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간웅-205화 (205/620)

< -- 간웅 11권 -- >

“그렇기도 합니다. 대장군!”

“무장 몇을 데리고 가겠습니다.”

이고는 그렇게 말했고 진준걸은 옆에 호위를 하고 있는 무장들을 봤다.

“그런 일은 없을 것이나 무슨 일이 있다면 대장군을 반드시 보위해야 할 것이다.”

“예. 중랑장!”

다섯의 무장이 짧게 목례를 했다.이고는 이 출병에 아무것도 얻은 것이 없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고는 5천의 용호군을 얻게 되는 계기가 됐다.

“그럼 저는 황궁으로 갈 것입니다.”

“예. 대장군!”

진준걸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이고는 말을 몰아 달렸고 다섯 기의 전마가 이고를 따라 달렸다.긴장감이 도는 이의방의 장군방.

이의방이 상석에 앉아 있고 한 섬이 좌측에 이광정이 우측에 앉아 차분히 앉아 있는 이고를 보고 있었다.

“자네의 연통은 받았네.”

“내가 괜한 연통을 보낸 것 같소.”

이고는 다른 이들이 있기에 이의방에게 여전처럼 말하지 않고 존칭을 사용해서 말했다.

“괜한 연통?”

“그렇소. 위위경!”

“수만에 달하는 역도들이 황궁으로 진격을 한다는 것이 잘못된 것인가?”

“잘못된 것이 확실합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 황궁이 이렇게 평온할 일이 없지 않소.”

이고의 말에 이의방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것이네. 나도 처음 그대의 보고를 받고 놀라기는 했는데 아무런 움직임도 없어서 이상하게 생각을 하고 있었네.”

“내 잘못된 판단에 군부의 명예를 실추시킨 것을 통감하오.”

이고는 이의방에게 형식적인 죄를 청했다. 그 순간 이의방은 한섬과 이광정에게 나가라는 눈치를 줬다.그리고 바로 둘은 밖으로 나갔고 이제 남은 것은 이의방과 이고뿐이었다.

“정말 자네가 본 것이 뭔가?”

이의방의 물음에 이고는 피식 웃었다.

“정말 기가 차고 어이가 없는 도깨비불이라네.”

“도깨비 불?”

“다르게 설명을 할 수 없으니 도깨비불이지.”

이고는 그때가 생각이 나 인상을 찡그렸다.

“그런데 왜 송악산으로 진격을 한 것인가?”

이의방은 이고를 뚫어지게 이고를 부며 물었다.

“그곳에 도망을 친 김돈중의 2천의 가병이 은거를 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네.”

그제야 이의방은 왜 이고가 병력을 빠르게 움직였는지 이해가 됐다. 하지만 모든 의심을 푸는 눈빛은 결코 아니었다.

“그게 전부인가?”

이것은 혹시나 다른 마음이 없었냐고 묻는 거였다.

“왜 내가 자네를 도모하고 이 고려의 권력을 손에 넣을 생각이라도 한 줄 아나?”

은유적인 물음에 이고는 직접적인 대답을 했다.

“하하하! 이 사람! 무슨 그런 농담을 하나?”

이의방은 자신의 속내를 들켜 괜히 호탕하게 웃었다.

“난 말이네. 머리가 아파 권력을 준다고 해도 내가 사양이네.”

“그렇지. 자네는 그런 사람이지.”

이고는 이제야 의심을 풀었다.

“그나저나 야간 훈련 한 번 잘 한 것이군.”

“그렇게 되는 것이네. 하지만 2천의 가병이 은거를 했다는 것은 사실이네.”

이고는 인상을 찡그렸다.

“이제 그들 역시 뿔뿔이 흩어졌을 것이네. 그러니 걱정을 거두시게.”

이의방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그런데 말일세. 그 기묘하고 전략을 누가 새웠을까?”

이고는 여전히 밤에 있었던 일을 머릿속으로 복기를 하고 있었다.

“도깨비불 말인가?”

“그렇다네. 그 망할 놈들의 틈에 대단한 책사가 있는 것이 분명할 것이야.”

이고는 인상을 다시 찡그렸다.

“정말 뛰어난 책사라면 다시 어떻게든 우리의 앞에 나타나겠지. 우린 그때를 대비하면 되는 것이네.”

“으음,,,,,,.”

이고는 여전히 찡그린 인상을 풀지 못했다.

“그나저나 회생은 어디에 있는가?”

이고는 뜬금없이 회생에 대해 물었다.

“회생이야 채원을 잡기 위해 동분서주를 하고 있겠지.”

이의방은 채원의 얼굴이 떠올랐는지 인상을 찡그렸다.

“정말 채원을 도모할 것인가?”

이 말의 뜻은 목숨을 걸고 같이 거사를 한 동지를 죽일 것이냐는 물음이었다.

“어쩔 수 없지 않나? 그가 욕심을 부리고 있으니 말이네.”

“내가 채원을 만나 보는 것은 어떠한가?”

이고의 말에 이의방은 피식 웃었다.

“채원은 자네를 만날 시간이 없을 것이네?”

“왜 말인가?”

“조원정을 비롯한 이소응 대장군까지 만나느라 정신이 없네.”

이의방의 말에 이고도 인상을 찡그렸다.

“그럼 조원정도 이소응 대장군도 자네의 살생부에 들어 있는 것인가?”

이고는 뚫어지게 이의방을 보며 물었다.

“그럴 수는 없지. 내가 독불장군도 아니고 다 죽이고 나 혼자 남아 이 고려를 이끌 수는 없지 않나?”

“그럼 어떻게 할 것인가?”

“이소응 대장군과 조원정이 격이 없이 지내는 것 같으니 같이 조금 분주한 곳으로 보내줄 생각이네.”

“조금 분주한 곳?”

“마침 동북병마사의 자리가 비었네.”

이의방은 이고를 보며 씩 웃었다.

“그래. 좋은 생각일세. 절대 독불장군은 없는 법이네.”

“하여튼 내 첫 상소에 혜택을 보는 자들이 될 것이야.”

이의방이 웃었고 이고도 따라 웃었다.

“그일 때문에 자네는 하급무장들과 중급 무장들에게 한없는 지지를 받겠군.”

“목숨을 걸고 한 거사의 단물을 나 혼자 빨 수는 없지 않나.”

이의방은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그리고 이것은 채원을 도모하는 일에는 참견을 하지 말라는 일종의 경고와도 같았다.

“알았네. 나는 용호군이나 이끌겠네. 조정의 일은 자네가 알아서 하시게.”

“난 이래서 자네가 마음에 들어. 진정한 무장의 길을 걷는 자네가 부럽기도 하고.”

이건 분명 듣기 좋은 빈말이 분명했다. 하지만 이고는 이의방의 의심이 풀렸다는 것에 만족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자신을 속인 도깨비불을 만든 자가 누굴까 하는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럼 난 돌아가겠네.”

이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시게. 그리고 용호군을 훈련시킬 일이 있다면 내게 연통을 넣어주게.”

이의방은 다시 한 번 자신에게 통보 없이 용호군을 움직이면 그냥 두고 보지는 않겠다는 뜻을 담아 이고에게 말했다.

“내 경솔한 행동을 다시 하지는 않겠네.”

정말 부드럽게 이야기는 흐르는 듯 보였다.

“뭐 경솔한 행동까지는 아니지. 분명 자네는 이유가 있어 움직이는 것이니 말일세.”

“그런가? 하여튼 난 이만 용호군으로 돌아가겠네.”

이고는 그렇게 말하고 돌아섰고 그 순간 이의방은 차가운 눈빛으로 이고를 노려봤다. 그리고 이고는 이의방의 장군방을 나갔고 바로 한섬과 이광정이 급하게 들어섰다.

“이고 대장군은 돌아갔는가?”

이의방이 한섬을 보며 물었다.

“돌아갔사옵니다. 주군!”

한 섬의 말에 이의방은 이광정을 봤다.

“이광정 대장군.”

“예. 위위경!”

“그대가 이고 대장군을 잘 살펴 주셔야겠네.”

좋게 흐른 분위기지만 여전히 앙금은 남겨져 있었다. 이것이 권력을 가진 자의 모습일 것이다.

“예. 무슨 말씀이신지 잘 알겠사옵니다.”

이광정은 자신보다 직급이 낮은 이의방에게 꼬박꼬박 존대를 했다.따지고 보면 이광정은 대장군이었고 이의방은 장군에 불과한 직급이었다. 하지만 권력을 가진 자는 분명 이의방이었다.

“내 벗은 나무네. 그러니 바람이 가만두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네.”

이의방은 그렇게 말하며 인상을 찡그렸다.2. 회생이 쓰러지다!

“갑주를 벗으시지요.”

백화가 내게 조심히 말하며 내가 입고 있는 갑주를 조심히 벗기고 있었고 한 벌의 갑주를 벗기자 그 안에 다시 두꺼운 갑주가 다시 나오는 것을 보고 백화는 놀라 나를 빤히 봤다.정말 이 갑주가 아니었다면 나는 죽었을지도 몰랐다.

“단단히 준비를 하시지 않으셨다면 제가 다시 상공을 보지 못할 뻔 했습니다.”

“그랬을 거야.”

백화가 다시 속에 입은 갑주를 벗기려 했다. 하지만 이미 갑주와 내 몸은 피에 붙어 잘 떨어지지 않았다. 그것은 갑주 안에는 부드러운 천으로 안감을 데는 것이 보통이었고 그 안감이 피 때문에 내 몸에 붙었기 때문이었다.

“으음,,,,,,.”

아파 미쳐 죽을 판이지만 백화가 옆에 있기에 아픈 척도 할 수가 없는 나였다.

“아프시면 아프시다 해도 되옵니다.”

백화는 내 인상을 살피며 말했다. 하지만 나도 사내고 남자니 내 여자 앞에서 아픈 척을 할 수는 없었다.

“괜찮다. 참을 수 있다.”

난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그렇게 참으로 끝내 백화는 내게 갑주를 벗겨냈다. 이미 안에 입고 있는 옷에는 피가 잔뜩 베여 있었다.정말 이 피만 봐도 내가 얼마나 무모한 짓을 감행했는지 알 수가 있었다.

“상, 상공,,,,,,.”

백화는 놀라 말을 더듬으며 나를 불렀다.

“왜 그래?”

난 백화의 놀라는 모습에 속으로 더 놀라 조심히 백화를 봤다.

“활, 활촉이,,,,,,.”

“활촉이 왜?”

“상공의 몸에 박혀 있사옵니다.”

난 나도 모르게 인상을 찡그리다 못해 굳어졌다.

“활, 활촉이 몸, 몸에 박혀 있다고?”

“그렇사옵니다.”

백화는 내 눈치를 보며 조심히 말했다.

“몇, 몇 개나?”

“하나이옵니다.”

“어, 어떻게 해야 하지?”

“지금 뽑지 않으면 몸이 크게 상하시옵니다.”

정말 백화는 살 떨리는 소리만 하고 있었다.

“지, 지금 꼭 뽑아야 하나?”

한 없이 무모한 나이기는 하지만 백화의 앞에서는 또 한 없이 칭얼거리는 나이기도 했다.

“그렇사옵니다. 상공!”

그리고 그때 별초낭장 박현준이 가병 장들을 이끌고 산채로 돌아왔고 내 앞에 바로 무릎을 꿇었다.

“용호군이 모두 철수를 했사옵니다.”

“그들이 간 방향은 황군 쪽이옵니다.”

“황궁이란 말이지.”

드디어 나와 2천의 가병들은 사지에서 벗어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안심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2천에 가까운 가병들이 송악산을 완벽하게 벗어나지 못한다면 사지에서 벗어났다고 할 수가 없는 노릇이었다.

“우선은 문장필 공이 있는 감악산으로 이동을 시켜!”

“예?”

박현준은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몰라 되물었고 나는 계속 내 몸에 박혀 있다는 활촉이 신경이 쓰여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박현준을 노려봤다.

“이곳에서 포위가 풀렸다고 이곳에 있을 수는 없잖아. 우선 감악산으로 피하게 하고 바로 별초 하나에 100명씩 붙어서 내 식읍 갑산으로 이동을 시켜라!”

내 말에 별초낭장 박현준은 고개를 끄덕였고 가병 장들은 기겁을 했다.

“주, 주군! 갑, 갑산이라면 삼수갑산 할 때 말하는 그 갑산을 말하는 것이옵니까?”

가병 장 하나의 물음에 난 다시 인상을 찡그렸다.

“이 고려에 다른 갑산도 있었나?”

“없, 없지요.”

“시간이 없어. 이곳이 사지에서 벗어났다고는 하나 다시 사지가 될 수가 있다.”

내 말에 누구 하나 아니라고 말을 하지 못했다.

“그렇사옵니다.”

“별초들에게 갑산으로 이동을 할 때는 능선이나 산길을 이용하라고 해.”

이제 난 살린 가병들을 내 식읍인 갑산으로 보낼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예. 주군!”

“그리고 그 총책임을 박 낭장이 해.”

난 박현준을 보며 지시를 내렸고 박 낭장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을 식읍에 안전히 이주시키고 돌아오겠습니다.”

“오지 마.”

내 말에 별초낭장 박현준은 기겁을 했다.

“예?”

“그곳에 오랑캐도 많고 말 많고 거친 토호들도 꽤 있을 것이다. 그러니 알아서 정리가 될 때까지 내 식읍을 그대가 관리해.”

내 말에 별초낭장 박현준은 뭐라고 해야 할지 몰라 했다.

“왜 싫어?”

“아, 아니옵니다.”

“별초들도 50명 이끌고 가. 그리고 그곳에 자리를 잡으면 가병들의 가솔들도 이주를 시켜!”

난 아무렇지도 않게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절대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내게 쉬운 일은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한 두 명도 아니고 2천에 가까운 가병을 숨길 곳도 마땅치 않았다.‘내 집에도 300이나 있을 거야!’난 인상을 찡그렸다.

“하지만 식량이,,,,,,.”

“이미 만적이 다 알아서 해 놨을 거야.”

“만, 만적이 말입니까?”

“그래. 올 겨울 충분히 먹고 남을 양일 거야.”

“알겠습니다. 주군!”

별초낭장 박현준은 짧게 대답을 했다. 그리고 난 별초낭장 박현준에게 가까이 오라고 지시를 하고 그의 귀에 작게 속삭였다.

“곧 나도 북변으로 갈 것이다. 그리고 아파 죽겠으니까. 빨리 데리고 가.”

순간 별초낭장 박현준은 놀람과 황당함에 나를 봤다.

“어서! 시간이 없다니까.”

난 아픔에 짜증이 나서 버럭 소리를 질렀다.

“예. 주군!”

그렇게 별초낭장 박현준과 별초들 그리고 가병장과 가병들은 별초낭장 박현준의 뛰어난 통솔력에 의해 이 송악산을 벗어났고 이 송악산에 남은 것은 나와 백화 그리고 박철우와 한회 오 두경승 그리고 처음부터 나를 호위했던 별초 셋만 남았다.난 물끄러미 나를 보고 있는 백화를 보다가 나만 보고 있는 내 가신들을 봤다.

“뭘 그렇게 보나?”

“아, 아닙니다. 주군!”

박철우가 내게 뭘 원하는지 아는 듯 자리에서 조심히 일어섰다.

“난 내 가신들이 멀리 떨어져 있으면 좋겠는데,,,,,,.”

“예. 주군!”

그제야 내 가신들이 모두 일어나서 멀리 떨어졌다. 그리고 난 인상을 찡그리며 백화를 봤다.

“많이 아프겠지.”

내가 아무리 고려를 속이는 사내라고 하나 백화의 앞에서는 그냥 약한 남자에 불과했다.

“예. 많이 아프실 것이옵니다. 상공. 하오나 관우는,,,,,,,.”

난 이 순간 백화의 입에서 관우 이야기가 나올 거라는 생각을 했었다.‘비슷한 상황이지. 하지만 난 관우가 아닌데,,,,,,.’난 절로 인상을 찡그렸다.

용장이면서 덕장인 관우는 삼국지에서 많은 일화를 남겼다. 백화가 내게 말을 해주려는 관우의 일화는 화타와 관우의 일화가 분명할 것이다.

화타는 자는 원화이며 패국 초현사람으로 후한의 유명한 의원이었다. 놀랍게도 그는 마비 산이라는 마취제를 개발하여 개복 수술과 외과수술을 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침과 뜸이 전부인 중국 의학에서 화타 그는 선구자가 분명할 것이다.그런 둘이 만나 멋진 일화를 만들어냈으니 그것이 바로 관우가 형주군을 이끌고 방덕과 싸우던 중에 오른팔에 독화살을 맞고 진채로 돌아왔을 대의 일화다.

마침 그때 화타가 그곳에 머물렀고 관우는 화타에게 상처치료를 부탁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