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간웅-177화 (177/620)

< -- 간웅 9권 -- >

“너희들 중에 하늘이 돕는다면 상궁이 될 수도 있을 것이고 또 황제폐하의 은총을 입어 특별 상궁이나 비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너희들은 이 고려에서 그 어떤 여인보다 더 고귀한 여인이 될 것이다.”

“감사하옵니다. 주군!”

15명의 나인들이 짧게 대답을 했다. 하지만 이것이 감사한 일이 될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었다. 저들은 어찌되었던 대부분은 시든 꽃으로 죽어갈 것이니 말이다.

“그래도 대부분은 궁에서 외롭게 살아야 할 것이다.”

난 그렇게 말하고 인상을 찡그렸다. 어떤 면에서 나는 저들에게 너무나 모진 삶을 강요한 걸 거다.

“하지만 그것도 너희들의 운명인 것이다. 또한 너희들을 내가 궁에 넣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알고 있사옵니다.”

저들 중 다섯은 백화의 수하들이다. 그리고 그 전에는 노예나 그렇지 않다면 부모에게 팔려 모진 수련을 통해 무사로 거듭난 존재였다. 그러니 여자의 삶으로는 무척이나 복이 없는 삶이라고 할 수 있었다.또한 나머지 10명의 수련 여 무사 출신의 나인들 역시 모두 만적이 벽란도에서 사온 노예출신이었다.

그런 면에서 저들의 운명이 한 순간에 바뀐 거였다. 나로 인해 그렇게 변한 것이다.

“너희들은 모두 부모에게 버림을 받아 여기까지 팔려온 노비 출신이었다. 그러니 너희들이 돌아갈 친정과 사가는 이곳이라는 것을 명심해라. 내가 없다면 너희들도 없는 것이고 내가 위급해지면 너희들도 위급해지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러하옵니다.”

15명의 여 무사 출신의 나인들이 짧게 대답을 하며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너희들이 각각 나고 자란 곳이 이곳은 아니나 너희들의 마음의 고향은 이곳이 되어야 할 것이다. 너희들은 나의 가솔들이며 나의 누이들 인 것이다. 이곳이 망하게 된다면 너희들도 이곳과 같은 운명일 될 것이다.”

내 말에 15명의 나인들은 조금은 감격을 먹은 것 같았다.

“나는 너희들의 오라비다. 그것만 잊지 말아야 할 거이다.”

“예. 주군!”

“너희들에게 황제폐하의 은총을 입는 대운이 트이기 바란다.”

“예. 주군!”

“그리고 너희들의 숨겨진 임무는 황제폐하를 보위하고 나를 궁에서 지키는 일이라는 것 역시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난 다시 한 번 정신교육을 시켰다. 그리고 그들 역시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알고 있는 것 같았다.‘저들을 이용해서 명종황제의 잠자리 수발을 들게 한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다.

’사실 환관의 수장인 상선과 상궁의 제일 어미인 제조상궁에 의해 황제의 잠자리를 보필할 상궁과 비가 결정된다. 그건 다시 말해 내가 조금만 노력을 하면 아주 은밀한 것까지 통제할 수 있다는 거였다.

난 그런 생각을 하며 점점 더 난신처럼 생각을 하고 있었다. 뭐 사실 내가 충신이 되겠다고 마음먹은 적도 없으니 달라진 것은 없을 것이다.

단지 나는 내게 살기 위해 움직이는 것이니 말이다.

“이제 입궁을 해라!”

이것으로 나의 정신교육은 끝이 났다. 그와 동시에 이제는 나인의 신분이 되는 15명의 여 무사들이 내게 일제히 자신들의 아비처럼 그리고 또 오라비처럼 나를 보며 큰절을 올렸다.

“부디 강령하시옵소서!”

이것이 저들의 마음일 것이다. 아무리 지금 저들이 나인이 된다고 해도 내가 돌봐주지 않는다면 구중궁궐의 시든 꽃으로 시들 것이 분명하니 저들에게 나는 방패막이며 든든한 줄인 것이다.

그리고 내가 말한 것처럼 나와 이곳 그리고 자신의 운명이 항상 같은 길을 간다는 것을 안다는 거였다.‘점점 더 난신이 되는군!’난 나도 모르게 인상을 찡그렸다. 그리고 난 15명의 나인이 된 젊은 여인들을 내 사택에서 떠나보내고 입궁 준비를 했다.

‘이제 위위경을 만나야겠지.’위위경 이의방의 장군방.나는 모처럼 이의방과 마주보고 있었다. 위위경인 이의방은 내 말을 듣고 근심어린 눈빛으로 나를 보고 있었고 나는 그래야 한다는 간곡한 눈빛으로 이의방을 봤다.

“그러다가 정말 척을 지는 것은 아니겠느냐?”

내가 이의방에게 말한 것은 어떤 면에서는 이의방이 황실과 조정에 척을 질수도 있는 일이었다.

“하오나 군부에서 본다면 대대적인 환영을 받을 일이옵니다.”

“그렇기는 하나 반발이 만만치는 않을 것이다.”

“그렇기는 하옵니다. 하지만 채원을 조정에서 찍어내고 또 군부에서 위위경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옵니다. 밑을 장악하지 않고 대장군만 품에 넣는다고 해서 군부를 장악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가?”

“예. 마음만 먹는다면 중랑장이나 낭장들에 의해 유사시 도모가 될 수 있는 것이 대장군이지 않습니까?”

내 말에 이의방이 인상을 찡그렸다. 거사로 권력을 잡은 자들은 다른 거사가 혹시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전전긍긍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것을 막기 위해 눈에 핏대를 새우기 마련이다. 그리고 다른 조짐이 일어나지 않게 지속적으로 감시를 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것은 분명 하책일 것이다.

상책은 처음부터 그들이 그런 마음을 먹지 못하게 하는 것이 좋다. 당근과 채찍!나는 지금 이의방에게 군부의 하급무관들을 품에 끌어안을 당근을 이의방에게 말하는 거였다. 하지만 이번 일은 문신들의 반발이 거셀 것이 분명한 일이기도 했다.

더 따지고 들어간다면 지금 문신들이 지금까지 독차지 하고 있는 밥그릇을 빼앗아 하급 무관들에게 나눠주려는 것이니 말이다.

“도모 당할 수도 있는 대장군이라,,,,,,.”

“그렇습니다.”

“그렇기도 하다. 누구든 몸에 검이 들어가지 않는 자가 없으니 너의 말이 옳다.”

“예. 위위경!”

“내 거센 반발이 있다고 해도 밀어붙일 것이다.”

“감사하옵니다. 그리고 황제폐하와 마치 척을 지는 것처럼 보여야 할 것이옵니다.”

“그 역시 알고 있다. 곰의 굴 앞에서 곰을 잡으려면 연기부터 피워야겠지.”

“예. 황제폐하는 제가 따로 말씀을 올리겠습니다.”

“알았다. 내일 대전회의에서 주청을 드리겠다.”

“예. 그리고 또 외척이 되시는 것은 어떠하옵니까?”

“외척?”

순간 위위경은 놀라 나를 봤다.

“그렇습니다. 지금이야 황실에서 아무 의심 없이 위위경을 대하고 있지만 위위경께서 계속 권력의 핵심에 계시면 걱정하고 의심하고 감시를 할 것이옵니다. 앞으로 큰일을 많이 하셔야 하시는데 그렇게 되면 일에 방해가 되지 않겠사옵니까?”

“그렇기는 하다만은 까딱 잘못했다가는 권력을 더욱 공공이 하려는 모습을 비춰질 수 있으니 조심스럽다.”

“하지만 상황제 폐하께서도 이미 약조를 하신 줄 아옵니다.”

내 말에 위위경도 고개를 끄덕였다.

“허나 이미 상황제는 강화로 내려가 있으니 그 약조가 공수표이지 않느냐?”

“하지만 지금이 가장 좋은 기회이옵니다. 위위경께서 논공으로 강일천 대장군을 군부에서 찍어내셨으니 이제 황실은 불안할 것이옵니다.”

“그래. 내가 가장 잘한 일이라고 나도 생각을 한다.”

“그 틈을 노리셔야 하옵니다.”

“그 틈을 노린다?”

“그렇사옵니다. 황실의 외척이 되시면 공예태후께서도 또 황제폐하께서도 위위경을 적극적으로 믿게 될 것이옵니다. 권불 10년이라고 했사옵니다. 하오나 외척의 권세는 오래 가옵니다.”

“그렇지. 내가 아무리 높은 대의로 거사를 했다고는 해도 충신으로는 기록되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 권력을 끝까지 이어가야 할 것이다.”

역시 이의방도 정확하게 자신을 판단하고 있었다.

“그렇사옵니다. 대를 이어서 권력을 잡게 되시면 역신도 충신이 되는 것이옵니다.”

내 말에 인상을 찡그렸다.

“그런데 참 아들놈이 변변치 않아서,,,,,,."누구에게나 근심이 있는 법이다. 위위경이 대단한 인물이기는 했으나 그의 아들은 거의 파락호에 가까웠다.

“그것은 후일의 문제이옵니다. 지금 입지를 단단히 다져놓으시면 그 후일은 제가 잘 보필을 하겠사옵니다.”

난 이미 공식적으로 또 비공식적으로도 이의방의 사위처럼 되어 있었다. 이의방의 권력이 단단해야 나도 사는 것처럼 보이니 이의방도 내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누가 좋겠느냐?”

이것은 자신의 둘 달 중에 누구를 태자비로 보내야 할지 내게 묻는 거였다.

“장녀와 차녀의 장단점이 있겠사오나 저의 부족한 생각으로는 차녀가 좋을 것 같사옵니다.”

“차녀?”

이의방은 나를 빤히 봤다.

“최소한 제가 다음 황제보다는 촌수가 높아야 하지 않겠사옵니까?”

물론 황제와 신하의 입장에서 그것은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래도 촌수가 낮은 것보다는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 모두가 사람 사는 일이니 그렇게 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구나.”

“그러하옵니다.”

“어디 한 번 기회를 보자.”

“기회를 보실 것이 아니라 만드시는 것이옵니다.”

“당장 움직이라는 말이냐? 하지만 직접 움직이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을 수도 있다.”

“그 일을 대신해줄 대장군들과 간관들이 있지 않사옵니까? 그들의 주청으로 혼례도감을 설치하고 태자비를 간택한다면 여러 가지 머리가 아프신 일은 다 처리가 되실 것이옵니다.”

내 말에 위위경 이의방은 나를 뚫어지게 봤다.

“회생아!”

“예.”

“너 혹시 간택 일에,,,,,,,.”

이의방은 의도적으로 말을 더 하지 않았다. 그리고 나 역시 더는 말하지 않고 고개만 끄덕였다. 그러자 이의방도 입가에 살짝 살기를 담은 미소를 머금었다.

“간택 일이니 누구도 갑주를 입지 못할 것이니 기회라면 기회이겠구나.”

“예. 처음부터 그쪽으로 간택이 되는 듯 보이게 하다가 마지막에 뒤집는 것이옵니다.”

내 말에 이의방은 놀라 나를 빤히 봤다.

“마지막에?”

“죽은 자를 태자비로 맞이할 수는 없지 않사옵니까?”

난 순간 사나운 눈으로 내 머릿속에 있는 계략을 한 번 떠올려 봤다.

“으음! 그래. 그렇구나! 부모를 잘못 만난 것도 죄라면 죄겠지.”

“그러하옵니다. 정적을 제거하실 때는 인정을 두지 마셔야 하옵니다.”

“옳은 말이다. 그나저나 언제쯤이면 너를 내 딸에게 보여줄 시간이 있을지 모르겠구나.”

이것은 여난의 시작을 알리는 전주곡 같은 거였다.‘백화에 영화공주에 이제는 이의방의 장녀까지 정말 머리 아프게 골고루 많이 많이군.’

“이번 일이 잘 끝이 나면 시간이 나지 않겠사옵니까?”

“그렇지. 이번 일을 통해 내게 반기를 들지 못하게 단단히 단속을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의방은 그렇게 말하며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예. 여전처럼 장인께서는 저만 믿으시면 되옵니다.”

“그래. 나는 사위만 믿을 것이다.”

이의방은 흐뭇한 웃음을 지었다.

“그럼 나는 이제 황제 폐하와 척을 져 봐야겠구나.”

“그렇사옵니다. 그럼 저는 건룡행수로 돌아가 일을 준비하겠사옵니다.”

“알았다.”

이의방의 말이 끝나자말자 나는 의자에서 일어나 짧게 목례를 하고 돌아섰다. 그리고 바로 명종황제가 있는 대전으로 달려갔다.‘지금쯤이면 새로운 나인들이 대전으로 들어왔겠지.’난 흐뭇한 생각이 들었다.

이제 대전은 내가 무슨 짓을 해도 안전한 곳으로 변하고 있었다. 격술을 어느 정도 할 수 있는 수련 여 무사 10명과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5명의 여 무사들을 나인으로 위장시켜 대전나인으로 배속을 했으니 유사시 그들은 나의 검이 되고 방패박위 될 수 있었다.

또한 최준 스승님께 말씀을 드려 얻은 20여명의 무예환관들도 각각 10명씩 나눠서 태후전과 대전에 배치를 시켰다. 견룡을 제외하고 내게 힘이 될 존재가 35명이나 늘어난 것이다.

특히 내가 침투를 시킨 대전나인들은 몸속 깊은 곳에 단검을 차고 내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 허벅지 깊은 곳에 숨겨놓은 단검.그것이 언젠가는 나를 지키는 무기가 될 것이다.

뭐 사실 단검이라고 해도 날이 짧기에 은장도와 같은 거였다. 그래도 칼은 칼이었다. 여자의 은밀한 그곳 바로 옆 허벅지에 묶여 있는 단검.그것은 채원과 내 적을 제거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그리고 내가 대전에 도착을 했을 때 이미 내가 잠입을 시킨 대전나인들은 배치가 끝난 상태였다. 그들은 이제 나인으로 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들 중에는 상궁이 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또 더 복이 많으면 황제의 비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내가 운이 좋아 후일 황실까지 움직이게 될 수도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한수만 보고 움직이면 하책이다.

하나의 일로 여럿을 생각해야 위험이 없는 법이다.’이것도 어떤 면에서는 내가 북변으로 나가기 위한 준비과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황실을 통제한다? 나쁘지 않지.’난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것은 내가 조금씩 난신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했다. 하지만 난신이든 충신이든 나는 반드시 이 고려에 도움이 되는 인물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내가 대전에 도착을 하자 여 무사였던 나인 하나가 나를 보고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나도 바로 눈치를 줬고 무사 출신의 나인은 모든 준비가 끝이 났다는 신호를 보냈다.

‘으음! 황제가 나인을 탐한다면 명종도 내가 조종을 할 수 있을 것이야!’계략 중에 제일 성공할 확률이 높은 것은 미인계이니 절대 나쁜 조치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인계만한 것이 없지.’난 씩 웃었다.

난 그리고 바로 명종황제가 있는 대전으로 향하기 위해 복도를 조심히 걸었다. 그리고 눈에 익은 환관이 대전 앞에 호종을 하고 있었다. 환관은 나를 보며 살짝 눈인사를 했다.

그리고 내가 대전 문 앞에 서자 작은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문극겸 공이 들어 있습니다.”

“그래?”

“예. 거의 마비가 된 조정업무에 대해 상론하고 계신 것 같사옵니다.”

“나쁘지 않군. 아뢰어 주시게.”

“예. 회생공!”

환관은 작게 내게 말하고 고개를 돌렸다.

“황제폐하! 견룡행수 들었사옵니다.”

“드리라!”

간단하면서도 근엄한 목소리가 들렸다.

“드시지요. 회생공!”

“고맙네.”

바로 문이 열리고 나는 고개를 숙이고 조신이 대전으로 들어섰다.'이제 곰을 잡기 위해 연기를 피운다.'난 바로 명종황제 앞에 머리를 조아렸다. 환관이 별 특이한 말을 하지 않았다고는 하나 야릇하고 애매한 분위기가 흐르는 듯 했다.

‘이중간첩?’난 문뜩 그런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건 내 뜬금없는 생각일 뿐이다. 하지만 문극겸의 눈빛이 조금 다른 것이 느껴지는 것은 아마 내 기분 때문일 것이다.

“신 견룡행수! 황제폐하를 뵈옵니다.”

내가 부복을 해서 머리를 조아리고 예를 보이자 물끄러미 명종황제가 나를 봤다.

“왔는가? 짐에게 할 말이 있는가?”

‘눈빛이 예전과 사뭇 다르다.’난 문뜩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표정은 숨겨도 눈빛을 숨기는 것은 쉽지 않다. 그리고 또한 항상 거침없이 산 황족들은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드러내는 경우가 많기에 눈빛을 숨길 수 있는 자는 몇 되지 않았다. 그런 면에서 지금 나를 보고 있는 명종 황제는 분명 눈빛이 예전과 약간은 달라졌다는 것을 나는 느꼈다.

“그러하옵니다.”

난 짧게 대답을 하며 문극겸을 힐끗 봤다.문극겸도 우리 쪽 사람이기는 하지만 계략을 아는 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비밀이 세어나가는 법이라 이런 행동을 한 거였다. 한 마디로 알아서 나가라는 소리다.

“소신은 다음에 오겠사옵니다. 황제페하!”

문극겸도 눈치를 채고 명종황제에게 말했다.

“그렇게 하라. 그 일은 나중에 짐과 다시 이야기를 하도록 하지.”

“예. 황상폐하.”

문극겸은 다시 한 번 머리를 조아리고 조심히 뒤로 물러나 대전을 빠져나갔다. 그리고 문극겸이 나가자 바로 명종황제는 나를 봤다.

“무엇인가? 견룡 행수?”

“무부가 득세를 하는 것을 더는 볼 수 없기에 이렇게 왔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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