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간웅-279화 (279/620)

< -- 간웅 14권 -- >4. 독하고 모진 년은 허망하게 가는 법!산속 깊은 동굴에서 김돈중과 음모를 꾸몄던 망건이 어느 순간 돌아와 이 소응 대장군의 옆에 섰다.

“준비는 어찌 됐나?”

“오랑캐가 가는 방향으로 척살 대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순간 이소응의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

“이 사냥터는 대장군의 심복들로 포위되어 있습니다.”

망건의 말에 힐끗 물끄러미 멀어지는 회생을 보고 있는 이의방을 봤다.

“오랑캐를 척살하고 바로 이의방을 쳐야 할 것이네.”

“예. 대장군! 그리고 바로 회생을 제거할 것이옵니다.”

망건은 회생을 제거해야 이날의 거사가 진정 성공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옳은 말이네. 움직이시게.”

“예. 대장군!”

“난 그동안 이의방과 술 한 잔 하면서 기다리면 되겠군. 이 술이 이의방이 마시는 마지막 망혼주가 될 것이야.”

“그렇사옵니다. 대장군!”

“가서! 시작을 하시게.”

“예. 대장군!”

망건은 이 소응에게 짧게 대답을 하고 말을 몰아 앞으로 나갔다. 그리고 망건의 뒤에는 도천밀군들이 따랐다. 진정 이제는 무언가를 잡을 사냥이 시작되는 거였다.

“온통 멧돼지뿐이군.”

야율강은 몰이꾼들에 의해 몰려오는 짐승들을 보며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 물론 멧돼지도 큰 짐승에 속했다. 하지만 모처럼 사냥에 흥겨운 야율강은 멧돼지 그 이상을 잡고 싶은 듯 보였다.쉬웅!시위를 당겼던 야율강이 자연스럽게 시위를 놨다.퍼억!

“뀌이이익!”

정통으로 화살을 맞은 멧돼지가 달리다가 고꾸라졌다.

“벌써 6마리째군.”

야율강은 성에 차지 않는 듯 말했다.

“성에 차시지 않으신 모양입니다.”

“고려에는 범도 많고 호랑이도 많다고 들었는데 내 눈에 보이지 않는군.”

“회생이라는 대호가 있지 않습니까.”

“그 대호야 내가 잡을 것이 아니지.”

“호호호! 제가 잡을 대호지요.”

“잡을 수나 있겠나?”

야율강이 고달기를 보며 물었다.

“전장에서 눈먼 화살에 일당백 용자가 허망하게 죽듯 사냥터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때 저 멀리서 금나라 무장이 달려왔다.

“회생의 위치를 찾았습니다.”

“그래?”

“그렇습니다.”

“그럼 이제 몰이를 하면 되겠군.”

그리고 그때 저 멀리서 맹호의 포효소리가 들렸다.어어엉! 어어엉!거대한 포효처럼 야율강은 지금까지 한 번도 보지 못한 거대한 맹호에 매료가 됐듯 보였다.

“맹호입니다. 대호입니다. 대인!”

“그 빛이 희옵니다. 산의 영물인 백호이옵니다.”

금나라 무장 하나가 호들갑을 떨듯 말했다.

“백호라!”

“그렇사옵니다.”

“그럼 나는 저 백호를 잡고 고달기 그대는 그대의 백호를 잡고.”

야율강이 야릇하게 말했다.

“알겠어요. 대인!”

그리고 바로 고달기는 금나라 무장 둘을 봤다.

“가자!”

“예.”

그렇게 고달기는 10여명의 금나라 무장들을 이끌고 달렸고 야율강도 두 명의 무장과 함께 산을 울리는 포효를 울부짖고 있는 백호를 향해 말을 몰았다.

“백호는 신물 중 신물이다. 저놈을 내 손으로 잡으면 고려의 기운도 다하겠지. 하하하!”

야율강은 무척이나 이 사냥이 즐거운 것 같았다.

“그런데 왜 직접 나서지 않으시는 것이옵니까?”

금나라 무장이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

“내가 회생을 잡다 일이 틀어지면 지금까지 꾸민 일이 수포로 돌아가게 된다.”

“하옵시면 왜? 고달기마님에게는 지시한 것이옵니까?”

금나라 무장의 말에 야율강은 그를 보며 피식 웃었다.

“마님?”

“아니었사옵니까? 어리석은 계집! 내가 자기에게 속고 있다고 생각을 하겠지. 하하하! 세상에 널린 것이 적이고 그 보다 더 많은 것이 죽은 적의 계집이다. 내가 왜 황제폐하를 배신한단 말이냐.”

순간 금나라 무장이 놀라 야율강을 봤다.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나이다.”

“고려의 계집은 속아주는 척하고 즐기면 그만인 것이야. 회생을 죽이는 일을 성공하고 금으로 가면 내 집에 가두고 즐기면 그만이라는 거다.”

“아! 그렇사옵니다.”

“내가 싫증이 나면 너희들에게도 줄 수 있다.”

역시 야율강은 보통이 아니었다. 지금까지 고달기에게 속는 척! 고달기가 뿜어내는 탐욕에 홀린 척하며 그 순간을 즐기고 있었다.

“아무리 고려가 허술해도 왕국이다. 망한다고 해도 여진의 후손이 와서 다스릴 나라가 아니다.”

“그렇사옵니다. 대인!”

“하하하! 멍청한 계집! 자신이 내 머리위에 올라 있다고 생각을 하겠지. 어리석은 계집! 거란 인이 어떻게 여진 놈의 황실에서 대인소리를 듣게 되었는지 그년은 모르는 것이다. 나를 너무 과소평가 했다.”

“그런데 왜 양녀지만 공주까지 만드시려는 것이옵니까?”

“일에는 순서가 있는 법이지. 후일 고려를 칠 빌미가 되는 것이다. 황제를 속였다는 빌미!”

진정 엄청난 것을 꾸미고 있는 야율강이었다.

“저기 맹호가 달아나고 있사옵니다.”

“가자! 내 저놈을 잡을 것이다. 이랴!”

야율강은 말을 몰아 도주하는 백호를 향해 달렸다. 하지만 야율강을 모르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도천밀군들이 서서히 야율강 자신을 축격하고 있다는 것을.난 지금 이 순간 일개 견룡군 갑주를 입고 나를 따르고 있는 박현준과 함께 말을 달리고 있썼다. 원래부터 사냥에는 관심도 없었다.

“주군! 누군가가 주군을 추격하고 있사옵니다.”

박현준이 내게 말했다.

“워워워!”

난 급히 말을 새우고 박현준을 봤다.

“이제 알았나?”

“아셨습니까?”

어느 순간부터 나는 무척이나 내 감각이 탁월해졌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그 탁월한 감각이 옛날 그렇게 용호군의 수색대들을 찾아내 척살 할 수 있었던 걸 거다.

“지금 내가 쫒기는 것 같나?”

“분명 뒤에서 누군가 추격하고 있습니다.”

“그년이겠지.”

“그년이라고 하시면?”

“고달기.”

“고달기가 누구이옵니까?”

“채원의 딸! 그년이 날 죽이기 위해 금나라 무장들을 등에 업고 날 사냥하고 있는 것이다.”

내 말에 박현준이 놀라 날 봤다.

“그럼 위급한 일이 아니옵니까?”

“위급? 난 지금 그것들을 유인하고 있는 것이다.”

난 검을 잘 다루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다른 재주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검을 잘 쓰지는 못해도 활은 거의 신궁에 가깝다는 것을 어느 순간부터 알았다. 눈이 밝고 감각이 탁월하니 표적이 잘 보이고 그래서 활을 잘 다루는 것 같았다.

“유인이라니요?”

“이제 내 너그러움에 대한 결말을 낼 때지.”

“저는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모르겠사옵니다.”

“내가 이렇게 쫓기듯 야율강도 누군가에게 자신도 모르게 쫒기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너는 야율강을 지켜라!”

“하오나 주군이 위급하십니다.”

“이제 난 내 스스로를 지킬 수 있다.”

난 다부지게 말했다.

“씹어 먹어도 시원치 않을 놈이지만 이 소응 그늙은이의 눈빛이 이상했어. 그러니 뭔가 일을 꾸밀 것이다. 그러니 넌 야율강을 지켜라!”

“예. 주군!”

박현준은 짧게 대답을 했지만 여전히 내가 걱정되는 눈빛이 분명했다.

“내 걱정은 마라! 나도 잘 하는 것이 있더군.”

난 바로 활통에서 활을 꺼내 시위에 걸고 크게 당겨 하늘을 겨눴다.그리고 하늘에 나는 솔개를 향해 힘껏 화살을 쐈다.쉬웅!바람을 가르는 화살이 창공을 가르는 솔개에게 명중했다.툭!그리고 솔기는 가는 목이 화살에 꿰여 내 앞에 떨어졌고 그 모습에 놀란 박현준이 나와 바닥에 떨어진 솔개를 번갈아 봤다.

“주, 주군!”

“검은 모르지만 이건 자신 있더군. 그러니 어서 가!”

“예. 주군!”

“그리고 일이 급해지면 신호화살로 신호를 보내고.”

“예. 알겠사옵니다.”

박현준은 내게 짧게 말하며 사라졌다. 그리고 난 바로 마상에서 뛰어내려 땅바닥에 손을 뎄다.

“이 진동으로 봐서 다섯은 족히 되겠군.”

난 진동의 진원지를 보며 차가운 미소를 머금고 일어섰다.

“숲이면 너희들을 척살 할 수 있지.”

난 그렇게 말하고 숲으로 말도 타지 않고 뛰었다.

“회생의 말이옵니다.”

금나라 무장 하나가 주인 없는 말을 보고 고달기에게 말했다.

“말에서 내렸다는 거군.”

“그렇습니다. 아마 숲으로 들어간 것이 분명합니다.”

“잘된 일이다. 쫒아라!”

고달기는 표독하게 명령을 했다. 10명의 금나라 무장들과 회생이 들어간 숲으로 들어섰다.

“흔적이 이곳에 있는 것으로 봐서 저쪽으로 간 것 같습니다.”

“어리석은 놈! 흔적을 남기고 움직이는군.”

“그렇습니다. 이대로라면 금방 따라잡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 잘 됐다.”

바드득!

“내 비로써 아버지의 원수를 갚겠구나!”

그렇게 고달기와 10명의 금나라 무장들은 앞으로 달렸다.

“저기 회생이 보입니다.”

멀리 보이는 회생을 본 금나라 무장 하나가 고달기에게 보고했다.

“쫒아라.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

“예. 마님!”

그 순간 10명의 무장들이 급히 회생이 사라진 방향으로 달렸다. 하지만 회상은 그들을 유인하고 있었던 거였다. 고달기와 그들을 떨어트리기 위해서 말이다.쉬웅!순간 화살이 날았다.퍼억!

“으윽!”

한 발의 화살이 금나라 무장의 허벅지에 박혔다.

“뭐야?”

금나라 무장이 주변을 살폈다.

“어디선가 화살이 날아왔습니다. 조장!”

물론 이 화살은 회생이 쏜 화살이었다. 쉬웅!다시 한 발의 화살이 날아 금나라 무장의 허벅지를 다시 관통했다.퍼억

“아악!”

“어디서 날아드는 화살이냐?”

“모르겠습니다.”

“누가 쏘는 것이냐?”

“그 역시 알 수가 없습니다.”

물론 이 화살도 회생이 쏘는 화살이었다. 그것도 심장이 아닌 허벅지에 쏴서 동료를 두고 가지 못하게 하기위한 회생의 계략이었다.

“저, 저기 회생이 보입니다.”

“뭐라?”

금나라 무장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화살을 쏴라! 저 놈을 죽여라!”

금나라 무장의 말에 7명의 금나라 군사들이 일제히 시위를 당겨 화살을 쐈다. 하지만 울창한 숲이라 회생에게 온전히 날아가는 화살은 없었다.퍽퍽! 퍽퍽!그저 나무에 박히고 회생이 피하고 그렇게 회생은 화살을 피해 숲으로 달렸다.

“도망치고 있습니다.”

“우리가 미행하고 있다는 것을 안 것이다.”

“쫒아야 한다.”

“허나 병사 둘이 쓰러졌습니다.”

금나라 병사의 말에 금나라 무장이 인상을 찡그렸다.

“젠장! 의도적으로 쏜 것이 분명하다.”

“의도적이라니요?”

“부상자의 옆에 병사를 두기 위함이다.”

“이제 어떻게 합니까?”

“너희들은 부상자를 지키고 나머지 3명은 나를 따라라!”

쉬웅!그때 또 한 발의 화살이 날았다. 그리고 그 화살은 보기 좋게 금나라 무장의 허벅지에 박혔다.

“으악!”

거친 비명이 숲에 울렸다. 하지만 워낙 넓은 숲이라 이 비명을 들을 수 있는 자는 없었다.

“괜찮사옵니까?”

“젠장! 망할!”

금나라 무장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옵니까?”

“더 이상 쫒지 말라. 너희들 혼자 상대할 놈이 아니다.”

금나라 무장은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하지만 그들이 쫒지 않는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나는 게 아니었다.쉬웅!다시 한발의 화살이 날았고 이번에는 금나라 무장의 가슴을 그대로 관통했다.

“결국 오늘은 사냥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당한 걸로 기록 되겠군.”

난 내 시위를 떠난 화살을 보며 나직이 말했다. 그리고 다시 두 발의 화살을 뽑아 금나라 병사를 향해 쐈다.퍽퍽!

“으악!”

그렇게 난 금나라 병사 열을 모두 척살했다. 그리고 내가 이들을 척살했다는 모든 흔적을 없애기 위해 내가 쏜 화살을 모두 회수했다.

“이 상태로 찾지 못하면 하루면 산짐승의 밥이 되지.”

============================ 작품 후기 ============================추천과 코멘은 필수.280회 추천 200회 넘으면 4연참 약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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