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간웅 5권 -- >난 백화에게 그렇게 말하고 한 섬을 봤다. 한 섬은 마치 장군이라도 된 듯 의자에 앉아 한참이나 폼을 잡고 있었다.
“예? 무슨 말씀이십니까? 상공!”
“저놈 말이야! 죽을 자리인지 모르고 폼을 잡고 있는 저 한 섬 놈 말이야!”
그제야 백화는 내 말뜻이 무슨 말인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예 알겠습니다. 상공!”
“충분히 먹여야 할 거야! 하루에 한번 뿐이다.”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런데 태자마마께서 부끄러워 드시지 않으시려고 하면,,,,,,.”
태자는 황자이고 체면을 아는 자이니 백화가 말한 것처럼 할 가능성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면 배가 덜 고픈 것이 분명할 거다.
그렇다고 해서 먹이지 않을 수도 없다. 먹일 수 있을 대 저 거대한 주모의 젖통을 양껏 빨게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럼 배가 덜 고픈 거지만 양껏 먹여야 해. 먹기 싫다고 하면 패서라도 먹여!”
내 말에 순간 백화가 기겁을 했다.
“패, 패서 라도요?”
“그래. 아비가 그렇게 걱정을 하고 고려랑 태자의 목숨이랑 바꿀 생각까지 하고 있는데 그 뜻을 모르면 패서라도 먹여야지.”
난 다부지게 말했다.
“예. 상공! 소녀 백화! 명을 받잡습니다.”
이제 드디어 내 계략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것은 상장군 정중부의 계략을 깨는 파쇄의 계략이고 이것과 함께 상장군 정중부를 도모할 계략을 실행에 옮겨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장군 정중부의 최측근이라고 하는 저 사냥개의 운명이 될 놈을 회유해야 한다.
어쩌면 그게 제일 어려운 일일 것이다.‘여차하면 죽여야겠지.’난 그런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것은 내 주변 어딘가에 있는 별초들 때문일 것이다.
‘황궁에도 와 있겠지? 안 왔으면 큰일인데,,,,,,.’난 그런 생각을 하며 백화를 봤다.
“왜 그러십니까? 상공!”
“왔나?”
“무엇을 말씀하시는 것이옵니까?”
“그자들!”
그제야 백화는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았다는 눈빛을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난 그 순간 안심이 됐다. 그리고 그들의 무위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황궁도 자유자재로 드나들 수 있단 말이지! 그럼 된 것이야!’난 정중부를 도모할 내 계획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이제 가봐!”
“예. 상공!”
백화가 내게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자 홍련도 주모도 그렇게 허리를 숙여 예를 표했다. 그리고 백화가 앞장을 서서 마차 상궁의 길잡이를 하는 듯 앞장을 섰다.
“백화야!”
난 그 순간 백화를 불렀다.
“예 상공.”
“그, 그게,,,,,,,.”
또 이럴 때 나는 바보짓을 하고 있었다. ‘젠장! 조심하라는 말 한마디를 또 못하네.’난 인상을 찡그렸다.
“걱정 마시옵소서. 소녀 조심할 것이옵니다.”
“그래. 조심해라!”
“예. 상공!”
그렇게 백화는 말하고 태자궁으로 향했다. 그리고 난 나무 그늘에 숨어 백화와 상궁이 들어가는 것을 지켜봤다.‘들어가고 나면 저 사냥개랑 담판을 지어야겠지.’난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척! 척척!백화가 앞장을 서서 폐쇄된 태자궁으로 들어섰고 그와 동시에 백화와 홍련 그리고 상궁의 옷을 입은 주모의 앞을 막아섰다.
“멈춰라!”
장졸 하나가 무섭게 소리를 질렀다. 그러고 보니 겨우 장졸 주제에 정 6품의 옷을 입은 상궁의 앞길을 막아서는 것이다.이것만 봐도 무신들이 얼마나 지금 득세를 하고 있는 지 잘 알 수가 있었다.
“뭡니까?”
백화는 앙칼지게 말했다.
“무슨 용무로 왔는가?”
“왜 하대인가?”
백화는 바로 장졸을 노려봤다. 신분으로 봐도 직급으로 봐도 백화가 높은 것은 사실이었다.
“뭐라?”
장졸 하나가 어이가 없다는 듯 백화를 노려봤다.
“나는 그대보다 신분이 높다. 아무리 불학무식한 장졸이라고 해도 상장군 정중부 공과 대장군님들이 깊은 충심으로 행한 거사를 너희 같은 놈들이 이렇게 더럽혀도 되는 것인가?”
순간 백화의 말에 장졸은 주눅이 들었다. 자신은 쳐다보지도 못하는 상장군 정중부의 이름을 들먹이는 것이 이렇게 장졸들이 주눅을 들게 하는 거였다.그리고 무신들의 득세에 편승을 하려는 자들은 이렇게 백화처럼 강하게 나가야 꼬리를 내리는 거였다.
“그렇기는 하지만 이곳은 통제된 곳이다.”
“알고 있소. 청소를 하려고 온 것이요. 김우치 공이 보내서 왔소.”
백화는 바로 환관 김우치의 이름을 들먹였다. 그리고 그때 중랑장 한 섬이 무슨 일인가 해서 의자에 일어나 백화에게 다가왔다.
“무슨 일인가?”
백화는 바로 중랑장 한 섬을 보고 머리를 조아라였다.
“폐서인의 처소에 매화틀을 갈고 청소를 하려고 왔습니다. 중랑장 나리!”
나인과 상궁이 자신에게 존대를 하자 한 섬은 어깨가 으슥해졌다.
“그런가? 먹은 것도 없을 건데 뭐 매화틀을 갈 필요가 있겠나?”
“그래도 어느 정도 해야 한다고 김우치 공이 말씀 하셨습니다.”
백화는 다시 김우치를 들먹였다.
“김공이?”
“그러하옵니다.”
백화의 말에 중랑장 한 섬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지금 백화가 환관 김우치의 이름을 거명하자 자기 쪽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도 할 거야! 그래도 몸수색을 해야 하니 조금 참아야 할 것이다.”
중랑장 한 섬은 그렇게 말하고 돌아섰다. 이 순간 그렇게 중랑장 한 섬이 돌아선 것은 자신에게는 큰 복일 것이다.
지금 나무 그늘 뒤에서 백화와 홍련 그리고 상궁의 복장을 차려 입고 있는 주모를 뚫어지게 회생이 보고 있으니 말이다.아무리 대의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계집을 떡 주무르듯 하는 놈과 같은 배를 탈 정도로 회생이 그리 대인 배는 아니니 말이다.
“예. 장군!”
순간 백화의 말에 한 섬은 씩 웃었다.
“그래! 너는 사람 보는 눈이 있구나! 우리 쪽 사람이 확실한 것 같군. 통과해라!”
한 섬은 자신의 꿈인 장군이라 장군이라고 백화가 불러주니 신이 났다. 그리고 자신이 대충 몸수색을 하는 둥 마는 둥 했다. 하지만 그래도 백화는 부끄러워 얼굴을 붉혔다.
“나머지는 너희들이 해라!”
중랑장 한 섬은 귀찮은 듯 그렇게 말했고 백화에게 호되게 당한 장졸 하나가 비릿한 웃음을 하고 중간에 서 있는 젖통이 누구보다 큰 상궁의 옷을 입은 주모의 젖통을 마구 주물렀다. 이건 몸수색을 하는지 희롱을 하는 지 구분이 되지 않는 수준이었다.
“어머! 어머머!”
사내의 손이 자신의 젖통에 지나갈 때마다 주모는 기겁을 하면서도 뭔가 느끼는 것 같았다. 그리고 바로 젖통에서 젖이 흘렀다.
“뭐야? 젖이잖아?”
장졸은 자신의 손에 축축한 젖이 묻은 것을 보고 인상을 찡그렸다.
“어떻게 상궁이 젖이 나오지?”
순간 백화와 홍련은 긴장을 했다. 그리고 한 섬도 고개를 돌려 상궁을 봤다.
“늙으면 다 이리 되옵니다. 구중궁궐 황상의 은총도 받지 못하지만 여인은 성숙해지면 이렇게 됩니다. 장군!”
그 순간 주모가 언제 떨었냐는 듯 기지를 부렸다. 다시 한 번 정 6품의 복색을 한 상궁이 자신을 장군이라 부르자 한 섬은 기분이 좋아 고개를 끄덕였다.
“뭘 그렇게 젖이 나올 정도로 주무른 거야?”
괜히 한 섬은 주모의 젖통을 떡을 주무르듯 한 장졸을 질책했다.
“죄송합니다. 중랑장!”
상궁과 백화가 자신을 장군으로 부르는데 장졸이 한 섬을 중랑장으로 부르자 순간 한 섬의 얼굴이 굳어졌다.
“네놈은 경계를 서고 몸수색을 하라고 했더니 흑심을 발동 시켰구나! 고얀 놈!”
한 섬은 버럭 소리를 질렀고 갑자기 화를 내는 중랑장 한 섬을 보고 장졸은 멍해졌다.
“저, 저는 몸수색만 했사옵니다.”
“이 망할 놈! 아직도 변명인 것이냐!”
순간 중랑장 한 섬이 버럭 소리를 지르고 장졸에게 주먹을 날렸다.퍼어억!중랑장 한 섬이 날린 주먹은 그대로 장졸의 코를 부러트렸다.
“으악!”
순간 장졸은 고통에 겨우 바닥에 쓰러졌고 여전히 분이 풀리지 않은 중랑장 한 섬은 쓰러진 장졸을 지근지근 밟았다.퍽퍽퍽! 퍽퍽퍽!
“으악!”
“네놈 같은 무부 때문에 상장군과 내가 한 대의가 퇴색이 되는 것이야! 어디 감히 귀한 상궁의 몸에 흑심을 품는 것이야? 마누라한테 가서 그렇게나 만질 것이지. 고얀 놈! 에이 고얀 놈!”
중랑장 한 섬의 폭력은 이어졌고 다른 장졸들은 누구도 홍련의 몸을 만질 엄두를 내지 못했다. 퍽퍽퍽!
“아악! 아아악! 살려주십시오. 중랑장 나리! 제가 잘못했사옵니다.”
이 순간에도 중랑장 한 섬에게 맞고 있는 장졸이 정말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고 있었다.
“네놈은 그냥 둘 수가 없다. 고얀 놈!”
그렇게 모진 매질은 한 동안 이어졌다.
“어서 몸수색을 하세요.”
그 순간 홍련이 자신의 앞에 있는 장졸에게 가슴을 쭉 내밀었다. 그러고 보니 홍련의 젖통도 제법 큰 것 같았다. 아마 고된 수련이 없었다면 더 커졌을 젖통일 것이다.
“어서요?”
다시 홍련은 장졸의 눈앞에 젖통을 밀었다. 마치 어디 한 번 만져볼 테면 만져보라는 그런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 순간 그 어떤 장졸도 쉽게 흑심을 품고 홍련의 젖통을 만질 수가 없을 것이다.까딱 잘못을 했다가는 지금 중랑장 한 섬에게 무참히 매질을 당할 것 같았다.
“알, 알았소.”
하지만 해야 할 것은 해야 하는 법이다. 그리고 장졸은 떨리는 손으로 천천히 홍련의 가슴을 살짝 정말 조심히 스쳤다. 조금 전 주모를 떡 주무르듯 할 때와는 정말 다른 모습이었다. 그리고 조심히 홍련의 허리를 스치듯 지나가다가 엉덩이를 살짝 스치고 지나갔다.
이 순간 홍련의 몸을 장졸이 두려움에 바르르 떠는 것이 느껴졌다.
“됐습니다. 아무 것도 없습니다. 통과하시오.”
장졸은 그렇게 말하고 여전히 매질을 하는 중랑장 한 섬을 봤다. 정말 이 순간 중랑장 한 섬을 말리지 않으면 바닥에 쓰러져 있는 장졸이 죽을 것 같았다.
“그, 그만 하십시오. 그러다가 죽겠습니다.”
장졸은 두려움에 조심히 말했다. 원래 그만 하라고 하면 더 하게 되는 것이 매질이다. 그 순간 중랑장은 자신에게 그만하라는 장졸을 노려봤다.
“네놈도 매질을 당하고 싶은 것이냐?”
여전히 중랑장 한 섬은 씩씩거렸다.
“아, 아니옵니다. 중랑장!”
이 순간 말리던 장졸도 큰 실수를 해 버렸다. 그리고 그 순간 한 섬의 주먹이 다시 말리던 장졸에게 날아갔다.쉬웅!퍼어억!
“으악!”
순간 장졸의 이빨이 부러지는 소리가 났다.
“네놈은 아까 보니 대충 몸수색을 하는구나! 어디 누가 그렇게 주어진 소임을 대충 하라고 했느냐?”
다시 중랑장 한숨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정말 이것만 봐도 중랑장 한 섬은 장군이 되고 싶은 모양이다. 그리고 모진 매질이 이어졌다.
“저희들은 들어가 봐도 되겠습니까? 장군!”
백화가 조심히 물었다.
“그래. 들어가서 해야 할 소임을 해라! 나는 이놈들의 좀 더 지도를 해야겠다.”
중랑장 한 섬은 백화가 다시 장군이라 부르자 표정이 밝아졌다가 낑낑거리는 장졸들을 보고 인상을 찡그렸다. 그리고 그제야 장졸들은 자신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알았다.
“살려주십시오. 장군! 저희가 잘못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중랑장 한 섬을 장군이라고 불러도 때는 늦었다. 이 순간 중랑장 한 섬에게 장졸들이 장군이라고 부르는 것은 자신을 희롱하는 것처럼 들렸다.
“뭐라? 지금 나를 네놈들이 희롱을 하는 것이냐?”
순간 백화는 웃음을 참느라 자신의 혀를 깨물어야 했다.
“아, 아니옵니다. 아닙니다.”
퍽퍽퍽! 그렇게 한 섬의 모진 구타는 이어졌다. 이래서 어떻든 떡이 되게 맞아야 하는 자는 떡이 되어야 하는 거다.
아무리 변명을 해도 떡이 될 만큼 맞게 되니 말이다."고얀 놈! 나를 읻제 휘롱을 해!"퍼퍼퍽!그렇게 중랑장 한 섬의 매질은 계속 되었다. 그리고 이것은 태자궁 안을 감시해야 하는 중랑장 한 섬의 소임까지 잊게 만들었다.사람들은 이렇게 중랑장 한 섬처럼 자신만의 목표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목표를 향해 달려갈 것이다. 하지만 때로는 그 목표가 자신을 위험에 빠트릴 수도 있은 것이다.
그런 면에서 지금 중랑장 한 섬은 무척이나 위험했다. 어떻게 되었던 황족인 태자를 겁박하는 것을 직접 지시를 했으니 이마에 역신의 불도장이 찍히는 것은 당연하니 말이다. 그리고 상장군 정중부 역시 자신만의 세상을 위해 그렇게 자신에게 개처럼 충성을 하고 장군자리 하나 얻으려는 한 섬을 사냥개의 운명으로 밀어 넣으려고 하니 말이다.
어쩌면 지금 이 순간 나무 그늘에 숨어서 한 섬을 노려보고 있는 회생이 그의 구명지인일 거다. 물론 그것은 한 섬이 회생의 말을 따랐을 때 해당되는 일이겠지만.‘참 저놈 특이하다.
’백화는 그렇게 한 섬을 보며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고 태자궁 전각 안으로 들어갔다.
“밖에 무슨 소리냐?”
허기가 져서 지친표정이 역력한 태자가 요란한 소리를 듣고 무덕에게 물었다. 이미 그의 표정은 주린 배 때문에 지쳐 있는 듯 보였다. 그리고 무덕 역시 배가 고팠지만 애써 태자 때문에 참고 있었다.
“매질을 하는 것 같사옵니다. 태자마마!”
그 순간 태자는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이제 밖에서 매질을 하는 것으로 나를 겁박하는구나!”
태자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인상을 찡그렸다. 황자로 태어나서 또 태자가 되어 이런 고초 같은 것은 한 번도 당해보지 않은 태자였다. 그러니 이런 고초는 몇 배는 더 크게 와 닿는 태자이기도 했다.
“성심을 굳건히 하시옵소서!”
무덕은 여린 태자를 위로했다. 정말 자신이 연정을 품은 태자지만 이럴 때보면 무척이나 작게 보이는 태자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 역시 가엽게만 보이는 무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