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간웅-190화 (190/620)

< -- 간웅 10권 -- >‘그들도 따지고 본다면 고려의 백성이지.’난 문뜩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을 하며 50명의 별초를 황궁에 잠입시켜놓은 것을 그래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난 다시 별초낭장 박현준을 봤다.

“자네가 말한 토벌을 하자는 것은 하책 중에 하책이네.”

“하오나 가장 안전한 방법이기도 하옵니다.”

별초낭장 박현준의 말도 틀린 말은 아니다.하지만 그들을 토벌하기 위해서는 난 누군가와 손을 잡아야 한다. 그리고 그 누군가 중에는 절대 이의방이 포함이 되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이의방과 이일을 상의하게 된다면 어떻게 그 사실을 알게 되었냐는 것부터 따질 것이 분명할 것이다.그렇게 된다면 난 다시 의심을 사게 되는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

‘토벌을 한다면 이고와 참지정사 강일천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것이고,,,,,,.’난 마음속으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 이 위급한 상황에는 모든 가정을 열어둬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가정을 해 보는 거였다.

‘이고를 선택하게 된다면,,,,,,.’난 절로 인상을 찡그렸다. 이고를 선택하게 된다면 용호군을 움직이게 되는 일이다.

그럼 2천의 가병들은 모두 척살을 당할 것이 분명하고 그렇게 된다면 난 얻을 것이 아무것도 없게 되고 2천을 그냥 죽였다는 죄책감만 가지게 되는 거였다. 그리고 또 중앙군이 움직이니 분명 이의방에게 보고가 될 것이다.그렇다면 이의방은 나와 이고가 연합을 한다고 생각을 하게 될 것이고 그럼 나를 의심하기 시작을 할 것이다.

‘이의방을 쓰지 못하는 것은 다 채원이 이간책 때문이다.’원래 이간책은 바로 효과가 나는 계책은 아니다. 하지만 한번 쓰게 되면 이간책에 빠진 자는 두고두고 마음에 남게 되어 끝내는 그 이간책에 넘어가게 되는 거였다. 그리고 이의방이 채원의 이간책에 넘어가는 순간이 내게 가장 위험한 순간이 될 것이 분명했다.

‘이고는 안 될 것이야! 그렇다면 참지정사의 가병들인데,,,,,,.’하지만 이것 역시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아니 내게는 더욱 위험한 일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의방에게 나와 참지정사의 관계를 알게 할 수는 없는 일이다.’이의방이 대인처럼 지금 행동을 하는 척을 하지만 분명 참지정사의 가병들이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 정탐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쉽게 참지정사는 가병을 움직일 수는 없었다. 그리고 움직인다고 해도 후일 나와 참지정사에게 큰 위험이 따라올 출병인 것은 확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야! 아니야!’난 별초낭장 박현준이 말한 토벌은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것을 짐작하고 하책을 쓸 수는 없지. 그럼 중책은 무엇일까?’난 이미 결정을 해놓은 상태에서 다른 방법이 없을까 하고 고민을 했다.

‘중책은 그냥 그들이 폭도로 변하는 것을 두고 보는 것이겠지.’난 절로 인상을 찡그렸다.우선 나는 나와 내 가솔들의 일신을 위해 피하면 된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내 사택과 황궁은 분명 불바다가 될 것이고 수많은 사람들이 죽게 되는 거였다. 이 역시 내게는 상당한 심적 부담이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중책을 쓰게 되면 내게 얻는 것이 꽤 있을 것인데,,,,,,.’난 문뜩 그런 생각이 들었다.정말 운이 좋다면 채원과 이의방이 폭도에 의해 죽임을 당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그럼 다시 문신들이 권력을 잡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나는 이의방의 측근으로 문신들의 손에 의해 숙청을 당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때가 되면 나를 의지하는 공예태후나 명종황제는 가차 없이 나를 버릴 것이 분명하다는 생각도 들었다.‘그렇게 되면 결국 버려지는 거지.’역시 중책도 내가 선택할 계책은 아니었다.

“알아! 나도 위험하다는 것을 알아! 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다.”

내 생각 모두를 별초낭장 박현준에게 말해 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진정 그들과 담판을 하실 생각이시옵니까?”

“그래. 그럴 참이다.”

쨍그랑!그때 밖에서 그릇이 깨어지는 소리가 들렸고 나는 바로 인상을 찡그렸다.‘백화가 듣고 있었어.’내가 그 생각을 하는 동안 백화가 바로 방으로 들어왔다.

“아니 되옵니다. 상공.”

백화는 바로 내 앞에 무릎을 꿇고 내 생각을 꺾으려고 했다. 정말 백화가 생각을 해도 지금 내가 생각한 것은 위험천만한 일인 모양이었다.내 앞에서 당장이라도 눈물을 흘릴 것 같은 백화를 물끄러미 봤다.

“다른 방법이 없어.”

“제가 방법을 만들어보겠사옵니다.”

“왜 참지정사를 찾아가려는 건가?”

내 말에 백화는 나를 보며 놀라 눈동자가 커졌다.

“어, 어찌 아셨사옵니까? 상공.”

“자식은 아비를 모른다고 할 수 있어도 아비는 자식을 모른다고 할 수 없지.”

내 말에 백화는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무슨 사정이 있는지는 나는 모르지만 참지정사께서 나를 찾으셔서 백화 너를 부탁하셨다.”

“부탁을 받으셨다면 끝까지 책임을 지셔야 하지 않사옵니까?”

“책임을 지려고 가는 것이지.”

“하오나 참으로 위험한 일이옵니다.”

“그래. 나도 알아! 하지만 참지정사께서 나서신다면 그것이 더 위험한 사지가 될 것이네.”

“더 위험한 사지라니요.”

백화는 내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눈빛으로 나를 다시 봤다.

“위위경이 나와 참지정사의 관계를 알게 되는 것이 바로 위험한 일이지.”

“하오나 정말 위험한 생각이시옵니다.”

“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다.”

난 다부지게 말했다.

“그렇다면 제가 모시겠습니다. 그것만은 막지 마십시오.”

난 순간 인상을 찡그렸다. 나 역시 내가 가려는 길이 무척이나 위험한 길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백화가 나를 따르겠다는 말에 인상을 찡그릴 수밖에 없었다.

“백화야!”

“막지마소서. 상공께서 아니 계시면 저도 없습니다.”

이럴 때는 무척이나 고집스러운 백화였다.

“그래. 알았다.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같이 살자.”

“예. 상공.”

백화가 내게 대답을 하는 순간 나는 별초낭장 박현준을 봤다.백화가 내게 대답을 하는 순간 나는 별초낭장 박현준을 봤다.‘이천의 가병들을 내 영지 갑산으로 보낸다면 그곳에 있는 속말말갈 부족과 함께 내게 큰 힘이 될 것이야!’난 그렇게 생각을 하며 내 생각을 굳혔다.

“박낭장!”

“예. 주군!”

“자네는 남아 있는 별초들을 모두 모아 별동대를 만들게.”

“별동대라고 하시면,,,,,,.”

“일이 틀어졌을 때 빠져나갈 방법은 모색해 두어야 하겠지.”

“예. 알겠습니다. 주군!”

“나는 이길로 황궁을 갈 것이야!”

“황궁이라고 하시면?”

“그들의 족쇄인 가병록을 찾아와야지.”

내 말에 별초낭장 박현준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만 없어진다면 최소한 내 가병들이 되지 않는다고 해도 위험은 사라질 것이야!”

“그렇사옵니다.”

“이제 바로 움직이자고.”

난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명종황제는 은밀히 채원에게 대전으로 오라고 했지만 채원은 혹시나 몰라 순검군들을 이끌고 대전으로 향했다.

“이곳을 단단히 지켜야 할 것이다.”

“예. 대장군!”

순검군들은 머리를 숙여 대답을 했고 수십 명의 순검군들이 대전을 지키고 서자 대전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그 모습에 최준은 인상을 찡그렸다.

“황제폐하께서 은밀히 오라고 하신 소리를 듣지 못하셨습니까?”

“내 알고 있지만 어쩔 수 없는 조치였네.”

채원은 혹시나 하는 마음을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말했다.

“뭐 어쩔 수 없지요. 황제폐하께서 기다리십니다.”

최준은 그렇게 말하고 고개를 돌려 대전 문을 봤다.

“황제폐하! 채원 대장군 드셨습니다.”

“들라고 하라.”

명종황제는 근엄한 목소리로 말했고 그 말에 문이 열렸고 채원이 조심히 안으로 들어섰다.

“황제폐하! 신 채원 황제폐하의 명을 받고 왔나이다.”

“오셨소. 채원 대장군! 가까이 오시게.”

“예. 황제폐하!”

채원은 머리를 조아린 상태에서 명종황제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런 채원을 명종황제는 물끄러미 봤다. 지금 당장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척살을 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으니 뛰어난 용력을 가진 채원이라 명종황제는 꾹꾹 참고 있었다.

“짐이 그대에게 서운한 것이 많았네.”

명종황제는 채원을 달래는 말로 시작을 했다. 물론 이 말은 채원을 도모하기 위해 시작한 말이었다.

“아니옵니다. 어찌 황제폐하께서 하신 일에 비천한 신이 서운한 생각을 하겠사옵니까?”

이 순간 채원은 예전과 다르게 다소 고분고분한 말투로 명종황제를 대했다. 이것은 혹시나 명종황제가 이의방을 버리고 자신을 선택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나온 말투였다.

“그런가? 사실 짐은 아무런 힘이 없다네. 대장군!”

“무슨 말씀이시옵니까?”

“그 논공은 자네도 짐작을 했겠지만 위위경이 다 한 것이지. 이 제국에 짐만이 황제가 아니라는 소리네.”

순간 명종황제의 말에 채원은 인상을 찡그렸다.

“무슨 말씀이시옵니까? 고려에 지존은 오직 황제폐하 한 분 뿐이시옵니다.”

“자네는 그렇게 생각을 하는가?”

“그렇사옵니다.”

“하지만 자네도 보지 않았나? 이의방이 편전회의에서 짐을 압박하는 것을.”

명종황제는 채원을 보며 근심에 가득 찬 표정으로 말했다.

“소신 또한 위위경의 무도함에 치를 떨었나이다.”

“그래서 짐은 자네를 의지하고자 함이네.”

순간 채원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소신을 말이옵니까?”

“그렇다네. 모두 다 이의방의 위세에 눌려 아무 말도 못하는데 대장군 그대만이 틀린 것을 틀렸다고 하지 않았나. 짐 역시 이의방이 짐의 허락도 없이 김돈중의 사택을 건룡행수의 직을 수행하는 회생에게 준 것이 무척이나 괘씸하다네.”

“그렇사옵니다. 그것은 분명 틀린 일이옵니다.”

“그래. 틀렸어. 짐도 그렇게 생각을 하네. 그대는 이제 어떻게 하면 좋겠나?”

명종 황제는 채원을 빤히 보며 물었다.

“소신에게 지금 위위경인 이의방을 도모하라는 칙명이시옵니까?”

“가능하겠는가?”

명종황제는 다급하다는 듯 물었다.

“지금은 어렵사옵니다.”

송악산 불곰이라고 해도 아예 곰처럼 미련한 것은 아니었다.

“어렵다고? 그렇게 이의방의 위세가 대단한 것인가?”

“그렇사옵니다. 비록 소신이 지금 순검군을 장악하고 있다고는 하나 이의방에게는 용호군을 이끌고 있는 이고가 있고 또한 응양군도 이제는 위위경인 이의방을 따르고 있사옵니다.”

“진정 방법이 없는 것인가?”

명종황제의 물음에 채원은 잠시 깊은 생각을 하는 표정을 지었다.

“소신에게 조금만 더 힘을 실어주신다면 신이 이의방을 도모하겠나이다.”

“조금만 힘을 실어달라? 짐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

“우선은 제가 거사를 해서 이의방을 쳐낼 명분이 있어야 하옵니다. 어떻게 되었던 저와 이의방은 목숨을 걸고 황제폐하를 옥좌에 올린 공신이지 않사옵니까.”

“그렇지. 암 그대가 나를 이 옥좌에 올렸지.”

이것은 틀린 말이 아니었다.

“그러니 거사 동지를 도모할 명분이 있어야 제가 사람이 모입니다.”

“그 방법이 무엇인가?”

이미 명종황제의 머릿속에는 채원이 자신의 딸로 하여금 태자비로 삼아줄 것을 요구할거라는 생각이 들어 있었다.

“신! 송구하오나 이번 태자비 간택을 통해 소신이 외척이 되어야 할 것 같사옵니다.”

“외척이라?”

“그렇사옵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대장군들도 저의 눈치를 보게 될 것이옵니다. 그리고 많은 무장들이 저를 따르게 될 것이옵니다.”

“그대의 말이 옳다.”

“황공하옵니다. 황제폐하!”

“짐이 그렇게 조치할 것이다. 그리고 짐은 이제 그대만을 믿을 것이다.”

명종황제의 말에 채원은 속으로 이의방을 조롱했다.‘의방아! 기세가 등등하더니 이제 곧 너도 내 검에 졸하겠구나!’그렇게 채원이 이의방을 조롱하는 그 순간 이 모든 상황이 자신을 도모하기 위한 연극이라는 것을 채원은 차마 꿈에도 알 수가 없었다.

아니 아무런 조치도 없이 명종황제가 채원을 불렀다면 채원은 명종 황제를 의심했을 것이다. 하지만 편전회의에서 그렇게 대립을 하는 모습을 보고나서 의심을 할 생각을 하지 못한 채원이었다.이것이 바로 회생이 피워놓은 연막이었다.

이제 곧 채원은 태자비 간택 날 도모가 될 운명에 놓인 거였다.

“그리고 앞으로는 은밀히 오시게.”

“예. 황제폐하! 그렇게 하겠나이다.”

“모레쯤이면 태자비 간택이 있을 것이네. 그날 이의방을 도모하는 것은 어떠한가?”

“예?”

순간 채원은 명종황제를 빤히 봤다.

“아주 좋은 날이니 누구도 태후마마가 계시는 내전에는 검을 차고 들어서지는 못할 것이네.”

명종황제의 말에 채원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사옵니다. 저 또한 그렇게 된다면 검을 들지 못하옵니다.”

“그 검은 내가 준비를 하지.”

명종황제의 말에 채원은 놀라 명종황제를 빤히 봤다.

“황제폐하께서 말씀이시옵니까?”

“그렇다네. 가능하겠는가?”

명종황제는 다급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검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무장에게는 아주 중요하옵니다. 소신의 용력이 이의방과 용호상박을 이루니 제 손에 검이 있다면 충분히 이의방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옵니다.”

“나도 그렇게 생각을 하네. 내전에는 그대와 이의방 그리고 조영인만 들어갈 것이네.”

명종황제의 말에 채원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될 것이옵니다.”

“그렇다면 환관들도 그대를 도울 것이네.”

“정말이시옵니까?”

“그래. 나는 이제 이의방과 같은 하늘을 지고 살 수가 없네. 재물을 탐하고 권력을 탐하는 것은 그냥 보고 넘길 수 있음이야 하지만 그 권력을 탐하는 것을 넘어서 짐의 권위에 도전을 하는 것은 역시이라고 짐은 생각을 하네.”

이 말은 채원이 저질렀던 모든 악행들은 용서해줄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의미하고 있었다.

“그렇사옵니다. 제가 반드시 그날 이의방을 도모하겠나이다.”

채원은 그렇게 말하고 머리를 조아렸다. 그리고 그가 머리를 조아리는 순간 명종황제와 상선 최준은 차가운 미소를 머금었다. 오직 이 순간 채원만이 미련한 곰이 되어 명종황제에게 속고 있었던 거였다.

그리고 이의방이 도모한다는 그날은 채원을 도모하는 날이라는 것을 명종황제와 최준은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하늘은 채원을 그리 오래 살게 둘 것 같지가 않았다.

이 순간에도 황궁을 향해 폭풍우가 몰아쳐오고 있으니 말이다.============================ 작품 후기 ============================간웅과 함께 악질 장사꾼을 시작했습니다.

보실 분은 보세요.간웅을 쓰지 못하고 슬럼프에 빠졌을 때 구상을 하고 상상을 한 거라 간웅 만큼의 퀄리티는 될 겁니다. 뭐 간웅처럼 빨리 쓸 자신은 없습니다.

사실 간웅의 페이스를 찾기 위해서 쓰기 시작한 글이 악질 장사꾼입니다. 아마 새로운 부분이 언제 나오냐고 궁금해 하실 독자분이 많을 것 같습니다.

11월 1일 부터 새로운 내용이 될 겁니다. 저도 글이 안 써져서 미칠 것 같습니다.

정말 간웅 때문에 발목이 잡히네요.하여튼 11월 부터 간웅은 새로운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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