 독하면 나라가 망한다고 했사옵니다. 지금 이리 고려황실이 흔들리는 것은 모두 무비가 독해 그리 된 것이옵니다. 그러니 백화는 절대 아니 될 것이옵니다."해월은 무비를 너무나 닮아가는 백화가 걱정이 됐다.

사내의 총명함을 흐리는 것은 계집이라는 것을 해월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또한 백화를 위해 목숨도 버릴 수 있는 회생이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아는 해월이었고 그것이 걱정이 되는 해월이었다.'조카님이 생각하는 백화와 실제 백화는 다르다.'지금까지 백화의 모든 모습은 준비되고 꾸며진 부분이 있었다. 그것을 해월은 회생만 모르고 있다고 생각했다.

허나 회생 또한 백화의 변화를 짐작하고 있었다. 조강지처가 버려질지도 모르는 순간이고 또 여인들의 암투가 백화를 무너트릴지도 모를 순간이었다."나도 그리 생각을 하네."

"제가 방법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방법이 있으시겠는가?"

"예. 있을 것 같사옵니다."해월은 그렇게 생각을 하며 모진 고신을 당한 후에 옥에 갇힌 김보당의 얼굴을 떠올렸다."그대의 낭군이신 이고 대장군과 김돈중이 위기투합해서 영화의 배경이 되어준다면 내 절대 그 공을 잊지 않을 것이네."

"예. 태후마마!"

"이 모든 것이 다 회생과 이고 대장군 그리고 자네를 위한 일이네."

"예. 알고 있사옵니다."

"권력은 나누는 것이 아니지. 황제가 될 회생의 아래 오직 한 명이 권력을 쥐고 회생을 보필해야 하네. 그래야 힘이 하나로 내 손자에게 몰리는 거야!"

"알고 있사옵니다."

"내 그대만 믿네. 황숙모!"공예태후는 해월을 황숙모라 불렀다.황숙은 원래 황제의 숙부를 말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고는 회생의 외숙이라는 거였다. 그런데 공예태후가 이고를 황숙으로 부르겠다는 거였다. 그 만큼 공예태후는 영화공주의 뒷배가 되어줄 배경이 필요했다."감사하옵니다. 태후마마!"

"내 황숙모인 그대만 믿을 것이네."

"예. 태후마마!"============================ 작품 후기 ============================추천과 댓글 그리고 쿠폰 주시면 감사합니다. 이제는 역사 소설 간웅이라고 말하기도 힘드네요. 이제는 판타지 인 것 같습니다. 역사가 너무 틀어져 버렸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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