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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웅-95화 (95/620)

< -- 간웅 5권 -- >태자 역시 그런 마음일 것이다.그리고 복도를 지나는 백화는 탁월한 능력으로 무덕의 야릇한 신음소리를 들었다.

‘못나신 분!’백화는 차마 입으로 태자의 무능함을 입으로 담지 못하고 그렇게 마음으로 담았다. 그런 면에서 자신에게 그런 연심 한 번 보이지 못하는 회생이 또 다른 의미에서 못 났다는 생각이들었다.

이래서 여자의 마음은 야릇한 걸 거다.

“무슨 소리 듣지 못했습니까?”

홍련이 눈치 없이 백화에게 물었다.

“조용해 해라.”

이 한 마디로 모든 것이 설명이 될 것이다. 그리고 홍련도 부끄러워 얼굴을 붉혔다.

“예. 주군!”

그때 천천히 복도를 지나는 주모가 백화를 봤다.

“걱정 마시게. 이 안에 있는 일은 절대 누설하지 않을 것이니. 그리고 자네는 화병에 젖을 짜서 먹인 것이네. 그건 내가 보장을 하지.”

역시 백화는 눈치가 빨랐다. 그 순간 백화의 말에 주모는 안도의 한 숨을 쉬었다.

“그렇습니다. 주군! 화병이 가득 차게 젖을 짜더군요.”

홍련도 주모를 안심시키기 위해 그렇게 말했다.

“감사하옵니다.”

“내가 조금 더 신경을 쓰지 못해 미안하네.”

사실 화병에 짜서 태자를 먹일 수도 있는 일이었다. 일이 다급해서 영리한 백화 역시 그렇게 하지 못했던 거였다.

“감사합니다. 제 이녁이 워낙,,,,,,.”

“사내들은 다 그렇지 않나.”

“그렇습니다. 다 이해를 한다고 말을 해도 이해를 못하는 것이 사내입니다.”

주모는 백화에게 중요한 이야기를 해 줬다.

“그러네. 그럴 것이야!”

백화도 그렇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태자의 젖먹이기 계략은 성공을 거뒀다. 이제 남은 것은 회생이 중랑장 한 섬을 회유하는 것이다.

이것은 태자의 원활한 영양 공급과 빠른 후일을 도모하는데 아주 중요한 일이었다.그리고 백화가 태자궁 전각을 나올 때 회생은 자리에 앉아 있는 중랑장 한 섬에게 다가가가고 있었다.

6. 반격을 준비하다. (上)그렇게 나와 백화는 모르는 사람처럼 스쳐지나갔다. 하지만 나는 그 순간 용기를 내서 살짝 백화의 손을 잡았다고 놨다.

이 순간 백화는 처음으로 화들짝 놀랐다.정말 적이 보고 있는 상태의 짜릿한 스틸의 스킨십 인 것이다.

어쩌면 이것은 내가 무척이나 용기를 낸 행동일 거다.그리고 백화는 이 순간 내가 상당히 발전을 했을 거라고 생각을 할 것이다.

정말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난 어떻게든 백화에게 고생했다는 격려를 해 주고 싶었다.그리고 이런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일 것이다. 하지만 백화는 그 순간 한 없이 기뻐했다는 것을 난 정말 한 참 후에 알았다.

내가 백화처럼 태자궁에 들어서자 장졸이 나를 창으로 막았다.척!얼굴이 거의 떡이 되어 있는 장졸 둘인 것이다.

“무신 일이시옹!”

이빨도 부러졌는지 장졸의 발음이 조금 부정확했다. 이 장졸은 아마 내가 나무 그늘 어두운 곳에서 숨어 지켜봤을 때 모질게 맞았던 그 장졸일 것이다. 그러고 보니 중랑장 한 섬은 이렇게 모진 구석이 있었다.

“견룡군 행수께서 보내서 왔다.”

난 한 섬이 들으라는 듯 크게 말했고 중랑장 한 섬은 내 말을 듣고 인상을 찡그렸다. 지금 중랑장 한 섬은 곤한 상태였다. 정말 내가 나무 그늘 어두운 곳에 숨어서 봤지만 전장에서도 저렇게 모질게 근육을 쓰지는 않았을 것이다.

“견룡군 행수 따위가 무슨 연고로 이곳에 너를 보냈지?”

누가 뭐라고 해도 직급 상 중랑장은 산원보다 품계가 위였다. 종 5품 중랑장인 산원 따위는 보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간룡이라면 달랐다.

견룡은 무신 정변이 일어나기 전부터 황제의 친위대다. 그래서 그 자체로 제법 큰 힘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의 견룡을 이끄는 이의방은 중랑장 한 섬이 모시는 상장군 정중부와 정권을 놓고 겨루고 있는 사이였다그리고 그 사실을 중랑장 한 섬도 알고 있었다.‘허세를 부리는군!’난 그런 생각이 들었다.

겨우 사냥개의 운명으로 갈 놈이 허세를 부리고 있다는 것이 우습기만 했다. 하지만 저렇게라도 해야 할 것이다.아무리 중랑장 한 섬이 장군의 반열에 오르기 위해 눈이 뒤집힌 자라고 해도 머리는 장식이 아니었기에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또 견룡행수의 명을 받고 내가 왔다고 하니 속으로는 긴장을 해서 이렇게 허세를 부리는 것이다.

“이리로 데리고 와라.”

중랑장은 의자에서 일어나지도 않고 장졸들에게 지시를 했다. 난 그 순간 천천히 중랑장에게 걸어가며 백화와 홍련이 있는 곳에서 거리를 가늠해봤다.

“백 오십 보다.”

난 천천히 중얼거리며 그렇게 걸었다. 그리고 어딘가에 숨어 나를 호위하고 있는 별초와는 더 거리가 떨어져 있을 것이다.150보는 아무리 빨리 백화와 홍련이 급박한 순간에 뛴다고 해도 15초는 걸릴 시간이다. 그리고 중랑장이 분노해 칼을 뽑아 내 목을 내려치는 시간은 아무리 길게 잡아도 3초를 넘지 않을 것이다.

‘만약에 수가 틀어지면 사선으로 뛰면 최소한 5초는 벌 수 있다.’난 내 안전을 생각하며 그렇게 계산을 했다.

그럼 7초의 시간이 부족해지는 거였다. ‘어떻게든 저 사냥개 놈의 일합을 막아내면,,,,,,.’그럼 3초가 더 지나는 걸 거다. 하지만 그래도 4초가 남는다.

아무리 해도 그 4초에 나는 죽게 도는 것이다.정말 눈 깜짝 할 사이에 나는 죽는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든 백화와 내가 있는 거리를 줄여야 한다. 또한 저 사냥개의 운명인지도 모르고 날뛰는 중랑장 한 섬을 설득해서 회유시켜야 한다.

그래야만 내가 산다.이것은 내게 모험일 거다.하지만 이렇게 하지 않고는 달리 상장군 정중부의 목을 저잣거리에 걸 방법이 없었다.

사실 처음은 태자와 황제 그리고 공예태후에게 버티기 작전을 써서 상장군 정중부가 지치게 만들어 익양후를 새로운 하늘에 모시려고 했다. 하지만 그것은 우유부단한 정중부 일 때 가능한 일이다.지금의 정중부는 과감하고 매서운 늙은 여우인 것이다.

그런 늙은 여우를 속이기 위해서는 그의 심복을 내 편으로 만드는 방법 밖에는 없다. 그리고 저 한 섬이 내게는 참으로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았다.‘저놈이 있어야 연환계를 쓸 수 있다.

’연환계는 손자병법의 36계중 35계에 해당되는 계략이다. 한 마디로 여러 가지 계책을 연결시키는 계략이 바로 연환계다.

나는 지금 정중부를 잡기 위해 그리고 정중부를 따르는 응양군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많은 계략을 짜고 연결시켜야 한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바로 저 중랑장 한 섬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연환계의 핵심은 적의 병력이 강할 때는 무모하게 공격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적의 내부를 교란시켜 그 세력을 약화시키게 만드는 것이다. 훌륭한 지도자는 하늘의 은총을 얻어 전쟁을 승리로 이끈다. 그리고 분명 내게 하늘의 뜻이 있을 것이다.

‘우선 조호리산으로 시작을 해서,,,,,,.’제15계인 조호리산은 범을 산 속에서 유인해 낸다는 뜻이다. 그 뜻을 풀이 한다면 자연조건이 적에게 불리해지기를 기다리고 기만으로 그를 유혹한다.

적이 커다란 위험을 무릅쓰고 나를 공격하도록 유혹하는 거시다. 상장군 정중부에게 산은 장군방일 것이고 불리한 지형은 황제가 집무를 보는 대전이 될 것이다.

‘그리고 22계지.’난 인상을 찡그렸다. 그 짧은 순간 난 참 많이도 생각을 하고 있었다.

22개는 관문착적이다. 문을 닫아걸고 도적을 잡다. 상장군 정중부는 분명 도적일 것이다. 그리고 문을 걸어 잠그기 위해서는 중랑장인 한 섬이 내게 반드시 필요했다.

‘그리고 상옥추제를 병행하는 거지.’상옥추제는 28계다. 지붕으로 유인한 뒤에 사다리를 치운다.

상장군 정중부의 지붕은 바로 대전이 될 것이다. 그러니 모든 거사는 대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그리고 마지막이 바로 제 18계인 금적금왕이다.

’난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적을 잡으려면 우두머리부터 잡는다.

응양군을 무력화 시키고 그에게 동조를 하고 있는 대장군을 웅크리게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대전에서 정중부의 목을 베어야 하는 것이다. 그럼 아무리 강성한 응양군도 또 대장군들의 휘하에 있는 군사들도 순식간에 와해가 될 게 분명할 것이다.

그런 생각을 내가 빠르게 할 동안 이미 나는 중랑장 한 섬의 앞에 서 있었다. 그리고 난 바로 머리를 조아렸다.

“견룡군 위장 회생 인사 올립니다. 장군!”

내 말에 중랑장이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 아무리 듣기 좋은 소리라고 해도 계급에 대해 직책에 대해 아는 위장이 자신을 장군이라 부르는 것이 영 기분이 나빠 보였다. 난 일부러 기분 나쁘라고 그렇게 부른 거였다.

“장군?”

중랑장 한 섬은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 내가 견룡행수 이의방이 보냈기에 내게 바로 주먹을 날리지 않은 걸 거다.

“그렇게 되실 것 아니시옵니까?”

“으음,,,,,,.”

중랑장 한 섬은 인상을 찡그렸다.

“그래 견룡군 행수가 무엇을 내게 전하라고 하던가?”

난 그 순간 힐끗 장졸들을 봤다.

“조용한 곳에서 이야기를 나누시는 것이 어떠하신지요?”

“조용한 곳에서?”

사실 난 백화와 나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이렇게 말한 거였다. 아무리 내가 태후에게 무인본분 위국헌신이라고 외쳤지만 그것도 내가 산 다음에 이루어지는 걸 거다.

“중요한 일인가?”

“아주 위급한 일이옵니다.”

뭐 따지고 보면 아무 것도 모르고 저렇게 날뛰는 중랑장 한 섬에게는 위급한 일일 것이다.

“무슨 일인데 참,,,,,,.”

중랑장 한 섬은 마지못해 인상을 찡그리며 일어났다. 이건 의외의 반응이었다. 그리고 난 바로 중랑장 한 섬의 행동을 보고 그 역시 지금 자신의 처지가 절대 순탄하게 흐르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걸 알면 그리 어리석은 자도 아니군. 장군의 반열에 오르는 것을 저자 스스로 패착으로 흐르게 한 것이야! 그게 아니면 거부를 못했겠지.’난 그런 생각이 들었다.

“걸으시면서 이야기를 좀 하시는 것이 어떠하옵니까?”

내 말에 중랑장 한 섬은 인상을 찡그렸다. ‘우선은 이간계지.’

“걸으면서?”

“그러하옵니다. 보는 눈이 많습니다. 제가 이의방 행수의 사람이라는 것을 아는 장졸은 다 아옵니다.”

다시 내 말에 한 섬은 인상을 찡그렸다. 만약 지금 중랑장 한 섬은 자신이 자신의 주인이나 다름이 없는 정중부의 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이의방의 수하를 만났다는 것을 오해하게 된다면 곤란한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들게 만드는 것이다.

이 자체가 이간계의 시작인 것이다. 원래 이간책은 한 번에 이루어지는 법이 없다. 하지만 은근하게 밀어붙이기에는 내게는 너무 시간이 없다.

오늘 안에 결과를 내야 하는 것이다.

“으음,,,,,,.”

중랑장 상장군은 장졸들을 힐끗 봤다. 그리고 그의 눈은 조금 전 모질게 매질을 한 두 장졸에게 멈췄다.사실 내가 보는 눈이 많다고 한 것은 바로 떡이 되게 맞은 저 두 장졸을 보고 하는 말이다.

사람은 앙심을 품으면 없던 말도 지어내기 마련이다. 그리고 지금 저 장졸 둘은 중랑장 한 섬에게 앙심을 품을 때로 품은 상태일 것이다.

“그렇군. 보는 눈이 많군.”

“그렇습니다.”

“알았네.”

그래도 무슨 영문인지 중랑장 한 섬은 나를 뿌리치지 못했다. 이것 역시 중랑장 한 섬도 자신이 저지르고 있는 짓이 불안하다는 반증일 것이다.‘그럼 좀 세게 나가도 되겠는걸.’이렇게 담판을 할 때는 타인의 의중을 잘 파악해야 한다.

“저를 한 대 강하게 치시고 내 치십시오.”

내가 갑자기 뜬금없는 소리를 하자 중랑장 한 섬은 나를 빤회 봤다.

“뭐라?”

“너무 새게 치시면 중랑장의 완력에 제가 죽을지도 모르니 세게 치는 척만 하시면 되옵니다. 그럼 제가 알아서 크게 소리를 지르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태자궁 밖에서 기다리겠습니다.”

“왜 이러는 것이냐?”

중랑장 한 섬은 나를 보며 살짝 되물었다.

“보는 눈이 많지 않습니까? 저기 맞아 떡이 된 자들이 앙심을 품기라도 한다면 없는 말도 지어낼 것입니다.”

난 중랑장을 보며 씩 웃었다. 내가 지금 보이는 웃음은 중랑장 한 섬에게 무척이나 압박이 될 것이다.

“밖에서 기다린다? 무엇 때문에?”

“토사구팽이라고 아실 것이옵니다. 사냥이 끝난 사냥개는 가마솥에 넣고 잡아 먹는 것이 순리이지 않습니까?”

내가 속삭이는 말에 중랑장 한 섬은 눈동자가 커지고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지금 그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토, 토사구팽?”

“그러하옵니다. 깊이 생각하셔야 합니다. 어서 치시든가? 아니면 돌아가라고 소리를 치십시오. 어찌 되었던 그래야 하지 않겠습니까?”

난 중랑장 한섬을 보며 작게 말했다.

“으음,,,,,,,.”

그리고 중랑장 한섬은 깊게 신음을 했다.

“알았다.”

그리고 바로 나를 노려보더니 지금 자신과 내게 주목을 하고 있는 많은 장졸들이 보라는 듯 내게 소리를 질렀다.

“고얀 놈! 어디서 헛소리를 하는 것이야!”

그와 동시에 중랑장 한 섬의 주먹이 내게 날아들었고 순간 난 지그시 눈을 감았다. ‘젠장! 아프겠지.’퍼어어억!순간 나는 뒤로 크게 밀려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순간 중랑장 한 섬은 주먹을 펴서 나를 강하게 치는 척을 하며 소리만 크게 내게 만든 것이다.

“으악! 아아악! 아이고! 왜 이러십니까?”

“네 상장군과 척을 지고 준동을 하는 견룡 해수와는 촌각도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다. 썩 물러가라. 그렇지 않으면 목을 벨 것이다.”

순간 살벌한 분위기가 흘렀다. 이 순간 백화가 오해를 하고 달려오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백화는 영리할 거야!’난 그런 생각을 했고 검을 뽑아들고 홍련이 나서려는 하는 순간 백화가 홍련의 손을 잡았다.

“기다려라!”

그렇게 백화는 자신의 입술을 지그시 깨물고 홍련을 막았다.

“하오나?”

“기다려라. 소리만 컸다.”

백화는 정확하게 사태를 파악하고 있는 거였다. 그리고 나는 바르르 떨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는 그냥 말씀을 전한 것 뿐이옵니다.”

“진정 목이 베이고 싶은 것이냐?”

중랑장 한 섬이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나는 기겁을 한 상태에서 뒷걸음질을 쳤다. ‘이제 그가 오고 오지 않으면 하늘의 뜻이다.

’이제 모든 것은 하늘에 맡겨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내 예상으로는 중랑장 한 섬은 9할 9푼 이상 내게 오게 되어 있다. 그렇지 않고는 절대 못 베길 것이다.그렇게 난 뒷걸음질을 치며 태자궁에서 혼이 쏙 빠진 표정으로 나왔다. 그리고 태자궁을 나서면서 돌아설 때 씩 웃었다.

그리고 빠르게 백화가 있는 나무 그늘 어두운 곳으로 뛰었다.‘젠장! 위국헌신 하려다가 날 받을 뻔 했네. 나는 정말 충신이 되고 싶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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