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간웅-104화 (104/620)

< -- 간웅 6권 -- >반간계!이렇게 회생은 철저하게 손자병법을 활용하고 있는 거였다. 그러고 보면 손자병법이야 말로 최고의 병법서 일 것이다.반간계는 중국의 대표적 병법인 36계 가운데 33번째 계책이다.

간(間)은 적으로 하여금 서로 의심하여 믿지 못하도록 하는 의미이고, 반간은 아군을 이간하려는 적의 계략을 역이용하여 적을 이간한다는 의미이다. 적의 첩자를 역이용하여 적을 속이는 기만전술 가운데 으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미인계, 공성계, 고육계, 연환계와 함께 패전계의 하나가 바로 반간계인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철저하게 간자를 설득하거나 위협하거나 아니면 포섭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역반간계에 당할 수 도 있으니 더욱 조심해서 또 신중하게 생각을 해야 하는 간계 중에 최고인 것이다.

반간계의 대표적인 예는 적벽대전에서 주유가 펼친 반간계가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어쩌면 적벽대전의 시작도 끝도 모두 반간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북방 출신인 조조의 군대는 기마전에는 능했지만 수전에는 약했고 그것을 주유가 아주 유용하게 사용한 거였다. 조조는 간웅이라고 불리는 자로 조조는 오나라에서 투항한 장수들로, 수전에 능한 군대를 조련하고 있었다.

주유가 내심 이를 걱정하고 있던 차에 조조의 참모로 주유와 동문수학한 장간이 항복을 권하러 주유를 찾아왔고 여기서 반간계가 이루어졌다. 그리고 주유는 그와 함께 술을 마시고 취하여 자는 척하면서 탁자 위에 채모와 장윤이 보낸 것처럼 꾸민 편지를 장간이 볼 수 있게 놔두었고 그것을 본 장간은 채모와 장윤은 오나라의 첩자라고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끝내 조조는 채모와 장윤의 목을 쳤고 이것으로 조조의 수군양성에 실패를 했다.결국 조조는 주유의 반간계에 넘어가 치명타를 입게 된 것이다.

정말 기만전술로는 최고의 전술인 것이다.물론 이 역시 회생이 해월에게 귀띔을 해준 일이었다. 그렇게 회생은 상장군 정중부의 눈과 귀를 가리는 것에 역점을 두고 자신의 계략을 실행에 옮기고 있었다.

“태후께서는 고뿔에 심하게 걸리신 듯 합니다.”

환관 김우치의 말에 상장군 정중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수도 있겠지. 태후에게는 아주 힘이 드는 며칠이었을 것이니,,,,,,.”

“그렇습니다. 춘추가 있으셔서 그런지 자리보존하고 계신 모습이 조금은 딱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사실 만병의 근원이 바로 고뿔이 아닙니까? 또한 연로하신 분들은 대부분 고뿔로 시작해서 생을 마감하지요.”

환관 김우치는 비릿한 웃음을 상장군 정중부에게 보였다.

“그럼 오죽 좋겠나? 아무리 내가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해도 태후는 황실의 제일 어른이야! 내가 가는 길에 항상 걸림돌이 될 위인이지.”

상장군 정중부는 인상을 찡그렸다. 정말 공예태후만 없다면 자신의 야망이 더 빠르게 실현 될 것 같은 상장군 정중부였다.하지만 지금까지 누구보다 정정한 공예태후였다.‘뭘 그렇게 처먹는지 아프지도 않더니 드디어 자리 보존을 했군.’상장군 정중부는 그런 생각을 하며 피식 웃었다.

“그래. 태후가 뭐라고 하던가?”

이제는 상장군 정중부는 태후마마라는 소리도 하지 않았다. 이것이 바로 오만함의 시작일 것이다. 그리고 그 오만함은 실수를 하게 될 것이고 엄청난 패착의 길로 들어설 것이 분명했다.

“많이 초취해지셔서 제가 흥왕사에 계신 충희 황자를 데리고 오라고 하셨습니다.”

“충희 황자를?”

상장군 정중부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렇습니다. 무척이나 보고 싶어 하는 표정이었습니다. 원래 태후께서 제일 마음을 많이 쓰신 황자이지 않습니까?”

환관이다 보니 김우치는 황궁에서 일어나는 일을 대부분 알고 있었다.

“그렇지. 열 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은 없다고는 하지만 안 아픈 손가락은 분명 있고 더 아픈 손가락도 있는 법이지. 그게 바로 태후에게는 충희 황자겠지.”

“그렇습니다.”

“그런데 왜 지금 충희황자를 환궁시키려는 걸까?”

그래도 상장군 정중부는 생각이라는 것이 있는 사람이었다.

“태의원에서는 지금 시탕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시탕?"

“그렇습니다. 아마도 충희 황자에게 자신의 약을 시탕시킬 생각인 것 같습니다. 예전에도 그런 경우가 몇 번 있기도 했습니다.”

사실 공예태후는 막나가는 충희 황자를 타이르기 위해 몇 번 물로 시탕을 시킨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아는 환관 김우치였다.

“아파서 시탕을 시킨다?”

“그렇습니다.”

“정말 태후가 갈 때가 되긴 된 모양이군!”

충희고려의 승려로 의종의 동생이 되는 자다. 시호는 원경이고 현오국사에게 나가 승려가 되어다.

후일 흥왕사의 승통이 되었고 승려들과 모의를 해서 옥좌를 찬탈한 계획을 한다는 밀고를 받았으나 사실이 아님이 밝혀져서 무사했다. 하지만 그것은 명종이 즉위한 후가 아니라 하기 전의 일일 것이다. 그리고 충희 그와 같이 옥좌 찬탈을 모의한 자는 승려들이 아니라 상장군 정중부일 것이다. 그리고 지금이 바로 그 시점인 것이다.상장군 정중부의 말에 중랑장 한 섬은 살짝 정말 찰나의 순간이지만 인상을 찡그렸다. 그리고 환관 김우치는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이것이 달라진 두 사람의 입장에서 나오는 행동일 것이다.

“그렇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여쭈기 위해 왔습니다.”

“이번 기회에 흥왕사에서 나와 환속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

상장군 정중부는 태후가 충희 황자를 부른 일로 그를 환속시킬 생각을 했다. 그래야 자신이 바로 황제를 더 압박해서 충희에게 양위를 하기 만들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럼 제가 다녀오겠습니다.”

환관 김우치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자네가 다녀오게. 아무리 그래도 태후의 명이니 거스른다는 좀 모양새가 좋지 않지.”

“그렇습니다. 상장군!”

“다녀오게. 이제 정말 시작이군.”

상장군 정중부는 인상을 찡그렸다.

“예. 제가 다녀오겠습니다.”

환관 김우치는 허리를 숙여 상장군 정중부에게 인사를 했다. 정말 이 순간 환관 최준은 최대한 회생이 편히 움직이기 위해 걸림돌을 차근차근 제거하고 있었다. 그렇게 환관 김우치는 조심히 뒤로 물러나 장군방을 나갔다.

“태자는 어떤가?”

“태자 궁 안으로 들어가 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벌써 3일째이니 지금이면 땅에 떨어진 개떡도 주워 먹을 것입니다.”

“그래. 맞는 말이다. 이제 거의 때가 된 것이야! 한번은 거부를 하겠지만 끝내 황제폐하는 내게 굴복을 하게 될 것이야!”

상장군 정중부는 자신의 생각을 믿어 의심치 않았고 지금 그것을 회생이 이용하려고 하는 거였다.

“그렇습니다. 상장군!”

“며칠 안에 대전 주변을 삼엄하게 병력을 배치해야 할 일이 생길 것이야!”

“대전 주변에 병력을 배치하신다는 말씀이십니까?”

중랑장 한 섬은 놀라 상장군 정중부를 봤다. 사실 대전 주변에 병력을 배치하는 일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곳을 지키는 병력들은 원래 견룡들 이어야 했다. 그런데 지금 상장군 정중부는 그 병력을 응양군으로 바꾸려하고 있는 거였다.

“그래. 일을 시작했으면 깔끔하게 정리를 해야지.”

“무슨 말씀이십니까?”

“이의방과 이고 채원을 말하는 것이야!”

상장군 정중부는 일이 착착 진행되어서 그런데 이야기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지금 계집처럼 자랑을 하듯 말하고 있었다.

“그들을 제거하기 위해 병력을 교체한다는 말씀이십니까?”

“그렇지.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황제가 양위를 하고 나서 다른 대신들의 동요를 막기 위함이지. 그리고 바로 그 이의방 이고 채원을 제거하면 이 고려는 내 세상이 되는 것이야! 하하하!”

상장군 정중부는 벌써부터 성공을 생각하고 있었다.

“대단하십니다. 상장군!”

중랑장 한 섬은 괜히 놀란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래. 이제 3일이면 모든 일이 끝이 나지. 암 그렇고말고.”

상장군 정중부가 그런 생각을 하는 동안 중랑장 한 섬은 이의방이 결성한 결사대를 응양군으로 둔갑시킬 절호의 기회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역시 하늘이 이의방과 회생을 돕는군!’중랑장 한 섬은 그런 생각이 들었고 회생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했다.

“무예가 출중한 자들로 선별을 해야 할 것이네.”

“여부가 있겠습니까?”

“그래. 이고와 채원 그리고 이의방은 무예가 출중한 자들이야! 1당 100은 할 수 있는 위인들이지. 그러니 단단히 준비를 해 둬.”

“예. 상장군!”

“황제가 양위를 하고 바로 전각을 나서는 순간 죽일 놈은 다 죽이고 살 놈에게는 내가 얼마나 두려운 존재인지 뼈에 각인을 시켜줄 것이야!”

“예. 상장군!”

“어서 가서 준비를 해! 이제 3일이야! 3일.”

“예. 제가 만반의 준비를 하겠습니다.”

중랑장 한 섬은 조심스럽게 군례를 하고 밖으로 나가기 위해 돌아섰다.‘하늘이 나를 돕고 이의방을 돕고 회생을 돕는구나!’중랑장 한 섬은 그런 생각을 하며 자신이 회생의 편으로 돌아선 것이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회생이 사택 뒤뜰.어린 만적이 숨을 헉헉거리며 바닥에 주저앉아 흥선을 보고 있었다. 만적은 이미 손이 부르트도록 도끼질을 해서 손바닥 가득 물집이 잡혀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그의 눈은 흥선에게 하나라도 더 배우겠다는 열망으로 가득했다.

배우고자 하는 열망은 어쩌면 인간의 본능일 것이다.

“무엇을 하든 그 신분적 근본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고자 하는 결심과 열정 그리고 행동으로 옮기는 과감함이 중요하다.”

흥선의 말에 만적은 놀라 흥선을 뚫어지게 봤다.

“신분이 중요하지 않다니요?”

“그래. 중요하지 않다. 신분은 그냥 신분인 것이다.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닌 것이다.”

“예?”

만적은 흥선의 말뜻을 이해하지 못해 멍해졌다.

“처음부터 왕이 없고 처음부터 천민이 없다는 이야기다.”

“어떻게 그게 가능합니까? 태어날 때부터 천민이면 끝까지 천민이고 거지면 끝까지 거지이지 않습니까?”

양인으로써 만적은 흥선의 말이 이해도 되지 않고 놀랍기만 했다.

“그것이 바로 잘못된 생각이라는 거지.”

지금 이 순간 흥선은 위험한 생각을 만적에게 주입시키고 있었다. 그런데 그냥 아이의 치기로 보기에는 너무나 눈매가 매서운 흥선이기도 했다.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는 말이 있다. 그런 면에서 회생은 지금 제가를 하지 못하고 있는 거였다.

“잘못되었다고요?”

“그래. 틀렸다. 잘 들어라.”

“예. 도련님!”

정말 이 순간 만적은 흥선의 말이라면 하나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눈빛을 보였다.

“이 고려를 창업하신 태조께서는 처음부터 황제가 아니셨다.”

“전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어요. 도련님!”

“태조께서는 궁예대왕의 신하셨다.”

흥선은 궁예를 대왕이라고 말했다. 역사서는 궁예를 폭군으로 묘사를 하고 있다. 하지만 그 역사서는 모두 고려의 황제의 신하들이 기록을 한 것이고 그것은 다시 말해 태조인 왕건에게 유리하게 기록을 했다는 의미였다.

궁예!궁예는 진골의 집안에서 태어나 나라를 망칠 놈이라는 예언과 함께 모진 인생역정을 시작을 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러나 타고난 능력과 지략 그리고 용맹으로 사람을 모아 후고구려를 세우는 왕이 된 인물이기도 했다.궁예는 스스로 살아있는 미륵으로 자처했으며, 관심법이라는 특유의 술책으로 사람들을 휘어잡았다.

그것이 지나쳤을까, 포악한 성격으로 주변의 인심을 잃고, 드디어 부하인 왕건에 의해 내몰려져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여기까지가 역사적 기록이었다. 하지만 역사서가 아닌 사탑의 기록이나 비석의 기록을 보면 궁예는 여전히 대왕으로 불려 진 인물이었다.

이것이 바로 역사와 기록의 차이일 것이다.

“도솔천의 미륵보살은 석가모니를 이어 중생을 구하러 세상에 올 것이다.”

고려 불교에서는 이것을 미륵 상생신앙이라 한다. 그런가 하면 미륵 하생신앙이 있다.

세상이 너무 어지러워 도탄에 빠진 중생이 56억 7천만 년을 기다릴 수 없어지면, 미륵보살더러 어서 강림을 하라고 기원을 하고 미륵보살은 그 간청을 저버리지 못하고 이 세상으로 내려온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고려의 하생신앙 역시 도선대사의 도천밀서에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결국 이 고려는 도천밀교가 바탕이 되어 세워졌다는 의미가 되는 거였다.

하여튼 신라말기 혼란한 시기에 스스로 미륵이라고 외친 궁예는 후고구려의 왕이 됐다. 그런데 도선대사가 미리 예견한 왕의 재목은 궁예가 아니라 태조 왕건이었다. 또한 궁예는 스스로 무너졌다. 어쩌면 태조 왕건은 이 고려를 궁예로부터 헌납 받았다고 해야 옳을 것이다.

물론 태조 왕건도 수많은 전공과 업적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어떻게든 태조 왕건은 궁예의 왕위를 빼앗았다는 거였다. 그런데 이 위험한 말을 지금 흥선이 하고 있는 거였다.

“그렇습니까? 도련님!”

“그러니 스스로 노력해라. 너는 양인이다. 무엇이든 될 수 있는 게 바로 양인이다. 또한 회생 형님을 봐라! 그 역시 양인이다. 그런데 지금 환궁을 자기 집보다 더 쉽게 드나든다. 그게 바로 노력이라는 것이다.”

흥선은 그렇게 같은 나이 또래인 만적을 무슨 의도인지는 모르나 교육시키고 있었다.환관 최준이 업무를 보는 내시방.나는 최준에게 환관의 관복을 얻기 위해 그를 찾았다.

지금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기에 지체할 시간이 없었고 이제는 어느 정도 상장군 정중부가 자신의 계략이 먹히고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을 때라 움직여야 한단이 들었다.하지만 이번 행동은 무척이나 무리수를 두고 움직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만약 내가 환관의 관복으로 변복을 하고 대전으로 향하다가 상장군 정중부의 끄나풀이 된 환관 김우치를 만나기라도 하는 날에는 내 모든 계획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었다.

“관복을 내어달라는 말씀이십니까?”

환관 최준은 내게 되물었지만 그의 눈빛은 이미 내가 그렇게 할 거라고 예상을 한 눈빛이었고 난 속으로 그런 최준의 눈빛 때문에 다시 한 번 계륵을 떠올려야 했다. ‘좋지 않아! 절대 좋은 현상이 아니야!’난 속으로 그런 생각을 했다.

“그렇소. 지금 당장 황제폐하를 만나야합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환관의 관복이지 최준의 목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 준비를 하겠습니다.”

최준은 짧게 대답을 했다.‘어느정도 경고를 해야 하겠지.’그리고 난 아직은 이 황궁에서 일어나는 일 대부분을 알고 있는 환관 최준을 제거할 수는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분명 필요한 것이 바로 경고라는 것을 결론을 내린 상태였다.

‘머리가 좋은 환관이니 단번에 알아차릴 거야!’난 그런 생각을 하며 차분하게 앉아 담담한 눈빛으로 나를 보고 있는 최준을 봤다.

“최공!”

“예. 이공!”

“계륵이라고 아십니까?”

순간 내 말에 환관 최준은 인상을 찡그리며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이것만 봐도 머리가 좋고 식견이 높은 최준일 것이다.

“압니다.”

“깊이 좀 생각을 해 보세요. 저는 요즘 계속 계륵이 떠오릅니다.”

“제가 계륵 같으신 모양입니다.”

정말 최준은 단번에 내 말뜻을 이해를 했다.

“그렇습니다.”

“양수는 되지 않을 것이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난 최준의 말에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 지금 최준이 한 말은 내가 쉽게 양수처럼 죽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 담겨 있는 말이었다. 그리고 또한 양수처럼 멍청하지도 않다는 뜻일 것이다.

난 그 순간 최준을 노려봤다. 그리고 그 노려봄에 있어서 난 최대한 살기를 품으려고 노력을 했다. 사실 최준이 한 말은 내게는 도발과 같은 말일 것이다.

“위협입니까? 타협입니까?”

내 말에 최준 역시 살짝 표정이 굳어졌다.

“제 의지라고 해 두겠습니다. 양수가 그렇게 죽임을 당한 것은 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양수는 조조의 의중을 파악하는 것은 뛰어났으나 그의 심기까지 헤아리는 것은 부족했습니다. 저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말씀 드리는 것입니다.”

“그럼 제가 왜 이런 말을 하는지도 알겠지요?”

“그렇습니다. 하지만 급박한 순간이라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최준의 말이 아예 틀린 말은 아니다. 지금 이 순간 폭풍전야라는 것을 나도 알고 최준도 알고 상장군 정중부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사람이라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존재가 나 역시 사람이기에 내 일거수일투족을 파악하고 있는 최준이 신경에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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