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간웅-293화 (293/620)

< -- 간웅 14권 -- >8. 황궁으로 진격하다.

“말에 오르시지요.”

위위경 이의방은 조금 전까지 내게 환두대도를 겨눴지만 이제는 나의 총신이 되어 황궁으로 진격을 위해 내게 말에 오르라 했다.그러고 보니 이곳은 정리가 끝났다.

상선 최준에게 명종황제의 마지막 발악과 같은 음모를 모두 듣고 온 이고가 내 오른편에 서 있고 고려 최고의 용장 이의방이 내 왼편에 섰다.‘정말 좌청룡 우백호가 따로 없군!’난 이고 외숙과 장인인 이의방을 보면 마음 그 자체가 든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둘이 나를 돕는 이 순간부터 이 고려에서 내게 거칠 것은 없을 것이다.‘빠르게 움직여 정리를 할 것이다.

’오랫동안 미뤘던 결심이 선 순간 나는 이 세상 누구보다 더 사악해지기로 마음을 먹었다. 내가 이 순간까지 여리게 마음을 먹는다면 나는 나의 대망을 실현시키기 위해 더 많은 피를 흘려야 할 테니까.

“놔라! 이놈들아! 놔라! 나는 대제국 고려의 대장군이다.”

사냥터 막사 뒤편에서 말에 두 손이 묶여 마치 죄인처럼 결박당한 대장군 이소응이 발악을 하듯 소리를 질렀다.

“그 대장군도 오늘이 끝이다.”

별초 하나가 발악하는 이 소응에게 소리를 질렀다.

“네놈들이 이렇게 나를 대하고 무사할 것 같으냐?”

여전히 늙은이 이 소응은 상황파악이 되지 않는 것 같았다.

“모두 끝이 났습니다. 주군!”

나 때문에 스스로 죄인의 길을 택한 망건도 말에 묶인 상태로 고개를 돌려 이 소응에게 말했다.

“뭐라? 무엇이 끝났다는 것이냐?”

“황제폐하께서 금나라 순문사 야율강 대인을 척살하라는 명을 내린 것을 소인이 어쩔 수 없이 자복했사옵니다. 주군!”

“무,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이냐?”

이소응이 망건의 말을 듣고 놀라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이제 모두 끝이 났사옵니다.”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이냐? 내 비록 이번 거사에 실패를 했으나 너는 내가 모르는 이야기를 지금 하고 있다.”

어리석은 노인네지만 이 소응은 이 순간 명종황제가 이번 일에 개입이 되는 순간 이번 일이 일파만파로 커진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놀라 망건에게 소리쳤다.

“죄인들은 닥치고 있어라!”

철썩!마상에 올라 있는 별초가 채찍으로 이소응의 후려갈겼다.

“으악! 으윽!”

“네놈들은 지금 고려를 위태롭게 했다. 그 죄를 대전에서 국문을 통해 물을 것이다.”

별초의 말에 이 소응이 마상에 오른 나를 노려봤다.

“이 악독한 놈! 회생아! 또 무슨 일을 꾸미는 것이냐? 네 이놈! 상황전하도 모자라 이제는 현 황제폐하를 폐위시키려는 것이냐!”

발악이다.마지막 발악을 지금 내게 하고 있는 이 소응이었다.

“신경 쓰시지 마소서.”

이고 외숙의 옆에서 말에 올라 있는 김돈중이 내게 공손히 말했다.

“저런 늙은이에게 신경 쓸 시간은 없지. 허나 다짐은 받아둬야겠지.”

난 말의 머리를 돌려 별초가 올라 있는 말에 묶인 이 소응에게 다가갔다.

“곱게 죽기 싫으신가 보오?”

내 말에 이 소응이 날 뚫어지게 봤다.

“뭐, 뭐라?”

“당신도 지금까지 자신의 대망을 위해 여기까지 달려 온 것이 아닌가? 그러니 실패를 했을 때 그 만큼의 각오는 했겠지.”

“나, 나는 오, 오직 고려의 강, 강건함을 보이기 위해,,,,,,,.”

“야율강을 죽이려 했겠지. 그리고 그 계획에 서경에 있는 대령후도 거들었겠지.”

내 말에 이 소응이 기겁했다.

“그, 그, 그것을 어찌, 어찌 안 것이냐?”

지금 이 소응은 자복 아닌 자복을 내게 했다.

“이 소응! 당신이 이제 해 줄 일은 내 계획에 동참 하는 거요.”

“뭐라? 네놈의 계획에 동참을 한다고?”

“그렇소. 그래야 할 것이요.”

“네가 지금 나를 반역의 수괴로 몰아넣으려는 것이냐?”

“그리 된다면 3대가 멸족을 당하는 멸문을 당할 겁니다. 허나,,,,,,,.”

난 잠시 말을 끊었다. 그리고 뚫어지게 이 소응을 봤다.

“지금 내게 무슨 말을 하려는 거냐?”

“멸문을 당하지 않을 방법 하나를 알려 드릴까요?”

이 순간 난 차갑게 이 소응을 보며 웃었다.

“멸, 멸문을 당하지 않을 방법?”

“그렇소. 혼자 죽을 방법이 있는데,,,,,,,,.”

이 소응은 대전에서 있을 국문에 죽어야 한다. 그래야 마지막까지 나를 처단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려는 명종황제를 폐위시킬 수가 있다. 허나 이 소응이 내 말만 잘 따라준다면 그의 가문이 멸문이 되지 않을 방법을 난 이 순간 알려줄 참이다.주는 것이 있다면 받는 것도 있는 법이니 말이다.

“혼, 혼자 죽을 방법?”

“그렇소. 혼자 죽을 방법! 또한 고려의 무장들은 그대를 가엽게 여길 것이요. 지금 결정을 하시오. 그대가 결정을 하지 않는다면 모진 고신으로 토설케 할 수도 있으니.”

내 말에 이 소응이 잠시 생각에 빠지는 것 같았다.

“진, 진정 나만 죽는 것입니까?”

이소응의 말투가 바뀌었다. 이것은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동참하겠다는 증거일 거다.

“있지. 그대가 황제와 같이 모든 죄를 안고 가는 것이요.”

“모, 모든 죄를 안, 안고 간다?”

“그렇소. 금나라 순문사 야율강을 척살하게 지시한 것이 지금의 황제라고 대전에서 벌어질 국문에 토설한다면 그대는 대역죄를 면하게 될 것이요.”

대역죄가 면해진다면 이 소응 자신은 죽더라도 자신의 가문 사람들은 무사할 수 있으니 이 절망적인 순간에 이 소응에게 이 보다 더 좋은 제안은 없을 것이다.내가 이렇게 이 소응에게 자비를 베푸는 것은 그는 어리석지만 고려무장의 기상을 높이려 했다는 것 하나만은 인정하기 때문이다.

“진정이시오? 부마도위!”

“진정! 그리 해 줄 것이오.”

“내 어찌 하면 되겠소?”

“고신이 있을 것이요. 망건이 그대의 이름을 자복할 것이고 그대는 대전에서 펼쳐질 국문에 황제가 금나라 순문사를 척살하라고 명했다고 자복하면 되는 겁니다. 그 자복이 있고 바로 그대를 편히 보내 드릴 것이요.”

“편히?”

“그 자리에서 바로 벨 것이요.”

난 무섭게 이 소응을 봤다.

“그래야만 그대의 가문이 살 수 있소.”

“진정 그래 해 주실 겁니까? 부마도위!”

“그렇소. 그리해 드리리다. 또한 그대의 가문을 지켜드리리다.”

내 말에 이 소응이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이제 이 소응이 결심을 해야 하는 순간이다. 물론 이 소응이 내 말을 따라주지 않는다면 나는 엄청난 고신을 통해 그가 스스로 토설케 만들 것이다. 그리고 끝내 그 토설을 이용해 현 황제를 폐위시킬 참이다.

“그 약속 꼭 지켜주시오.”

“그러지. 허나 대전에서 이뤄질 국문은 참으로 모질 것이요.”

“감, 감당해 내겠소.”

이것이 바로 이소응의 쓰임이다. 모든 일을 쉽게 갈 수도 있다. 허나 쉽게 가는 일이 후일 어렵게 일이 풀릴 수도 있기에 이 급박한 순간에 이 소응에게 다짐을 받는 거였다.

“하, 하나만 여쭈겠소. 부마도위!”

이 소응은 모든 것을 포기한 순간 나를 당당한 눈빛으로 봤다.

“뭔가?”

“부마도위 그대가 행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요?”

내가 이 순간 자신을 압박하는 이유가 그저 부덕한 황제를 폐위시키는 일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모양이다.

“내가 진정 행하고자 하는 일은 태조께서 국조로 삼으신 일이요.”

“태, 태조께서 국조로 삼으신 일?”

“그렇소. 북벌이요. 북벌!”

내 말에 이 소응의 눈빛이 떨렸다.

“죽는 이 마당에 내 가슴이 뛰는 것은 내가 노망이 든 모양이군.”

“그대의 죽음이 숙청의 밑거름이 되고 북벌의 시작이 될 것이요.”

난 내 결심을 이 소응에게 말해 주고 황궁으로 향하기 위해 말 머리를 돌렸다.

“대전으로 바로 가시는 것이옵니까? 황자마마!”

위위경인 이의방이 내게 물었다.

“아직은 부마도위입니다.”

“허나 소장이 안 이상 황자이십니다.”

“아직 입니다. 제가 누구인지 아시는 분은 이곳에 계신 분이 전부입니다. 또한 일에는 순서가 있는 법입니다. 그러니 아직은 저는 부마도위입니다.”

“예. 부마도위!”

위위경 이의방이 짧게 대답을 하고 내게 목례를 했다. 그때 저 멀리서 응양군을 지휘하는 한 섬이 나를 향해 달려왔다.다다닥! 다다닥!급히 말리는 말발굽 소리가 내 가슴을 뛰게 만들고 있다.‘나도 저처럼 말을 달려 황궁으로 향할 것이다.’이제 결심이 섰고 그 결심대로 움직일 것이다.

“대장군 한 섬 위위경을 뵈옵니다.”

응양군을 지휘하는 대장군 한 섬은 바로 위위경에게 예를 갖췄다.

“틀리셨네.”

“예? 무슨 말씀이십니까? 위위경!”

“이제부터 그대가 예를 갖출 주군은 부마도위시네.”

위위경은 단번에 서열을 정리했다.

“부마도위라 하셨습니까?”

“그렇다네. 이제부터 고려의 응양군과 용호군은 오직 부마도위의 명을 따를 것이네. 부마도위 명이 끝내 역천으로 흐른다 해도 그리 따를 것이네.”

위위경 이의방의 말에 한 섬은 놀라 눈이 커졌다.

“위위경,,,,,,,,.”

“그리 할 것이네. 그렇지 못한다면 이 자리에서 떠나시게.”

대장군 한 섬은 잠시 생각을 하는 듯 했다. 허나 예전부터 대장군 한 섬은 나를 추종하던 인물이다. 중량장일 때부터 내가 그를 돌봐 줬으니 말이다.

“저는 부마도위 마마를 다를 것입니다.”

이제야 난 진정 용호군과 응양군 모두를 장악했다. 또한 신수군을 장악할 것이고 그 보다 병력 적으로 많은 도천밀군을 이끌 것이다. ‘4군이군! 4군이야!’이렇게 되면 10만이 넘는 군사가 되는 것이다.

“황궁은 어찌 되었는가?”

내 물음에 대장군 한 섬이 날 봤다.

“황궁은 용호군에 의해 포위되어 있사옵니다.”

이고 외숙의 빨 빠른 조치에 그저 나는 황궁으로 진격하면 되는 거였다.

“잘 됐다. 갑시다. 이제 새로운 시대를 열어 봅시다.”

난 앞으로 나갔다.이 진격이 고려를 변화시킬 것이다.

“대전으로 가시옵니까?”

김돈중이 내게 물었다.

“태후마마께 갈 것입니다.”

“태후께요?”

“그렇소. 태후께 이번 일의 진상을 밝히고 하명을 받을 것입니다.”

물론 태후가 내리는 하명도 모두 내가 이미 지시해 놓은 일들이었다. 하지만 태후에게 가는 것도 내가 이 순간 역천이 아닌 구국의 마음으로 움직인다는 것을 다른 이들에게 보여주면서 또한 내 움직임이 황실의 명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그래야 한다.

그래 당장은 일이 느리게 보여도 완벽하게 마무리가 되는 것이다.

“옳으신 말씀이십니다. 지금은 황실 최고어른의 명을 받고 움직이는 모양새가 좋습니다.”

김돈중도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 지 아는 것 같았다.

“이제 황궁으로 갈 것이다.”

내 마지막 명이 떨어졌다.

“전군은 황궁으로 갈 것이다!”

위위경 이의방이 우렁차게 소리를 질렀다. 내 뒤에 고려 최고 무장들이 섰다. 위위경 이의방 대장군 이고 그리고 대장군 한 섬까지 그리고 그 뒤에 김돈중이 이끌고 온 도천밀군 일천이 내 명을 기다리고 있었다.

“황궁으로 진격한다! 황궁으로 간다. 도천의 세상이 열릴 것이다.”

도천밀군의 간부 무장들이 소리쳤다.

“와와와! 황궁으로 진격한다.”

도천밀군들은 기세등등해 함성을 질렀다. 그리고 그 함성이 내 가슴을 뛰게 했다.‘이제 피의 숙청이 시작될 것이다.’바드득!난 파괴자가 될 결심을 했다.대전.명종황제는 초조한 마음에 옥좌에도 앉지 못하고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아직인가? 아직 아무도 오지 않은 것인가?”

이고 대장군에게 명종황제의 마지막 계획을 알려준 상선 최준이 돌아와 명종황제를 살피고 있었다.

“아직 이옵니다. 아직 아무도 당도하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없다. 지금은 촌각을 다투는 상황이다. 어서 대장군 이고와 김보당을 부르라!”

“다시 사람을 보내겠습니다.”

“어서 보내라! 어서!”

그때 대전 안으로 조심히 환관 하나가 들어섰다.

“무슨 일이냐?”

상선 최준이 환관에게 물었다.

“응양군이 황궁 주변에 진군하여 방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이건 황제에게 보고하는 것이 아니라 상선 최준에게 보고하는 거였다.

“뭐라? 드디어 대장군 이고가 짐의 명을 받고 움직였단 말인가? 충신이로다. 참으로 충신이로다. 이번 일만 잘 끝이 나면 내 이고를 벽상공신에 올릴 것이다.”

명종황제는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일이 진행된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이고를 충신이라고 소리쳤다.

“그렇사옵니다. 진정 이고 대장군은 충신이옵니다.”

“옳다. 이고는 충신이다.”

명종황제가 그렇게 말하고 순간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

“내 이번 참에 반드시 회생 그놈을 제거할 것이다.”

참으로 어리석은 황제였다. 또한 회생에게 너무도 쉽게 놀아나는 황제일 것이다. 그런 황제를 보며 상선 최준은 속으로 명종황제를 비웃었다.

‘이제 곧 스스로 어리석음을 아시게 되실 것입니다.’상선 최준은 조금은 여유로워졌는지 옥좌에 자리를 잡고 앉은 명종황제를 보며 그렇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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