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간웅-212화 (212/620)

< -- 간웅 11권 -- >

“이 귀한 것을 왜 찝니까?”

내 사택 찬모는 나와 인삼을 번갈아 보면 놀라 내게 되물었다. 그리고 주변에 있는 내 가신들도 놀라 마치 날 재물이 넘쳐 미쳐가고 있다는 눈빛으로 보고 있었다. 오직 백화와 만적만이 나를 믿는 눈빛으로 찬찬히 나를 보고 있었다.

“이게 귀한 것인 줄은 아나?”

난 부드럽게 찬모에게 말했다.

“쇤네가 인삼은 처음보지만 사람들에게 들어서 귀한 것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맞네. 귀한 거지. 하지만 쪄야 더 귀해지네.”

“그게 말입니까? 사발입니까?”

찬모는 솔직했다.

“하하하! 모처럼 나를 웃게 만들고 있군.”

난 호탕하게 웃었다. 찬모의 눈동자에는 순박함이 철철 넘쳤고 그 순박함에서 내가 괜한 미친 짓을 하고 있으니 말려야 한다는 의지가 묻어 나오는 것 같아 이렇게 웃음이 나왔다. 맞다.

이곳 사람들은 인삼을 구경도 못하고 죽는 자가 대부분일 것이다. 그래서 인삼을 만병통치약이라고 생각을 한다.산에서 운이 좋아 산삼 한 뿌리라도 캐게 되면 황제께 진상을 해서 팔자를 고치는 줄 알고 있으니 찐다는 것 자체가 미친 짓일 것이다.

‘환골탈태는 솔개만 하는 것이 아니지.’인삼을 쪄서 말리기를 9번 반복하면 홍삼이 되고 그것은 인삼의 환골탈태인 것이다.환골탈태!정말 많은 의미를 가지는 말일 것이다.

솔개의 환골탈태!솔개는 가장 장수하는 조류로 알려져 있다. 솔개는 최고 약 70살의 수명을 누릴 수 있는데 이렇게 장수하려면 약 40살이 되었을 때 매우 고통스럽고 중요한 결심을 해야만 한다.

솔개는 약 40살이 되면 발톱이 노화하여 사냥감을 그다지 효과적으로 잡아챌 수 없게 된다. 부리도 길게 자라고 구부러져 가슴에 닿을 정도가 되고, 깃털이 짙고 두껍게 자라 날개가 매우 무겁게 되어 하늘로 날아오르기가 나날이 힘들게 된다고 한다. 그렇게 된다면 이즈음이 되면 솔개에게는 두 가지 선택이 있을 뿐이다.

그대로 죽을 날을 기다리든가 아니면 약 반년에 걸친 매우 고통스런 갱생 과정을 수행하는 것이다.정말 누구나 선택을 하는 순간이 오는 모양이다.

갱생의 길을 선택한 솔개는 먼저 산 정상부근으로 높이 날아올라 그곳에 둥지를 짓고 머물며 고통스런 수행을 시작한다. 먼저 부리로 바위를 쪼아 부리가 깨지고 빠지게 만든다. 그러면 서서히 새로운 부리가 돋아나는 것이다.

그런 후 새로 돋은 부리로 발톱을 하나하나 뽑아낸다. 그리고 새로 발톱이 돋아나면 이번에는 날개의 깃털을 하나하나 뽑아낸다. 이리하여 약 반년이 지나 새 깃털이 돋아난 솔개는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하게 된다. 그리고 다시 힘차게 하늘로 날아올라 30년의 수명을 더 누리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솔개의 환골탈태다. 그리고 결론을 말하면 개뻥이라는 거다.솔개는 아무리 오래 살아봐야 25년 이상을 못산다고 한다. 또한 부리가 뽑힌 모든 종류의 새는 죽는다고 한다.

있을 수 없는 이야기를 설화를 바탕으로 우리는 자기개혁의 표상으로 삼고 있는 거였다.하지만 홍삼은 다르다.

정말 생삼을 몇 번이고 저온에서 찌면 홍삼으로 환골탈태를 하는 것이다.

“송구합니다. 주인마님! 쇤네의 입이 방정이옵니다.”

“아니네. 모처럼 웃었어. 그래도 나를 좀 믿고 쪄 보시게.”

“정말 찌라 굽쇼?”

“그래 찌개 어떻게 찌면 좋겠나?”

“원래 찌는 거야 장작위에 무쇠 가마솥을 걸고 그 위에 송판을 올려놓고 찌면 될 것입니다.”

“너무 강한 불은 안 되네.”

“원래 찜이 은은하게 익히는 거지요.”

“그래. 그렇다네. 은은하게 쪄야 하네.”

“그런데 왜 찝니까? 이 귀한 것을.”

여전히 찬모는 나를 말리고 싶은 모양이다. 뭐 사실 찬모에게 시시콜콜하게 설명해 줄 것은 없었다.

“그냥 정성껏 찌면 되네.”

“뭐 저야 주인마님이 분부를 하시니 하겠습니다. 만은,,,,,,.”

“그래 자네는 찌면 되는 것이네.”

“그런데 얼마나 찝니까?”

찬모의 물음에 난 인삼 상자를 봤다. 그리고 찬모도 내 시선을 따라 인삼 상자를 봤다.

“설, 설마 저 걸 다,,,,,.”

“그렇다네. 찌시게.”

순간 찬모는 이제 말도 나오지 않는 모양이다. 그리고 난 만적을 봤다.

“만적아!”

“예. 주군!”

“산삼 씨를 어디다 심을 지, 우리 이야기나 해 보자.”

오늘 정말 하루가 유쾌한 날일 것이다. 이제 드디어 홍삼 제작에 들어선 것이다.하지만 많은 실패가 있을 것은 당연할 것이다. 대략적인 방법만 알고 있는 나니 어쩔 수 없는 실패작은 나오는 것은 당연했다.

“우선 10근만 쪄 보겠습니다.”

찬모의 말에 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해. 만두를 찌듯 하면 될 거야!”

물론 이것도 내 대략적인 지식에서 나오는 말이었다.

“예. 주인마님!”

10근이면 6킬로그램이다. 내게는 8천근의 홍삼이 있다.

아마 이 고려에 있는 인삼은 다 끌어 모았다고 봐야 할 것이다.‘순간에 인삼 파동이 나겠네.’인삼은 고려의 주 수출품이다. 그러니 벽란도에서 분명 소요가 일어날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인삼이 주로 수출이 되는 곳은 송과 금이고 사신이 오면 항상 인삼을 챙겨가곤 했다.

‘씨를 말리게 되겠어.’난 그렇게 하기 위해 죽은 정중부의 사택에서 착복한 90만 냥의 은자 중 60만 냥의 은자를 썼다는 보고를 받았다.한마디로 돈을 쏟아 부은 거다.

“인삼 값이 천정부지로 뛸 것이다.”

우선 8천근의 인삼 중 4천근 정도는 홍삼 제조에 사용하고 나머지 4천근은 값이 더 오를 때 팔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역시 나쁘지 않는 생각이다.

아직 이 시대는 매점매석의 제재가 없으니 돈만 있다면 무슨 짓이라도 할 수 있었다.또한 인삼은 가난한 백성들이 구경도 못한 것이니 내가 사재기를 해놓는다고 해도 그들이 고통을 받을 일은 없을 것이다.

“우선 시간이 걸려도 좋으니 약한 불에 쪄.”

“예. 주인마님!”

그리고 찬모는 귀하디귀한 인삼을 조심스럽게 쪘다.물론 무척이나 아까운 눈빛으로 무쇠 가마솥 위에 올려 진 송판 위에 인삼을 한없이 볼 뿐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더 많은 이익이 되어 돌아올 것이라는 것은 찬모는 모를 것이다.이제 남은 것은 이의방에게 위협이 되는 채원을 제거하고 내가 북변으로 거였다.

‘이제 채원이다. 그래! 쉴 만큼 쉬었다.’이제 또 다시 음모를 꾸밀 시간인 거다. 그러다 문득 난 지금 이 순간 이의방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또 명종이 나를 어떻게 생각을 하는지 알아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어떻게든 북변으로 갈 결심을 했다. 내가 만약 북변으로 갔을 때 앞은 금이라는 거대한 적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뒤인 고려가 나와 척을 지려한다면 그 역시 작은 일은 분명 아닐 것이다.

그러니 이제는 선택의 순간이 오고 있는 거였다.이의방을 끝까지 믿고 갈 것인가?그게 아니라면 고려황실을 믿을 것인가?한번 확인은 해 봐야 했다.

‘그 둘의 의중을 알아봐야 하겠어.’이 순간 반드시 그리고 끝까지 내 편에 설 자를 선택해야 하는 거였다. 그리고 또 이고와 참지정사 강일천이 있었다.이 둘 역시 끝까지 내 편에 설 것인지 그렇지 않다면 내 적이 될 것인지 확인해야 했다.

앞으로 나가기 전에 다지고 또 다져야 넘어지지 않고 앞으로 나가는 방법이니 말이다.그렇게 또 하루가 지났다.

5. 회생을 압박하는 이고!날이 밝았고 난 다시 만적과 왕준명을 불렀다. 쉴 만큼 쉬었으니 이제 다시 움직여야 했다. 그리고 또 이제는 북변으로 갈 준비를 서둘러야 했다.

“알아보라는 것은 알아 봤느냐?”

“예. 주군!”

내 말에 만적은 조심히 족자처럼 말려진 종이를 내게 내밀었다.

“이 안에 자세히 기록이 되어 있습니다.”

난 만적이 내민 족자를 펼쳐봤다. 그곳에는 이 고려가 어떻게 해외 무역이 진행이 되고 있는 지 기록이 되어 있었다.

“어디 보자!”

난 족자를 뚫어지게 봤다. 그 족자 안에는 내가 알고 있는 것과는 조금은 다른 지도가 그려져 있었다.

내가 현대에서 배운 역사는 청천강 이남으로 다시 말해 천리장성이 설치가 된 곳까지가 고려의 영토였다. 하지만 만적이 내게 내민 족자 안의 지도는 초산부터 길주까지 연하는 선까지 고려의 영토라고 당당히 기록되어 있었다.‘역시 실효적 지배지역인 것이야!’난 다시 한 번 내 추측이 옳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고려 태조부터 국가 정책이 북진정책에 고토수복이었어.’지금은 거의 희미해지는 국가 정책이지만 그래도 태조가 새운 훈요 10조에는 그렇게 기록이 되어 있으니 이렇게 후대 황제들도 지키려 노력을 하고 있었던 거였다.

“지도를 보시면 자세하게 기록이 되어 있을 것이옵니다. 주군!”

“그렇구나. 구하고 기록을 하는데 고생했다.”

아마 이런 지도는 아무도 제작하지 않았을 것이다. 내 지시를 받은 만적이 극비에 보관하고 있는 고려 지도에 이렇게 무역로를 기록하고 주요 수출품과 수입품을 기록한 거였다.

“금으로는 농기구와 곡식 그리고 포목이 갔구나.”

“그렇사옵니다. 지금은 중원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나 여전히 식량이 부족한 곳이 북변에 사는 오랑캐 여진입니다.”

난 만적의 말에 피식 웃었다. 내 옆에 있었다고 어린 나이에 국제정세를 파악하는 눈이 꽤 늘어난 것 같았다. 이것만 봐도 만적은 무척이나 뛰어난 위인일 것이다.‘후일 성장을 하면 크게 쓰일 거야!’

“식량이 부족하다는 것은 곧 겨울이 되면 금제국과는 상관없이 여진 부족이 북변에 노략질을 일삼는다는 거겠지.”

“그렇사옵니다. 겨울만 되면 북변 사람들이 수도 없이 노략질에 죽어나갑니다. 오죽하면 그곳으로 이주를 하는 노비는 면천을 시켜주겠습니까.”

“그렇지. 목숨을 걸고 면천을 하는 거지.”

“그렇사옵니다.”

“그리고 가만 보니 들어오는 물목들도 상당하구나!”

“그렇사옵니다. 금에서는 주로 은과 모피 말이 들어옵니다. 귀한 것들이라 상당량의 곡식이 금으로 빠져 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이 시대에서 여진의 말이 무척이나 뛰어난 말로 취급 받았다. 그리고 군사적으로 말이 필요한 고려이기니 상당한 곡식을 주고 말을 구입하는 처지였다. 그렇기에 말은 금이 독점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몽골의 말로 대체를 하면 이익이 상당하겠군.’난 몽골의 기억이 있기에 금에서부터 말을 수입하는 것을 다른 루트인 몽골을 생각했다.

“그렇군! 그리고 거란족도 금과 수입 수출이 비슷하구나!”

“그렇사옵니다. 허나 말이 들어오는 것은 극히 작습니다.”

다각도로 말을 유입시키는 발상을 군부도 하고 있다는 것을 나는 이 지로를 통해 알게 됐다. 하지만 근거리 무역으로 부족한 전마를 보통 하는 것은 한계가 분명 있었다. 그러니 몽골인 것이다.‘초원의 말이 좋은데,,,,,,.’난 인상을 찡그렸다.

몽골야생마는 작기는 하나 내 기억에는 세계를 제패한 말이기도 했다.몸길이 220∼180㎝, 어깨높이 120∼146㎝, 몸무게 200∼300㎏이다.

작은 말로 머리는 크고, 얼굴은 길며, 턱은 힘이 세다. 귀는 상당히 길고 곧게 서 있으며, 소리 나는 쪽으로 움직인다.

귓바퀴는 작다. 눈 사이의 너비가 넓어 넓은 들판을 살피는 데 유리하다.

목은 짧으며, 네 다리는 짧고 통통하다. 추위와 거친 먹이에 잘 견디며 지구력이 강할 뿐 아니라, 다른 짐승에 대한 저항력도 강하다. 그렇기에 세계를 제패한 몽고군과 함께 세계를 누빈 전마로 쓰였다.

난 기억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기마대를 구상하고 있었다. 물론 이것은 내가 몽고군 그리고 칭기즈칸의 기억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점점 더 나는 더 큰 것을 원해가고 있었다.

“금의 눈치를 보는 것 같습니다.”

“그렇겠지.”

고려는 이렇게 스스로 황제국이라고 말하면서도 금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어떻게 되었던 몽골제국이 세계사의 전면에 나서기 전인 지금은 금이 이 중원과 고려 그리고 만주 일대의 최강의 패자인 것은 부인할 수가 없으니 말이다.

“그리고 송에 보내는 것이 상당하구나.”

“그렇사옵니다. 주로 거래를 하는 나라라 그런 것 같습니다. 금에서 얻어지는 은을 다시 송으로 보내고 송에서 발생하는 물목들을 가지고 오는 실정입니다.”

난 만적의 말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진회의 담판에 의해 남송은 금에게 매년 10만 냥의 은을 보내고 있다.

그것을 금은 고려의 무역을 통해 곡식으로 바꾸는 것이고 다시 말해 송으로 다시 은이 유입된다는 거였다. 결국 송의 은이 금으로 갔다고 고려로 와서 다시 송으로 가는 순환이 반복되는 거였다.

고려의 입장에서 본다면 나쁠 것이 없었다.

“그리고 수입이 되는 것은 약재와 서적 자기구나.”

“예. 주군!”

인삼이 수출이 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약재는 여전히 송에서 들어오는 것들이었다. ‘이래서 동의보감이 나온 것일 거야!’이 고려 시대나 내가 살던 현대나 물을 건너오면 가격이 뛰는 것은 당연한 이치고 가난한 백성은 병에 걸려 죽어가면서도 약 한 번 쓰지 못하고 죽는 경우가 많았다.

뭐 그건 어디나 마찬가지지만 말이다.그리고 송의 무역은 주로 벽란도에서 이루어졌고 금과의 무역은 북변 갑주에서 이루어졌다.

다시 말해 내 식읍인 갑산과 아주 가까운 거리라는 거였다. ‘갑주를 차지하면 중개 무역으로 상당한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난 점점 더 나를 위한 이전투구의 구상을 이어갔다. 그리고 고려는 다른 나라들과 많은 무역을 했다. 정말 벽란도에 아라비아 상인까지 온다는 말이 사실인 것이다.

아라비아 상인부터 안남국 그리고 왜까지 무역을 하는 고려였다. 특히 아라비아에서는 주로 수입만 하는 것 같았다.

향료와 산호 그리고 수은을 수입하고 있었다. 그리고 또 왜에는 송에서 수입한 서적을 되파는 형식으로 수출을 하고 있었고 곡식과 인삼도 수출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얻어지는 것은 금과 은 황이었다.정말 적절한 무역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고려였고 이것만 봐도 고려는 지금의 국제 정세를 그대로 유지하고 싶어 할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정말 자세하게 잘 기록을 해놨구나!”

“감사하옵니다.”

만적은 내게 칭찬을 들으니 좋아라 했다. 그리고 나를 잠시 봤다. 그의 눈빛은 내게 더 칭찬을 들을 것이 있다는 그런 눈빛이었다.

“주군!”

“왜 그러느냐?”

“이것도 좀 보시겠사옵니까?”

만적은 다시 두루마리 족자를 내게 조심히 내밀었다.

“이건 무엇이냐?”

“보십시오.”

만적이 나를 보며 웃었고 나는 만적이 내민 족자를 펼쳐 봤다. 순간 난 이곳으로 와서 처음으로 심장이 뛰는 느낌을 받았다.

“이, 이것을 어디서 구했느냐?”

“이것저것 지도를 구하다가 기록이 되어 있는 것을 하나로 종합을 했습니다.”

만적은 아주 쉽게 말을 했지만 절대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만적 혼자 이런 기록을 할 수 있는 것이 절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네 혼자서?”

“그건 아니옵니다.”

“그럼 누구지?”

“흥선 도련님이 도와주셨습니다.”

“흥선이?”

난 놀라 흥선의 얼굴을 떠올랐다. 그러고 보니 요즘 근 내가 아픈 것도 있었지만 흥선의 얼굴을 보지 못했던 것 같았다.‘하하하! 이놈이 골방에서 이것을 종합했구나!’난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사실 흥선은 지금까지 내 밥이나 축내는 존재였다. 심적으로 아들처럼 여기고 또 그래서 온갖 사고를 칠 때마다 눈감아주곤 했지만 이런 대박을 쳐줄지는 나도 몰랐다.

“그렇사옵니다. 밥값은 하셔야 한다며 제가 수집해 온 것을 종합하시고 직접 그렸습니다.”

만적의 말에 역시 피는 못 속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흥선은 분명 황자일 것이다. 그리고 그 능력을 지금 이 한 장의 지도를 통해 내게 보여주고 있는 거였다.

“하여튼 대단한 것을 해 놨다. 그런데 흥선은 지금 뭘 하고 있느냐?”

“다른 큰 선물을 드린다고 방에서 일을 하시고 계십니다.”

“더 큰 선물?”

“그렇사옵니다.”

순간 난 흥선이 무슨 일을 또 꾸미는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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