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간웅 9권 -- >또한 대령후의 비가 송나라 황제의 아우인 왕의 딸이기에 그것도 참작이 되어 목숨만은 구한 대령후였다.
“저의 경은 하신 말씀을 꼭 지키시는 분이시지요.”
송나라 황족인 공주.그는 남송 황제 효종의 생질이었다. 이름은 연이고 성은 남송 황제와 같이 조 씨의 성을 사용했다. 그리고 지금 대령후와 남송공주 조연을 호위하는 자는 남송 최고의 무장이며 영웅이라고 칭해지는 악비가 키운 악가군의 핵심 무사였다.
그 만큼 남송이 대령후에게 거는 기대는 컸다. 사실 고려는 금나라의 압박에 의해 남송과 표면적으로 외교를 단절한 상태였다. 그리고 점점 더 국제적으로 외교가 단절되고 있었다.
고려가 금을 밑에서 압박을 해줘야 남송을 향해 금의 침략이 줄어든다는 것을 안 남송 황실은 그렇게 대령후에게 남송공주인 조연을 이용한 미인계를 서슴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대령후가 황제가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온 거였다.
“어마마마께서 나를 밀어내고 익양후를 황제로 옹립한 것은 아들 된 자로 이해가 가지만 너무 하신 처사지.”
대령후는 공예태후를 생각하며 인상을 찡그렸다.
“그렇사옵니다. 경!”
조연은 대령후라고 부르지 않고 대령후의 이름인 경이라고 불렀다.
“형님폐하와 내가 사이가 극을 달리고 있다고 해서 내가 황제가 되었다고 형님을 참하겠는가? 어리석은 어마마마이시지. 익양후가 후덕하고 덕이 있게 보이지만 우리 형제중 제일 간악한 것이 익양후라는 것을 어마마마는 무르시고 계신 것이야!”
대령후는 현 황제인 명종의 얼굴을 떠올리며 인상을 찡그렸다.
“그런가요? 경!”
“그렇소. 곧 골육상잔이 일어날 것이요. 내가 장담을 하지요. 그러기 전에 내가 막을 것이요.”
대령후는 그렇게 말하고 인상을 쓰면 서경 남문을 봤다.
“송이 좀 더 힘이 있다면 고려를 압박해주면 되는 것인데,,,,,,.”
대령후는 아쉬움에 중얼거렸다. 그리고 악가군은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어쩔 수 없지. 이이제이를 행할 수밖에.”
대령후는 야릇한 말을 했다.
“이이제이라고 하셨습니까? 대령후!”
“그래. 그래야 할 것이다. 익양후는 분명 금에 가서 금황제의 황제 등극을 알려야 한다. 금이 허락하지 않는다면 고려도 다른 방법을 찾겠지. 오랑캐라도 이용을 할 때는 이용을 해야지.”
“그러면 바로 금으로 가시는 것이 옳지 않겠습니까?”
검은 삿갓과 검은 도포를 입은 무사가 대령후를 보며 말했다.
“그럴 수는 없지. 나도 제국의 황제! 급이라는 것이 있지. 내가 간다면 그것은 구걸! 급이 떨어지게 할 수는 없지. 내게 알아서 주게 만드는 것이 상책이다.”
“그렇사옵니다. 대령후! 소장이 어리석었습니다.”
“그래. 송은 항상 어리석은 짓만 골라하지. 그대의 주군인 악비대장군도 진희 같은 난신에게 죽게 만드니 송은 항상 어리석다. 아니 어디든 황제가 어리석으면 국난이 생기는 법이지.”
대령후의 말에 죽은 주군을 그리듯 악가군이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하나도 틀린 말이 없기에 반론을 하지 못하는 악가군 비밀 결사대 무사였다.
그저 대령후가 이죽거리듯 말해도 그녀의 아내인 조연은 웃고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조연에게는 대령후가 악비만큼이나 대단한 영웅으로 보였다. 그러니 송을 욕해도 당연하다고 생각을 했다.악비!중국 남송 초기의 무장이자 학자이며 서예가.
북송이 멸망할 무렵 의용군에 참전하여 전공을 쌓았으며, 남송 때 후베이일대를 영유하는 대군벌이 되었지만 무능한 고종과 재상 진회에 의해 살해된 남송의 최고 영웅이 바로 악비였다.자는 붕거이며 상주 탕음현의 가난한 농민 출신이지만 금(金)나라 군사의 침입으로 북송이 멸망할 무렵 의용군에 참전하여 전공을 쌓았다.
악비가 말을 몰고 달리는 곳에는 그 용맹하다는 금나라 장졸들의 주검만이 난무한다는 소리가 있을 정도로 용맹한 영웅이 바로 악비였다.북송이 망하고 남송 때가 되자 무한과 양양을 거점으로 후베이 일대를 영유하는 대군벌이 되었다.
그의 군대는 악가군이라는 정병으로, 유광세·한세충·장준 등 군벌의 병력과 협력하여 금나라 군대의 침공을 화이허강, 친링 선상에서 저지하는 전공을 올렸다. 당시 악비의 군대는 사기가 충천했고 금나라 군대는 점차 세력이 약화되어 갔다.
하지만 당시 남송 조정에서는 재상인 진회가 금나라와 화평론을 주장하였으며 연일 승전보를 알려오는 악비를 못마땅하게 생각했다. 주전파인 군벌과 이상파의 관료들 사이에 분쟁이 지속되었고 1141년 금나라와 강화를 주장하였던 재상 진회는 군벌끼리의 불화를 틈타서 그들의 군대 지휘권을 박탈하고 중앙군으로 개편하였다.
이때 조정의 명령에 복종하지 않은 악비는 무고한 누명을 쓰고 투옥된 뒤 39세의 나이에 살해되었다. 진회가 죽은 후 혐의가 풀리고 명예가 회복되었으며, 구국의 영웅으로 악왕묘에 배향되었다. 그리고 지금 대령후를 호위하고 있는 무사들은 주군을 잃은 악가군의 후손들 중 악가군의 전통을 계승한 비밀 결사대였다.
대령후는 그렇게 말하고 말고삐를 잡았다.
“들어가세. 서경유수가 기다리고 있을 테니. 이랴!”
고려를 흔들 또 하나의 거대한 먹구름이 지금 막 서경 남문을 통과하고 있었다. 대령후는 지금 서경유수 조위총을 만날 생각을 하고 있었다.
“내가 나서지 않으면 성인의 탈을 쓴 내 아우 익양후에 의해 머리에 뿔이 난 우리 형님폐하가 위태롭지. 쯔쯔쯔!”
대령후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인상을 찡그렸다.달그락! 달그락!대령후가 탄 백마는 유유히 서경 남문을 들어섰고 그때 저 멀리서 한 무리의 군마가 세차가 달려와 대령후의 앞에 서서 힘껏 바닥에 뛰어 내렸다.
“대령후! 늦었사옵니다.”
근엄해 보이는 얼굴로 갑주를 입고 긴 수염이 미염공을 연상케 하는 사내가 바로 허리를 숙였다.
“이게 누구신가? 집주 아니신가?”
대령후는 마상에서 이죽거리듯 입을 열었다.
“그러하옵니다. 대령후! 서경유수 조위총이옵니다.”
조위총!역사의 기록으로 보자면 조위총은 문신이다. 병부상서를 겸한 서경유수가 바로 조위총이었다.
무신정변이 일어나 정중부(鄭仲夫)·이의방(李義方) 등이 의종을 시해하고 많은 문신들을 죽이니, 이들을 토벌한다는 명분을 내걸고 군사를 일으켰다.하지만 지금 정중부가 죽었고 그로 인해 역사는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형국이었다.
그는 역사적으로는 동북양계의 여러 성에 격문을 보내어, 개경의 중방이 북계의 여러 성을 토벌하기 위하여 군사를 내었으니 가만히 앉아서 죽음을 당할 수 없다고 선동하자, 절령이북의 40여 성이 모두 내응하였다. 그러기에 앞서 또 조위총은 금나라에게 부하를 보내 도움을 청하는 간계도 쓴 인물이기도 했다. 물론 그 간계를 쓰게 만든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송나라의 지원을 받고 있는 대령후였다.
이것이 바로 대령후가 숨어 꾸민 암중모략의 하나였다.그리고 이에 조정에서는 문신인 윤인첨을 원수로 한 토벌군을 보내왔으나 절령역에서 크게 패퇴시키고 개경으로 쳐들어갔다. 그러나 최숙 등이 거느린 기병 수십 명의 기습을 받고 패하여 서경으로 퇴거하였으나 여세를 몰아 대동강까지 추격하여온 관군을 물리쳤다.
조정에서 다시 윤인첨을 원수로 한 토벌군을 보내 서경을 공격하는 한편 항복을 권유하자 조위총은 금나라에 원조를 요청하였다. 어떤 면에서는 마지막 위기의 순간 매국까지 하려고 했던 양면성을 가진 인물이 바로 조위총이었다.
그러나 이 일을 맡은 김존심이 배반하여 윤인첨에게 항복함으로써 실패하였다.다시 서언을 보내 절령 이북의 40여 성을 들어 금나라에 내속하기를 청하고 원병을 요청하였으나 금나라 황제는 도리어 서언을 잡아 고려에 보내왔다.
이것은 금나라 황제가 송나라와의 관계를 고려하고 또한 지금은 나설 때가 아니라고 판단을 한 이유였다. 하지만 왜 금나라에서 절호의 기회를 포기했는지는 아직도 의문이기는 했다.그 뒤 정부군의 협공으로 서경이 함락되고, 조위총도 사로잡혀 죽음을 당하였다.
물론 그때 흑막에서 모든 것을 조종한 대령후는 이미 종적을 감춘 후였다.
“그래. 서경에 그대가 있었군.”
대령후는 조위총을 만나기 위해 왔으면서도 무게를 잡았다.
“가시지요. 제가 모시겠습니다. 마마!”
“그러시게.”
그렇게 대령후는 조위총의 안내를 받으며 서경 조위총의 사택으로 들어섰다. 그가 바로 관청으로 가지 않은 것은 사람들의 눈을 의식했기 때문이었다.
‘이번 일은 단기전이 아니야! 오래 두고 참는 자가 옥좌를 가지지.’대령후는 자신에게 허리를 굽히고 있는 조위총을 보며 그런 생각을 했다. 이 순간 지금도 풍전등화의 운명을 가진 고려가 암중모략의 달인인 대령후에 의해 한없이 위태로워지고 있었다.
또한 드디어 회생에게 진정한 적이 나타나는 순간이기도 했다.서경유수관 서경유수 집무실.거만하지만 도도한 모습으로 자리에 앉아 있는 대령 후는 고려제국 황자의 풍모를 물신 풍기고 있었다.
황자라는 신분 그것은 범접할 수 없는 그 무엇이 있는 듯 했다. 그리고 자신을 우러러 보는 조위총을 내려 보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 대령후의 미소는 무척이나 부드러웠지만 무게감이 가득해 보였다.
그리고 조위총의 뒤에는 그의 부장들과 서경 관리들이 다소 못마땅한 눈빛으로 대령 후를 보고 있었다. 물론 그것은 대령 후의 눈을 피한 행동이었다.
함부로 나타내서도 안 되는 눈빛 일 것이다.또한 대령후의 뒤편에 서 있는 송나라 무사들 역시 자신들을 못마땅한 눈으로 보는 서경 관리들을 곱지 않은 눈빛으로 봤다.
“후후후! 후후후!”
그런 미묘한 분위기를 감지한 대령 후는 이 순간 그저 웃을 뿐이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대령 후는 다소 거만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그 거만함을 불식시킬 만큼의 도도함이 황족의 권위를 온몸으로 뿜어내고 있었다.
“서경유수 조위총! 대령 후 마마를 뵈옵니다. 행차를 하신다는 연락에 바로 준비를 했사오나 미비한 것이 많사옵니다.”
조위총이 정식으로 허리를 굽히며 예를 올렸다.
“대형 후를 뵈옵니다.”
조위총의 뒤에 있는 서경 관리들도 허리를 숙여 예를 보였다. 그 모습에 대령 후는 여전히 웃음으로 일관했다.
“누추하기는 하군!”
이것은 오만에 가까운 자만이었다. 사실 대령 후는 지금까지 유배지에서 쓸쓸하게 지내고 있었다. 물론 그것은 표면적인 모습이었다. 송을 등에 업고 있는 대령 후였기에 유배지에서도 그는 충분히 품위를 유지하고 했다. 그러니 이고 서경이 누추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송구하옵니다. 대령 후 마마!”
“앉으시게. 서경유수!”
대령 후가 대좌를 하라고 말을 했지만 조위총은 어찌 감히 대좌를 하겠냐는 눈빛으로 차분히 서 있었다. 이런 행동은 대령 후에게 트집을 잡히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서 나온 것 같았다.
“어찌 그리 하오리까. 하명하소서.”
서경유수는 마치 대령후의 신하라도 되는 듯 좌정하는 것을 사양하고 허리를 펴고 서 있었다. 그것이 다시 못마땅한 눈으로 서경관리들이 보고 있었다.정말 미묘한 분위기가 흐르는 순간이었다.
“하명이라고 할 것이 있나? 지금 내가 할 것은 그저 막나가는 무부들을 지켜보는 것뿐이지. 미리 밝혔지만 거병은 마지막에 하는 행동이다. 내가 그리고 그대가 거병을 하면 이 고려는 다시 전란에 쌓이게 된다. 그것은 저 북쪽 오랑캐들에게나 좋은 일이지.”
역시 황족은 황족이고 황자는 황자였다.
“옳으신 말씀이옵니다. 거병은 맨 마지막 선택일 것이옵니다.”
“그렇다. 그저 지금은 서경에 자리를 잡고 개경에서 일어나는 일을 지켜보며 흔들기를 할 때이다.”
“그렇습니다.”
대령후의 말에 조위총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 보니 지금 아주 난리가 났겠군.”
대령 후는 조위총을 보며 인상을 찡그렸다. 이미 악가군 에 의해 고려 조정이 돌아가는 상황을 보고 받은 대령 후였다. 그래서 고려 조정이 돌아가는 판세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 대령 후였다.
“그러하옵니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정말 불학무식한 것들이 조정을 장악하고 논공잔치를 벌리며 들떠 있다고 합니다.”
“축제 분위기다?”
“그러하옵니다. 대령 후!”
조위총의 말에 대령 후는 비릿하게 웃었다.
“고려 조정을 틀어쥐고 있는 자가 이의방이라고 했지?”
“그러하옵니다. 이의방과 이고 그리고 채원을 비롯한 대장군들이 조정을 틀어쥐고 있습니다.”
“겨우 견룡행수에게 흔들리는 조정이었단 말인가? 이 고려제국이 말이야!”
대령 후는 처음으로 인상을 찡그렸다.
“무부라고 하오나 빠르게 거사를 하고 빠르게 마무리를 지은 것이 주요한 것 같사옵니다.”
조위총의 대답에 대령 후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지금 당장은 그럭저럭 잘 돌아가겠군.”
“그렇사옵니다. 논공까지 끝이 났으니 다소 잡음이 있겠지만 문제는 없을 것 같사옵니다.”
“그럼 문제를 만들어줘야지.”
대령 후는 그렇게 말하고 사악한 눈동자를 번뜩였다.
“문제를요?”
“마른 들판이 활활 타는 것은 작은 불씨 하나면 되지만 그 불씨가 들판을 태우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있어야 하지. 들판에 풀이 말라야하고 비도 오지 않아야 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불씨가 만들어야져 하는 거지.”
“그러하옵니다.”
“우선 금나라에 밀사를 보내시게.”
순간 조위총은 놀라 대령 후를 봤다. 지금 대령후의 말은 고려조정의 일에 오랑캐라고 할 수 있는 금나라를 개입시키려는 거였다. 이것은 아무리 생각을 해도 매국적인 행위였다. 그리고 그것을 지시한 자가 고려 황자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 순간이기도 했다.
“금나라에 밀사라 하셨습니까?”
이건 조위총이 생각도 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그래. 금나라의 입장에서 고려 조정이 흔들리는 것은 나쁘지 않아.”
“그렇기는 하옵니다. 하지만 금주가 어떻게 나올지가 의문이옵니다.”
“어떻게 나오는 것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해야지.”
너무나 자신감이 차 있는 대령 후였다. 대령 후는 그저 이 순간 매국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저 오랑캐를 부리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한 없이 뿜어지는 자신감.이 자신감이 자신의 형인 의종과 척을 지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을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
“그렇사옵니까?”
조위총은 최대한 공손히 대답을 했다. 지금 이 순간 대령 후를 모시기로 합의를 본 상태이니 반대를 할 명분도 없는 조위총이었다.
“우리는 그저 그들이 흔들 수 있는 구실을 제공해 주는 거지. 어디 감히 신하가 황제를 상 황제라는 구실로 폐위를 시킨단 말인가? 형제의 나라고 형님의 나라로 자처를 하니 잔소리를 좀 할 수 있게 대충 귀띔을 해 줘.”
대령후의 말에 조위총도 그렇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이 역시 어느 정도 가식적인 것 같았다.
“그렇습니다. 금나라의 사신이 와서 조정을 혼란케 한다면 조정을 이끌어갈 식견이 없는 무부들이 크게 동요를 할 것입니다. 스스로 자괴감에 빠지게 될 것이옵니다.”
“그리고 안으로 분란의 씨를 만들어보게.”
“분란의 씨라 하시면?”
“똑같은 놈이 똑같은 놈에게 당하는 것도 보기가 좋지.”
대령후의 말에 조위총은 놀라 대령 후를 뚫어지게 봤다.
“그 말씀은,,,,,,.”
“안에서 환란을 한 번 만들어 보시게. 어디 이의방이 어떻게 대처를 하는지 한 번 보자고.”
“이의방의 능력을 보시겠다는 것이옵니까?”
“그렇지. 그래도 그 무부들의 우두머리가 이의방이지 않나? 이의방이 어떤 자 인 지만 알면 그 대처 방법은 바로 나오는 법이지.”
대령후의 말 중에 지금 틀린 말은 거의 없는 듯 했다.
“그렇습니다. 옳으신 말씀이십니다.”
조위총은 아첨을 하듯 대답했다.
“그냥 쉽게 단순하게 생각을 하고 병력을 일으킬 때가 아니네.”
대령후가 오면 조위총은 바로 병력을 동원할 줄 알았다. 그런데 대령 후는 자신의 생각과 다르게 지구전으로 가려는 대령후가 놀랍기만 했다.누구든 옥좌를 앞에 두고 저렇게 여유를 부릴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사옵니다. 대령 후 마마!”
“조정에 아는 자가 있는가?”
대령후의 물음에 조위총은 가만히 생각에 잠겼다.
“무부 중에 조원정이라는 자가 있사옵니다. 비록 정변 이전에는 하찮은 자였지만 정변의 득을 보고 대장군이 된 자입니다.”
“탐욕이 하늘을 찌르겠군.”
“그렇사옵니다. 그 자리를 이용하면 충분히 안에서 내분을 만들고 폭동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옵니다.”
조위총의 말에 대령 후는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