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간웅-97화 (97/620)

< -- 간웅 5권 -- >난 중랑장 한 섬의 말에 아무리 봐도 충희라는 그 황자이면서 스님이 그렇게 바른생활 사나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그건 알아보면 되고,,,,,,.’그리고 난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정도면 충분한 정보 같습니다.”

“그런가?”

“그러하옵니다. 그리고 이제 공을 새우실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공을 새울 기회?”

“그렇습니다.”

“그게 뭔가?”

“우선은 중랑장님을 위해서 태자를 죽게 해서는 안 됩니다. 그게 공입니다.”

내 말에 중랑장 한 섬은 인상을 찡그렸다.

“그렇다고 해서 음식을 넣어줄 수는 없어. 그렇게 되다가는 금방 발각이 될 것이네.”

“그렇습니다. 그냥 지금처럼 하시는 것처럼 하시면 됩니다.”

“하던 일을 계속해라? 그럼 결국 태자마마는 굶어죽게 돼.”

중랑장 한 섬은 인상을 찡그렸다.

“제가 다 알아서 할 것이옵니다.”

“방법이 있는 것이냐?”

“예. 제가 다 알아서 할 것이옵니다. 그러니 그리 심하게 몸수색만 하지 않으시면 됩니다.”

내 말에 중랑장 한 섬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다. 내 그렇게 하마!”

난 그렇게 두루뭉술하게 말했다. 아직 완벽하게 중랑장 한 섬을 믿을 수는 없으니 말이다.

손자의 병법에 반간계가 있다. 적의 간자를 이용해서 계략을 짠다.

그것은 나에게도 해당되는 말이고 지금 상장군 정중부와 중랑장 한 섬이 그렇게 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러니 마지막 비밀은 숨겨야 하는 것이다.‘며칠 더 지켜보고 움직이면 된다.

’난 중랑장 한 섬을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난 태자궁 전각을 봤다.‘젖만으로는 안 돼,,,,,,.’그리고 다시 난 중랑장 한 섬을 봤다.

내가 스스로 의심스럽다면 그에게 완벽하게 상장군 정중부에게 정이 뚝 떨어지게 만들면 되는 것이다.

“한 번 주위를 잘 살펴보십시오.”

“무엇을 말이냐?”

“상장군의 심중에 정말 어떤 마음이 있는지 말입니다.”

내 말에 중랑장 한 섬은 나를 보며 피식 웃었다.

“내가 여전히 못 미더운 것이냐?”

순간 난 놀라 인상을 찡그렸다. 이것까지 파악을 했다는 것은 절대 중랑장 한 섬이 어리석은 자가 아닐 뿐만 아니라 무척이나 식견이 있는 자라는 것을 의미하는 거였다.

“내가 지금 너의 말에 동의하고 있는 것을 반간계 쯤으로 생각을 하는 것이냐?”

이렇게 심중을 들켰을 때는 숨기는 것보다 시인하는 것이 이야기 할 때 꿀리지 않는 방법이다.

“그렇습니다. 세상사 모르는 일 아닙니까?”

“그래. 그렇지. 하지만 말이다. 네가 한 말처럼 계집은 자신을 어여삐 여겨주는 사내를 위해 옷을 벗고 장수는 자신을 알아주는 주군을 위해 목을 내놓는다고 했다. 맞다. 너의 말이 맞는 것이다. 겨우 나를 사냥개로 생각하는데 어찌 내가 그를 주인으로 모시겠느냐?”

“한번 흔들린 갈대는 다시 흔들리게 되어 있습니다.”

난 중랑장 한 섬을 뚫어지게 보며 말했다.

“그렇지. 하지만 부러진 갈때는 흔들리지 않는다.”

중랑장 한 섬은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정말 이 정도의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정말 대단한 위인이었다. 그리고 왜 이런 위인이 아직도 장군의 반열에 오르지 못한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물론 그것은 음서 때문일 것이다.그러니 홀로 뜻을 새우고 군문에 들어선 자들은 쉽게 장군의 반열에 오르지 못하는 걸 거다.

“믿지요. 믿겠습니다.”

이제 나는 그를 믿기로 작정을 했다.

“모든 준비를 해 놓고 다시 뵙겠습니다.”

“다시?”

“그러하옵니다. 이번 사태가 끝나기 위해서는 누구든 죽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내가 말하는 순간 중랑장 한 섬은 기겁을 해 눈동자가 커졌다. 그 누구도 에는 두 명이 해당될 것이다.상장군 정중부이든 아니면 견룡행수 이의방이든 결국 둘 중 하나는 죽어야 한다는 소리다.

“알았다."그의 눈빛은 이제 모든 것을 결심했다는 그런 눈빛이었다. ‘최준이 잘 알아서 염탐을 할 것이야!’난 그런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 뵙겠습니다.”

“알았네.”

이제 중랑장 한 섬은 내가 하대를 하지 않았다. 이것이 또 다른 변화일 것이다. 그렇게 내 일은 착착 진행이 됐다.

이제 상장군 정중부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지켜만 보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절정인 순간 그의 뒷덜미를 물면 되는 거였다.‘마지막 순간 웃어야 웃는 거지. 또 태후마마를 뵈어야겠군.'그리고 그때 멀리서 환관 최준이 나무 그늘 뒤에서 나를 보며 나중에 좀 보자는 눈치를 보냈다.

환관 최준 그는 나를 보고 있는 중랑장 한 섬의 뒤에 있었기에 나만 그렇게 볼 수 있는 거였다.'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군,,,,,,.'난 인상을 찡그렸다. 이것은 다시 말해 이 환공에 정말 눈과 귀가 많다는 걸 거다. 그리고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말이 되는 것이다.'적이라면 내가 하는 일이 무척이나 방해가 된다.'난 그런 생각을 하면서 더욱 더 꽁꽁 나를 숨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7. 반격을 준비하다. (下)나는 지금 주인을 잃은 대전 마당에 서 있다.

웅장한 고려 황실의 대전이 초라하다. 주인을 잃어서인가? 그게 아니라면 무부들의 욕망들이 휘몰아치고 있기 때문일까? 난 이곳이 초라하게 느껴졌다.

그곳은 이제 주인을 잃고 서러이 홀로 서 있는 거였다.

“254보!”

난 조용히 중얼거렸다. 여전히 내 옆에는 백화가 나를 따르고 있었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상공!”

내 중얼거림에 백화는 영문을 몰라 나를 봤다.

“전각에서 이 출입문까지의 거리다.”

“그것이 어떻다는 것입니까?”

“저기서 여까지 빠르게 달려오면 30초 이상이 걸리지.”

난 지금 거리와 시간을 재고 있는 거였다. 그리고 저쪽 끝 앞에서 나를 유심히 보고 있는 최준을 애타우고 있었다.‘분명 뭔가 급한 얼굴이야!’최준은 내게 무엇인가 말하기 위해 저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난 그에게 눈길도 주지 않았다.

급하면 환관 최준이 내게 올 것이다. 그럼 그가 필요로 해서 나를 찾게 되는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내게 좋은 정보라고 해도 내가 그를 도와주는 일이 되는 것이다.

30초라는 말을 하고 난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 ‘이곳에서는 아직 그런 의미가 없지.’난 힐끗 백화를 봤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순간 백화는 당황한 눈빛으로 나를 봤다. 고려에는 아직 초의 개념이 없다. 그러니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는 거다.

“짧은 시간이지만 큰일을 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라는 거야!”

난 백화에게 그렇게 말하고 대전 전각을 뚫어지게 봤다.‘돌아 나온다고 해도 내게는 25초의 여유가 있어.’난 이제 그렇게 준비를 하려고 했다. 그리고 나를 보자고 했던 최준이 내게 천천히 걸어왔다. 그의 한계심이 여기까지 인 것이다.

“급한 일이 있어서 왔습니다.”

최준은 조금 전 한 섬과 담판을 지을 때 음밀히 보자고 신호를 보냈었다. 그것을 나는 애써 무시하고 이렇게 내 할 일만 한 것이다.

‘급하면 자기가 오겠지.’이게 내가 사람을 다루는 방법이다. 급한 놈이 우물을 판다고 했다. 그러니 최준이 급하면 오게 될 것이다.

물론 그것이 내게 급한 일일수도 있다. 하지만 최준의 눈빛을 보니 최준이 더 급한 것 같았다.물론 그 이유는 아마 김우치와의 대결구도에서 자신이 밀리고 있다는 생각 때문일 거다.

“무슨 일이시지요?”

“충희라는 황자님을 아십니까?”

난 최준의 입에서 충의의 이야기가 나오자 속으로는 쾌재를 불렀다. 사실 내가 환관 최준에게 묵도 싶었던 것이 바로 그거였으니 말이다.

“알기는 조금 압니다.”

“그분께서는 스님이 되어 흥왕사에 계십니다.”

“그래서요?”

난 무관심하다는 눈빛으로 최준을 봤다. 이래야 나는 도움을 받는 것이 아니면서도 최준을 이용할 수 있는 거다.

“상장군이 충희 황자께 사람을 보냈습니다.”

“충희 황자께요?”

이건 이미 한 섬에게 들어 알고 있는 일이었다.

“그렇습니다. 흥왕사로 박순필을 보냈습니다.”

박순필이라면 언변이 좋은 무인이다.‘아마 설득을 하려고 갔겠지. 설득이 되었나 보군.’난 그렇게 생각을 하며 중랑장 한섬이 내게 거짓을 말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것은 나를 배신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을 줬다.

‘이제 내 계획대로 움직이면 되겠군.’난 씩 웃었다. 정말 완벽한 계획이 될 게 분명했다.

‘이곳이야! 이곳에서 끝을 내는 것이야!’난 다시 대전 전각을 봤다.

“박순필을 보냈다고요?”

난 정말 남 이야기를 하듯 말 했다. 그리고 최준은 내 느긋한 행동에 답답한 눈빛이 역력했다.

“그렇게 남 이야기를 하실 때가 아닙니다. 이공! 정말 이러다가 저는 뒷방으로 이공께서는 저잣거리에 가 계실 것입니다.”

이건 최준이 내게 하는 협박인 것이다. 그리고 이 순간 최준이 빠트린 말은 목만 저잣거리에 간다는 거다. 그건 내 목이 잘려 장대에 걸린다는 의미일 것이다.

“왜 상장군이 충희라는 황자스님을 황제의 자리에도 앉힌다고 합니까?”

내 말에 최준은 이제야 왜 내가 저렇게 여유로운 표정을 하고 있는지 알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찌 아셨습니까? 막아야 합니다. 상장군을 막아야 합니다. 상장군 정중부가 득세를 하는 조정이면 큰일이 납니다. 이 고려가 망한다고요. 이 고려가 망합니다.”

최준은 다급하게 말했다. 더 정확하게 말하는 환관의 세계에 득세를 할 자신의 라이벌이자 정적인 김우치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이렇게 나와 최준 그리고 정중부와 김우치는 철저하게 한 배를 타고 둘 중 누구는 완벽하게 무너져야 하는 관계가 된 거였다.

“김우치라는 자를 막아달라는 것이 아닙니까?”

내 말에 최준은 다시 놀랐다. 자신의 속내를 들켰으니 놀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습니다. 맞아요. 맞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이공에게도 문제가 될 것입니다.”

최준의 말은 사실이다. 상장군 정중부가 득세를 하고 그가 원하는 자가 황제가 된다면 정말 완벽하게 역사가 바뀌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내게 아주 좋지 않다. 지금 내가 정중부를 죽이려 하는 것 역시 역사를 바꾸는 일인데 이 고려의 하늘을 바꾸면 차후의 미래가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정말 그렇게 된다면 난 아무것도 아닌 게 된다. 그저 촌부로 바뀔 것이고 예쁜 마누라는 물 건너가는 것이다.

‘백화도 잃게 되겠지.’난 문뜩 그런 생각이 들었다.‘그렇게 될 수는 없지.’난 그렇게 생각을 하며 최준을 봤다.

우선 충희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그의 장점이 뭡니까?”

내 물음에 다소 이상하다는 눈빛으로 나를 봤다. 보통 적이나 적을 돕는 자에 대해 궁금한 것을 물을 때는 단점이 뭐냐? 약점이 뭐냐고 묻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난 충희의 장점을 물었다.

사실 이건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남의 약점과 단점을 잘 찾는 재주가 있다. 하지만 그것은 아주 주관적인 것이다.

그것은 다시 말해 자기만 그렇게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장점은 쉽게 찾아지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타인의 말을 많이 빌리게 되고 그럼 어느 정도 객관성이 생기는 거다.

“장점이라고 하셨습니까?”

“그래. 충희 황자의 장점입니다.”

“으으음,,,,,,.”

환관 최준은 장점을 쉽게 찾을 수 없다는 듯 인상을 찡그렸다.

“장점이 뭐가 있을지 의문이군요. 자유분방함이 장점이면 장점이고 또 호탕하다면 호탕한 것이 장점이고 또 무엇이든 집착을 잘 하지 않고 포기가 빠르다는 것이 장점이면 장점일 것입니다.”

지금 환관 최준의 말은 장점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단점을 말하는 거였다. 다시 말해 장점 따위는 없는 황자라는 말이다.

“정말 그리 장점이 없습니까?”

내 울음에 환관 최준은 다시 장점을 찾는 듯 인상을 찡그렸다.

“어디 장점이 없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다른 것은 몰라도 참으로 효자지요. 공예태후가 태후의 자리에 있기 때문에 그런지는 모르나 참으로 효자는 효자입니다.”

“효자요?”

“그렇습니다. 형을 거스르지 말라는 말에 머리를 깎고 절로 갔으니 효자면 효자지요.”

최준도 충희의 장점을 생각해 내고 고개를 끄덕였다.‘효자라고? 효자! 그래 효자지. 좋아! 얼마나 효자인지 한 번 보자.’난 문뜩 상장군 정중부를 골탕 먹일 방법이 떠올랐다.

“알겠습니다. 걱정 마십시오. 상장군 정중부가 득세를 하는 날은 오지 않을 겁니다. 최준공은 김우치를 어떻게 처리할지나 생각을 해 두십시오."난 그렇게 말하고 돌아섰다.

“가자! 백화야! 용호군 대장군을 만나야겠다.”

난 그렇게 말하고 백화를 봤다.

“용호군 대장군이라고요?”

백화는 내 말에 놀라는 눈빛이 역력했다.

“그래. 이제 며칠 안 남았다. 준비를 해야지.”

난 그렇게 말하고 퇴궁을 하기 위해 돌아서다가 주인을 잃은 대전을 봤다.‘254보야! 대전아! 내가 곧 너의 주인을 모시고 올 것이다.

’난 그렇게 다짐을 하듯 중얼거렸다.용호군 대장군의 장군방.용호군 대장군은 자신의 장군방에 차분히 앉아 무인의 근본이라고 할 수 있는 검을 초연히 닦고 있었다.

촛불에 번뜩이는 검의 날이 섬뜩한 것이 금방이라도 내 목에 날아올 것 같은 중압감을 만들고 있었다.‘지금 나를 위협하고 있는 거야!’난 문뜩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용호군 대장군은 그렇게 나를 위협하고 나를 관찰하며 스스로 검을 손질하고 있었다.

‘역시 무인으로 풍기는 기풍이 상상을 초월한다.’강감찬 장군의 자존!그것 하나만으로 나에게 중압감을 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휙하는 순간 검이 내 목 앞에 닿아 있었다.

쉬웅!

“으윽!”

난 놀라 나도 모르게 신음을 했다. 한 푼의 힘이라도 더 용호군 대장군 강일천의 손에 더 들어갔다면 나는 경동맥이 잘렸을 것이다.

“제가 신경에 쓰이십니까?”

난 이 순간을 용호군 대장군이 나를 시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당하게 응해줘야 하는 것이다.

“겨우 위장 따위가 내게 질문을 한다? 당돌한 것이냐? 아니면 아무 것도 모르는 놈이냐?”

“제가 신경에 쓰이십니까?”

난 찬찬히 용호군 대장군을 보며 되물었다. 그 순간 용호군 대장군을 나를 뚫어지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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