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간웅 6권 -- >1. 스승이라는 부르고 가신이 쓴다?나는 자리에 앉아 꾹 입을 다물고 있는 문장필을 봤다. 나는 오늘 그를 처음 본다.
그 역시 마찬가지일 거다. 그리고 그의 눈빛은 나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처음 나를 본 문극겸도 그랬다.
하지만 내 말에 또 이 고려의 어려운 현실에 나라는 타협점을 스스로 찾았고 그 다음부터 문극겸의 눈빛이 달라졌다.아마 문장필도 그럴 것이다.
그는 지금 나를 관찰하고 시험하고 또 어떤지 알려고 하려는 거였다.‘내 집까지 스스로 찾아온 것은 내게 엎드리려는 거겠지?’난 그런 생각이 들었다.
“누추한 저의 사택까지는 웬일이십니까?”
나는 대충 짐작을 하면서도 문극겸에게 물었다. 이 순간 나는 문장필을 철저하게 배척을 하는 투로 말했다.
“말하지 않았소. 하던 이야기를 계속 하자고 왔소.”
“하던 이야기를 계속 하자고요?”
“그렇소. 이공!”
문극겸의 말투에 문장필은 인상을 찡그렸다. 아마 문극겸이 완벽하게 설득이 되지 않은 모양이다. 정말 눈빛에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못하고 있으니 속내를 숨기지는 못하는 위인인 것 같았다.
“제가 못마땅하십니까?”
난 문장필을 보며 말했다.
“마땅치는 않지. 내 들으니 이 고려와 사직 그리고 군문이 겨우 어린 위장 따위에게 놀아나고 있다니 답답해서 그런다.”
문장필은 무인의 기백답게 시원시원하게 말했다.
“그러십니까?”
“그럼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가시면 되지 않겠습니까?”
내 말에 문장필은 인상을 찡그렸다. 그의 마음에는 분명 고려를 걱정하는 충정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충정 속에서도 자신의 안위를 돌보겠다는 마음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나를 난신적자의 싹처럼 말하는 것이 난 기분이 상했다.
“으음,,,,,,.”
문장필은 인상을 찡그렸다.
“엎드리시려면 바짝 엎드리십시오.”
난 문장필을 노려봤다.
“내 사택까지 와서 그렇게 나를 의심하려면 어떻게 대의를 도모하겠습니까? 정말 두 분께서 저의 사택에 온 이유를 저는 모르겠습니다.”
난 인상을 찡그렸고 지금 내 옆에서 차를 준비하고 있는 백화가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
“항상 그리 거침이 없으면 후일에 큰 화를 입으실 것입니다.”
대쪽으로 비유되던 문극겸이 나를 타이르듯 말했다. 그 순간 나는 이들이 나를 이끄는 스승이 되기 위해 스스로 찾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승이 되려 하십니까?”
순간 문극겸의 눈빛이 역시 나라는 눈빛으로 나를 봤다. 그리고 조금은 놀란 눈빛으로 문장필이 나를 봤다.
“스승이라기보다 이 고려를 같이 걱정하지고 온 것입니다.”
“그러시군요. 저의 스승이 되시려 하시는군요. 제가 걱정스러우신 것입니까?”
난 문극겸과 문장필을 보며 말했다.
“걱정이라기보다는,,,,,,.”
아마 문극겸의 다음 말은 내가 난신적자의 길을 걷지나 않을까 염려가 되어 라는 말이 빠진 것 같았다.
“알겠습니다. 시생이 걱정이 되어 오셨으니 감사합니다.”
난 바로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어찌 되었던 이제 문극겸이 내게로 왔다. 그리고 또 새끼까지 쳐서 왔으니 이로운 일이다.
아무리 내가 역사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고는 해도 식견으로 따지면 문극겸을 따를 수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그가 스승을 자처하기 위해 왔으니 내가 복이 있는 거였다.그리고 또 무장이며 문신의 식견이 어느 정도 있는 문장필도 내게 왔으니 이제 점점 더 내게 가신들과 비슷한 존재들이 모이는 거였다.
‘중랑장 한 섬에 문신 문극겸과 타고난 무장의 기질을 가진 문장필이라 소수 정예로 나쁘지 않다.’난 이렇게 조금씩 가신이 모여지고 있었다.
아마 이것이 시작일 것이다. 나쁘지 않은 상황이지만 내가 돌봐야 할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생각도 들었다.
“감사합니다. 스승으로 모시지요.”
난 정중히 다시 말했고 그제야 문장필의 표정이 풀렸다.
“하지만 다른 관계는 주군과 가신의 관계이여야 할 것입니다.”
난 다부지게 말했다.
“뭐, 뭐라 했나?”
문장필이 나를 노려봤다. 그와 동시에 문극겸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문장필을 봤다.
“이미 그렇게 문극겸 공과 마음을 정하시고 오시지 않으셨습니까?”
“으음,,,,,,,.”
문장필은 내게 속내를 들키니 인상을 찡그리며 신음했다.
“제가 스승으로 모시겠습니다. 제가 틀린 길로 가지 않게 지도해 주십시오. 하지만 분명 저는 저의 길을 갈 것입니다. 그저 제가 제자만 된다면 하고자 하는 일이 상충이 될 것이고 그러면 사이가 금이 가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저와 관계를 명확하게 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소. 틀린 말은 아니요.”
문극겸은 내 말을 받아드렸다. 하지만 여전히 문장필은 내가 못마땅한 눈빛이었다. 아니 이 순간에는 어떤 사람들도 못마땅할 것이다. 겨우 나는 17살 정도 보인다. 그런 나를 주군으로 모신다는 것은 쉽지 않는 일이었다.
“좋다. 아니 좋습니다.”
문장필도 내게 이제 존칭을 사용했다. 그리고 이때 차가 준비가 다 되었는지 조심히 백화가 찻잔을 문극겸에게 내밀었다. 그러고 보니 문극겸이 이곳에 앉아 있는 사람들 중에 가장 연장자일 것이다. 그 다음이 문장필이다.문장필은 30대 중반의 무장이고 또 낭장의 직위를 가지고 있었다.
“차가 다 준비가 되었습니다.”
문장필은 차를 준비한 백화를 보며 나를 보며 차분히 말했다.
“다비가 참으로 차분함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건 나와 어색한 분위기를 조금 바꿔보기 위한 말일 것이다. 하지만 난 놀라 백화를 봤다. 백화는 자신도 모르게 살짝 자신의 표정이 굳어져 있었다.‘이런,,, 내가 이런 오해를 만들었군!’난 바로 문장필을 봤다.
“스승님! 다비가 제 정인입니다.”
순간 문장필은 자신이 실수를 했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렇습니까?”
“예. 스승님!”
“제가 오늘 주군을 모시는 첫날부터 실수를 하는군요.”
이 순간 주군과 신하가 분명해졌다. 그럼 이제 나는 이들을 진심으로 내 가신이 될 수 있도록 예를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들이 가신 이전에 내 스승이니 말이다.난 조심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왜 그러십니까? 주군!”
문극겸이 나를 처음으로 주군이라 불렀다.
“스승님이시지 않습니까?”
난 그렇게 말하고 스승이 된 문극겸에게 큰절을 올렸다. 또한 문장필에게도 큰절을 했고 그 순간 문극겸은 놀라 나를 봤다.
“앞으로 평생 스승으로 모시겠습니다.”
사실 내가 이렇게 행동을 한 것은 저들에게 내가 자신들의 주군으로 절을 받고 싶기 때문이었다. 누군가에게 그 어떤 대우를 받기를 원한다면 그들에게 그에 적합한 대우를 해 줘야 하는 거였다. 난 그렇게 3배를 했다.그럼 이제 나는 저들에게 군신의 관계로 4배를 받아야 하는 거다.
“으음,,,,,,,.”
문장필은 신음을 했다. 그리고 나를 찬찬히 봤다.그리고 조심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행동은 문극겸보다 항상 문장필이 빨랐다. 그리고 나를 보며 크게 절을 했다.
“무인 문장필 주군을 뵈옵니다.”
그 모습을 보고 문극겸도 자리에서 일어나 내게 절을 했다.
“신 문극겸 어리신 주군을 뵈옵니다.”
그리고 난 아주 당연하다는 듯 그들의 큰절을 받았다.
“이제 두 분은 제 가신이 되시는 겁니다.그리고 지금 그들이 아주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니 빠르게 움직여야 했다.
“그렇습니다. 주군!”
“스승으로 모실 것이나 상황이 급박하니 제 무례를 항상 이해하시고 용서하십시오.”
“물론입니다. 주군!”
문장필이 내게 말했다.
“두 분께 부탁드릴 것이 있습니다.”
“주군은 가신에게 부탁하는 것이 아닙니다. 명을 내리시면 따를 것입니다.”
역시 문장필은 타고난 무장이었다.
“감사합니다. 제가 옳지 않은 일을 할 때는 틀리지 않게 이끌어주십시오.”
“그러기 위해 온 것입니다.”
문극겸이 내게 말했다.
“주군! 내리실 명이 무엇입니까?”
문장필이 내게 물었다.사실 난 내 사병들을 가르칠 교관과 같은 무장이 필요했다. 처음 그 역할을 할 자를 두경승으로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이렇게 문장필이 왔으니 문장필에게 시키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문장필 공에게 명을 내리지요.”
“하명 하십시오.”
내게 말한 문장필을 난 뚫어지게 봤다.
“사병을 양성해 주십시오. 아주 충성스러운 자들이어야 합니다.”
내 말에 문장필은 표정을 숨기지 않고 인상을 찡그렸다. 난신적자의 첫 시작은 사병을 양성하여 자신의 힘을 키우는 것이라는 공식을 알고 있는 듯 했다.
“그 말씀은,,,,,,.”
“난신적자들을 막을 병사들이 필요합니다. 아무리 지금 제가 계략으로 일을 도모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대병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내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사병 양성은 꽤 많은 재화가 들어갑니다.”
“하지만 사병 양성은 꽤 많은 재화가 들어갑니다.”
“그 재화는 제가 만들겠습니다.”
“으음,,,,,,,,.”
문장필은 잠시 고민을 하는 것 같았다.
“아주 은밀히 준비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은밀히 라고 하셨습니까?”
“그렇습니다. 적이 아는 1만의 대병보다 모르고 있는 1천의 병력이 위기 시에는 더 힘이 되는 법입니다.”
“알겠습니다. 주군!”
문장필은 바로 내 명을 받았다. 그리고 난 다시 문극겸을 봤다.
“저에게도 어떤 명이 있으십니까?”
“예. 아주 어려운 일입니다.”
“명하소서!”
“이의방 행수께 가주셔야겠습니다.”
“예?”
문극겸은 조금 놀라 나를 봤다.
“이의방 행수에게 가라니요?”
“이의방 행수를 틀리지 않은 길로 인도해주십시오. 그의 책사가 되어 이 고려의 정국을 빠르게 안정시킬 수 있게 만들어야 합니다. 제가 판단하기에는 문극겸 공은 충분히 이의방 행수를 틀리지 않은 길로 이끌 수 있으실 것입니다.”
내가 틀리지 않은 길로 이끌어 달라는 말에 문극겸은 묘한 표정을 지었다.
“으음,,,, 가장 어려운 길을 가라고 하시는군요.”
“그렇습니다. 상황이 급박합니다. 3일 안에 모든 것이 정리가 될 것입니다.”
“그런데 왜 하필 저에게,,,,,,.”
“이곳에 오실 때 문장필 공과 함께 저를 바른 길로 이끌기는 어렵다 생각을 하시고 틀리지 않은 길로 이끌지 않게 하겠다고 이야기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그렇지요. 그것이 하책이라고 해도 어려운 길이 아니니 그렇게 의론을 했습니다.”
“맞습니다. 이의방 행수는 역심을 품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니 권력을 저도 이 고려와 황실 그리고 사직에는 그렇게 해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누구든 어떤 상황이든 황제폐하의 권위를 등에 업고 권력의 칼을 휘두르는 자들은 있으니까요.”
내 말에 문장필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문극겸은 내 말 중에 가장 핵심인 단어를 파악하고 내 의중을 파악했는지 표정이 굳어졌다.
“역심이라고 하셨습니까? 누굽니까?”
역시 문극겸이다.
“맞습니다. 지금 무신들 중에 역심을 품은 자가 있습니다. 그를 막기 위해 제가 지금 동분서주를 하고 있습니다.”
“누구입니까? 주군!”
문극겸이 다시 물었다. 원래 무엇이든 한 번이 어려운 법이다. 이제 문극겸의 입에 주군이라는 말이 착착 달라붙는 것 같았다.그리고 그의 얼굴에는 다급함이 가득해 보였다. 역시 그는 이 고려의 충신일 것이다. 그리고 그가 나를 선택한 것은 이 고려를 걱정하기 때문일 것이다.
“상장군 정중부입니다. 그는 지금 역천을 꿈꾸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황제폐하를 폐위시켜야 합니다.”
내 말에 문장필은 놀라 나를 뚫어지게 봤다.
“황제폐하를 폐위시켜야 한다는 말씀이십니까?”
“그렇습니다. 지금은 그렇습니다. 하지만 제가 어떻게든 조금은 더 좋은 상황으로 만들 것입니다.”
난 문장필에게 말했다.‘늙은 여우의 계략을 이용하면 될 것이야!’난 나도 모르게 어금니를 깨물었다.
“알겠습니다. 주군의 뜻을 따르겠습니다.”
“이의방 행수와 제가 같이 있을 때는 스승님께서는 저를 모르시는 것입니다.”
이래야 문극겸이 일을 하기에 편할 것이다.
“예. 무슨 뜻으로 말씀하시는지 알겠습니다.”
“곧 이의방의 세상이 올 겁니다. 제가 그렇게 만들 것입니다.”
내 말에 문극겸은 다시 나를 봤다.
“그렇게 밖에는 안 되시는 겁니까?”
“무슨 말씀이십니까?”
난 문극겸이 무슨 의도로 내게 말을 하고 있는지 이미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꼭 내 입으로는 말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이의방에게 세상을 줄 수밖에 없다는 겁니까?”
역시 문극겸은 예리했다.
“그렇습니다. 지금은 그렇게 밖에 되지 못합니다. 이 고려의 안위를 위해 이의방이 가장 무난하기에 그에게 주는 것입니다.”
난 이 순간 막후의 권력자처럼 말했다. 그리고 난 이렇게 점점 더 대단해졌다.‘이제 결정의 순간이 곧 온다. 곧!’난 문뜩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알겠습니다. 언젠가는 바른 세상이 서겠지요.”
문극겸은 내 뜻을 받아드렸다.
“그리고 이제 그럼 저는 이의방 행수께 가겠습니다.”
“예. 감사합니다.”
그와 동시에 문장필과 문극겸이 일어났다. 이제 드디어 내가 힘을 키우는 기초를 만들어놓은 거였다.
“예. 저도 지금 입궁을 해야 합니다.”
“입궁이라고요?”
“예. 태후마마를 뵈어야 합니다.”
내 말에 문극겸과 문장필은 놀라 나를 봤다. 그리고 내가 자신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대단한 존재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인식한 것 같았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나는 두 가신을 얻었다. 이제 그들을 통해 내가 힘을 키우면 된다.
그들에게 나는 고려를 걱정하기 때문에 움직인다고 했지만 결국은 나를 위해 움직이는 거였다.문극겸을 이의방에게 보내는 것은 내가 이의방에게서 멀어지기 위함이다. 또 문장필에게 사병을 키워달라고 한 것은 나를 위협하는 적을 제거할 힘을 키우기 위함이었다.
물론 그것이 지금은 고려의 안위를 위하는 것과 같으니 아예 내가 그들을 속이는 것은 아닐 것이다.‘숨어 권력을 멀리한다고 해도 나를 지킬 힘은 있어야 해!’난 그런 생각을 하며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이제 3일이야! 3일!’난 바로 다시 황궁으로 입궁을 했다.‘태후마마께서 고뿔에 단단히 드셔야 할 것이야.’난 다음 계획을 생각했다.
이제 정말 어떻게든 결판이 날 때가 다가오고 있는 거였다.'정중부! 너는 절대 너의 꿈을 이루지 못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