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간웅-158화 (158/620)

< -- 간웅 8권 -- >명종은 그렇게 말을 하며 인상을 찡그렸다. 이제는 김돈중은 충신이 아니라 역신이 되는 순간이다.

명종 자신이 등극을 했으니 그 이전 무신들과 척을 지는 것들은 모두 역신이 되는 거였다. 그리고 김돈중을 명종이 인정을 하면 자신의 등극을 결과적으로 부정하게 되는 것이니 명종에게도 이제는 김돈중은 반드시 잡아 죽여야 하는 존재인 거였다.명종은 그렇게 말하며 이의방을 봤다.

“백방으로 찾고 있사옵니다.”

“그나저나 그의 사병이 꽤나 많다고 들었다. 그들은 다 추포를 했나?”

난 순간 망치로 머리를 한 대 강하게 맞는 기분이 들었다.‘놓친 부분이다. 그들은 어디로 갔지?’

순간 난 인상을 찡그려야 했다.

“그들 역시 종적을 감췄습니다. 일부 처단을 하기는 했으나 대부분은 놓쳤습니다.”

이의방도 그것을 놓쳤다는 것을 시인했다. 급하게 이루어진 거사이기 때문에 놓친 부분이 이렇게 나오는 거였다.

“어떻게든 모두 다 추포를 해서 처단을 하게. 위위경!”

“예. 황제폐하! 신 위위경 명을 받자옵니다.”

이의방은 허리를 굽혀 황명을 받았다. 그리고 이 순간 다시 채원은 명종에게 무시를 당한다는 생각을 했는지 인상을 찡그렸다.

“그래. 그래서 어떻다는 건가? 채원 대장군!”

다시 명종은 의도적으로 채원에게 말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줬고 나는 그것을 통해 명종이 이의방과 채원의 반목을 부추긴다는 생각이 들었다.‘역시 황제는 다르다.’난 다시 한 번 느끼는 순간이었다.

“예. 황제페하! 위위경께서 자신의 부하에게 황명이 없는 상태에서 난적 김돈중의 사택을 무엄하게 내리는 불충을 저질렀나이다. 이것은 황제폐하의 권위에 정면으로 도전을 하는 일이옵니다.”

이 순간 편전은 얼음처럼 차갑게 변했고 나머지 조정신료들은 이의방의 눈치를 보며 숨을 죽였다.그리고 명종은 이의방을 봤다.

“그러한가? 위위경?”

“그러하옵니다.”

그리고 그때 위위경 이의방이 최준을 봤고 최준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황상폐하!”

최준이 명종을 조심히 불렀다.

“왜 그러는가? 상선!”

“칙서의 내용 중에 소신이 우둔하여 발표하지 못한 것이 있사옵니다.”

“발표하지 못한 것이 있다고?”

이 순간 채원은 알 수 없는 불안감에 싸였다.

“무엇인가?”

“예. 신이 다시 읽겠나이다.”

“그러게.”

명종의 명이 떨어지고 최준은 다시 칙서 두루마리를 펼쳤다.

“낭장인 이 회생에게는 공신인 위위경 이의방을 장졸로 충신을 다해 도운 공을 크게 사 김돈중의 사택을 내려 만백성이 지위고하와 신분의 구분하지 않고 황실에게 충심을 보이는 자에게는 본이 되도록 할 것이다.”

순간 최준 어르신의 발표를 듣고 채원은 입술을 깨물며 이의방을 노려봤다. 그도 지금 이 순간 크게 한 방 먹은 거였다. 그리고 그 칙령을 들은 이의방은 채원을 조롱하듯 살짝 웃었다.

“이제 됐는가? 채원 대장군!”

물론 이 사실을 명종도 모르고 있었다. 오직 이의방과 나 그리고 칙서를 미리 본 최준 스승만 알고 있는 거였다.

물론 이것 역시 대단한 파격이었다.하지만 뭐라고 할 수 없는 명분이 있는 파격인 것이다.

신분고하를 막론하고 충심을 보이는 자를 크게 위한다는 황실의 뜻을 만천하에 발표하는 것이고 이 회생을 통해 본보기로 삼는다는 것이니 파격이 있어도 그것은 파격이 아니게 되는 거였다.

“송, 송구하옵니다. 신이 황제폐하의 깊으신 뜻을 모르고 우매하였나이다.”

채원은 뭐라 더 말을 하지 못하고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이제 이의방의 반격이 이어질 차례라는 생각이 들었다.

“황제폐하!”

조금 전 용호군 상장군의 직을 받은 진준이 앞으로 조심히 나섰다.

“왜 그러시오. 상장군!”

“장졸에게 그리 큰 상을 내리시어 본을 삼는다면 이 황궁에도 그와 같은 본보기를 만들어야한다고 생각을 하옵니다.”

“황궁에도 그와 같은 본보기?”

순간 명종은 인상을 찡그렸다.

“무엇인가?”

난 이 순간 진준과 대장군들이 자신들에게 승차를 시켜주고 공신으로 만들어준 이의방에게 보답을 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아니면 눈치를 보는 것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벽상공신을 말하려는 거야!’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용호군 대장군이셨던 1등 공신의 첩을 받은 참지정사 강일천의 초상을 벽에 걸어 문무백관의 본이 되게 하시는 것이 어떠하시옵니까?”

이 순간 난 이의방이 얼마나 머리가 좋고 진준이 또 눈치가 빠르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하옵니다. 반드시 그렇게 하셔야 할 일이옵니다. 1등공신의 첩을 받으신 신하들을 크게 생각하시고 후일 다른 신하들도 황실과 이 고려를 보위함에 있어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게 하셔야 하옵니다.”

지금까지 꿔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가만히 있던 양탁도 나섰다.

“옳은 말씀이시옵니다.”

이 순간 이 편전에는 또 한 번의 파격이 이루어지고 있었다.‘한 명 정도는 반대를 해 주겠지?’난 그런 생각을 하며 힐끗 문극겸을 봤다. 그리고 내 예상대로 문극겸이 노한 눈빛으로 앞으로 나섰다.

“불과하옵니다.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옵니다. 고금에 없는 일을 함부로 해서는 아니 되옵니다.”

아마 문극겸이 나설 거라는 것까지 이의방은 예상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니 저렇게 편안한 눈빛으로 문극겸을 보고 있는 것이다.그리고 이 순간 이의방과 문극겸은 척을 지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하지만 문극겸은 이제 이의방의 사람이었고 이것은 그저 요식행위에 불과한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불가하다?”

“그러하옵니다. 황제폐하!”

“아니다. 변혁의 시대다. 옳은 생각이다. 겨우 위장에게 김돈중의 사택을 내려 백성들에게 귀감을 삼는데 황궁에서도 1등 공신들을 공을 높이 산다면 다른 문무백관들이 본을 삼을 것이다.”

“그러하옵니다.”

진준이 그렇다고 대답을 했고 문극겸은 더는 말하지 않고 뒤로 물렀다. 역시 요식행위였던 거였다. 그리고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이제 자신도 이전투구의 장에 발을 담궜다는 생각을 해서 저런 행동을 문극겸이 한다고 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 짐이 다시 명을 내리지. 참지정사 강일천을 비롯한 1등 공신의 초상을 대전 복도의 벽에 걸라. 내 이를 통해 조정 신료들에게 본으로 새울 것이다.”

또 한 번의 파격이 펼쳐졌다.이래서 벽상공신이라는 것이 생겨나는 순간이었다. 이것은 신하된 자에게는 엄청난 영광일 것이다.

“황공하나이다. 충심을 다해 자자손손 황실을 보위하는 검이 되겠나이다.”

이의방이 감격을 한 것처럼 경양된 목소리로 말했다. 이 순간 오직 참지정사 강일천만이 살짝 인상을 찡그려다가 입을 열었다.

“황은이 망극하나이다.”

“그대들은 짐을 도와 이 황실과 조정을 보위하라.”

“예. 황제 폐하!”

지금 이 순간 채원만이 아무 것도 얻은 것 없이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역시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는 법이고 이것만 봐도 채원은 이의방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이번 조치를 통해 전 김돈중의 사택에 있는 모든 것들은 공식적으로 내 것이 되는 순간이었다.‘내가 마음대로 쓰고는 있지만 이제는 눈치를 볼 것이 없군.’나 역시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오늘 이후로 이의방과 채원은 완벽하게 반목을 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는 이제 송악산 불곰인 채원을 사냥할 준비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이제 나는 이 논공의 후폭풍에 대비를 해야 했다. 그리고 힐끗 채원을 봤다.'재물을 탐하고 죄악을 쌓아라. 그러면 너의 잡을 명분이 생긴다.'난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8. 분노한 채원.편전회의가 끝이 나고 논공이 정리가 되니 환하게 웃는 자가 생기고 그에 따른 분만을 가지는 자 역시 생기는 것 같았다.물론 환하게 웃는 자는 자신이 한 것보다 더 많이 받는 자들일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이의방의 세력이라는 것을 두 번 말할 필요가 없는 일이었다.

대전 전각이 보이는 곳에서는 대장군이 되었다고 거들먹거리는 자들과 장군의 반열에 올랐다고 신이 나서 껄껄 거리는 자들의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세상이 한 순간에 바뀌니 벼락출세를 하는 자도 참으로 많이 늘어났다.

지금 대전 전각을 호위하고 있는 병사들을 점검하는 조원정도 자신이 입고 있는 장군의 복장에 신이나 어깨를 으쓱대며 석린과 총부인 이영진과 함께 껄껄 거렸다.더욱 이곳에 또 다른 벼락 출세자가 있었다.

조원정!그는 옥공의 아들로 모친과 조모가 천한 관기였기에 고려의 법에 의해 그의 직품은 7품으로 제한되어 있었으나 이번 거사에 동참을 했기에 법을 깨고 장군의 반열에 올랐다. 그들은 한 마디로 군복을 입혀놓으면 무장이지만 그 옷을 벗겨놓으면 무뢰배나 다를 것이 없는 존재였다.

그런 그들이 무신정변 때문에 고려 조정과 군부의 전면에 등장을 하는 거였다.그리고 특히 겨우 황궁 곡식 창고나 지키며 다른 이들의 눈치를 보던 석린이나 주모를 하는 마누라의 눈치를 보며 겨우 생선이나 팔던 이영진도 회생을 만나서 그 신분을 뛰어넘어 산원이 되는 파격을 경험하게 됐다.

한 마디로 무신들이 판을 치는 정국이 된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허세를 부릴 때 대장군의 장군복장을 한 이광정이 거만하게 수염을 쓰다듬으며 그들에게 다가왔다.

“조 장군!”

이 광정은 그간의 공을 일정 받아 대장군의 반열에 올랐다. 물론 그가 대장군이 된 것은 모두 회생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가 직을 수행하는 부대는 한 섬이 있는 바로 응양군이었다.

한 마디로 응양군 상장군 진준과 이 광정을 대장으로 앉히고 응양군은 오직 한 섬이 장악하게 만들려는 이의방의 계략에 의한 승차인 거였다.

“예. 대장군!”

마치 무뢰배가 장난스럽게 서로를 높이는 것처럼 이들을 행동하고 있었다.

“경계에 만전을 기하고 있나?”

“물론이옵니다. 철통같이 경계를 하고 있사옵니다. 소장이 있는 한 걱정을 하실 것이 없사옵니다.”

“그래야지. 저 안에 황상폐하가 계시다. 그리고 주군이 계신다. 무슨 말인지 잘 알겠지.”

“예. 대장군! 걱정을 마십시오.”

“하하하! 그런데 자네는 식읍을 얼마나 받았나?”

이 광정이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저는 남경 땅에 500식읍을 하사 받았습니다. 하하하!”

남경!

“그런가? 남경이라고? 좋은 땅이지.”

“대장군께서는 어디십니까?”

“나는 개경 옆에 있는 식읍 천호를 받았네. 이제 주군을 잘 모시면 우리 세상인 거야!”

“예. 잘 알고 있습니다.”

이 순간 조원정과 이광정이 생각하는 주군은 약간 달랐다.놀랍게도 이 광정은 이의방이 아닌 회생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자신이 이 대장군의 장군 복을 입고 있다는 것은 모두 회생 때문이라고 생각을 했다.

그렇게 이의방의 측근과 회생에게 부림을 당한 자는 모두 몇 단계 훌쩍 뛰어 넘는 승차를 했다.그에 반해 채원의 산 원군들은 그저 그런 형식적인 승차로 논공이 끝이 났고 불만은 커져 가고 있었다.

이것은 모두 이의방이 의도한 일이었다.채원을 쳐내기 위한 준비를 이렇게 이의방은 하고 있는 거였다.

채원의 산원 군의 방.채원은 대장군이 되어도 분을 삭이지 못하고 있었다.

“이렇게 당하다니.”

바드득!채원은 이의방에게 타격을 주려했다가 역으로 당한 생각을 하니 분이 풀리지 않았다.

“그러게 말이옵니다. 황제폐하가 어떻게 알고 그렇게 칙서에 그런 일까지 세심히 적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황제가? 웃기는군! 이의방이나 회생 그놈이 적었겠지.”

채원은 다시 한 번 인상을 찡그렸다.

“그게 가능하옵니까?”

“그게 불가능할 일도 아니지. 망할 놈의 이의방! 내 절대 너를 용서치 않을 것이야!”

이 조정에 모두가 이의방을 두려워하는데 오직 채원만이 이의방을 죽이겠다고 씩씩거렸다. 이것은 그 자체로 겁이 없는 자라는 것을 의미하고 또 멍청하다는 것을 의미할 지도 몰랐다.

“그건 그렇고 나를 이렇게 하찮게 여긴단 말이지.”

채원은 분을 삭이지 못하고 이의방의 얼굴을 떠올리고 있었다.

“참으셔야 하옵니다.”

박 교위가 분노하고 있는 채원을 진정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말했다.

“나보고 진정을 해라? 어떻게 진정을 한단 말이냐? 3등 공신이다. 3등! 내가 겨우 3등 공신이란 말이다.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 진준도 2등 공신이고 양탁도 그렇다. 그 늙은이보다 내가 못한 것이 무엇에 있느냐?”

채원은 더 크게 소리를 쳤다.

“이의방이 주군을 의식하기 때문입니다.”

“나도 그것은 알아! 그래도 이건 아니지 않나?”

“그렇습니다. 하지만 참으십시오. 위위경의 배에는 검이 안 들어가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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