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간웅-102화 (102/620)

< -- 간웅 6권 -- >난 그렇게 문극겸과 문장필을 얻고 급하게 황궁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사실 나는 처음 그들을 내 삶을 윤택하게 만들 일에 동참시키는 정도로 만들 생각이었다. 그래도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에 한 번 크게 불러본 것인데 그들은 나를 주군으로 모시겠다고 받아드렸다.

이건 어쩌면 행운이나 다름없는 거였다.‘크게 불렀는데 돼버렸네.’난 속으로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저들이 너무 쉽게 내게 왔다는 것이 마음에 걸리기는 했다.

‘완벽하게 믿을 때까지는 어느 정도 거리를 둬야겠지.’난 그들이 충심을 다해 나를 보실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아무리 봐도 나는 겨우 17살이고 직책도 겨우 위장에 불과하다.

아무리 내가 뛰어난 재주와 상황을 이용하고는 있다고 해도 그들이 저렇게 나오는 것은 너무 파격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다.‘찬찬히 지켜봐야겠지.’물론 그것은 이번 일을 모두 끝을 내고 나서의 일이다.

그런 생각을 하며 난 바로 태후 전으로 달려갔다. 물론 태후 전에 갈 때는 조심히 움직여야 한다.

이 궁궐 사방에는 눈과 귀가 있으니 말이다.황제가 감금당해 있는 내전.황제는 깊은 신음에 빠져 있었다.

아무리 회생이 참으라고 암시를 줬지만 지금 이 순간 참을 수 있는 한계는 분명 있을 것이다. 그리고 상장군 정중부가 정말 독하게 마음을 먹고 있기에 어떤 수를 써서라도 이번 사태를 잘 정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황제였다.

“어찌 해야 할꼬? 어찌 해야 한단 말인가?”

황제는 홀로 내전 의자에 앉아 깊게 신음을 했다. 정말 이런 상태에서 마냥 참고만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리고 어떻게든 회생과 연락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부터 그에게 모든 것을 맡겼으니 그와 연락을 해서 다음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황제였다.

‘어떻게 연통을 해야 할까? 어찌!’황제는 다시 인상을 찡그렸다. ‘참고 있을 수만은 없음이야!’그리고 황제는 처음 회생이 자신에게 연락을 한 것을 떠올렸다.

‘회생을 만나야하는데,,,,,,.’그런 생각을 하다가 탁자 위에 가만히 올려 있는 나무로 깍은 옹심을 보고 팔을 뻗어 옹심을 손바닥 위에 올려놨다.‘옹심이군! 옹심이야! 그래 옹심이야!’문뜩 황제는 뭔가 떠올랐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아이라면 이번 상황도 충분히 염두 해 두고 있었을 것이야!’황제는 회생을 그렇게 믿고 있었다. 그리고 무슨 결심이라고도 한 듯 문 쪽을 뚫어지게 봤다.

“밖에 누구 없느냐?”

황제가 밖에 대기를 하고 있는 환관을 불렀다. 그러자 밖에서 대기를 하고 있던 환관 김우치가 조심히 들어왔다.

“부르셨나이까? 황제 폐하!”

환관 김우치라 조심히 머리를 조아렸다. 이렇게 환관 김우치는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황제를 감시하기 위해 내전을 떠나지 않고 있었다. 환관 김우치를 보자 황제는 마치 환관 김우치를 너무나 믿고 있다는 눈빛으로 봤다. 물론 그것은 김우치를 속이기 위한 눈빛이었다.

“여전히 그대만이 짐을 보필하고 있군.”

“황공하나이다. 황제폐하!”

“그래도 그대가 있어 짐이 이 모진 일들을 견디고 있다.”

“황공하나이다. 황제폐하!”

다시 한 번 황제가 환관 김우치를 칭찬하듯 공을 치하하자 김우치는 허리를 숙였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환관 김우치는 그저 앵무새처럼 대답을 할 뿐이었다.

“짐이 지금 팥죽을 먹고 싶구나!”

“팥죽이라 하셨습니까?”

“그래. 팥죽이다. 팥죽을 먹고 싶다. 네가 가서 구해줄 수 있겠느냐?”

황제가 갑자기 뜬금없이 팥죽을 먹고 싶다는 말을 하자 환관 김우치는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예. 바로 소주방에 연락을 하겠나이다. 황제폐하!”

“그래. 그렇게 해라. 짐은 그대가 있어 그래도 의지가 된다.”

황제는 그렇게 말하고 환관 김우치를 힐끗 봤다.

“황공하나이다. 황제폐하!”

다시 한 번 환관 김우치는 허리를 숙였다. 하지만 그렇게 허리를 숙이고 있어도 김우치는 이미 황제의 신하가 아니었다. 그의 주인은 바로 난적 정중부인 것이다.

‘저놈은 상장군 정중부의 끄나풀일 것이야!’황제가 그런 생각을 하는 동안 환관 김우치는 조심히 나왔다. 그리고 그의 입가에는 황제를 조롱하는 조소가 머금어졌다.아마 자기 아들은 굶주리는 판에 뜬금없이 팥죽을 찾는 황제라 어이가 없었던 거였다. 하지만 그는 지금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거였다.

그 팥죽이 지금 이 고려의 운명을 좌지우지 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던 거였다. 그리고 문 앞에 대기를 하고 있던 나인들 중 하나가 살짝 입술을 깨물었다. 그리고 그때 김우치가 조심히 밖으로 나왔다.

“너는 못 보던 아이구나!”

김우치는 내전에서 호종을 하고 있는 나인을 보며 물었다.

“예. 오늘 배치가 되었나이다.”

“오늘 배치가 되어?”

환관 김우치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눈빛으로 나인을 봤다.

“전에 호종을 하던 홍 씨와 이 씨는 어디에 간 것이냐?”

환관 김우치가 말한 홍 씨와 이 씨는 자신의 사람으로 황제를 감시하기 위해 심어놓은 나인이었다. 물론 그 두 년들은 이미 홍련에 의해 이 세상 사람은 아니었다.

“홍씨는 사가에 홀로 계신 모친이 위독하여 급히 나갔고 이 씨는 몸이 좋지 않아서,,,,,,.”

“뭐라?”

환관 김우치는 인상을 찡그리다 못해 구겼다. 사실 그 둘은 홍련의 검에 의해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감히 황제 폐하를 호종하는 나인이 내 허락도 없이 소임을 저버린단 말이냐?”

“홍 씨는 사가의 일이 급하여,,,,,,.”

“아무리 일이 급해도 그렇지.”

환관 김우치는 무겁게 질책을 하듯 말했다.

“송구하옵니다.”

“그럼 이 씨는 어디에 있는 것이냐? 홍 씨는 그렇다고 쳐도 겨우 몸이 아파서 소임을 망각하는 이 씨는 바로 내게 오라고 해라. 내 절대 용서치 않을 것이야!”

그 순간 나인은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

“왜 그러는 것이야? 내 말이 들리지 않느냐?”

“이 씨가 지금,,,,,,,.”

“지금 뭐?”

“그게 달, 달 걸이 중이라,,,,,,,.”

나인의 말에 환관 김우치는 인상을 찡그렸다.

“젠장! 이 중요한 시기에 말이야!”

뭐 어쩔 수 없는 노릇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자는 한 달에 한 번 그렇게 몸이 불편해지니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 그리고 달 걸이를 하는 나인은 황족의 옆에 설 수가 없는 것이 바로 이 황궁의 법도였다.

“그런데 누가 너를 이곳에 배치시켰느냐?”

사실 이 두 나인들은 환관 최준이 은밀히 배치를 시킨 나인들이었다.

“저희는 이 씨의 명을 받고 왔나이다.”

“이 씨의 명이라고?”

“그러하옵니다.”

환관 김우치는 그래도 자기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 나인 이 씨가 직접 지시를 했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다. 은밀히 잘해야 할 것이다.”

“예. 상선어른!”

나인이 환관 김우치에게 상선이라고 말을 하자 환관 김우치는 싫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상선이라,,,, 듣기 싫지는 않구나! 하여튼 잘해야 할 것이다.”

“예. 상선어른!”

그리고 환관 김우치는 황제가 들어앉아 있는 방 안을 봤다.‘참 이 순간에 뜬금없이 팥죽이라,,,,,,,.’환관 김우치는 그런 생각을 하며 돌아섰다. 그리고 그 순간 나인들의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 그렇게 김우치는 소주방으로 갔고 그와 동시에 나인 하나가 조심히 눈으로 신호를 하고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그녀는 지금 바로 환관 최준에게 달려갔다. ‘황제폐하가 팥죽을 찾으시면 바로 연락을 하라고 했어.’그리고 밖에 서성이고 있는 생각씨를 보고 조용히 불렀다.

그 순간 생각씨는 쪼르르 나인에게 달려왔다.

“부르셨습니까?”

“가서 최존 어른께 전해라!”

“뭐라고 전해야 하나요?”

“황제폐하가 다시 찾으셨다고 전하면 될 것이다.”

“예.”

어린 생각씨는 꾸벅 인사를 하고 쪼르르 달려갔다. 이제 점점 더 이렇게 급하게 일이 돌아가고 있는 거였다.

“또 무슨 일인가?”

태후는 은밀히 자신의 처소를 찾아온 나를 보고 인상을 찡그렸다.

“태후마마 신 회생이 문안드리옵니다.”

“문안 때문에 온 것인가?”

“그건 아니옵니다. 일이 급하게 돌아가서 왔나이다.”

“일이 급하게 돌아가?”

“그러하옵니다.”

“내가 할 말이 있군.”

역시 눈치가 빠른 공예태후였다.

“예. 그렇습니다. 난적 정중부가 누구를 황제의 자리에 올리려는지 알아냈나이다.”

그 순간 공예태후의 표정이 굳어졌다.

“누구인가?”

“충희 황자이시옵니다.”

“충, 충희?”

순간 공예태후는 당황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러하옵니다.”

“충희는 이미 불가에 귀의한 스님이네.”

“환속을 하면 되지 않사옵니까?”

“하지만 충희는 황제의 자질이 되지 못해!”

“그러니 상장군 정중부가 역심을 품고 있다는 증거이옵니다. 충희 황자를 황제에 올리고 후일 은밀히 황망한 일을 도모하고 나면 이제는 정말 허수아비보다 못한 어린 황족이 황제가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이 고려는 정중부의 나라가 되는 것입니다.”

내 말에 공예태후는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지만 그의 눈에는 살기가 가득 담겨 있었다. 아마 들어도, 또 들어도 역심이라는 말은 그렇게 태후를 분노케 하는 단어인 모양이다.

“내 정중부 그 놈을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예. 그러셔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알려주려고 왔는가?”

“아니옵니다. 태후마마!”

“그럼 뭔가?”

“이제는 충희 황자님을 불러드릴 차례이십니다.”

“충희를 불러드려?”

“그렇사옵니다. 소신이 듣기로는 효성 하나만은 타고나신 분이라고 알고 있나이다.”

“그렇다. 그 아이에게 쓸 만 한 것은 그게 전부지.”

“그러니 불러드리소서. 상장군 정중부가 의심하지 않게 불러드리소서.”

“의심하지 않게?”

“그렇습니다. 고뿔을 심하게 걸리시면 시탕을 위해서 오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내 말에 공예태후도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미래의 현대에서 그렇지만 이 고려에서 사람이 가장 많이 걸려 죽는 병은 감기였다.그리고 내 계략을 위해 공예태후는 한 동안 크게 앓아야 했다.

“알았네. 내 그렇게 하지.”

“그리고,,,,,,.”

난 다시 주변을 살폈다.‘조심해서 나쁠 것이 없지.’내 행동에 공예태후는 인상을 찡그렸다.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송구하옵니다.”

“그래. 더 할 말이 있는가?”

“무례하게 여기시지 않는다면 조금 가까이 가도 되겠나이까?”

“조금 가까이?”

“그러하옵니다. 태후마마!”

“오라! 내 이미 회생 그대에게 모든 것을 맡겼다. 그러니 그대가 하는 행동이 무엇이 무례하겠는가?”

“황공하옵니다.”

그리고 난 조심히 다가가서 무례하지만 공예태후의 귀에 내가 가지고 있는 계략을 속삭여줬다.

“그, 그게, 그게 가능한 것이냐?”

“그렇습니다. 태후마마!”

“알았네. 내가 충희는 잘 다독이도록 하지.”

“예. 태후마마!”

난 그렇게 말하며 허리를 숙이며 뒤로 조심히 물러났다.

“그럼 소신은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그때 공예태후가 나를 뚫어지게 봤다.

“회생!”

“예. 태후마마!”

“황실은 절대 그대의 공을 잊지 않을 것이다.”

뭐 말로는 못할 소리는 없는 법이다. 그리고 잊지 않아준다니 뭐 싫지도 않았다.

“황공하나이다.”

난 그렇게 형식적으로 대답을 하며 다시 한 번 허리를 숙이다 공예태후의 눈을 봤다. 그 순간 그녀의 눈동자에 내가 가득 들어 있는 것이 보였다.

‘뭐야? 저 눈빛은,,,,,,.’난 문뜩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는 다음 일을 준비하기 위해 공예태후의 처소에서 나왔다.‘이제 착착 일이 진행이 된다.

’2. 이의방에게 알아야 할 만큼만 알려주다.환관 최준의 방.최준은 벌떡 일어나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생각씨를 뚫어지게 봤다.

“뭐라? 황제폐하께서 팥죽을 찾으셨다고?”

“그렇습니다.”

생각씨가 대답을 했다. 그 순간 환관 최준은 옆에 있는 환관들을 봤다.

“지금 회생공은 어디에 계시냐?”

지금 최준의 옆에 있는 환관들은 얼마 전 채원에게 물고가 났던 바로 그 환관들이었다. 그들은 각각 각처소를 담당하는 환관들이었다.

“지금 태후마마의 처소에 있는 걸로 압니다. 최준공!”

젊은 환관이 최준에게 말했다.

“바로 연락을 해야겠다.”

“제가 가겠습니다.”

조금 전 최준에게 말을 했던 환관이 대답을 했다.

“아니야! 이 궁에는 보는 눈이 많다.”

최준은 그렇게 말을 하며 자신의 앞에 가만히 서 있는 어린 생각씨를 봤다.

“네가 가겠느냐?”

“어디를요?”

“태후 마마의 처소다. 가면 젊은 무장이 있을 것이다. 그의 옆에 아주 빼어난 미모를 지닌 여 무사가 있을 것이다. 그에게 가서 팥죽이라고 말을 하면 된다.”

환관 최준이 팥죽이라는 말에 어린 생각씨는 입맛을 다셨다.

“할 수 있겠느냐?”

“예.”

어린 생각씨는 지금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 줄도 모르고 해맑게 웃었다.

“어서 가서 그렇게만 말해라.”

“예.”

생각씨는 꾸벅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갔다.

“이제 중요한 것은 그 뱀 같은 김우치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건데,,,,,,.”

최준은 혼잣말을 하듯 말했다.이 순간 환관 최준은 회생이 황제를 독대해야 생각이 들었다. ‘태후마마에게 청을 드릴 수밖에 없겠군.’환관 최준은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를 가시는 것이옵니까?”

“나 역시 태후 전에 가야겠다.”

환관 최준은 그렇게 말하고 급하게 태후 전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오늘 밤이야! 어떻게든 뱀 같은 김우치를 퇴궁 시켜야 해! 그래야만 회생 공이 움직이기가 편할 것이야!’내가 태후 전 전각에서 나오며 백화를 봤다. 그래도 백화가 있어서 이렇게 종횡무진 활개를 치고 다니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지금 백화는 어린 생각씨와 뭔가 심각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물론 그 심각한 것은 백화 만이었다.

“알았다. 내가 그렇게 전해주마.”

“예. 저는 전했습니다.”

생각씨는 그러게 환관 최준이 준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하고 꾸벅 인사를 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그리고 나는 천천히 백화에게 다가갔다.

“무슨 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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