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간웅-108화 (108/620)

< -- 간웅 6권 -- >황궁으로 가는 숲속 길.김우치가 앞장을 서고 충희가 그의 뒤를 따르며 무장을 한 환관 셋이 호위를 하며 숲속 길을 걷고 있었다. 그리고 이 순간이 해월은 난적의 길로 들어서고 있는 김우치를 제거할 수 있는 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지금이야!’해월은 그런 생각을 하며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그리고 주변을 살폈다.

“괴한들이다.”

순간 해월이 앙칼지게 소리를 질렀다. 그와 동시에 사방에서 복면을 한 10여명의 괴한들이 나타나 포위를 했다.

사실 해월이 소리를 지른 괴한이다가 바로 공격을 하라는 신호였다. 해월을 은밀히 용호군 별초 10명을 데리고 왔다.물론 그들이 해월을 따른 것은 난적의 길을 걷는 환관 김우치를 제거하라는 태후의 명령 때문이었다.

“괴한들이다.”

무장을 한 환관들이 소리를 지르며 검을 뽑았고 그와 동시에 해월은 잔뜩 겁을 먹은 모습으로 충희와 김우치의 옆으로 바짝 다가가 사시나무처럼 바들바들 떨었다. 정말 해월의 연기는 탁월했다.

“웬 놈들이냐?”

환관 김우치는 놀란 눈으로 소리를 질렀다.

“알 것 없다.”

그와 동시에 복면을 한 괴한이 소리를 지르며 검을 휘두르며 앞으로 달려 나왔고 그와 동시에 무장을 한 환관이 그들을 막아섰지만 무인 출신인 별초의 검을 막기에는 역부족인 듯 했다.쉬웅!바람을 가르는 검이 순간 검을 든 환관의 목을 향해 휘둘러졌다. 챙!무장을 한 환관이 겨우 복면을 쓴 별초의 검을 막았다.

“이놈 봐라! 겨우 고자 주제에 내 검을 막았단 말이지?”

순간 괴한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다시 검을 옆으로 휘둘렀다.쉬웅! 바람을 가르는 검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정말 이 순간 괴한의 검은 공간을 자르는 것 같았다.

“이얍!”

무장을 한 환관이 검을 막겠다며 기압을 지르며 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그 검은 허공을 가를 뿐이었다. 이미 복면을 한 괴한의 검은 환관의 가슴을 베고 지나가고 있었다.

“으악!”

그 순간 환관은 비명을 지르며 들고 있던 검을 떨어트렸다.

“아아악!”

철퍼덕!그와 함께 검에 베인 환관이 쓰러졌고 그 순간 더욱 놀란 김우치는 뒤로 물러났다. 당장이라도 환관 김우치는 도망을 칠 기세였다. 하지만 이미 10명의 복면을 쓴 괴한들인 별초들에게 그들은 포위된 상태였다.

“어. 어서 막아라!”

환관 김우치의 목소리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 그리고 그때 충희는 찬찬히 복면을 한 괴한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래도 황족이라 김우치처럼 황망한 표정은 아니었다.

“피하셔야 합니다. 황자마마!”

환관 김우치는 다급하게 말했다.

“내가 왜?”

“예? 무, 무슨 말씀이옵니까?”

“저들이 노리는 것은 내가 아니라 너희들이다.”

역시 썩어도 준치라는 말이 있다. 그리고 황족의 씨는 뭐가 달라도 달랐다.

“황자마마!”

“너는 그렇게 보고도 모르는 것이냐?”

“무엇을 말, 말이옵니까?”

“저들은 무장들이다. 복면을 쓰고 있기는 하나 고려의 무장들이지.”

충희의 말에 순간 환관 김우치는 기겁을 했다.

“고, 고려의 무장들이라고요?”

“그렇다. 용호군 별초쯤 되겠지.”

“용호군 별, 별초라면,,,,.,,.”

“다시 말해 어마마마께서 그대가 싫은 모양이다.”

그 순간 환관 김우치는 절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 그 말씀은,,,,,,,.”

“그대는 이 자리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거지.”

충희는 아무렇지 않게 대답을 했다.그 순간 김우치의 뒤에 있던 해월이 품에서 예리한 단검을 뽑아 김우치의 등을 깊게 찔렀다.슈우욱!순간 예리한 단검이 김우치의 몸으로 파고드는 소리를 환관 김우치와 충희의 귀에 들렸다.

“아아악!”

순간 김우치가 비명을 지르며 고개를 돌려 해월을 봤다.

“네, 네년이 왜?”

“네가 주제도 모르고 명을 재촉한 것이니 원망은 마라! 스님께서 말씀하시지 않으셨느냐? 태후께서 너를 참하라고 하셨다.”

“뭐, 뭐라고? 으윽!”

고통에 겨워하는 김우치는 쓰러지는 순간에도 해월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검을 든 두 명의 환관들 역시 복면을 한 괴한들에게 모두 죽임을 당했다.

“네, 네년이,,,,,,.”

“죽어라!”

그와 동시에 해월은 단검을 김우치의 몸에서 뽑아냈다. 그리고 김우치는 바닥에 쓰러졌다.

“황망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스님!”

해월은 차분히 고개를 숙여 충희에게 말했고 충희는 그저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어마마마의 뜻인가?”

“그렇사옵니다. 이제는 처음부터 무비의 개였고 이제는 황실을 기망하고 겁박하려 들어 처리를 하라고 하셨나이다.”

“그렇군. 어마마마가 나를 보자고 한 것은 다른 뜻이 있는가?”

“그것은 소녀는 모르옵니다.”

“알았다.”

“예. 스님!”

해월은 다시 짧게 대답을 하고 복면을 한 괴한들을 봤다.

“마무리를 잘 해주시오.”

“예.”

그와 동시에 아직 숨이 끊어지지 않은 무장을 한 환관들과 김우치를 향해 복면을 한 별초들이 다가갔다.저벅! 저벅!이미 죽어가고 있는 환관들이었지만 그들의 귀에는 자신들을 끝장을 낼 발자국소리가 너무나 차갑게 들려왔다.

그리고 어느 순간 발자국 소리가 멈췄다. 그와 동시에 검은 그림자가 고통에 겨워하는 자신의 눈앞에 보였다. 그리고 바로 자신들의 몸에 깊게 파고드는 뜨거움이 느껴졌다.

수욱!

“으으윽!”

환관들이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이미 생기가 사라진 몸이었기에 처절한 비명소리도 내지 못했다.그 순간 복면을 한 별초들이 검을 비틀었고 검에 찔린 환관들은 모두 절명을 했다.

물론 환관 김우치도 마찬가지였다.이것이 바로 황실의 무서움일 것이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해 공예태후의 무서움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가시지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스님!”

해월은 그저 담담히 보고 있는 충희에게 말했다.

“그래. 가자! 참 그러고 보니 저 환관들의 삶이 참 허망하구나.”

“원래 다 그렇지 않겠사옵니까.”

“그래. 다 허망한 것이다.”

그렇게 해월은 공예태후의 지시에 의해 자신에게 떨어진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을 했다. 그리고 충희를 모시고 황궁을 하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했다.그리고 충희는 뭔가가 짐작이 된다는 듯 죽어있는 환관 김우치의 시신을 한번 보고 해월을 물끄러미 봤다.

‘환속이 쉽지는 않음이야!’충희는 문뜩 그런 생각을 했다.5. 끝까지 속이는 자가 살아남는 법.깊은 밤.나와 백화는 퇴궁을 하여 조용히 사택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옛날 어머니들이 그랬듯 백화는 내 뒤에서 한발자국 떨어진 곳에서 나를 따르며 걷고 있었다.

“나란히 걷자.”

내 말에 백화는 부끄러운 듯 조심스럽게 내 옆으로 다가왔다.

“서운한 것이냐?”

난 완벽하게 황제의 말을 거부하지 않은 것 때문에 백화에게 물었다. 물론 이 순간 백화가 서운해 할 일은 절대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누가 뭐라고 해도 나는 지금 궁주의 부마가 될 수 있는 자리를 스스로 거부한 것이니 백화도 내게 고마워 할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어찌 소녀가 서운해 하겠사옵니까?”

“그렇게 생각을 해 주니 고맙다.”

“소녀가 더 감사하옵니다.”

백화는 무척이나 즐거운 표정이었다.

“나는 너랑 같이 이렇게 나란히 같이 가고 깊구나!”

“소녀도 그렇사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가 저들을 이끌어야 하겠지요.”

백화도 이미 내가 무엇을 꾸미고 있는지 다 아는 것 같았다. 그 순간 난 백화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미 내가 이 계략을 꾸밀 때부터 백화를 그 사지로 몰아넣을 생각을 하고 있었다.그런데 백화도 그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렇게 행복한 표정을 하는 거고 그게 난 참으로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항상 이런 나라서 미안하구나!”

“소녀가 상공께 도움이 될 수 있어서 감사할 뿐이옵니다.”

그러고 보니 정말 백화와 내가 인연이 된 것은 우연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그때 백화를 구하지 않았다면 나는 백화를 얻지 못했을 것이다.이 순간 정말 하늘이 내게 백화를 내려준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일만 잘 마무리가 되면,,,,,,,.”

“아무런 약조도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말씀 드렸사옵니다. 소녀는 어떠한 경우라도 상공을 위해서라면 목을 내놓을 수 있다고,,,,,,.”

백화의 말에 난 나도 모르게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나는 정말 간사한 놈이 분명할 것이다. 그리고 이 순간까지 철저하게 백화를 이용하고 있는 걸 거다. 그것을 다 알고 있는 백화인데 나를 원망하지 않는 백화이기도 했다.

“벽란도가 좋다더구나!”

“예?”

“밤풍경이 그만한 곳이 없다고 하더구나!”

“그렇기는 하옵니다.”

“그곳에는 야심한 밤에도 장이 선다고 들었다.”

“그렇사옵니다. 그런데 왜 그런 말씀을,,,,,,.”

“가자구나! 같이 가서 조금은 모든 것을 잊어 보자구나.”

난 그렇게 말하고 백화의 손을 잡았다. 그 순간 다시 백화는 파르르 떨었다.

“그러시지 않아도 되옵니다. 소녀는 이미 다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내가 그러고 싶구나!”

난 그렇게 말하며 벽란도로 가는 길도 모르면서 성큼 앞으로 나섰다.

“상공!”

“왜 그러는 것이냐? 이 길이 아닌 것이냐?”

“아니옵니다. 맞습니다.”

“그런데 왜 그러는 것이냐?”

“저를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옵니다.”

그 말이 나를 더욱 아프고 힘들게 했다.‘망할 놈의 새끼!’난 스스로를 욕했다. 사실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은 무척이나 위험한 일이다. 그리고 그것은 성공할 확률도 실패할 확률도 장담하지 못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었고 그 일에 나는 백화를 밀어 넣을 생각을 한 것이다.

“내가 꾸미고 또 내가 너를 그곳에 밀어 넣지만 그런 나는 내가 싫다.”

“아옵니다. 아직 가지신 힘이 없으셔서 그러시는 것도 아옵니다.”

“미안하다. 백화야!”

“소녀는 상공의 힘이 되어 드릴 수 있어서 고마울 뿐이옵니다.”

순간 나를 위해 말하는 백화의 입술이 무척이나 아름답게 보였다. 그리고 그녀의 입술에 입맞춤을 하고 싶다는 충동이 들었다.하지만 그것마저도 지금은 백화를 기망하는 행동처럼 느껴지는 나였다.

“가자! 벽란도에 가 보자.”

그렇게 나와 백화는 벽락도로 향했다. 그리고 이르면 내일 그리고 늦으면 모레에 나와 이 고려 그리고 백화의 운명이 결정될 것 같았다.‘백화와 필부로 살고 싶은데,,,,,,.’난 순간 문뜩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 순간 그것은 너무나 어려운 꿈이라는 것을 나는 너무나 잘 알았다.

무덤처럼 적막한 내전.황제는 의자에 앉아 무척이나 고민을 하는 듯 보였다. 물론 그 고민의 끝은 내가 말한 것을 실행에 옮길 시점을 찾는 고민이었다. 그리고 그 일은 결심도 필요한 일이었다.

“으음,,,,,,.”

황제는 다시 신음을 했다. 이미 모든 행동은 결정이 된 상태였다. 그래도 황제는 고민을 해야 했다. 아니 고민이 될 것이다.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고 해도 정말 쉽게 내려놓을 수가 없는 자리가 바로 황제의 자리일 것이다.

“미련을 가지지 말자. 그래야 내 아들이 살고 내가 살고 이 황실이 산다.”

황제는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밖에 누구 없느냐?”

황제가 환관을 찾았다.

“예. 황제폐하!”

그 순간 문 앞을 지키는 나인이 문을 조심히 열고 들어와 부복을 했다.

“가서 상장군을 부르라!”

“상장군을 말씀하시는 것이옵니까?”

“그래. 부르라! 내가 그와 독대를 하겠노라고 전하라!”

황제의 말에 나인은 자신도 모르게 인상을 찡그렸다. 이유는 참으로 간단할 것이다. 이 나인은 김우치의 사람이 아니라 환관 최준의 사람이니 그런 표정을 하는 거였다.

“예. 소녀 명을 받자옵니다.”

“가서 내가 바로 보자고 해라. 바로!”

“예. 황제폐하!”

나인은 짧게 대답을 하고 내전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그녀는 바로 상장군 정중부를 찾아간 것이 아니라 환관 최준을 찾아갔다.

“황상께서 그렇게 말씀하셨단 말인가?”

“그렇사옵니다. 최준공.”

“회생이 다녀간 후에 그랬단 말이지?”

이게 가장 중요한 사항이었다.

“그렇사옵니다. 회생이 다녀간 다음에 깊게 고민을 하시더니 그렇게 전했사옵니다.”

나인의 말을 듣고 있던 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대가 직접 명을 받은 것은 아직 김우치가 입궁하지 않았기 때문이겠지.”

이미 최준은 태후의 밀명으로 별초들이 출동을 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것으로 라이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김우치는 정리가 될 거라고 짐작이 되는 최준이었다.

“그렇습니다.”

“알았네. 가서 상장군에게 전하게.”

“예. 최준 어른!”

나인은 조심히 뒤로 물러나 내시 방에서 나갔다. 그와 동시에 최준은 다소 무거운 얼굴로 변했다.

“간웅은 분명 간웅일 것이야! 나를 스승으로 모시겠다고 한 것까지 말이야!”

지금 이 순간 환관 최준은 회생의 얼굴을 떠올리고 있었다.정말 그렇게 결심을 하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최준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이 마음에 진심이 담겨 있는지도 사실 의심스러운 최준이었다.하지만 중요한 것은 회생 그가 자신을 스승으로 모시고 싶다고 한 것이었다.

“내 아들이면 좋으련만!”

회생의 말이 그렇게 지금 최준의 마음을 흔드는 거였다. 그리고 회생이 자신에게 한 말이 거짓이라고 해도 믿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자도 아들이겠지.”

최준은 그런 말을 하며 흐뭇한 미소를 머금었다. 그리고 순간 뭔가 다짐을 한 것처럼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나오게.”

그 순간 문을 열고 다섯 명의 환관들이 최준의 앞으로 다가와 부복을 했다.

“부르셨사옵니까? 어르신!”

“우리가 동원할 수 있는 환관들이 몇이나 되나?”

이 순간 최준은 회생을 도우려 했다.

“20여명은 되옵니다.”

“겨우 20여명?”

“그렇사옵니다. 무예를 알고 있는 자들이 그 정도 이옵니다.”

“내 명령에 바로 움직일 수 있도록 대기를 시켜놓게.”

“예. 어르신!”

최준은 이 순간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회생을 도우려 했다. 그만큼 회생이 한 말은 최준을 흔들어놓은 거였다.

‘내 제자가 간웅이기는 한 모양이군. 나를 이렇게 흔들어놓는 것을 보니,,,,,,.’이제 점점 더 새로운 하늘이 열리는 날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각자 회생을 돕기 위해 자신들의 역량을 최대한 모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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