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간웅-112화 (112/620)

< -- 간웅 6권 -- >지금 이 순간 상장군 정중부만큼 무장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이 바로 이의방이다. 그래서 이 모든 일의 정점에 그리고 내가 꾸민 일에 이의방을 염두 해서 일을 꾸민 것이다.‘이의방 그는 지금 상장군 정중부의 목만 가지고 있다면 1만의 적도 단숨에 멈추게 할 수 있다.

’이것이 내 계략의 핵심인 것이다.

“이제 갈 시간이다.”

난 우렁차게 소리를 질렀다.

“와와와와와!”

처음으로 내 사택에 함성이 울렸다. 난 그 순간 저들 중 몇이나 후일 이곳에서 다시 승리의 축배를 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또한 백화를 다시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가자!”

난 그렇게 말하고 앞장을 섰다. 지금은 깊은 새벽 이제 흥선이 알려준 비밀통로로 대전으로 갈 것이다.

지금까지는 아직 대전을 지키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니 조심히 움직여 누구도 모르게 대전 밑 비밀의 방에 이 결사대를 안착시켜놓아야 한다.‘254보! 그것이 이 고려의 운명을 결정한다.

’난 그런 생각을 하며 또 한명의 무장의 이름을 떠올렸다. ‘두경승! 그가 필요하다.

’난 그렇게 생각을 하며 백화를 힐끗 봤다. 아무리 지금 이 순간 내가 백화를 사지에 밀어 넣고는 있지만 그녀를 보호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그래. 그라면, 그라면 최소한 눈먼 칼은 피하게 해 줄 수 있을 것이야!’난 그런 생각을 했다.

“같이 가시는 것이옵니까?”

백화가 놀란 표정으로 나를 보며 물었다.

“따로 할 일이 있다.”

“제가 다 할 수 있사옵니다.”

백화는 자신을 사지로 밀어 넣는 나를 이 마지막 순간에도 걱정을 했다.‘너는 내가 밉지도 않니!’난 속으로 백화를 보며 뇌까렸다. 그리고 그녀의 눈빛은 내게는 한 점의 원망도 없는 눈빛을 보였다.그리고 나는 그런 백화의 눈빛이 미안해서 많은 것을 담은 내 마음으로 그녀의 손가락을 살포시 잡아줬다.

“미안하다. 항상 나는 네가 미안하다.”

“그런 말씀 안하셔도 되옵니다. 상공! 이년은 죽어도 행복합니다.”

이렇게 짧은 시간 여자와 남자의 마음이 이리도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고 그렇게 나를 이끌어준 백화가 고마웠다.

“만약 네가 없다면 나도 없을 것이다. 그러니 몸조심 하여야 한다.”

내 말에 백화의 눈빛이 파르르 떨렸다.

“그러지 마소서! 그러면 이년이 편히 죽지도 못하옵니다.”

아마 지금 내 뒤를 따르는 모든 무인들은 삶을 생각하지 않고 있을 것이다. 물론 백화도 마찬가지였다.

“너를 그리고 저들을 절대 죽지 않게 할 것이다.”

“예. 상공. 저는 상공을 믿사옵니다.”

백화의 말에 나는 이 순간 영악한 어린 위장에서 진정한 무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모든 생각은 오직 백화를 위한 마음일 것이다.고려의 사직?황실의 안녕?그것은 개에게 던져 주워도 아까울 것이 없었다.

‘이번 일 이후 완벽히 뒤로 물러설 것이다. 그리고 백화와 함께 그렇게 필부가 되어 살 것이다.’난 이렇게 거대한 거사에 작은 소망하나를 밝혔다. 하지만 이 순간 내 스스로도 그게 참으로 이루기 어려운 꿈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그렇게 대망을 건 새벽이 검처럼 차가운 초승달과 함께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끝내 내 20인의 결사대는 대전 비밀의 방에 안착을 했다.

“이런 곳이 있었군요.”

박현준이 주변을 살피며 내게 말했다.

“나도 안지 얼마 되지 않소.”

“이곳이면 충분히 대전 회의를 참석하는 정중부를 도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박현준의 말에 난 고개를 저였다.

“아니오.”

“예?”

“회의를 끝내고 나올 때 도모해야 할 것이오.”

그 순간 박현준은 놀라 나를 봤다. 그가 그렇게 놀라는 것은 난적 정중부가 대전으로 들어서는 순간 정중부가 준비한 군대가 황궁을 향해 진격을 할 것이고 경계병으로 위장을 한 살수들이 등을 돌려 때를 기다리기 때문일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러는 걸 거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경계병으로 가장을 하나 살수들이 대전 안으로 난입을 하게 될 겁니다.”

“그것 역시 내가 잠시 동안은 막을 것이요. 그렇게 만반의 준비를 다 해놨으니 그것은 걱정할 것이 없소.”

“그렇습니까?”

박현준은 내말을 다 믿으려 했다. 아니 지금 이 순간은 믿을 수밖에는 없는 것이다.

“그렇다. 또한 정중부가 명령을 내리기 전까지는 절대 살수들은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그 말씀은?”

“상장군 정중부가 제일 앞으로 나올 것이고 그 이후에 살수가 움직일 것이다.”

내 말에 일리가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바로 위가 대전이니 조용히 들고 있으면 때가 언제인지 알게 될 것이오.”

“그렇군요. 다시 말해서 쥐죽은 듯 조용히 있어야 한다는 말씀이시군요.”

“그렇다.”

“예. 알겠습니다. 그럼 전 이만!”

박현준이 내게 목례로 군례를 대신했다. 그리고 빠르게 안으로 들어갔다. 이제는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준비는 끝이 난 것이다.

이제 나는 백화를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7. 백화를 위한 준비 두경승.‘두경승! 그라면 가능해!’난 빠르게 황궁 감옥에 갇혀 있는 두경승을 찾아 발걸음을 재촉했다.

나는 바로 황궁에 있는 감옥으로 향했다. 황궁 안에 감옥이 있는 이유는 지방에서 난을 일으키거나 역모를 한 자들을 개경으로 압송해서 가둬두고 황제가 친히 심문을 할 수 있기 위해 만들어 놓은 거였다.

그런 곳이 지금은 문신들과 문신들의 편에 서서 거사를 막은 무신들을 가둔 곳으로 바뀌어 있었다.그리고 그곳에 두경승이 갇혀 있었다.

물론 두경승이 그곳에 갇히게 된 것은 그와 그의 부하들이 내탕고를 지켰기 때문이었다. 정말 요지경 속의 세상일 것이다.

옳은 일을 한 무인은 잡혀 죄인이 되고 황제에게 검을 든 자는 권세를 얻는 세상이니 정말 우습고 놀라운 세상인 거다.척!감옥을 지키는 병졸이 나를 막아섰다.

“견룡군 위장이다.”

내 말에 바로 나를 막아선 창이 치워졌다.

“몰라 뵈어 죄송합니다.”

“그럴 수도 있지.”

이 순간 정말 내 얼굴과 복장은 내 신분을 증명해주는 증표가 됐다. 이것이 내 위상이 올라갔다는 증거일 거다.

“그런데 두경승은 어디에 있나?”

“두 교위 말입니까?”

난 내게 반문을 하는 장졸을 봤다. 그의 눈에는 두경승에 대한 측은함이 있는 듯 했다.

“그래. 그 두 교위!”

“감옥에 부하들과 갇혀 있습니다.”

“그를 볼 것이다. 안내를 해라!”

사실 두경승은 상장군 정중부의 지시를 받은 중랑장 한 섬에 의해 포박이 되어 이곳에 감금이 되었다. 그를 포박할 때 중랑장 한 섬은 상당한 희생을 감수할 생각을 했지만 두경승은 자신의 병사들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는 조건으로 무장해제를 스스로 했다.

“예 알겠습니다.”

그렇게 옥졸은 나를 두경승에게 안내를 했다.

“이곳입니다.”

그러고 보니 생각보다 무척이나 감옥은 넓었다. 이것만 봐도 이 고려에 민란과 봉기 그리고 난이 참으로 많다는 것을 직감했다.

이렇게 안에서 싸움질을 하고 난을 일으키니 국력을 한 곳으로 모을 수 없는 것이고 거란 같은 오랑캐에게 항상 당하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내란은 국력을 갈아먹는 쥐새끼다.

’난 문뜩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알았다. 견룡행수님의 지시 때문에 할 이야기가 있으니 나가봐라.”

견룡행수 이의방의 이름을 파니 옥졸은 알았다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만큼 견룡행수 이의방의 입지는 굳건했다.

사실 따지고 보면 하급 군관들 이하는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이의방 행수였다.그리고 그가 어느 정도 조정에 영향력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하급 군관들에게 많은 것을 주려는 노력을 조금씩 하기 시작을 했다.

물론 아직 완벽하게 조정을 장악하지 못했기에 미미한 수준이지만 말이다.

“예. 알겠습니다. 위장 나리!”

옥졸은 그렇게 말하고 돌아서서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난 바로 옥 안에서 지그시 눈을 감고 있는 두경승을 봤다.그는 탁월한 활 솜씨를 가지고 있었다. 지금 당장 내가 필요한 것은 그의 활 솜씨다.

“두 교위님 이야기를 좀 나눌 수 있겠습니까?”

난 조용히 두경승을 보며 물었다. 하지만 두경승은 미동도 없었다. 이것은 나를 무시하는 것이고 이의방을 비롯해서 종국에는 정중부를 정점으로 해서 모든 거사의 인물들을 무시하겠다는 뜻일 것이다.

“왜 조정에 칼을 겨눈 무부라 상종하기 싫으신 것입니까?”

내 물음에 여전히 대답이 없고 눈도 감고 있었다. 하지만 약간 눈썹을 실룩거리는 것이 아예 귀를 막고 있는 것 같지 않았다.이럴 때는 자극이 좀 필요했다.

“겨우 내탕고 하나를 지켰다고 충혈지사라도 되는 줄 아시오.”

내 말에 두경승은 인상을 찡그렸다.

“그리고 끝내 지켜내지도 못하시지 않았소?”

내 이죽거림에 두경승이 눈을 떴다.

“조정과 황실을 능멸하는 자와는 말을 섞고 싶지 않다.”

근엄함이 묻어 있는 어투였다. 저렇게 젊은 무장이 저런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었다.

“정변의 급류는 이미 흘러갔소. 이제 그 흐른 물이 고이고 있는데 그냥 썩게 두는 것 역시 충신이 할 일은 아니지. 백이나 숙제가 되고 싶으면 혀를 깨물고 죽어.”

난 매섭게 두경승을 질책했다.

“뭐라 했는가? 어린놈이 내게 뭐라고 했는가?”

순간 옥이 떠나갈 정도로 두경승이 소리를 질렀다.

“이 순간 죽지 못하는 무장은 모두 비겁한 무부다. 그대는 왜 죽지 못하는 것인가? 황실의 권위가 무신들 때문에 땅에 떨어졌는데 어떻게 이렇게 살고 다른 무신들만 더럽다고 인상을 찡그리나? 50보 100보 아닌가?”

“내가 무엇을 말하려는 것인가?”

순간 두경승이 나를 노려봤다.

“무장으로 기꺼이 자랑스럽게 죽을 기회를 주지.”

난 두경승을 노려보며 말했다.

“무장으로 기꺼이 자랑스럽게 죽을 수 있는 기회라고?”

“그렇다. 이 세상이 이렇게 바뀐 세상이 더러우면 명예롭게 무장으로 죽으면 되지 않나?”

“이 고려에 그렇게 죽을 수 있는 자리가 있나?”

역시 두경승은 무장이었다. 물론 그는 훗날 난신이 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그는 초심을 버리지 않고 있었다.

“있다. 내가 만들어놨지. 이제 죽어질 텐가?”

내 말에 두경승은 나를 노려봤다.

“내게 원하는 것이 뭐지?”

“그대의 활 솜씨!”

난 다부지게 말했다.

“이제 결정을 해! 그곳에서 앉아 꼿꼿이 죽던가? 아니면 나랑 같이 썩은 진창에 발을 담그던가? 어떻게든 이 고려는 이끌어가야 하지 않나?”

“썩은 진창에 발을 담가라?”

“그래야 고려가 망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그 순간 두경승의 눈빛이 파르르 떨었다.

“너를 누가 보냈나?”

이건 자신을 회유하기위해 누군가가 보냈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았다. 이것은 굉장한 망상에 빠져 있는 말투인 것이다.

“겨우 교위 따위를 회유하기 위해 누군가가 보낼 만큼 이 고려가 그리고 무신들이 한가하지 않다. 이의방 행수는 네가 옥에 갇힐 지도 모르고 있지. 또한 상장군이나 나머지 대장군들 역시 너 따위에게는 아무런 관심도 없다.”

내 말에 두경승은 자존심이 상하는 듯 인상을 찡그렸다. 이것만 봐도 두경승은 남들이 자신을 어떻게 보고 있느냐가 아주 중요하게 생각되는 그런 부류의 사람일 것이다.‘저런 부류는 공명심이 강하지.’난 두경승을 그렇게 판단을 했다.

“아, 아무도,,,,,.”

“그냥 이 옥에서 썩어.”

난 차갑게 말했다.

“내 자존심을 왜 이렇게 건드리는 거지?”

그래도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누가 너를 크게 쓸 것인지 생각해 보라는 거다.”

“그게 너라는 것인가? 겨우 위장의 위를 가지고 있는 어린 녀석이 무엇을 할 수 있다는 거지?”

“너와 함께 이 고려를 들었다가 놓을 참이다.”

“뭐, 뭐라고?”

원래 공명심이 강한 자들은 이렇게 크게 과장을 섞어서 말하면 바로 훅하고 넘어오는 법이다.

“이, 이 고려를 들었다가 놓는다고?”

“그래. 나랑 같이 충신의 길로 한 번 들어서 보겠나?”

“충, 충신의 길!”

이것은 두경승이 제일 듣고 싶어 하는 말일 것이다.

“무인의 본분은,,,,,,.”

난 두경승을 노려봤다.

“무인의 본분은?”

“목숨을 다해서 위국헌신을 하는 것이지.”

그러고 보니 참 이런 순간마다 그 말을 참으로 많이도 써먹는 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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