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간웅-247화 (247/620)

< -- 간웅 13권 -- >간웅 13권.1.이의방이 이른 새벽 회생을 부르다.내 계략은 실로 일석삼조 이상의 수확을 올린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곧 조 필지는 송으로 떠날 것이고 그곳의 상권이 신라방에 의해 장악된 것을 알고 흔들릴 것이 분명했다. 또한 벽란도의 상권을 내가 가지게 됐고 또한 고려 제일 상단인 개경 송상도 아우르게 됐다. 그리고 가장 큰 수확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중원이라고 할 수 있는 송에 내게 우호적인 세력을 만들어놨다는 거였다. 신라방.그들은 분명 잡초 같은 존재일 거다. 그러니 그 모진 세월 이겨내고 버텨내고 이렇게 이어져 온 걸 거다. 또한 신라방이 그렇게 생존할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정보력일 거다.

그 정보력을 내가 이제 가지게 되는 거였다.

“황궁에 환관들과 궁녀들을 장악한 후에 황궁의 모든 일을 알 수 있게 됐다. 그만큼 정보는 중요한 거다.”

난 모처럼 내 사택 방에 비스듬히 누워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정말 큰일 하나를 끝내고 나니 마음이 편했다. 그리고 그 뿌듯한 마음에 잠이 오지 않았다.

“그나저나 출출하네!”

깊은 밤이기에 난 출출한 생각이 들었다.그때 인기척이 들렸다.

“상공 주무십니까?”

백화의 목소리다.요즘 내가 조필지 상단을 끝장내는 계략 때문에 한동안 보지 못했던 백화였다.

“들어와.”

난 바로 자세를 고쳐 앉았다.내 말에 백화는 조심히 문을 열고 들어섰고 손에는 작은 소반이 들려져 있었다.

“출출하실 것 같아서 가지고 왔습니다.”

백화는 내 앞에 조심히 소반을 내려놨다.

“뭐야?”

“뭘 것은 아니옵니다. 홍시를 조금 가지고 왔사옵니다.”

백화는 내게 그렇게 말하며 살짝 내 눈치를 봤다. 이건 나를 보고 싶기에 왔는데 그냥 올 수가 없기에 홍시를 가지고 왔다는 것 같았다.

“홍시?”

“그렇사옵니다. 드셔보십시오.”

뭐 사실 출출하기는 했다. 난 소반 위에 올려 있는 홍시를 봤다.

붉은 것이 백화의 입술 같았고 그런 홍시와 백화의 입술을 보내 당장이라도 속도위반 비슷한 것을 해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하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난 곧 국혼을 올려야 할 부마도위였다. 그렇기에 백화에는 참 미안한 일이기도 했다.그런 생각도 잠시 난 물끄러미 홍시를 봤다.

예전 내가 어릴 때 그러니까 이렇게 환생을 하기 전 현대에서 살 때 어머니가 가끔 이렇게 밤에 야참을 가지고 오셨던 기억이 떠올랐다. 물론 그때는 홍시는 아니었다.

고구마나 감자 그게 아니라면 옥수수를 삶아오셨다.

“이 밤에 홍시보다는 옥수수나 감자나 고구마가 좋을 건데,,,,,,.”

“예?”

내 말에 백화는 영문을 몰라 날 빤히 봤다.

“옥수수나 감자라니요? 고구마는 또 무엇입니까?”

백화의 질문에 난 아직 이 고려에 고구마나 감자 그리고 옥수수가 전파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아직 안 들어왔나?’그런 생각을 하니 우리가 드라마에서 봤던 모든 구황작물을 먹는 장면은 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옥수수의 원산지는 멕시코에서 남아메리카 북부라고 하나 그 원종이 아직까지 명확하지 않으므로 그 기원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적어도 수천 년 전에 재배된 이래 주작물(主作物)로서 남북 아메리카 대륙에 걸쳐 널리 재배되었다. 1492년 콜럼버스가 옥수수 재배하는 것을 보고 종자를 에스파냐로 가지고 돌아간 후부터 30년 동안에 전 유럽에 전파되었으며 그 후 인도나 중국에도 16세기 초에는 널리 퍼졌다.

한국에는 16세기에 중국에서 전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내가 이런 것도 알고 있었나?’난 옥수수를 떠올리자 내가 생각하지도 못했던 정보들이 떠올랐다.

내가 처음 이 고려에서 눈을 떴을 때 가장 많이 놀란 것은 내 눈앞에는 내가 보고 있는 사람이 이름이 보인다는 거였다.그 다음에 놀라게 된 것은 내 손아귀에 미세한 전극이 흐른다는 거였다.

그리고 이번에 또 놀란 거였다. ‘그럼 감자는?’난 순간 감자에 대해 떠올려봤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감자에 대한 정보가 스르륵 떠올랐다.‘감자는 옛날 사람들은 감자를 '마령서(馬鈴薯)'라 했는데 이는 말에 달고 다니는 방울처럼 생겼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감자가 우리나라에 전래된 경로에 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으나 정확치는 않다. 조선시대 실학자 이규경이 쓴 『오주연문장전산고』에는 조선 순조 24년(1824년)과 1825년 사이에 관북에서 처음 들어왔다고 되어 있다. 또 명천의 김 씨가 북쪽에서 가져왔거나 청나라의 채삼자가 우리의 국경을 몰래 침범하여 심어먹던 것이 밭에 남아 전파된 것이라고도 한다.

’난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지식을 떠올리며 기겁을 했다.‘뭐야? 거의 네이버 지식인 수준잖아.’내가 이렇게 놀라고 있을 때 백화는 내 놀라는 모습을 보고 조금은 당황하는 듯 보였다.

“왜 그러십니까? 상공.”

“아, 아무것도 아니야!”

난 바로 정신을 가다듬었다.

“그런데 상공!”

“왜?”

“하나 여쭐 것이 있사옵니다.”

“뭐?”

“창고로 들어온 제물들은 다 어디에 쓰실 생각이시옵니까?”

백화는 뜬금없는 질문을 했다.

“들어온 제물이라니?”

“송상이 가지고 온 제물과 또 다른 곳에서 들어온 제물 말입니다. 그리고 그 제물과 함께 같이온 여인까지요.”

“여인?”

난 백화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몰라 되물었다.물론 송상이 상납한 제물과 조 필지 상단에서 들어온 제물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잘 알았다. 그런데 여인이라니 무슨 말을 하는지 몰랐다.

“그렇사옵니다. 이름이 아나스타샤라고 합니다.”

그제야 난 나도 모르게 인상을 찡그렸다. 또한 만적에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젠장! 주는 것은 뭐든 받아오라고 했지. 내가,,,,,,,.’난 그런 생각을 하며 백화를 물끄러미 봤다.‘백화도 여자구나! 질투를 하는군.’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손님이라고 해 두자.”

내 말에 백화가 살짝 눈을 흘겼다.

“진정 손님이십니까?”

이 말에 내 4번째 여자가 아니냐는 그런 눈빛이었다.그러고 보니 3처는 이미 채워진 듯 했다.

백화와 영화공주 그리고 이의방의 여식이 내 3처를 이루는 구성원이 될 것 같았다.‘그럼 이제 9첩이 남았나?’이 순간 난 말이 씨가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처음 이 고려 절간에서 눈을 떴을 때 이의방을 속이기 위해 한 말이 3처에 9첩 그리고 고래 등 같은 기와집에서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소원이라고 했으니 점점 더 말이 씨가 되고 있는 거였다.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 3처의 구성원 중 제대로 내 것으로 만든 여자가 아무도 없다는 거였다.

‘곧 될 거야!’물론 그 곧이 오기 위해서는 사신관에 도사리고 있는 야율강을 무사 귀환시켜야 하고 또 간이 배 밖으로 나온 이 소응을 처단해야 하며 서경에 웅크리고 용상을 탐하고 있는 대령 후를 제거해야 했다.‘휴! 정말 할 일이 많군.’난 그런 생각을 하며 백화를 봤다.

백화는 여전히 내게 답을 원하는 것 같았다.

“진정 손님이야! 난 아직 조강지처와도 혼례를 올리지 못했다.”

내 말에 백화가 살짝 얼굴을 붉혔다. 이 반응은 스스로도 자신을 조강지처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일 거다.

“예. 알겠습니다. 상공.”

진정 홍시의 목적은 아나스타샤인 거였다.

“제물은 어찌 하실 것입니까?”

백화는 지금까지 내가 제물을 모으던 착복을 하던 상관하거나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내게 제물을 어떻게 쓸 것인지 묻고 있었다.

“왜 그래? 쓸 곳이 있어?”

난 문뜩 백화가 내가 조 필지에게 강탈한 제물에 대해 쓸 곳이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써도 된다면 제가 조금은 쓰고자 합니다.”

백화가 내게 조심히 말했다.

“써! 내 것이 백화의 거니까.”

이래서 한국 남자들은 여자가 생기면 경제권을 다 빼앗기는 거였다. 그것도 스스로 상납을 하는 형태로 말이다.

“감사하옵니다. 상공.”

“그런데 어디다 쓰려는 거지?”

난 그 사용처가 궁금했다. 아니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백화는 제물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는데 지금 이렇게 내게 말하는 것이 조금은 궁금해졌다.

“곧 겨울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 고려에 굶주린 자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백화의 말에 난 이 순간 백화와 흥선의 얼굴이 겹쳐졌다.

“백성들을 구휼하겠다고?”

“민심이 천심이지 않사옵니까?”

백화가 내게 그렇게 말하면서 순간 눈빛이 반짝였다.‘민심이 천심이라고?’난 이 순간 백화의 말에 뭔가 숨기는 것이 있다는 생각이 문뜩 들었다. -주군! 위위경의 사택에서 전련이 왔사옵니다.밖에서 번을 서고 있던 홍련의 목소리가 들렸고 난 그 말에 절로 인상을 찡그렸다.

“이 밤에?”

난 혼잣말을 하듯 백화를 봤다. 백화 역시 놀라 나를 봤다.

“무슨 일일까요? 상공.”

백화도 놀라는 기색이 역력했다.

“들이라!”

난 문 쪽을 보며 말했고 조심히 문을 열렸다. 문이 스르륵 열리는 순간 문 앞에 홍련이 검을 차고 섰고 문 앞 대청에 검을 찬 무장 하나가 무릎을 꿇고 있었다.

“회생 서방님을 뵈옵니다.”

무사는 나를 서방님이라고 불렀다.이건 위위경인 이의방의 사병이라는 증거였다.그러고 보니 참 난 여러 사람에게 여러 명칭으로 불렸다. 황실에서는 부마도위로 불리면서 견룡행수였고 이렇게 이의방의 사택에서는 이의방의 사위로 서방님이라고 불렸다.

“누구신가?”

“위위경의 사병 노군장이옵니다.”

“노군장?”

“그렇사옵니다.”

노군장이라는 것은 노군들 그러니까 노예로 된 군사의 수장 격을 칭하는 거였다. 노예라 하찮게 보이겠지만 사병 중에서 가장 충성심이 강한 측근 세력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특히 위위경의 노군이라면 말이다. 사실 노군은 일정한 지역을 지키기 위하여 필요할 경우에 선발한 별초군(別抄軍) 중에서 노비를 뽑아 편성한 부대를 칭했다.

이것이 바로 내가 이 고려에 와서 역사적 세월보다 앞당겨놓은 것 중 하나일 거다.

“그런데 노군장이 이 깊은 밤에 내 사택에는 무슨 일인가?”

“주군께서 뵙고자 하십니다.”

역시 예상대로 위위경이 나를 찾는 거였다. 그렇지 않다면 이 깊은 밤에 나를 찾을 이유가 없으니 말이다.

“장인께서?”

난 이 순간 백화가 있어도 위위경 이의방을 장인이라고 불러야 했다. 이것이 처세다.

“그렇사옵니다. 주군께서 깊이 상론한 것이 있다고 하셨사옵니다.”

“그럼 하나만 묻자.”

난 노군장을 노려봤다.

“예. 서방님! 하문하십시오.”

“위위경께서는 나를 견룡행수나 부마도위로 오라고 하던가? 아니면 사위로 오라고 하던가?”

내 물음에 조심히 노군장이 나를 봤다.

“왜 그렇게 날 보지?”

“그 질문을 하실 것이라고 하셨사옵니다.”

역시 위위경 이의방이다. 그리고 이런 면을 봤을 때 위위경은 절대 검이나 휘두르는 무인은 절대 아니었다.

“그러신가.”

“그렇사옵니다.”

“그래. 뭐라고 하시던가?”

“사위라하셨나이다.”

노군장의 말에 난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스스로 결정하지 못하는 일이 생기신 거야!’이건 위위경 그리고 고려 그리고 나를 비롯한 황실까지 모두 관련이 되어 있을 것 같았다. 어쩌면 이 순간이 위위경 이의방의 건곤일척의 순간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알았다. 곧 채비를 할 것이니 물러가 있게.”

“예. 서방님!”

노군장은 내게 다시 한 번 머리를 조아리고 뒤로 물러났고 난 그 노군장을 보며 인상을 찡그렸다.‘분명 야율강 때문일 것이야!’난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 작품 후기 ============================조아라 전자책 사업부에서 연락이 왔는데 이번 주 금요일쯤 간웅 전차책 1,2,3권이 출간된다고 합니다. 이 모든 것이 독자님들이 성원해주셔서 책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그러고 보니 12월도 참 바쁘네요. 간웅 전자책 4권도 정리를 해야 하고 제 신작의 3권도 써야 하고 지금 출간하고 있는 작품도 마무리 해야 하고 직장생활도 해야 하고.그리고 참!독자분들이 나중에 돌아오실 거라고 저를 걱정해주시는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또한 제 인세까지 걱정해주시며 안타까워 하신 독자님도 감사합니다.

그분 말씀처럼 줄곧 작가 인세 랭킹 5위 안에는 들었는데 요즘 그러네요.하지만 간웅 쓸 때는 인세 생각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연중이 많아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억지로 글을 쓰면 글이 이상해져서 쓰고 싶을 때 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물론 주시는 쿠폰 사양하지 않습니다. ^^아직 꽤 많이 써야 하니 열심히 쓰도록 하겠습니다.

현대백수 올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