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간웅-162화 (162/620)

< -- 간웅 8권 -- >이제 이들이 나의 말을 따르는 것 같이 말했다. 물론 이들의 말을 100프로 믿을 수는 없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나는 더욱 저들에게 조사대와 호위대를 붙이려 하는 거였다. 그리고 그 호위대는 지금 양성되고 있는 내 사병으로 채워질 것이다. 그리고 그 호위대는 감찰어사들을 사찰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나는 어사대를 장악할 수 있다. ‘그렇게만 된다면 내가 찍은 놈은 다 이 황궁에서 찍혀 나가는 것이지.’털어서 먼지 하나 나지 않는 자는 없는 것이 세상의 이치인 것이다.

환관을 통해 이 황궁의 정보를 장악한 내게 감찰의 칼까지 차지하게 되면 나의 힘은 더욱 막강해지는 거였다.또한 나는 그들에게 내 말을 따르게 만들 뇌물을 아가리에 마구 쑤셔 넣을 생각을 했다.

‘너희들은 조정을 감찰 하고 나는 너희들을 사찰하면 되는 거야!’난 속으로 그런 생각을 했다.

“감사하옵니다.”

“아니네. 그대의 말대로만 된다면 드디어 어사대가 집권자들로부터 독립을 하는 것이니 이 보다 더 좋은 일은 없지.”

유 참질은 의지에 찬 눈빛으로 말했다. 권력을 쥔 자에게 어사대가 독립을 하지만 내게 귀속되는 것이니 그들의 처지는 달라질 것이 따지고 보면 없었다.

“그러하옵니다. 어사대가 독립을 해야 조정의 문무백관들이 두려워하고 죄를 짓지 않는 법입니다.”

“옳은 말일세.”

유 참질이 내 말에 동의를 했다. 그리고 보니 이 자리에서 유 참질의 눈빛이 가장 빠르게 달라져 있었다. ‘역시 문극겸처럼 대쪽이지만 의지가 강해!’난 그렇게 유 참질을 판단했다.

‘그럼 이제 채원의 죄를 더 찾기 쉽게 채원에게 죄를 더 만들어주면 되겠군.’난 그렇게 생각을 하며 채원의 죄를 더 쌓게 할 인물을 떠올렸다.‘이번 일을 할 사람은 이 광정 밖에 없다.

’이 광정!어떤 면에서 그는 간사한 인물이지만 내게는 필요악과도 같은 인물이기도 했다. 눈치가 빠르고 나를 맹신하는 자이니 내가 시키는 일이라면 자신의 출세를 위해서라도 잘 해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는 그럼 이제 환관부와 함께 역시 장중부의 가산을 몰수 하러 가겠습니다.”

“정중부의 가산을 몰수해?”

“그렇습니다. 그래야 저희 어사대가 부릴 호위대와 조사대를 창설할 자금이 생기지 않겠습니까?”

순간 감찰어사대는 나를 뚫어지게 봤다.

“그것은 내탕고에 들아 갈 국고를 착복하는 것이 아닌가?”

유 참질이 나를 다시 째려봤다.

“지금의 내탕고가 어디 황제폐하의 창고이옵니까? 무신들의 창고입니다. 그러니 올바르게 쓸 방법은 그것뿐입니다.”

이것은 아전인수적인 발언이었다. 하지만 누구도 내 말을 부정할 수 있는 자는 없었다.

“그렇기는 하지만,,,,,,.”

“우선은 어사대가 힘을 쓸 수 있게 만들어야 합니다. 황제폐하가 수사대와 호위대를 창설하는 것을 허락하시겠지만 내탕고에서 재물을 내어주시기는 어렵사옵니다.”

“그렇기는 하지.”

“그러니 제가 다 알아서 하겠습니다.”

“그래도 그것이 후일 죄가 될 수 있어.”

이제는 유 참질이 나를 걱정하는 듯 했다.

“제가 다 알아서 하겠습니다.”

“알았네.”

유 참질이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이렇게 정중부의 가산을 몰수 하면서 이를 이용해서 호위대를 만들겠다고 이들에게 말을 한 이유는 이들도 나를 더 이상 배신할 수 없는 구실을 만들기 위함이다.

같이 옳은 일을 하면 마음이 쌓이지만 같이 나쁜 일을 하면 의리가 쌓이는 법이다. 또한 명목상으로는 어사대의 힘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이니 저들도 크게 양심의 가책을 받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저들은 지금 나와 같이 죄를 쌓는 것이고 이제는 나와 같은 배를 탔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이것이 바로 내가 노리는 거였다.

“조철호 감찰어사!”

박 참질이 차분히 앉아 있는 감찰어사 한 명을 불렀다.

“예. 박 참질 어른!”

“그대가 이 어사를 도우시게.”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단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있던 감찰어사 하나가 짧게 대답을 하며 목례를 했다. 이것을 통해서도 이 어사대가 상명하복의 체계라는 것을 절실히 알 수 있었다.

나는 힐끗 조철호 감찰어사를 봤다.꼭 다문 입술이 공명심에 가득 차 있는 것 같아 보였지만 눈가에 팔자주름이 가득 폐인 것을 봐서 재물이 많이 필요한 인물처럼 보이기도 했다.

‘나중에 확인해 보면 알 일이지.’나는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며 살짝 목례로 조철호 감찰어사와 눈인사를 했다. 난 그렇게 감찰 어사대에 하나의 파장을 만들어놓고 바로 밖으로 나와 환관부로 행했다.

사실 내가 이 궁에서 가장 의지할 수 있는 곳은 아이러니하게도 환관 부였다. 그도 그럴 것이 최준 스승이 상선으로 있으니 그런 마음이 드는 거였다.

나는 지금 10명의 견룡들을 거느리고 움직이고 있다.

“너희 둘은 지금 가서 이 광정 대장군을 내가 좀 뵙고자 한다고 전해라.”

내가 스스럼없이 대장군이 된 이 광정을 보자가 한다고 전하라고 하니 견룡 둘이 놀라 나를 봤다.

“그렇게 전하기만 하면 됩니까?”

이 말 뜻은 내가 전한다고 대장군이 된 이광정이 오겠냐는 걸 거다.

“전하면 오겠지. 안 오면 혼을 내면 그만이고.”

내말에 두 견룡은 더욱 놀라 나를 봤다.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이 둘은 내가 숨긴 말을 알아차린 거였다. 난 내 말뜻에서 다시 그딴 질문을 하면 혼 줄을 내 줄 거라는 뜻을 담았다. 그리고 그 뜻을 이들이 알아차린 거였다.그렇게 두 견룡은 쏜살 같이 대장군 이광정이 있는 곳을 향해 뛰었다.

“너희들은 이곳에서 기다려라!”

환관부 입구에 도착을 하고 나서 나는 나를 호위하고 있는 견룡들에게 지시를 했다.

“예. 행수어른!”

그리고 난 바로 백화와 홍련을 데리고 환관부에 위치한 최준 스승님의 방으로 향했다.‘스승님에게도 재물을 좀 부탁드려야겠지.’난 사실 이곳에 온 이유는 스승님에게 재물을 얻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또한 젊은 환관들을 협조하기 위함이기도 했다.

환관들만큼 궁에 대한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는 자들도 없다. 또한 숨겨놓은 것을 찾아내는 재주를 가진 자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환관들 일부를 어사대 조사관으로 써야지.’난 이번 일을 통해 어사대와 환관 부를 동시에 장악할 생각을 했다.

물론 환관 부를 완벽하게 장악하기 위해서는 최준 스승의 지대한 도움이 있어야하는 일이다.

“무예가 출중한 환관들을 내어달라고?”

최준 스승은 나를 빤히 보며 물었다.

“예. 스승님! 제가 어사대 감찰어사가 되니 그곳에서 쓸 인원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부족한 것이 아니라 믿고 쓸 자가 없다는 거군.”

“그렇기도 합니다. 각 영에서 차출한 장졸이 겨우 30명에 불과합니다.”

“그렇겠지. 그리고 또 내게 부탁을 하시는 것은 견룡 군을 아직 완벽히 장악하지 못한 것이고.”

역시 스승님은 예리했다.

“그렇습니다. 겨우 부임한지 하루 만에 장악하는 것이 쉽겠습니까?”

“그렇지. 천천히 하시게.”

“예. 그렇게 할 생각입니다.”

“그런데 환관부에서도 무예가 출중한 자들은 몇 되지 않네.”

사실 환관들이 무예를 익히고 있다는 것 자체도 나는 신기한 일이었다. 하지만 정중부를 척살 할 때 나를 도운 20명의 환관들을 보고 놀랐었다.‘명나라 동창이라도 만들면 될까?’난 허무맹랑한 생각을 했다.

“도와주십시오.”

난 머리를 숙였다. 이렇게 하지 않아도 최준 스승님은 나를 도와줄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뭔가 얻으려고 할 때는 이렇게 정중함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당연히 도와야지. 사실 자네에게 말하는 거지만 나는 환관들을 통해 무예 감을 만들 생각이었네.”

순간 난 놀라 최준 스승을 빤히 봤다.

“무예 감이라니요?”

“무예를 하는 환관들이지. 또한 조정에 어사대가 있다면 환관들에게는 사찰대가 있어서 환관들을 사찰할 생각을 했지. 또한 유사시에는 검을 들어 황제폐하를 보위하고.”

이것은 내가 생각을 한 명나라 동창과 같은 의미인 거였다.

“그렇습니까?”

난 인생을 찡그렸다. 내가 만들면 괜찮아도 남이 그런 생각을 하니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것이 바로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마음일 거다.

“걱정을 하는군.”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래. 자네도 걱정을 하니 은밀히 준비를 해 온 거지. 그래 그 사람을 내어주지.”

이 말은 최준 어르신이 만든 환관 무예 감을 내어준다는 말이었다.

“몇이나 되옵니까?”

“30여명은 되지. 자네의 명이면 섶을 지고도 불 속으로 뛰어들 수 있는 자들이네.”

“감사합니다. 스승님!”

“내 자네에게 무엇을 못 내어주겠나.”

역시 나를 다른 의미로 생각을 하는 최준 스승님이었다.

“그리고 제가 곧 채원을 칠 생각이옵니다.”

내 말에 최준은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

“이 황궁 안에서?”

사실 이 황궁에서 가장 안전한 자를 꼽으라면 황제도 이의방도 아닌 채원이었다.

“그러하옵니다. 호랑이의 굴에서 호랑이를 잡아야겠죠.”

“쉽지 않을 것이네.”

“예.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무예가 출중한 환관과 나인들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제야 최준 어르신은 자신에게 왜 환관을 내어달라고 했는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사람이 많이 상하겠군.”

“포위를 해서 잡으면 그리 많이 상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선참후고보라,,, 채원이 죄를 많이 지어야겠군.”

“그렇습니다. 이제부터 채원에게 씻을 수 없는 죄를 선물할 생각입니다.”

“씻을 수 없는 죄?”

“그렇습니다. 스승님!”

“황제 폐하가 크게 노하실 정도의 죄는 되어야 할 것인데?”

“물론이옵니다. 제가 다 생각을 해 둔 것이 있습니다.”

“잘 알아서 하시게. 그리고 이거!”

최준 스승은 그렇게 말하고 내가 묵직한 보합을 내밀었다.

“무엇입니까?”

“자금이 많이 필요하지 않나?”

역시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스승님이었다.

“그렇기는 합니다. 만은,,,,,.”

“내 성의이니 열어 보시게.”

난 최준 스승님의 말을 듣고 보합을 조심히 열었다. 그리고 그 안에 든 것을 보고 놀라 최준 스승님을 빤히 봤다.

“금이라는 것이 누르고 압착을 시키면 아주 작아지지. 작은 구슬들이지만 하나의 무게가 꽤는 될 것이네.”

“감, 감사하게 쓰겠습니다. 스승님!”

사실 그 보합에는 작은 금 구슬들이 수도 없이 담겨 있었다. 어림잡아도 500개는 되어 보이고 그 무게는 개당 10냥은 되어 보였다. 그럼 총 금 5천 냥이라는 소리였다. ‘정말 통이 크신 스승님이다.’난 다시 한 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자네에게도 힘이 되어줄 사병이 필요할 것이네. 요기하게 쓰시게.”

“예. 스승님!”

“사실 그 금들은 내가 주는 것도 있지만 환관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것도 있네.”

“그 말씀은?”

“그래. 환관들은 자네는 자신들의 보호막으로 생각을 하고 있음이야.”

“예. 알겠습니다.”

“나를 봐서라도 환관들을 잘 보호해 주게.”

“예. 스승님!”

난 고개를 끄덕였다.

“일이 바쁠 것이니 두고 가시면 내가 자네의 사택에 잘 보내겠네.”

여러 가지로 나에 대해서는 참으로 많이 신경을 써 주는 최준 스승이었다.

“감사합니다. 스승님 은혜는 잊지 않겠습니다.”

“은혜는 무슨 자네는 내 삶의 활력소라네. 하하하!”

“그러십니까? 하하하!”

최준 스승이 웃으니 나도 따라 웃었다.사실 난 오늘 무척이나 분주히 움직여야 했다. 그런데 금 5천 냥을 들고 움직이기는 좀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었다.

“그래도 필요할지 모르니 이것만 챙기시게.”

최준 스승은 자신의 옷소매에서 작은 가죽 주머니를 꺼내 내게 내밀었다.

“무엇이옵니까?”

“당연히 금 구슬이지.”

“이것도 금 구슬이라고요?”

“그래. 큰일을 하게 되면 움직일 때마다 돈이 들어가지. 그래서 준비를 따로 한 것이네. 작은 주머니이기는 하지만 꽤 될 것이네.”

주는 거니 마다할 필요는 없다. 대가를 바라고 주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감사히 쓰겠습니다. 그럼 전 이만 일어나보겠습니다.”

“환관들은 어디로 보내면 되겠나?”

“어사대로 보내주십시오. 우선 지금까지 조사한 것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지.”

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난 최준 스승과 헤어져서 다시 이 광정을 만나기 위해 이 광정이 자리 잡고 있는 장군방으로 향했다. ‘정말 오늘 바쁘군! 바빠!’이제 드디어 채원을 잡기 위해 첫 포석을 깔 참이다.‘내 네놈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야!’다음권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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