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간웅-115화 (115/620)

< -- 간웅 6권 -- >이의방의 말에 이고는 인상을 찡그렸다.

“자네는 사람을 너무 믿는 게 탈이야! 그게 언젠가는 큰 화근이 될 걸세.”

이고의 말에 이의방은 너털웃음으로 답변을 했다.

“내 사람을 믿지 못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그리고 내가 그에게 배신을 당하는 것은 그가 나를 배신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배신할 자를 알아보지 못한 것이니 내 안목 없는 눈을 원망해야겠지.”

이 순간, 이고는 역시 이의방은 자신과 조금은 다르다는 생각을 했다.

“체! 그렇게 태평이니 회생 그놈이 그렇게 기고만장해서 우쭐 되는 것이야!”

지금까지 가만히 있던 채원이 괜히 회생을 물고 늘어졌다.

“회생 그 아이가 기고만장을 하다고?”

“그래. 자네는 궁에 도는 소문도 못 들었나?”

“무슨 소문 말인가?”

이고도 살짝 채원의 말에 관심을 가졌다.

“장군방에 젊은 호랑이 새끼 호랑이가 무서워 벌벌 응양산 늙은 호랑이가 무서워 벌벌!”

채원은 마치 이의방을 조롱하듯 익살스러운 표정까지 지어보이며 이죽거렸다.

“장군방의 젊은 호랑이가 나인가?”

“그럼 누구겠는가? 저기 이고는 범이라고 하더군! 나는 불곰이라고 하고.”

“하하하! 그렇게 되는 가? 내가 호고 이고가 범 그리고 자네가 웅이라고 하하하! 제법 그럴싸하군.”

“그러고 보니 일리가 있군. 이의방이야 용맹한 것이 맹호와 같고 난 날랜 것이 나무위의 범일 것이고 자네야 욕심이 잔뜩 붙은 것이 꿀을 찾는 웅 같으니 역시 민심이 천심이야!”

이고는 채원을 놀리듯 말했다.

“뭐야?”

순간 채원이 화를 내며 벌떡 일어났다. 그 행동에 이고는 더욱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채원을 봤다.

“웃자고 한 말에 죽자고 덤비면 어떻게 하나? 말하는 사람 무안하게.”

“이 사람이 점점,,,,,,.”

“그건 그렇게 일리가 없는 이야기는 아니네.”

이고는 채원의 말을 동조하는 듯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

“뭐가 일리가 있는가?”

“가만히 보게 우린 회생이 지금 시키는 일만 하고 있어. 회생이 무엇을 꾸미는지 또 무엇을 도모 하는 지 아무 것도 모르지.”

꽃은 꽃노래도 삼세번이라고 했다. 그런데 자꾸 누군가가 누군가를 이간질 하는 소리가 귀에 들리면 처음에는 부정을 하고 아니다 라고 말하지만 나중에 계속 듣게 되면 귀에 착착 달라붙게 된다.

“회생은 그럴 아이가 아니네.”

이의방은 다부지게 말을 했다.

“어찌 아는 가? 뒤에서 호박씨를 까고 있는지?”

채원은 요즘 이상하게 회생을 부정적으로 말했다. 그것은 자신을 도와 한몫 챙기는 일을 거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 어린 것이 호박씨를 까면 또 얼마나 까겠네.”

이의방은 이제 역정을 냈다. 이것은 마음의 동요가 있다는 의미였다.

“괜한 소리를 하지 말고 자네 임무만 충실하게.”

“내 임무만 충실하게 하면?”

“내가 그리도 자네가 탐내는 내탕고를 통째로 주지.”

“오호! 황제처럼 말하는군!”

채원이 농담을 했고 그 순간 이의방의 눈동자에서 불똥이 튀었다.

“함부로 말하는 것이 아니야! 까딱 잘못을 하다가는 상장군 정중부처럼 난적으로 몰리는 수가 있어.”

“왜 웃자고 한 소리에 죽자고 덤비나? 말하는 사람 무안하게.”

역시 채원은 곰이다. 아주 가끔이지만 이렇게 재주도 부리는 곰이었다.

“하여튼 사내는 세 가지 끝을 조심해야 한다는 소리도 못 들었는가?”

“알지. 손끝과 혀끝 그리고 그거지.”

“알면서 그러나?”

이의방이 노려봤다.

“알았네. 알았어. 내가 단단히 경계를 서고 막아보지.”

“큰 희생이 날 것 같으면 물러나야 할 것이야!”

이의방의 말에 채원은 짜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것도 회생의 명이지.”

이 순간 이의방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아니야! 아니야! 가네. 가!”

채원은 너무나 화가 난 것 같은 이의방을 보며 장군방 밖으로 급하게 나섰다. 그리고 그 순간 이고가 이의방을 봤다.

“뭘 그렇게 역정을 내나?”

“아예 틀린 말이 아니 화가 나는 거지.”

“아예 틀린 말이 아니라니? 저 곰의 말을 믿는 건가?”

“장군방의 젊은 호랑이가 새끼 호랑이가 무서워 벌벌! 응양산에 늙은 호랑이가 무서워 벌벌! 아예 틀린 말도 아니지.”

이의방의 말에 순간, 이고는 놀랐다. 처음으로 이의방이 회생을 꺼려 한다는 것을 안 거였다.

“그 말은,,,,,,.”

“그래 채원의 말이 맞아.”

그때 복도에서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저벅! 저벅!

“회생이옵니다.”

“들어와라!”

이의방은 무겁게 말했다. 그리고 어디선가 나타났는지 모를 고양이 발자국을 한 환관 하나가 내게 빠르게 다가와 속삭였다."채원이 견룡 행수와 회생 공 사이를 이간질 하고 방금 나갔습니다."이 순간 나는 정말 이 궁궐에서 환관이 모르는 일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난 아무 소리도 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환관은 다시 발자국 소리도 내지 않고 복도를 빠르게 지나서 사라졌다.9. 드디어 시작되다.

상장군 정중부의 장군방.상장군 정중부가 상석에 앉아 있고 그 옆으로 기탁성 양탁 진준을 비롯한 을우 대장군까지 모여 있었다. 그리고 상장군의 측근이라고 모두 다 여기는 중랑장 한 섬이 상장군 정중부의 옆에 서서 가만히 부복을 하고 있었다.그들은 지금 상장군 정중부가 급히 불러 드린 대장군들이었다.

‘이제 때가 되었으니 병풍이 필요하지.’상장군 정중부가 그들을 부른 것은 내일 있을 대전회의에서 병풍 역할을 해줄 자들이 필요해서였다.그리고 지금 이 순간 상장군 정중부는 자신의 부름에 답을 하고 달려온 대장군들을 살피고 있었다.

지금 상장군 정중부는 마치 자신이 황제라도 된 듯 후일 벼슬을 줄자와 내칠 자를 선별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 잡생각에 빠져 있는 상장군 정중부였기에 어두운 그림자 뒤에서 일을 꾸미고 있는 회생에게는 절대 이길 수 없는 존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힐끗 그런 상장군 정중부를 중랑장 한 섬이 못마땅한 눈빛으로 보고 있었다. ‘나를 사냥개 취급을 했단 말이지. 늙은 너에게 충성을 한 세월이 20년인데 나를 버렸단 말이지.’이 찰나의 순간 중랑장 한 섬의 눈에는 복수심과 원망 그리고 저주가 가득했다. 하지만 그것을 애써 감추기 위해 담담한 표정을 지어보이는 중랑장 한 섬이었다.

‘이 소응은 끝내 오지 않았군.’상장군 정중부는 다시 인상을 찡그렸다. 항상 굽씬 거리기만 하던 대장군 이 소응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끼고 있는 상장군 정중부였다.

‘태자가 이의방을 도모한 후부터였어.’상장군 정중부는 문뜩 그런 생각을 하고 자신도 모르게 인상을 찡그렸다.‘그 놈이 자기 주제도 모르고?’상장군 정중부는 문뜩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순간 죽일놈 하나는 이미 정한 상장군 정중부였다.

“상장군! 소장들을 부르신 이유가 무엇입니까?”

성격이 급한 을우 대장군이 물었다. 그는 무척이나 다급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물론 이 다급함에는 다 이유가 있었지만 평소에도 성정이 급한 을우 대장군이라 상장군 정중부는 을우 대장군의 표정이 달라졌다는 것을 감지하지 못했다.을우 대장군의 물음에 상장군 정중부는 다시 한 번 자중을 쭉 훌터 봤다. 그리고 무겁게 다문 입을 끝내 열었다.

“황제폐하의 말씀 때문이요.”

이 순간 이 자리에 모여 있는 모든 대장군들은 상장군 대장군의 말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폐주라고 소리를 치던 상장군 정중부였다. 그러니 놀랍고도 이상한 대장군들인 것이다.

“황제폐하라니요?”

을우 대장군이 되묻듯 다시 상장군 정중부에게 물었다. 이것은 왜 폐주를 그렇게 부르냐는 거였다.

사실 따지고 들자면 을우 대장군은 상장군 정중부가 황제를 폐위하자는 뜻을 대전회의에서 관철시킨 후부터 그와 조금씩 사이가 벌어지고 있었다.그도 그럴 것이다.

을우 대장군은 가문의 전통 때문이라도 역심 따위는 먹을 수 없는 위인이었다. 어떻게 위대한 성웅 을지문덕 장군의 후손이 주인을 무는 개가 될 수 있는 생각을 하겠는가.

“황제폐하께서 이 노장에게 스스로 옥좌에서 물러나시어 상황제가 되시겠다고 약소를 하셨소이다.”

순간 상장군 정중부의 말에 장군방이 얼음처럼 차가워졌다. 이것은 정말 이변이라면 이변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폐위가 되는 것이 아니었습니까?”

진준 대장군도 상장군 정중부를 보며 되물었다. 그는 을우 대장군과는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인물이었다. 그리고 그를 아는 사람들은 그의 뒤에서 우유부단한 무부라고 손가락질을 했다.

“아무리 우리가 거사에 성공을 했다고는 해도 우리 손으로 황제폐하를 폐위시킨다면 역신의 불도장이 이마에 찍힐 것이요. 그리고 자자손손 역신이라도 조롱을 당하는 것을 원하는 겁니까? 그렇게 되게는 할 순 없지요. 정말 이 노장이 깊게 고민을 하고 깊게 생각을 해서 결정한 일입니다.”

상장군 정중부는 무겁게 말했다. 하지만 이 말을 통해서도 상장군 정중부가 황제를 압박한 거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었다.그리고 상장군 정중부의 말에 중랑장 한 섬은 자신도 모르게 찰나의 순간 인상을 찡그렸다가 헛기침을 했다.

“쿨럭! 쿨럭! 송구하옵니다.”

자신이 말을 하고 있을 때 중랑장 한 섬이 기침을 하자 인상을 찡그리는 상장군 정중부였다. 이렇게 권력과 야망은 사람을 변화시키는 거였다.

예전 그를 사람들은 군문의 여우라고 불렀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은 자신의 야망을 향해 무한 질주를 하는 들개와 다름없었다.‘눈이 멀었어. 눈이!’중랑장 한 섬은 그런 생각을 했다.

“왜들 말씀이 없으시오?”

그리고 이 순간 누구도 대답을 하는 자가 없었다. 따지고 보면 상장군 정중부의 말이 모드 맞는 말이니 뭐라고 할 수 없는 노릇인 거다.누구도 자신이 역사에 역신으로 기록되는 것을 원하지는 않았다. 또한 자신들의 후손이 손가락질을 당하는 것을 참아낼 수 있는 자 역시 없었다.

“하지만 이미 대전회의에서 황제의 폐위를 결정하지 않으셨소. 또한 태자도 감금한 상태고 만약 황제를 저렇게 풀어주면 후일 화근이 됩니다.”

진준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상장군 정중부를 보며 말했다. 가장 상장군 정중부의 비유를 잘 맞추는 대장군이 진준일 것이다. 하지만 가장 무시를 당하는 대장군이기도 했다.

“황제도 아닌데 뭐가 두려운 것입니까? 진준 대장군!”

“그렇게만 볼게 아닙니다. 황제가 폐위를 당하지 않으면 태자도 폐서인이 되지 못하는 겁니다. 그러면 태자에게 도모를 당할 뻔 한 이의방이 가만히 있겠습니까?”

양탁이 이의방의 이름을 거론했다. 사실 상장군 정중부도 이의방은 눈에 가시 같은 존재였다. 그리고 그 가시들은 몇 개 더 있었다.

“가만히 있지 않으면 겨우 산원 따위가 어찌 한단 말이요.”

을우가 다시 버럭 소리를 질렀다. 이건 상장군 정중부의 비위를 맞추기 위한 말이었다.

“하지만 그것들은 일당백의 용력이 있소이다.”

“우리는 그 시절 없었던가?”

“그런 뜻이 아니지 않습니까? 을우 대장군! 진정을 하세요.”

기탁성이 을우를 달래는 듯 말했다. 그리고 을우 대장군은 못 마땅하다는 표정을 하다가 살짝 허리를 돌려 앉았다.

“참! 겨우 산원 따위들에게 벌벌 떨다니. 쯔쯔쯔!”

을우 대장군의 말에 진준 대장군이 인상을 찡그렸다.

“아무리 상장군의 응양군이 황궁 밖을 포위하고는 있다고는 하지만 황궁을 장악하고 있는 것은 견룡 군과 순검 군입니다. 이렇게 된 이 마당에 그들을 그냥 두고 볼 수는 없습니다. 분명 황제를 폐위하지 않는다고 하면 무슨 사단이 나도 날 것입니다.”

진준의 말에 상장군 정중부는 인상을 찡그렸다.

“대전회의 때 보지 못했소이까?”

상장군 정중부는 옆에 앉아 있는 대장군을 보며 말했다.

“뭘 말입니다?”

“이의방은 황제의 폐위를 끝까지 반대를 했습니다. 그게 다 무슨 연유 때문이겠소이까? 자신의 이마에는 절대 황제를 폐위한 역신의 불도장을 찍기 싫다는 겁니다. 이 의방은 영악한 자입니다. 그도 내심 바라고 있을 겁니다.”

상장군 정중부는 화를 내듯 말했다.

“그렇기는 합니다.”

진준도 인상을 찡그렸다.

“그래도 이의방은 분명 화근의 씨앗이오.”

상장군 정중부는 그렇게 말했고 이 자리에서 그렇다면 그렇게 되는 거였다. 이 자리에서 군림을 하는 것은 정중부이니 말이다.

“이제 어떻게 하실 것입니까?”

“우선 이 황궁을 장악한 견룡 군과 순검 군을 우선 무장해제를 시켜야 하지요.”

을우가 따지듯 말했다.

“허허허! 범 같은 이의방이 우리의 말을 듣겠습니까? 을우 대장군!”

“겨우 산원 따위의 말을 들어야 합니까? 우리가 이래도 명색이 대장군이고 상장군입니다.”

을우는 지금 이 순간 상장군 정중부가 듣기 좋은 말만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을우 대장군이 상장군 정중부와 끝을 같이 하겠다는 것은 아니었다.을우 대장군은 그렇게 소리를 지르며 상장군 정중부를 찰나의 순간 노려봤다.

‘역신의 길을 가는 놈!’을우 대장군은 그런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중랑장 한 섬이 자신을 찾아왔을 때를 떠올렸다. 그때만 생각을 하면 아직도 치가 떨리는 을우 대장군이었다.

“네가 웬일이냐? 상장군께 무슨 일이 있는 것이냐?”

을우 대장군은 자신을 찾아온 중랑장 한 섬을 보며 물었다. 그 순간 바로 중랑장 한 섬은 무릎을 꿇었다.

“소장을 살려주시옵소서! 소장을 구명해 주시옵소서!”

중랑장 한 섬을 을우 대장군에게 무릎을 꿇고 애원을 했다.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인가? 응양군에 무슨 일이 있는가? 상장군께 무슨 일이 있는 것인가?”

지금 이 세월이 하도 수상하고 급변하기에 을우 대장군은 다급하게 물었다.

“소장은 살고 싶나이다. 소신은 역적이 되고 싶지 않나이다.”

순간 중랑장 한 섬의 말에 을우 대장군은 기겁을 했다. 을우 대장군은 을지문덕 장군의 후손이었다. 그렇게 때문에 피로 이어지는 충신의 기질을 타고난 무장이었다.

“무슨 소린가? 한 섬 자네 지금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가?”

“이야기를 듣지 못하셨나이까? 제가 상장군의 명을 받고 태자를 감금하고 태자께서 드시는 음식을 물 한 방울도 들이지 않는 것을 듣지 못하셨습니까?”

순간 중랑장 한 섬의 말에 을우 대장군은 기겁을 했다.

“뭐라? 아무리 죄를 지었다고 해도 황제폐하의 장자를 그렇게 할 수가 있나? 어찌 신하된 자로 그런 망동을 할 수 있는 것인가?”

“그렇사옵니다. 분명 망동 이옵고 죄이옵니다. 하오나 살기 위해 저는 그렇게 밖에 할 수가 없었나이다.”

“무슨 일인가?”

을우 대장군은 중랑장 한 섬을 뚫어지게 보면 물었다. 그리고 자초지정을 중랑장 한 섬이 소상하게 을우 대장군에게 이야기를 해줬다.물론 이번 일은 모두 회생의 지시에 의해 움직였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상장군 정중부의 손과 발을 묶어놓으려고 했다.

“그게 정, 정말인가?”

“그러하옵니다. 어리석은 황제를 새 황제에 앉히려 하고 있사옵니다. 그는 지금 위나라의 조비가 되려고 하옵니다.”

중랑장 한 섬은 회생이 알려준 데로 토시 하나 틀리지 않고 앵무새처럼 말했다.

“으음,,,,,,.”

순간 을우 대장군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놈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면 을우 대장군의 말처럼 피를 보는 수밖에 없지요.”

기탁성 대장군이 말하는 순간 모두가 차갑게 굳어갔다. 그리고 을우 대장군도 중랑장 한 섬과의 회상에서 깨어났다.

“허어! 일당백의 범강장달이 같은 놈들과 이 황궁에서 접전을 한다면 병법도 아무런 쓸모가 없게 됩니다.”

진준이 어렵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일당백이 아니라 그 이상이라고 해도 수백 명에 불과하오이다. 응양군이 황궁으로 밀고 들어온다면 이의방을 충분히 제압을 할 수 있습니다.”

기탁성 대장군의 말에 상장군 정중부는 인상을 찡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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