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간웅 5권 -- >
“잘 먹고 잘 살려고 그럽니다.”
난 솔직하게 대답을 해줬다. 순간 문극겸은 어이가 없다는 눈빛으로 나를 봤다. ‘왜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어때서?’난 속으로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 대신 작은 도둑은 되어도 큰 도둑은 되지 않을 것이고 난신이 된다고 해도 역신은 되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충신은 되지 못하더라고 역신은 되지 않을 것입니다. 이제 저에게 식견을 빌려주십시오. 제가 무엇을 원하는지 아실 것 아니십니까?”
“충신은 되지 못해도 역신은 되지 않는다? 그대가 그런 능력이 있다고 보시오?”
다시 문극겸이 내게 물었다.
“지금 이 고려를 구할 수 있는 사람은 어처구니없게도 겨우 어린 나뿐입니다.”
난 그렇게 말하고 문극겸을 뚫어지게 봤다.
“대단한 자신감이십니다.”
“자신이 없으니 고견을 묻는 거잖습니까?”
“예. 알겠습니다. 춘추전국시대에 오나라의 공자인 희광이라는 자가 있었습니다.”
춘춘 전국시대는 서방의 유목민인 견융이 호경을 공략한 이듬해에 주가 수도를 동쪽의 낙양으로 옮기고 난 뒤부터 진(晉)이 한 · 위 · 조로 분열할 때(기원전 403년)까지를 춘추 시대라고 한다.그 뒤 진(秦)이 중국을 통일하기까지를 전국 시대라고 한다.
주 황실이 명목상의 권위를 유지하고 있던 춘추 시대에는 오패(五覇)가 나타났으며, 다음의 전국 시대에는 칠웅(七雄)이라 불리는 강국들이 힘을 겨루었다. 이 사이에 주의 봉건 제도가 해체되었으며, 새로운 질서 형성의 길을 찾아 사상계가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춘추 전국 시대는 중국 전통 사회의 기본적인 성격이 형성된 시기였다. 약육강식의 정복 전쟁으로 여러 제후국이 7개의 강국에 통합되었다.
아울러 이 시대에 철제 농구, 우경(牛耕), 관개 시설이 보급되고, 생산력이 증대되었으며, 사상적으로 제자백가가 등장하였다.‘그 시대의 오나라의 희광이라고,,,,,,.’난 머리에 번득 스치는 것이 있었다.
이렇게 빠르게 내 고민을 해결하는 문극겸이니 그는 분명 뛰어난 식견을 가진 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어장 검이라는 명검이 있지요.”
“구야자가 만든 그 검을 말하는 겁니까?”
내 물음에 문극겸은 놀라 나를 뚫어지게 봤다.
“아십니까? 어장 검을?”
“예. 압니다.”
"그가 오왕을 죽이기 위해 구운 고기에 검을 숨기듯 이 위태로운 고려를 살리기 위해 숨기면 될 것입니다. 어장검의 고사를 역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어장 검은 오나라 공자인 희광이 용사 전제와 공모하여 전제가 오왕을 죽이기 위해 구운 고기의 배 안에 구야자가 만든 명검을 숨겼다는 것에서 어장 검이라고 이름이 붙여졌다.
전제는 오왕에게 그때 구운 생선 요리를 맛보라고 청했고 오왕이 생선을 먹는 틈을 타서 생선 뱃속에 숨겨놓은 단검을 뽑아 오왕을 죽였다고 한다. 그리고 전제는 검을 빨리 뽑기 위하여 생선 등을 오왕을 향해 놓았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도 중국에서는 귀인이나 중요한 인물을 대접할 때 어두일미의 속설을 무시하고 꼬리 쪽으로 손님이나 귀인에게 놓는다고 한다.문극겸은 내게 그렇게 말하고 나를 봤다."하지만,,,,,,."저 하지만의 말 뒤에 흐려 사그러진 단어는 아마도 지금의 황제가 폐위 대신에 상황제의 유혹을 이겨냈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담겨 있었다."참아 내실 것입니다.
저는 황제 폐하를 잘 알고 있습니다."난 둟어지게 문극겸을 보며 말했다. 아들을 살리기 위해 어린 내게도 머리를 숙인 황제다.
황제로는 실패했지만 아버지로는 굳건히 버틸 분이 바로 아버지인 의종일 거다."잘 아신다고요?"문극겸이 나를 보며 물었다."그렇습니다. 제가 본 아버지 중에 가장 굳건한 아버지셨습니다."내 말에 문극겸은 지그시 눈을 감았다.
아마 그는 이 고려를 황제의 부정에 걸어야 한다는 것이 통탄스러운 듯 했다. 그리고 다시 눈을 떴다.
“그럼 방법은 알려드린 것입니다. 그럼 어린 분에게 공자 휘광처럼 목숨을 버리고 전제가 될 자가 있습니까?”
그 순간 난 인상을 찡그렸다. 문극겸의 물음에 난 순간 백화와 홍련을 떠올렸다. 그리고 그 둘 중에도 백화만이 내게 전제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렇게 백화에 대한 믿음이 내 마음에 쌓이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백화를 이용할 수는 없었다. 문극겸이 말한 것처럼 그것은 무척이나 위험한 일이었다.
계속 백화를 위험한 일로 몰수는 없었다. 분명 백화는 내가 지시를 하면 섶을 지고서라도 불길로 뛰어들 것이다.
수많은 응양군의 호위를 받는 정중부를 죽이라고 내가 명령을 한다면 한 자루 검을 들고 뛰어들 것이 분명할 거다.오직 나 하나만을 위해 목숨을 내놓으려는 백화이니 그렇게 위험한 일은 시키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백화밖에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것이 간사한 내 마음일 거다.‘아니야! 그럴 수는 없다.
’난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있기는 하지만 그 방법을 쓰고 싶지는 않습니다.”
내 말에 문극겸은 내 뒤 문 쪽을 보고나서 나를 다시 봤다.
“조금 전 들어온 그 여 무사입니까? 그 여 무사의 눈에 더린 분이 담겨 있는 것 같더군요.”
문극겸은 식견도 높지만 눈치도 빠른 것 같았다.
“그렇습니다. 위험한 일에 내 사람을 보내고 싶지 않습니다.”
“위험한 일일수록 자기 사람을 써야 하는 법입니다. 고려를 역신으로부터 구한다고 하셨으니 쓰셔야 할 것입니다.”
순간 문극겸이 나를 압박했다. 문극겸의 말도 아예 틀린 말은 아니었다.
위험한 일일수록 자기 사람을 써서 일을 완벽하게 처리해야 한다. 그리고 또 그것이 배수의 진일 것이다. 하지만 내 사람을 위험한 곳에 밀어 넣고 만약 실패를 했을 때의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이 순간까지도 나는 나만 생각하고 있었다. 백화의 안위보다 내 안위를 더 걱정하고 있다는 생각이 난 나도 모르게 나 스스로에 대해 놀라고 있었다.
‘모진 놈이 나다.’난 그런 생각을 하며 인상을 찡그렸다.
“방법은 제가 구하겠습니다.”
“예. 그렇게 하십시오.”
문극겸은 그렇게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다시 한 번 현기증이 생겼는지 휘청거렸다.
“앉아계십시오.”
“아닙니다. 어찌 은인을 뵙고 앉아 있을 수 있습니까?”
문극겸은 뜬금없는 말을 내게 했다.
“예?”
“작게는 저의 구명지인이고 크게는 고려를 구하실 분이 아닙니까?”
문극겸은 그렇게 말하고 아들 뻘도 안 되는 내게 큰 절을 했다.
“부디 처음 먹으신 그 마음 변치 마시오.”
순간 난 숨이 턱하고 막혔다. 그리고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무인본분위국헌신입니다.”
난 그렇게 말하고 문극겸에게 목례를 했다. 정말 난 점점 더 충신이 되려나 보다. 그리고 난 돌아섰다.
이제 황제에게 마음 위에 올려놓은 칼 3자루를 드려야 하니 말이다.'위험한 일일수록 내 사람을 써야 한다,,,,,,.'난 입술을 지그시 깨물며 백화의 얼굴을 떠올렸다.의종이 감금당해 있는 내전.의종은 깊은 새벽인데도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아니 이 순간 잠을 잘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고려의 지존에서 이렇게 죄인처럼 내전에 갇힌 신세가 된 것 하나만으로도 잠을 이루지 못할 것인데 내전 환관 김우치의 말을 듣고 더욱 잠을 이룰 수가 없는 의종이었다.
김우치!그는 무비의 처소에 있던 환관이었다. 자신을 무비의 개라고 말하고 멍멍 개처럼 짖었던 바로 그 환관이었다.
그런데 지금 그가 폐위가 거론되고 있는 황제를 호종하고 있었다. 물론 그를 부른 것은 의종이었다.
무비가 총애하는 환관이라 무비를 생각하며 그를 부른 거였다.하지만 그를 움직인 것은 정중부였다.
정중부는 김우치에게 환관의 최고 자리인 상선이라는 자리로 유혹을 하고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김우치는 황제가 숨 쉬는 것 하나까지 상장군 정중부에게 보고를 했다.
“정중부 그자가 끝내,,,,,,.”
의종은 저녁쯤 환관 김우치가 한 말을 떠올리며 회상에 잠겼다.
“뭐, 뭐라? 지금 짐에게 무엇이라고 했느냐?”
“망극하옵니다. 황제폐하!”
김우치는 무릎을 꿇고 눈물까지 흘리며 황제를 봤다. 그가 흘리는 눈물은 비록 거짓이기는 했지만 그의 연기하나만은 일품이었다.
“태, 태자가 지금 굶고 있다고 했느냐?”
“그러하옵니다. 황제폐하!”
“누, 누가 감히,,,,,,.”
“상장군 정중부의 휘하에 있는 한 섬이라는 중랑장이라 하옵니다.”
지금 김우치가 황제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 주는 것은 상장군 정중부의 지시에 의한 거였다.
“중랑장 한 섬 따위가,,,,,,.”
“그의 뒤에 역신인 정중부가 있사옵니다.”
김우치의 말에 황제는 입술을 깨물었다.
“정중부가 끝내 황실을 겁박하는구나!”
“이를 어찌하옵니까? 황제폐하! 태자마마께서 하루 종일 물 한 모금도 드시지 못하였다고 하시옵니다.”
“으음.”
환관 김우치의 말에 황제는 깊게 신음을 했다. 이렇게 본격적으로 상장군 정중부는 황제인 의종을 압박하기 시작을 했다. 그리고 깊은 신음에 잠겨 있는 의종을 보고 김우치는 황제인 의종의 눈을 피해 씩 웃었다.
‘태자를 진정 굶겨 죽일 셈인가?’의종은 그런 생각을 하며 더욱 깊게 신음을 했다. 그리고 상장군 정중부의 행동이 이해가 되지 않는 의종이었다. 이미 대전에서 문무백관들을 모아놓고 자신의 폐위를 결정했다고 한 사실을 의종은 김우치에게 들어 알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왜 다시 자신의 아들인 태자를 그렇게까지 황실과 척을 지다 못해 원한을 쌓으면 굶겨죽이려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내게 바라는 것이 있는 것인가?’그렇게 의종은 깊은 밤에 생각하고 또 생각을 하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
“옥체 상하실까 저하되옵니다.”
의종은 옆에 호종을 하고 있는 김우치의 말에 회상에서 깨어났다.
“좀 상한들 어떠하나? 태자는 지금 주린 배를 참으며 있을 것인데,,,,,,.”
“이럴 위급할 때일수록 깊이 생각하시고 묘수를 찾아내셔야 하옵니다.”
“묘수라? 지금 내 꼴을 보고도 네가 내게 묘수라는 말을 할 수 있는 것이냐? 묘수라 무슨 묘수가 있어서 태자를 구한단 말이냐?”
의종은 그렇게 말하며 머릿속에는 회생을 떠올렸다.‘궁에 소문이 쫙 났다면 그 아이도 알았겠지.’의종은 그렇게 생각을 했다. 하지만 회생이라고 해도 방법이 있을 것 같지 않는 의종이었다.
“밤이 깊었사옵니다. 제가 수라간에 가서,,,,,,.”
“되었다. 태자는 아무 것도 먹지 못하고 있는데 짐이 무엇을 목으로 넘기겠느냐. 혼자 있고 싶으니 물러가라.”
의종은 그렇게 말하며 김우치를 봤다.‘강산과 사람은 그대로인데 상황만 바뀌었구나!’의종은 예전과 다른 김우치를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어쩌면 김우치 그가 자신을 감시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신이 황상폐하의 근심을 덜어드리지는 못하오나 곁에서 명을 따르며 호종하고 싶나이다.”
“물러가라고 했다. 혼자 있다고 말했다. 너까지도 나를 이제 업신여기는 것이냐?”
의종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아, 아니옵니다. 황상폐하! 소신 물러가겠나이다.”
김우치는 놀란 눈빛으로 바로 대답을 하며 3발자국 뒷걸음질을 하다가 돌아섰다. 그리고 그의 입가에는 미소가 머금어져 있었다. '내가 없어도 나인들이 모든 것을 내게 보고를 할 것이야!'지금 이 순간 이 내전 안에 있는 모든 자들은 황제를 감시하는 눈과 귀였다. 그리고 모두 다 김우치의 사람들이었다.
처음 회생이 급히 궁으로 왔을 때 찾은 바로 찾은 최준의 최대 라이벌이 바로 김우치와 그를 따르는 세력이었던 것이고 마치 둘은 라이벌답게 각각 다른 줄을 잡고 있는 거였다. 상장군 정중부와 김우치! 그리고 회생과 최준!이들은 이제 같은 운명을 걸게 될 게 분명했다.'최준 그 도도한 내시 놈을 내가 상선이 되면 그냥 두지 않는다.
나를 무시해? 같은 고자 주제에!'김우치는 최준의 얼굴을 떠올리며 인상을 찡그렸다."내 반드시 궁에서 쫒아내 주지."김우치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나인을 보고 조용히 속삭였다.'철저히 감시를 해야 할 것이다.''예.'나인 하나가 짧게 대답을 했다. 그리고 끝내 김우치는 내전 전각을 나왔다. 이것만 봐도 하늘이 회생을 돕고 있는 듯 했다.
3. 옹심에 새긴 참을 인!난 그렇게 돌아서서 문을 닫고 나왔다. 여전히 백화는 복도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가자! 당장 소주방으로 가야겠다.”
“제가 하겠습니다. 상공.”
백화는 촉촉한 눈동자로 나를 보며 말했다. 이미 문극겸과 나눈 이야기를 모두 다 들은 거였다.
“누가 엿들으라고 했어?”
“송구하옵니다. 상공.”
“너 말고 시킬 상궁이나 나인들은 많아.”
“그러다 비밀이 누설되면 크게 화가 미칠 것이옵니다.”
“됐어.”
난 휙 하고 돌아서서 성큼 복도를 걸었다. 하지만 이미 그녀의 눈빛은 자신이 마음 위에 올려놓은 3개의 칼을 들고 가지 않으면 목을 멜 분위기였다.그리고 난 그런 백화를 막지 못할 것이다.
아니 백화가 먼저 말해주기를 바라고 있었는지도 몰랐다.‘나쁜 놈!’난 소주방으로 향하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수라간 소주방.잠이 덜 깬 수라간 상궁이 나를 보며 멍한 표정을 지었다.
“이 새벽에 팥죽을 만들라는 말씀이십니까?”
내가 검을 차고 있는 무장이니 수라간 상궁은 안 된다는 말은 못하고 저런 표정을 지은 거였다.
“그래. 팥죽이다. 급하니 바로 만들어야 한다.
“만들 수야 있지만 이 새벽에,,,,,,.”
“황제폐하가 드실 것이니 정성을 다해야 할 것이다.”
난 수라간 상궁을 노려봤다.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수라간은 순식간에 분주해졌다. 지금 황당한 눈빛을 한 수라간 상궁은 마치 장금이라도 빙의를 했는지 빠르게 팥죽을 만들었다. 그리고 난 그 옆에서 나뭇가지를 잘라 팥죽에 넣는 옹심처럼 나뭇가지를 깎았고 그 모습을 보고 수라간 상궁이 나를 힐끗 봤다.
그와 동시에 백화가 수라간 상궁을 노려보자 수라간 상궁은 팥죽을 만드는데 전념을 했다.내가 이 새벽에 팥죽을 선택한 것은 팥죽은 그 속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황제를 지키고 있는 응양군 병사들은 그 안을 볼 수가 없다. 그러니 내가 만든 이 나뭇가지 옹심을 넣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물론 난 그 옹심에 참을 인자를 적었다. 그리고 딱 세 개를 만들었다. 그러니 마음 위에 올린 칼이 총 3개인 것이다.‘내전에서 폐주의 대우를 받는 것이 아니라 황제의 대우를 받고 있다고 했어. 그러니 함부로 음식을 확인하지는 않을 것이야!’난 그런 생각을 하며 수라간상궁을 봤다.
‘저 여자를 시킬까?’난 백화를 보내는 것이 걱정이 되어 수라간상궁을 보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여기 있사옵니다.”
“이리 주시게.”
백화가 상궁이 내게 내민 팥죽을 달라고 했다.
“네가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난 화가 난 듯 백화에게 말했다.
“제가 할 것이옵니다. 직접 가시면 위험합니다. 또 믿지 못하는 이를 보내는 것도 위험합니다. 그러니 이년 마음 편하게 가게 두십시오.”
“백, 백화야!”
“제가 갑니다. 상공!”
백화는 다부지게 말했다. 그리고 난 더는 백화를 막지 못했다.
“그리고 상공.”
“왜 그러느냐?”
“조금만 나가 주시겠습니까?”
“왜?”
“이 복장으로 황제폐하께 갈 수는 없지 않사옵니까? 이 상궁과 옷을 바꿔 입어야 할 것 같습니다.”
“알았다.”
난 그리고 바로 수라간에서 나왔다.
“왜, 왜 이러십니까?”
아무것도 입지 않은 나신의 상궁이 자신을 노려보고 검을 뽑아든 백화를 보고 놀라 뒷걸음질을 쳤다. 물론 이 순간 백화도 아무것도 입지 않고 있었다.
정말 이 살벌한 순간에도 백화의 몸매는 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다웠다. 풍만한 가슴과 함께 앙증맞은 젖꼭지가 유난히 도들 어진 것이 백화 역시 긴장을 하고 있다는 증거일 거다. 또한 잘록한 허리는 아 저게 개미허리라고 하는 구나! 할 정도였다. 또한 엉덩이는 하늘로 올려 붙은 것이 탱탱함이 신선이나 먹는다는 천도 같았고 미끈한 다리는 동양인 중에서는 보기 드문 긴 다리였다. 그리고 그렇게 실오라기 하나 입지 않은 백화가 나신으로 검을 들고 있는 거였다.
이것은 수라간상궁을 밸 때 피가 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인 것 같았다.
“궁에는 비밀이 없는 법.”
백화는 그렇게 말하고 발가벗은 상궁을 다시 노려봤다.
“살, 살려주십시오. 저는 아무 것도 모릅니다.”
“미안합니다.”
백화는 그렇게 말하고 자신의 검으로 아무것도 입지 않은 상궁을 베었다.서억!
“으악!”
비명과 함께 수라간상궁이 쓰러졌다. 그리고 백화는 죽은 수라간상궁을 보며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