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간웅-88화 (88/620)

< -- 간웅 5권 -- >

“김무치 공이 시킨 일이잖아. 그리고 아까 봤지?”

“아까?”

“백화 그년! 무비의 옆에서 호위를 하던 그 재수 없는 년!”

나인 하나가 백화를 본 것을 떠올리며 다른 나인에게 말했다.

“그래. 봤지."그리고 다른 나인도 차갑게 말했다.

“가서 김무치 공에게 말해야겠지.”

“물론이지. 왜 우리가 폐주의 시중을 드는데.”

역시 말이 얼음처럼 차갑다. 분명 황제를 위해 그리고 황제의 여자가 분명할 건데 그녀들은 황제를 따르지 않고 스스로를 위해 김무치와 상장군 정중부의 편에 서서 자신들을 위한 정치를 하고 있는 거였다.

“어서 가서 알려드리고 좀 쉬자. 어깨가 아파 죽겠다.”

“그래. 어서 가자!”

그렇게 두 나인들은 발길을 재촉했다. 그리고 홍련이 그녀들의 뒤를 따랐다. 그리고 두 나인이 내전에서 멀어져 황궁 으슥한 모퉁이를 돌려고 할 때 홍련이 급하게 뛰어 나와 그녀들의 앞을 막았다.

“누, 누구시오?”

나인 하나가 홍련의 출현에 놀라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황제폐하를 성심으로 모셔야 할 것들이 난신적자 김무치와 내통을 해서 상장군의 귀가 되었단 말이냐?”

홍련은 나직이 나인들을 꾸짖었다.

“누, 누구시오? 무슨 말을 하시는 것이요?”

“자신의 본분도 있고 난신의 암캐가 되었으니 죽어 마땅하다.”

그와 동시에 홍련이 어깨에 차고 있는 검을 뽑았다. 그 순간 나인들은 기겁을 뒷걸음질을 쳤다. 하지만 이미 그녀들은 백화가 척살 령을 홍련에게 내렸을 때부터 죽은 목숨이었다.

그녀들이 죽어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백화를 보고 그녀가 누군지 아는 것이 죽어야 할 이유였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는 그년들이 죽어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긴 거였다.

황제에게 본분을 잊고 불충한 죄!그것은 죽어 마땅한 죄인 것이다.

“왜, 왜 이러는 것이요?”

“죽어서 생각을 해 봐라!”

홍련은 빠르게 앞으로 뛰어 나인 하나를 힘껏 베었다.서억!

“아악!”

비명과 함께 나인 하나가 쓰러졌고 그와 동시에 다른 나인이 뒷걸음질을 하다가 살기 위해 등을 돌려 뛰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홍련은 품에서 수리검을 꺼내 힘껏 던졌다.쉬웅!퍽!

“으악!”

검을 맞은 나인이 앞으로 고꾸라졌고 홍련은 바닥에 쓰러진 나인의 죽음을 확인하기 위해 앞으로 걸어 나갔다.저벅! 저벅!지금 홍련의 발자국에는 살기를 담고 있었다. 그리고 수리검을 맞은 나인은 그 발자국소리에 어떻게든 이 자리를 벗어나기 위해 바닥에 넘어진 상태에서 기기 시작을 했다.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몸짓.하지만 그녀는 죽어야 하는 이유가 충분했다.

“이리 죽을 것을 그리 불충을 했느냐!”

홍련은 그렇게 말하고 그녀의 등에 자신의 검을 깊게 찔렀다. 홍련의 검이 나인의 폐를 찔렀는지 나인의 입가에 검은 피가 뿜어졌다.그리고 홍련은 나인의 등에 박힌 수리검을 뽑아 나인의 옷에 닦고 다시 품에 넣었다.

“주인을 배신하고 물기까지 하는 암캐들은 다 죽어야 해!”

이 말을 통해 홍련의 성정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나쁜 년들!"홍련은 죽은 나인들을 다시 한 번 욕을 하고 주위를 살피고 힘껏 바닥에 쓰러져 있는 나인 하나를 모퉁이 전각 깊은 곳에 밀어 넣었다.그리고 다른 나인도 그렇게 전각 아래에 밀어 넣고 주위를 살폈다.

“상황이 이리 급박하게 돌아가니 쉽게 발각이 되지는 않을 거야!”

아마 저 나인들은 시체가 썩어 악취가 진동을 하면 발견이 될 것이다. 그렇게 될 때쯤이면 회생에 의해 이미 이 고려의 황궁은 안정을 찾을 것이고 그냥 발견 된 시체는 궁궐 밖으로 나가게 될게 분명했다. 이렇게 철저하게 백화는 회생과 자신의 움직이는 것을 비밀로 하기 위해 살인을 저질렀다.

어떤 면에서 보면 독한 것이 백화와 홍련이지만 다르게 보면 정말 철두철미한 여자가 바로 백화인 것이다. 그리고 그런 백화가 회생에게 있다는 것은 회생의 복이었다. 모든 것을 다 주는 여자가 있는 남자는 행운아다.

그런 면에서 회생은 행운아일 것이다. 그렇게 홍련은 임무를 끝내고 급히 모퉁이를 돌아 사라졌다. 그녀가 이제 가는 곳은 회생의 사택이었다.

4. 방법을 찾다.

“그런데 돈 좀 있어?”

“예. 있사옵니다.”

“그럼 국밥 한 그릇 먹으러 가자.”

“예. 상공.”

그러고 보니 난 고려 시대의 화폐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물론 내가 죽기 전에 고려에 대한 연구를 꽤 했기에 고려시대에도 화폐가 사용되었다는 것을 알고는 있다.

해동역사에 기록되어 있는 내용을 보면 BC957년 자모전이라는 철전을 주조하여 사용되었다고 한다. 이는 추정에 불과한 것이고 확실한 주화가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고려 이후였다.

본격적인 주화의 발행은 송나라에서 돌아온 대각국사 의천이 고려경제의 비실용적인 4개 항목을 지적하고 황제 앞에서 그 폐단과 시정 방법을 강론한 후에 만들어졌다고 한다.그러고 보니 대각국사 의천은 참으로 대단한 인물인 것 같다. 그리고 그 시전 방법으로 오직 전화의 유통에 있다는 청주전표를 발표한 후에 주전론이 대두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숙종 2년에 주전관을 설치하여 화폐를 주조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주전의 통용을 추진하는 한편, 숙종 6년에 주전도감을 설치하여 은 1근으로 은병을 만들어 유통시켰다. 한 마디로 은화가 사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은화는 금 다음으로 귀한 것이라 그 교환가치가 무척이나 커서 크게 상용되지는 못했다.

은전의 그 교환가치는 시대에 따라 다르나, 최하 쌀 10섬에서 50섬까지, 마포(麻布)는 100필이었다고 한다. 그러니 실물 경제에서는 그렇게 많이 사용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 은병을 보지 못하고 죽은 백성도 꽤나 많았을 것이다. 또한 단위가 높고, 그에 따른 보조화폐가 없는 데다 위조품이 나돌아 널리 통용되지 했다. 그리고 102년에는 1만 5000근의 구리를 해동통보를 만들어서 귀족들과 무인들에게 나누어 주고 사용을 장려했다.그리고 그 사용을 할 수 있는 곳까지 만들어 줬다.

개경에 좌우에 주무(술집)를 세우고 또한 계급과 신분을 가리지 않고 자유로이 시내에 상점을 사설하도록 했다. 하지만 백성들이 화폐의 효용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여 잘 통용되지 않았다. 또한 해동통보 외에도 삼한통보와 해동중보 삼한중보 그리고 동국중보 등의 동전이 사용되었는데 이는 은병인 은전의 보조 화폐로 사용되었다.그래도 이 개경에서는 그럭저럭 화폐의 사용이 잘 이루어지고 있었다.

대충 이게 내가 아는 고려의 화폐에 대한 전부다. 그리고 보니 참 많이 알고는 있었다. 이런 정보들이 지금 내게 큰 힘이 되고 있는 것이니 죽기 전에 악착 같이 읽어둔 역사서가 참으로 지금 내가 많이 도움이 되고 있었다.

그렇게 나와 백화는 개경의 저잣거리를 걸었다. 고려 수도인 개경의 저잣거리라 아침부터 활기가 가득했다.

“저기에 주무가 있습니다.”

주무는 술집을 의미하는 단어다. 보통 이런 저잣거리에 주모는 술도 팔고 국밥도 팔고 다른(?)것도 팔고 안파는 것이 없다.

“그래! 출출하다. 국밥이나 먹자. 여기 국밥은 먹을 만 하려나!”

난 괜한 소리를 했다. 사실 난 순대국밥을 제일 좋아한다. 하지만 이곳에 손대국밥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

“드셔 보시면 알 것 같습니다.”

"그래 맞다. 먹어 보면 맛을 알지."난 그렇게 말하며 씩 백화를 봤다. 그리고 백화가 내 시선을 눈치 채지 못하게 빠르게 돌려 주모 쪽을 보고 성큼 걸어 들어갔다.그렇게 나와 백화는 주모에 들어가 평상에 앉았다.

“여기 국밥 두 그릇 말아 주시오.”

내가 국밥을 나르는 여자를 보고 소리를 쳤다. 그녀의 등에는 간난아이가 업혀 있었다.

“예. 잠시만 기다립시오. 얼른 말아드리겠습니다.”

아기를 안고 국밥을 나르는 여자는 나를 보며 환하게 웃고 바로 대답을 했다. 그러고 보니 얼굴이 무척이나 시원하게 생겼다.‘역시 하늘이 나를 돕네!’난 그 여자를 보며 씩 웃었다.

“닭이라도 한 마리 삶아 달라고 할까?”

난 백화를 보며 물었다.

“닭이 드시고 싶으십니까?”

“그래도 좀 여기서 팔아줘야 이야기가 쉬울 것 같아서.”

“팔아준다고요?”

“그래. 딱 적당해. 아니 차고 넘치겠다.”

난 백화를 보며 씩 웃었다."무, 무슨 말씀이신지?"

"그런게 있어. 하하하! 하여튼 배고프다. 닭 먹자."

“예. 알겠습니다.”

“거기 주모!”

주모라는 단어는 술을 파는 술집의 뜻도 있지만 술을 파는 술집의 주인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었다.백화가 부드럽게 두르니 아기를 업은 주모가 백화를 봤다.

“왜 그러십니까?”

“닭도 한 마리 잡아 주시고 돼지고기도 좀 내어오시게.”

“닭이요? 돼지요?”

주모는 그렇게 말하면서 백화와 나를 살폈다. 이건 우리가 그 값을 낼 수 있는 지를 보는 게 분명했다.그리고 눈치가 빠른 백화는 품에서 은병 하나를 꺼내 평상에 내려놨다.

“이것이면 충분할 거요.”

백화가 내미는 은병을 보고 주모는 기겁을 했다.

“이, 이건 너무 많습니다. 예. 예, 닭이고 뭐고 잡아옵죠.”

아기를 업은 주모는 그렇게 말하고 돌아섰다.

“이 은병은 안 가지고 가시오?”

그러자 주모는 돌아섰다.

“어디 닭 한 마리와 돼지고기 한 근을 팔고 은병을 받을 수 있습니까? 제가 닭을 잡고 나서 셈을 할 동전을 준비하겠습니다.”

난 아기를 업은 주모의 말을 듣고 그래도 저 여자가 그렇게 욕심이 많은 여자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장사꾼이 정확하게 셈을 하는 것은 정직한 사람이라는 뜻 일 거다.그리고 백화를 보다가 돌아선 여자는 옆에 있는 건장한 사내를 봤다.

“이녁! 얼른 가서 닭 모가지 하나 비틀어 가지고 오시오.”

건장한 사내는 장작으로 나무를 패고 있다가 아기를 안은 여자가 소리를 치니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도끼를 들고 돌아섰다.

“알았네. 여보!”

아기를 업은 여자와 장작을 패던 남자는 부부지간인 모양이다. 난 남자를 힐끗 봤고 그의 머리에는 언제나 그랬듯 그의 이름이 둥둥 떴다.

‘총부’난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 ‘동명이인이겠지. 총부면 이영진인데,,,,,,.’난 문뜩 그런 생각이 들었다.

원래 총부라는 이름이 흔한 이름이 아니기에 난 기억을 해냈다. 총부는 바로 이영진이다.

고려 중기의 무장으로 집안이 어려워 생선을 팔아서 생계를 삼았다가 나졸이 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생선은 왜 안 팔고 이 주모에서 장작을 패고 있지?’난 문뜩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얼른 닭 한 마리 잡아주고 어제 팔던 생선마저 팔아 오세요.”

어느 시대든 이렇게 마누라는 돈 벌어오라고 소리를 치는 모양이다. 난 그제야 이영진 그가 이 자리에 있는지 알았다.

그리고 역사적 기록은 그를 성품이 잔인하고 모질다고 기록을 했다. 이의방과 이고의 휘하에 있는 자라고 기록도어 있으나 지금 이렇게 장작이나 패고 있는 것을 봐서 기록이 역사서의 기록이 약간 틀린 것 같았다.

‘역사가 항상 옳은 것은 아니지,,,,,,.’난 그런 생각을 하다가 문뜩 그 잘못된 기록이 나 때문에 비롯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난 저 여자가 필요하고 그럼,,,,,,.’이영진이 이의방의 휘하에 들어간 것은 무신정변 직후일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내가 그를 이의방에게 천거를 하는 꼴이 되는 거였다.

또한 이영진은 무척이나 잔인하고 흉폭 하다고 역사에 기록되어 있다. 하지만 언제나 말하는 것이지만 후일의 역사서는 경대승 말고는 좋게 기록을 해 놓은 무장은 없었다.난 힐끗 이영진을 봤다.

무식해 보이기는 하지만 그리 잔인하고 흉포해 보이지는 않았다. 아내가 시키는 말이면 저렇게 하던 일도 그만두고 하는 남자는 절대 흉포할 수가 없다.

공처가 중에 잔인한 사람은 없는 법이다.‘어깨가 쫙 벌어진 것이 힘 좀 쓰겠다.

’난 문뜩 그런 생각이 들었다.‘이렇게 되는 거구나!’난 그런 생각을 하며 아기를 업은 여자를 힐끗 봤다.

지금 내가 보는 여자의 부위는 바로 젖통이다. 그러고 보니 무척이나 큰 젖통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그리고 그녀는 음식을 챙기면서도 젖이 불어 아픈지 계속 손으로 누가 보든 말든 상관없이 자신의 손바닥으로 젖통을 문질렀다.

사실 현대에서나 여자의 가슴이 성적인 존재로 보일 것이다. 하지만 조선시대 말기에 외국인들에 의해 찍힌 사진을 보면 대로에서 그냥 아이에게 젖을 물리는 여인네들이 참으로 많았다. 그러니 이 시대에서 여자의 가슴은 말 그대로 젖통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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