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간웅-299화 (299/620)

< -- 간웅 15권. -- >회생의 사택.사택의 주인인 회생은 황궁에서 엄청난 거사를 성공시키고 있을 때 회생이 불새가 되기 위해 스스로 재가 되겠다고 말한 흥선은 사택으로 돌아와 있었고 그의 옆에는 만적과 왕준명 그리고 별초 10명이 부복해 있었다.어느 순간부터 이 사택의 2인자가 되어 있는 흥선이었다. 또한 회생의 책사 노릇을 하고 있는 흥선이기도 했다.

“어찌 되었는가?”

어린 모습의 흥선이지만 그 어투에게는 상당한 무게감이 있었다. 사실 얼마 전까지 개구쟁이의 모습만 보였던 흥선이었다.

흥선의 변화는 참으로 놀랍다고 해야 할 것이다. 허나 분명 그 능력에 있어 회생의 장자방이 되기 충분하였으며 이성계의 책사인 정도전처럼 작은 몸에 숨겨진 책략은 사실 회생을 능가하고 있었다.

또한 자신의 존재를 인정하지 못하는 고려에 대한 원망도 회생을 흥선이 돕는 이유 중 하나였다.

“거사는 성공했다 합니다. 도련님!”

“성공했겠지.”

흥선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이미 그의 머릿속에는 황궁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눈에 보이는 것처럼 예견도어 있으니 말이다.

“그럴 것이야! 참으로 치밀하고 은밀하게 움직였으니. 내가 묻는 것은 황제가 어찌 되었냐는 것이다. 또한 형님의 신하들이 어찌 행동하고 있냐는 것이다.”

“황제께서는 폐주가 불리며 보현원으로 유폐되었다고 합니다.”

“겨우!”

흥선이 인상을 찡그렸다. 그리고 만적과 왕준명은 흥선이 한말인 겨우에 주목했다.

“겨, 겨우 라니요? 황상을 보현원에 유폐시켰습니다. 그것도 바로 발이옵니다.”

“하늘에 태양이 두 개 있는가? 아니면 밤의 달이 두 개던가?”

“무슨 말씀이십니까?”

“모질기로 마음을 먹었으면 모질어야지. 형님께서는 그래서 안 되는 것이야! 그래서!”

흥선은 회생의 얼굴을 떠올리며 인상을 찡그렸다.

“무, 무슨 말씀입니까?”

눈빛에 살기까지 감도는 흥선을 보며 만적이 물었다.

“장작을 몇 수레 준비하시게.”

“장작을요?”

“그래. 잘 타는 기름도 준비하고.”

“무엇을 하실 참이십니까?”

흥선의 말에 왕준명은 놀라 흥선에게 되물었다. 뜬금없이 장작과 기름을 준비하라는 흥선이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불길한 마음이 드는 왕준명이었다.

“형님께서 불새가 될 수 있게 내가 재가 되어야지. 모진 척 하시지만 참으로 모질지 못해. 그러니 내가 다시는 다른 마음을 먹지 못하게 해 드려야지. 그래야 신하고 충신이지.”

흥선은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또한 흥선은 지금 엄청난 일을 꾸미는 것 같았다.

“재가, 재가 되신다고요?”

“형님이 움직이심에 아무런 걸림돌도 없게 할 것이야! 그게 내가 재가 되려는 이유네.”

어느 순간부터 흥선이 달라졌다는 것을 감지한 만적과 왕준명이었다.

“어서 준비를 하시게. 어서 날이 밝기 전에 나와 그대들은 보현원으로 갈 것이네.”

“보현원이라굽쇼?”

“그래. 보현원! 검을 잘 다루고 입이 무거운 별초 10을 대동할 것이네.”

“설, 설마,,,,,,,.”

왕준명은 흥선의 말에 기겁했다.

“왜 그렇게 놀라는가?”

“생각하신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지. 폐주께서 실정을 꽤나 하셨지. 백성들이 보현원에 불을 지를 만큼!”

“하오나!”

“신하된 자들이 좋은 일만 하려는 건가?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고 바른 것이 있으면 틀린 것이 있는 것이야! 알아서 움직이는 것도 신하의 도리야! 자네는 좋은 것만 하고 싶은가?”

어리게 보이는 흥선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만약 흥선이 북변에서 보여준 그 엄청난 책략과 결단력이 없었다면 이리도 왕준명이 놀라지 않을 것이다.

“어서!”

흥선의 재촉에 왕준명은 지그시 입술을 깨물고 나서 결심을 했다는 듯 흥선을 봤다.

“예. 저도 신하이옵니다. 그리하겠습니다.”

“준비하시게. 바로 출발할 수 있게.”

“예. 도련님!”

“진도는 어찌 되었을까?”

만적과 왕준명에게 몇 수레나 되는 장작을 준비하라고 지시한 흥선은 남쪽 하늘을 보며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그래도 진도의 일은 알아서 하시겠지.’백화의 처소.백화도 지금 황궁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촉각을 곤두새우고 있었다. 그리고 흥선이 움직이고 있는 것을 홍련에게 보고 받고 있었다.

“흥선 도련님께서 만적이와 왕준명에게 장작과 기름을 준비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홍련이 조심히 백화에게 보고했고 백화는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흥선도련님이시군! 참으로 결단력이 있어. 한이 많으신 분이라 결단도 빠르시군.”

“한이 많다니요? 무슨 말씀이십니까? 마님!”

“너는 몰라도 된다.”

백화의 목소리에 살기가 감돌았다. 사실 백화의 이런 변화는 예견된 일이었다.

처음 백화가 회생의 명으로 의종황제에게 전할 팥죽을 끓일 때 수라간 상궁을 단칼에 죽였던 백화였다. 그리고 나서 백화는 자신의 입지가 공고해졌다고 여기고 난 후에는 자신의 속내를 숨기며 오직 회생의 마음을 얻고자 노력했던 거였다.누가 뭐라고 해도 백화 그녀는 무비의 경호무장이었고 무비에게 궁궐의 암투와 황궁의 정치를 배운 여자였다.

제 2의 무비가 될 소지가 분명했다. 허나 모든 능력자의 아내들이 이럴 것이다.

자신의 남편이 주저하거나 고민에 빠지거나 물러서려고 할 때 뒤에서 나서는 것이 바로 이런 아내들의 역할일 것이다.백화의 이런 변화는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예. 마님!”

“흥선도련님이 내 옆에 있게 만들어야겠어. 참으로 놀라운 책략을 가졌어.”

백화는 흥선의 얼굴을 떠올렸다.회생이 황제가 되면 그때부터는 후계에 대한 여인들의 암투가 벌어질 거라는 생각하고 있는 백화였다.

그러고 보니 회생에게는 3명의 여인이 있었다. 강일천의 딸인 자신과 이의방의 장녀 그리고 황족인 영화공주까지 백화의 눈에 보이는 적이 3명이나 됐다.

그중 가장 경계가 되는 것은 영화공주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백화였다.

“아버님께서 나를 돕기로 하셨다. 그렇다면 언젠가는 이의방은 숙청이 될 것이다. 그러니 내 적은 영화공주야!”

먼 미래까지 내다보며 움직이고 있는 백화고 정말 제2의 무비의 모습 그대로였다.

“그렇사옵니다.”

“내실에 있는 그 이상한 계집은 어때?”

백화가 말하는 이상한 계집은 아나스타샤였다.

“그저 쥐죽은 듯 지내고 있습니다.”

“묘한 미색을 가졌어. 사내들이 눈에 담을 정도의 묘한 미색이야!”

그도 그럴 것이다. 아나스타샤는 혼혈아이니 말이다.

“그렇사옵니다. 머리카락부터 다르옵니다.”

“그러니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예. 알겠사옵니다.”

“친해지는 것도 나쁠 것이 없다. 그녀도 곧 귀비 정도는 될 것이니까.”

백화는 자신을 비롯한 3명의 여인들은 모두 황후가 될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아나스타샤는 그저 비 정도의 작위가 내려질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같이 황궁으로 들어가게 될 거라는 사실이었다.그래서 친해지고 편으로 삼을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렇사옵니까?”

“그래. 그리 될 것이다.”

김보당의 사택.밤사이 도천밀군에 의해 김보당의 사택은 포위되어 그 상태로 가택연금에 놓인 김보당과 그의 일파는 숨소리 한 번 크게 내지 못하고 있었다.초조함과 불안감이 극에 달했기에 누구하나 김보당의 옆을 떠나지 못했다.

“어찌 되겠습니까?”

참다못한 장순석이 다시 김보당에게 물었다.

“쓰임이 있겠지.”

“쓰임이시라면,,,,,,,,,.”

“나도 모르지요. 하나 분명 황궁에서 큰 이변이 일어난 것입니다.”

김보당이 이렇게 감금을 당한 것은 정보를 통제하겠다는 회생의 생각 때문이기도 했다. 또한 김보당과 그의 일파를 통해 회생의 머릿속으로 작성된 살생부를 현실에 옮기기 위함이었다.

“큰 이변이라 함은?”

“무부들이 다시 준동한 것일 수도 있고 그게 아니면 회생이 본색을 들어 낸 것 일수도 있고.”

“그런데 왜 저희를 가택 연금한 걸까요?”

“쓰임이 있겠지요.”

김보당은 그렇게 말하고 크게 한숨을 쉬었다.

“으악!”

그때 사택 안채 밖 뜰에서 사병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난신 김보당은 황명을 받으라!”

위위경 이의방의 우렁찬 목소리가 안채 밖에서 울렸다.

“반항하는 자는 모두 척살하라!”

다시 한 번 우렁찬 소리가 울렸고 지금 맹호처럼 포효하는 자가 위위경 이의방이라는 생각이 김보당은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정말 큰 일이 일어난 모양이군! 이의방이 내게로 왔다는 것은 위위경이 그 핵심이 아니라는 것이야!’김보당은 그렇게 생각하며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서려했다.

허나 담담히 마음먹고자한 마음과 다르게 그의 몸은 두려움에 떨고 있는 듯 했다.다리까지 후들거리는 것을 보니 말이다.

“김, 김대부! 어찌 된 것입니까?”

장순석을 비롯한 대신들이 아우성을 쳤다.

“모르지요.”

김보당은 그리 말하고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 안채 대청마루에 당당히 서려했다. 허나 비틀거리는 그의 몸은 이미 두려움에 쌓여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난신적자 김보당은 내려와 황명을 받으라!”

이 순간부터 황명이라 불리는 것은 모두 회생의 지시에 의한 명령이었다.

“무슨 일인가?”

김보당이 환두대도를 뽑아든 위위경 이의방에게 소리쳤다.

“죄인은 오라를 받아라!”

이의방의 외침에 김보당이 피식 웃었다.

“중심에서 밀려난 모양이구려!”

“뭐라?”

“이리 옥졸처럼 달려 왔으니 말이요.”

“저 난신적자의 주둥이를 뭉개버려라!”

이의방의 외침에 응양군 무장들의 대청마루에 서 있는 김보당에게 달려가 주먹을 휘둘렀다.

“이 난신적자 놈이 어디 감히 함부로 주둥이를 놀리는 것이냐!”

퍼억!

“으악!”

솥뚜껑만한 손이 김보당의 입을 강타하자 거친 비명이 터졌다. 그리고 쓰러지려는 김보당의 멱살을 잡고 앞뜰에 집어던졌다.

“으윽!”

“이 사택에 있는 놈들은 모두 난신적자이며 역신의 가솔들이다. 한 놈도 놓치지 말고 추포하라!”

“예. 위위경!”

그렇게 응양군은 이 사택에 있는 사람들을 한 놈도 남기지 않고 추포해 황궁 옥사에 가뒀다.이제 드디어 회생의 살생부가 현실이 되고 있고 또 김보당의 입에서 거론되는 모든 이들은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물론 그 입에서 나오는 자들의 이름은 모두 회생이 생각하고 죽여야 여기는 인물일 것이다.중방.상석에 내가 앉았고 그 옆에 위위경 이의방과 응양군 대장군 한섬이 앉았다. 또한 지금까지 내 세력이라고 할 수 있는 모든 자들이 앉았다.

오직 이 순간 신수군을 꾸리고 있는 경진 대장군만이 자리를 비우고 있었다.이것은 오늘이 지난 후에 경진 역시 나의 살생부에 적혀 있다는 증거였다.

“어찌 되었습니까?”

난 위위경 이의방을 봤다.

“난신적자 김보당과 그의 가솔 그리고 그를 따르는 모든 일파들을 추포했습니다.”

“잘 하셨습니다.”

“무엇 때문에 그를 추포하신 것입니까?”

나중에 황궁으로 들어선 문극겸이 내게 물었다. 대략적인 설명을 듣고 놀란 표정을 숨기지 못한 문극겸이었고 지금 김보당이 잡혀 옥사에 갇혔다는 말에 더욱 놀라는 그였다. 또한 내 옆에 사라졌던 김돈중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에 다시 놀랐다.

“그는 난신이고 역신입니다.”

내 말에 문극겸이 이해가 안 된다는 눈빛을 보였다.

“김보당이 난신일수는 있으나 역신이라니요?”

“역신입니다. 그는 역심을 품고 서경에 몸을 숨기고 있는 대령후와 옥좌를 찬탈하기 위해 일을 꾸미고 있었습니다.”

내 말에 문극겸이 놀라 눈이 커졌다.

“진정 이십니까?”

“그렇습니다.”

난 짧게 대답을 하고 위위경 이의방을 봤다.

“순순히 자백을 하게 고신을 하세요.”

“예. 부마도위!”

위위경 이의방이 짧게 대답을 했다.

“그런데 이 자리에 경대장군을 부르지 않으신 것은?”

“그도 역신입니다.============================ 작품 후기 ============================드디어 300편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연참합니다.

300편을 위한 연참!다시 독자님들이 이 간웅을 봐 주시니 정말 눈물이 날 정도로 감사합니다. 그리고 다시는 리셋 같은 짓 안하겠습니다.또한 철웅을 쓴다고 간웅의 연재가 느려질까 걱정하시는 독자님들에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제는 돈이 궁해서도 연중 못하겠습니다. 하하하! 농담입니다.

추천 댓글 그리고 쿠폰 주시면 감사하게 받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빨리 20등 안에 들어야 하는데 마음이 조급해 지네요. 하하하!그리고 간웅의 후속작인 철웅(비류도)에게도 깊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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