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간웅-302화 (302/620)

< -- 간웅 15권. -- >

“예. 알고 있습니다. 도련님!”

“용호군의 수는 얼마나 되더냐?”

“경계를 서는 자가 50명 이옵니다.”

“작지는 않군.”

“별초들이 처리 할 수 있나이다.”

“그럼 박주태 낭장은?”

“희생이 있을 것이나 처리할 수 있나이다.”

“살린다면?”

흥선의 말에 별초조장이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

“꽤 많은 희생이 있을 것이옵니다.”

“충신이니 살려야지.”

“예. 알겠사옵니다.”

“준비를 해!”

“예. 도련님!”

별초의 대답에 흥선이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형님을 위해서 나도 세력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험하고 더러운 일을 할 수 있다.’별초 하나가 조원정의 군영의 복장을 하고 급히 조원정의 사택으로 뛰어들었다.쾅쾅! 쾅쾅!

“문을 여십시오. 어서 문을 열어라!”

급하게 문이 부서질 정도로 조원정의 군영 복장을 한 별초가 소리쳤다.그리고 급히 문이 열렸다.

“뉘시오?”

"급하다! 비켜라!"조원정의 사택 집사가 문을 열자 대답도 없이 별초가 집사를 밀쳐내며 안으로 뛰어들었다.

“장군! 장군!”

별초는 조원정이 자고 있는 안채로 뛰며 쳤고 그 소리에 계집을 품고 자던 조원정이 짜증스러운 얼굴로 내실에서 나왔다.

“무슨 일인데 이리 소란스러운 것이냐?”

조원정은 천한 신분이었다. 그렇기에 지금 장군의 반열에 오른 후 계집을 즐겼고 술을 즐기며 자신의 권세를 마음껏 즐겼다.

“장군! 큰일 났사옵니다.”

“뭐가 큰일이 났다는 것이냐?”

조원정이 자신의 군영 복장을 별초를 보며 물었다.

“김보당 대인이 황궁으로 끌려갔사옵니다.”

“뭐라?”

“또한 이소응 대장군이 황궁 대전에서 국문을 당하다가 죽임을 당했사옵니다.”

김보당이 황궁으로 끌려간 것은 그 이유를 모르겠으나 이소응이 국문을 당했다는 것에는 떠오르는 것이 있는 조원정이었다.

“그, 그 말이 사실이더냐?”

“그렇사옵니다. 아마도 서경의 일이 발각된 것 같사옵니다.”

“큰, 큰일이다.”

“예. 저도 놀라 바로 달려왔사옵니다. 지금 피하셔야 하옵니다. 곧 견룡군들이 들어 닥칠 것이옵니다.”

별초의 말에 조원정은 기겁해 눈이 커졌다.

“알았다. 알았어.”

그렇게 조원정은 급히 안으로 들어가 옷을 챙겨 나왔다.

“말을 준비해라! 말을!”

“예. 알겠나이다.”

그때 사택 대문이 부서지는 요란한 소리가 들렸다.

“역적 조원정을 추포해라!”

“벌써?”

“뒷문으로 피하소서. 제가 어떻게든 막아보겠습니다.”

“알았다.”

순간 정신이 없는 조원정이었다. 만약 그가 조금만 정신을 차렸다면 자신의 군영 복장을 한 별초가 처음 보는 자라는 것을 생각했을 것이다.

“어서 피하십시오.”

“알았다. 내 너의 공을 잊지 않겠다.”

“예. 장군!”

그렇게 조원정은 후문으로 도주를 했다. 그리고 바로 서경으로 말도 타지 못하고 달렸다. 그런 모습을 별초가 차가운 미소를 머금으며 봤다.

이렇게 회생의 계획은 철저히 진행되고 있었다.난 공예태후에게 나의 존재를 인정받고 밖으로 나섰다.

그때 밖에서 한참 나를 기다리고 있었을 것 같은 영화공주가 나를 슬픈 눈으로 봤다.

“조카셨습니까?”

이 말은 영화공주도 나의 존재에 대해 알았다는 거였다.

“달라질 것은 없습니다.”

“정말 달라지지 않는 것입니까?”

난 영화공주의 말을 통해 영화공주가 내가 달라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는 것을 느꼈다.

“달라지지 않습니다. 고귀한 혈통끼리의 국혼은 예전부터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의 마음은 변함이 없습니다.”

내가 영화공주를 포기하지 않는 것은 영화공주를 지극하게 생각하는 공예태후 할마마마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녀의 변함없는 모습이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백화는 변했지만 영화는 변하지 않았어.’물론 내가 백화를 버리겠다는 것은 아니다. 그저 영화공주를 생각하는 마음이 커졌다는 것뿐이다.

“제가 짐이 되면 어마마마를 따라 흥왕사로 가겠습니다.”

“가셔서요?”

“비구니가 되어 제 정인이셨던 분의 무훈을 빌 것이옵니다.”

“빌지 않으셔도 됩니다. 가지 마세요. 제 옆에 있으세요. 그럼 제가 다 알아서 할 것입니다.”

내 말에 영화공주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역시 한결 같다.

’난 점점 더 영화공주에게 마음이 갔다. 이렇게 사랑은 움직이는 모양이다.

내가 백화를 사랑했던 것은 백화가 나를 아무 이익도 없이 사랑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백화는 나를 사랑하면서도 내 힘을 더 사랑하고 있었다. 그래서 백화를 사랑하기는 하지만 그의 부친인 강일천을 팽시킬 생각을 한 거였다. 그러고 보니 영화공주는 팽시킬 외척도 없는 존재였다. 나를 빼고는 이 고려 황실에는 힘을 가진 자가 없으니 말이다.

“믿을 것이옵니다.”

“믿으세요. 그러시면 됩니다.”

“예. 알겠습니다. 조심하세요.”

“예. 그리 할 것입니다.”

“저에게도 이제는 하대를 해 주세요. 저는 그리 대해 주시는 것이 고마울 것 같습니다.”

영화공주는 백화처럼 자신을 대하기를 원하는 것 같았다.

“그러지요. 아니 그러지. 그러니 아무 걱정 마! 내 너는 절대 버리지 않을 거니까.”

“예.”

“아무 걱정 말고 쉬어. 내일이면 새로운 세상이 열릴 거야. 누구도 고려황실을 무시하지 못하는 세상이 열릴 거야!”

“예. 알았어요.”

영화공주는 그리 말하고 잠시 나를 봤다가 돌아서서 자신의 처소로 돌아갔다. 그리고 난 영화공주를 잠시 봤다가 밖으로 나왔다.밖에는 내 지시를 수행하고 돌아온 박현준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찌 되었나?”

“조원정은 바로 서경으로 도망을 쳤습니다.”

조원정의 군영 복장을 한 자는 다름 아닌 박현준이었다.

“그럼 일이 된 것이군.”

“그렇사옵니다. 주군!”

“그럼 바로 북변의 병력들을 은밀히 서경 북쪽으로 진격시켜!”

“예. 이미 전서구를 날렸습니다.”

“서경으로 진격하는 부대와 함께 속말말갈의 족장인 타이모까지 합류하라고 해.”

“예. 알겠사옵니다.”

난 내가 기부한 속말말갈 족장인 타이모까지 서경정벌에 동참시킬 생각을 했다.

“그런데 타이모의 성정이 어떻지?”

한번도 보지 못했기에 그를 자세하게 본 박현준에게 묻는 거였다.

“뛰어난 무장이옵니다. 또한 덕이 있는 족장입니다. 그리고 예맥족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분입니다.”

“분?”

“그렇습니다. 존경할만 합니다.”

박현준이 존경할 정도면 꽤나 능력이 있고 덕이 있는 자가 분명했다.

“타이모가 이름인가?”

“그렇습니다. 이름이 타이모시고 성이 애신각라입니다.”

“애신각라?”

“그렇습니다. 애신각라 타이모입니다.”

애신각라의 성은 중국 청왕조의 성이다. 그건 다시 말해 내가 지금 청왕조를 이룬 자들의 선조를 부하로 만들었다는 거였다.

‘이리 되는군! 그럼 훗날에 청왕조는 없다는 거군.’난 내가 드디어 역사를 바뀠다는 생각이 들었다.애신각라!애신은 만주어로 우리말로 김이나 금을 의미한다. 그리고 우리처럼 성으로 쓰인다.

다시 말해 타이모의 성은 김이라는 거다. 김 타이모인 거다. 그리고 사실 애신각라 타이모는 청 왕조의 4대 황제인 정황제의 동생의 이름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내가 그 청 왕조가 만들어지지 않게 만든 것이다.

‘나로 인해 확실히 역사가 바뀌었다.’또한 애신각라에 대해 더 설명을 하면 청 태조 누루하치가 태어난 만주족의 한 부족의 이름이기도 했다. 그리고 후에는 성이 된 것이다. 또한 앞으로는 없겠지만 내가 알고 있는 역사에서 신라인들이 만주로 건너가 애신각라가 됐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 역사의 영웅들을 모시는 마니산에 누루하치의 초상이 있는 걸 거다.

“알았다. 차후에 보기로 하지.”

“예. 주군!”

“타이모에게 그의 충심을 생각해 내가 성씨를 내려야겠어.”

“성씨까지요?”

“그래. 귀부를 해 왔으니 그에 합당한 성을 내려야지.”

고려는 꽤나 많은 신하들에게 왕씨의 성을 하사했다. 그리고 지금 내가 타이모에게 성을 내리려는 것은 애신각라의 성을 완벽하게 없애기 위함이기도 했다.

“그리 전하겠사옵니다. 타이모께서 기뻐하실 겁니다.”

“그리 대단한 인물인가?”

“예. 대단합니다. 그러니 고려에 기부를 한 것입니다. 예맥의 후손이라는 것을 참으로 자랑스럽게 여기는 족장입니다.”

낸 박현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타이모의 말갈 기병이 몇이지?”

“일천입니다.”

“그럼 서경은?”

“2천 정도 되는 줄 아옵니다.”

“대 기병전을 하면 우리 피해가 많겠군.”

“그럴 것입니다. 주군.”

난 그때 문뜩 내가 만들고 창고에 처박아놓은 나사들이 떠올랐다.

“피해를 최소화해야겠다.”

“어찌 말이옵니까?”

“사택 창고에 가면 나사가 있다.”

박현준도 나사에 대해 알고 있었다. 내 실패작이나 다름없는 나사였다. 하지만 이렇게 유용하게 쓰일 곳이 있다는 것에 난 내심 기분이 좋았다.

“예. 주군!”

“그것을 줄로 묶어 대기병 상대용 철심으로 만들어라. 그 정도의 날카로움이면 말이 밟고 고꾸러질 것이다.”

내 말에 박현준도 놀라 눈이 커졌다.

“예. 그럴 것입니다.”

“개경의 응양군이 이의방과 함께 출정하기 전까지는 접전이 없어야 할 것이다.”

“예. 알겠사옵니다.”

“앞뒤로 협공을 한다면 모루와 망치의 효과로 큰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예. 주군!”

박현준이 내게 목례를 하고 물러났다.‘곧 서경과의 일전이다.

서경에 웅크리고 있는 대령후 숙부만 제거하면 바로 북진이다.’바드득!4. 보현원의 화재. 그리고 진도!날이 밝았다.

무신정변보다 더 강력한 변화를 요구하며 추구하는 나의 거사는 무혈입성으로 끝이 났고 새로운 아침을 맞이했다.아침이 되자말자 황제의 명으로 고려조정의 문무백관들이 소집되었고 갑작스러운 대전회의 소집에 모인 대신들은 어리둥절해 수군거렸다.

“무슨 일입니까?”

문하시중 조영인이 인상을 찡그리며 옆에 차분히 서 있는 참지정사 강일천을 보며 물었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아침부터 갑작스럽게 대전회의가 소집되었는데 아는 대신들이 아무도 없단 말입니까?”

문하시중 조영인이 답답한 마음에 투덜거리며 위위경인 이의방을 봤다.

“내 황궁으로 입궁하는 길에 황궁 주변을 용호군이 방비하는 것을 봤습니다. 무엇입니까? 위위경!”

“소장도 모릅니다.”

이 고려에 위위경 이의방이 모르는 것이 있냐는 표정을 지었다. 허나 권력을 쥐고 있는 이의방이 모른다면 모르는 것이 되는 거였다.문하시중 조영인이 아무런 낌새도 감지하지 못하고 있을 때 참지정사 강일천은 대전 앞 바로 앞에 내가 서 있다는 것에 주목하고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

“부마도위는 아시는 것이 있으시오?”

“소인도 모르옵니다.”

“그럼 누가 이 회의를 소집했다는 겁니까?”

“황제폐하의 명으로 소집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어찌 황제폐하께서는 보이시지 않습니까?”

참지정사 강일천이 추궁하듯 물었다.

“송구하옵니다. 저도 영문을 모릅니다.”

나는 이 순간까지 모르는 것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난 위위경 이의방을 봤다. 내 눈빛은 김보당과 그의 일파를 황궁 옥사에 가뒀냐는 물음이 담겨 있는 눈빛이었고 이의방도 나를 보며 그렇다고 보고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되었군! 태후마마께서 오시면 되겠군.’난 대전에 모인 대신들을 봤다. 그리고 머릿속으로 나의 살생부를 작성했다.

“정말 무슨 일입니까?”

그때 대전 문이 열렸고 모두 명종황제가 대전으로 들어선다는 생각에 머리를 조아렸다. 허나 이미 명종황제는 보현원으로 축출된 상태였다.

“태후마마 납시옵니다.”

상선 최준이 앞장을 서며 소리쳤다. 그와 동시에 고려 문무백관들은 간밤에 아무도 모르는 엄청난 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직감했다.

“태후마마를 뵈옵니다.”

============================ 작품 후기 ============================추천 댓글 부탁드립니다. ^^잘 쓰고 있는지 자꾸 조바심이 나네요. 철웅도 깊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철웅? 작품 제목이 별로 인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딱 간웅처럼 뭔가 딱 오지 않네요. 아 미묘하네요.사실 강하기는 해도 주인공 비류가 철웅보다는 효웅에 가깝기는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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