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간웅-82화 (82/620)

< -- 간웅 5권 -- >박순필은 다부지게 말하고 다시 한 번 무릎을 꿇은 상태로 허리를 숙여 충희에게 절을 했다.

“어심이 내게 있다?”

“그러하옵니다. 황자마마!”

박순필이 황자라고 자신을 부르자 충희는 피식 웃어버렸다.

“참으로 오랜만에 들어보는 말이군.”

“승려 이전에 황자마마 이시지 않습니까?”

박순필은 다시 충희를 뚫어지게 봤다.

“결국 나보고 허수아비 황제가 되어 달리는 말이지? 상장군이 부리는 줄에 매달려 움직이라는 말인가?”

“어찌 그런 황망한 말씀을 하시옵니까?”

“중한테 환속을 해서 아비지옥 같은 속세로 나가자는 것이 진정 황망한 말이지. 나는 그러고 싶지 않네.”

“고려 사직이 위태롭습니다. 황자마마!”

박순필의 간곡한 청에 충희는 다시 피식 웃었다. 그리고 속으로 세상 참 재미있게 돌아간다는 생각을 한 충희였다.

“중이 되어 하찮은 이 흥왕사에 그리고 그보다 더 먼지처럼 하찮고 허망한 대종사도 못 되었거늘 그보다 더 먼지 같은 속세로 나가라? 네놈이 내 불심을 흔드는 악귀구나!”

대종사!오랜 수행으로 성품이 청정하여 수행자의 모범이 되는 뛰어난 승려를 말한다.물론 고려에는 승려들을 관리하고 그들을 다스리는 승통이라는 직위가 있었다.

승통!우리나라에서는 신라ㆍ고려ㆍ조선 시대에서 각각 다른 의미로 승통이라는 말을 채택하여 사용하였다.승통은 고려 시대 승계(僧階)의 제1위의 직위였다.

또한 교종 계통에서 최고 지위다. 중국 북위(北魏)에서 처음 생겨난 것으로 사문통(沙門統)ㆍ승통ㆍ사문도통(沙門都統) 등 세 가지 직책을 두었으며, 문성제(文成帝) 때에는 계빈국 승려 5인을 승통으로 위임하였다.

고려시대에는 승통이 교종(敎宗)의 최고법계로 사용되었다. 국가에서 주관하는 승과(僧科)의 교종선(敎宗選)에 합격하면 대선(大選)­대덕(大德)­대사(大師)­중대사(重大師)­삼중대사(三重大師)­수좌(首座)­승통에 이르렀다.

승통에게는 왕사(王師)나 국사(國師)가 될 자격이 부여된다. 그러나 이 법계는 고려가 멸망하며 없어졌다가, 조선 중기 이후에 다시 그 이름을 보이게 된다.그러나 이 때는 사찰의 책임자에 해당하는 주지의 다른 이름으로 사용하게 되었는데, 조선 말기까지 큰 사찰마다 승통이 있어 자기 관할의 승려행정을 맡아서 처리하였다.

그리고 여기서 충희는 승과를 보지 않았으니 대선부터 될 수 없으니 하찮은 승통이 되지도 못했는데 라고 하지 않고 대종사도 되지 못했다고 말한 것이다.그만큼 충희는 이름과 자리에 욕심이 많은 인물이었다. 그리고 박 순필은 충의의 말을 듣고 내심 어느 정도 그가 옥좌에 욕심이 있구나 하고 생각을 했다.

‘욕심이 저리 많으니 어찌 부처가 될 수 있을까?’박순필은 마음속으로 그런 생각을 했다. 하지만 겉으로는 엄청난 죄를 지은 죄인처럼 머리를 조아렸다. 스님에게 지금 환속을 하라고 하니 불교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무간지옥에 떨어져도 할 말이 없는 죄일 것이다.

무간지옥은 아비지옥(阿鼻地獄) 또는 무구지옥(無救地獄)이라고도 한다. 사람이 죽은 뒤 그 영혼이 이곳에 떨어지면 그 당하는 괴로움이 끊임없기 때문에 이 이름이 붙었다.

지옥 중에서도 가장 밑바닥에 있는 지옥이 바로 이 지옥인 것이다.그 지옥에 떨어지는 자는 오역죄를 범하거나, 사탑(寺塔)을 파괴하거나 성중(聖衆)을 비방하고 시주한 재물을 함부로 허비하는 이가 그 곳에 간다고 한다.

옥졸이 죄인의 가죽을 벗기고 그 벗겨낸 가죽으로 죄인의 몸을 묶어 불 수레에 실어, 훨훨 타는 불 속에 죄인을 집어넣어 몸을 태우며, 야차들이 큰 쇠창을 달구어 죄인의 몸을 꿰거나 입, 코, 배, 등을 꿰어 공중에 던진다고 하여 백성들이 너무나 두려워했다.어쩌면 이것은 중들이 지어낸 말일지도 모른다.

사탑을 파괴하고 성중을 비방하고 시주한 물품을 가로채는 일을 한 자가 무간지옥에 빠진다는 말만 봐도 짐작이 되었다.

“무간지에 빠지고 싶은 게군?”

충희는 박순필을 빤히 보며 말했다.

“가지요. 제가 갈 것이옵니다.”

“그대가 지옥으로 스스로 간다? 여기 또 부처가 계셨군.”

충희는 박순필을 보며 이죽거리듯 말했다.

“그리하겠나이다. 황자마마를 환속시키고 제가 무간지옥이든 어디든 가겠사옵니다. 그리고 스스로의 해탈을 찾는 티끌보다 하찮은 대종사보다 만백성을 살피시는 미륵 같은 황제가 되어 주십시오.”

박순필도 물러서지 않았다.

“악귀 놈이 집요하구나!”

충희가 다시 소리를 질렀다. 그런데 참으로 웃긴 것은 박순필의 이야기가 듣기 싫으면 돌아앉으면 그만이 것을 충희는 계속 박순필과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것은 충희 그의 귀에 박순필의 이야기가 점점 더 달게 느껴지고 있다는 반증일 거다.

“시생이 악귀가 되겠나이다. 그러니 환속을 하셔서 고려의 지존이 되어 주십시오.”

“싫다. 나는 싫다. 그 먼지 같이 하찮은 속세에 나는 다시 가고 싶지 않다.”

충희는 지금 박순필에게 그렇게 말을 하고 있었으니 눈빛은 다르다는 것을 박순필은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 그리고 충희는 중이 되기에는 너무나 호방한 성격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는 박순필이었다.‘대종사? 파락호 황자가 대종사! 지나가는 개가 대종사가 되는 것이 빠를 것이야!’박순필은 속으로 충희를 조롱했다.

이것만 봐도 고려황실은 무너지고 있었다.사실 충희는 이 흥왕사에도 그리고 고려의 불교계에도 지지리도 골치 아픈 사고뭉치였다.

물론 속세에 있을 때 황자의 신분이었을 때는 황실의 두통거리였다. 스님이 되고나서도 그의 기행 같은 파락호의 생활은 멈추지 않았고 그가 도량을 쌓는다는 명분으로 떠나는 기행에 멈춰 앉은 절 마다 난리가 나곤 했다.

특히 비구니들이 기거를 하는 절에 그가 자리를 잡고 앉으면 그 절에 아기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그는 파락호였다. 그렇게 패악한 그였지만 그래도 효심 많은 대단한 위인이었다.‘어쩔 수 없군.’박순필은 차분히 충희를 봤다.

“태후마마의 뜻도 포함되어 있사옵니다.”

“태후께서,,,,,,.”

“그러하옵니다. 만약 황자께서 환속을 하지 않으시면 다른 이가 황제가 되고 그러면 끝내 상장군의 충심은 어쩔 수 없이 역사에 역심으로 기록될 것이옵니다. 부디 굽어 살펴 주시옵소서.”

“충심이 역심이 된다.”

“황제 폐하의 밀명을 받아 한 일이오나 어찌 되었던 폐하를 폐위로 몬 것은 상장군이옵니다.”

다시 의종을 폐위를 진행한 것이 상장군의 뜻이 아니라고 박순필이 거짓말을 했다.

“으음,,,,,,.”

“하찮은 대종사도 못 되었거늘,,,,,,.”

“결정을 해 주소서! 황자마마!”

“좋다. 하찮은 대종사가 뭐가 대단하겠느냐? 모든 것이 준비가 되었다면 환속을 할 것이다.”

“예?”

순간 박순필은 당황했다.

“모든 것이 준비가 되었다 하심은?”

“문무백관과 황상께서 나를 데리러 이 절로 오신다면 나는 환속을 할 것이다.”

순간 박순필은 인상을 찡그려야 했다.

“황상폐하께서요?”

“그래. 상장군 정중부가 그렇게 충심이 강한 신하라면 이의방과 이고 그리고 채원의 눈치를 보지 않고 감금이 된 황상을 이곳으로 모시고 올 수 있지 않느냐? 어떻게 되었던 이제는 황상께서 상황이 되시는 것이 아니냐.”

듣고 보니 틀린 말도 아니었다.그리고 박순필은 그렇게 되어야만 충희가 움직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순간 충희가 그냥 그런 파락혼느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장군께 전하겠나이다.”

“황제폐하가 아니고?”

순간 박순필은 아차 하는 마음이 들었다.

“물론 황제폐하께도 전할 것이옵니다.”

“하하하! 황상의 위에 상장군 정중부가 있구나. 내 위에도 있으려 하겠지.”

충희는 그렇게 말을 하고 더는 말을 하지 않겠다는 듯 돌아앉아 부처를 봤다.

“제가 그리 먼지 같이 하찮은 대종사가 되는 것이 싫으십니까? 허허허!”

충희는 불상을 보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그리고 불상을 보며 씩 웃었다.‘황제라,,, 황제라,,, 내 자리가 아닌 줄 알았는데,,, 하하하! 황제라,,, 하하하!’충희는 속으로 기뻐 크게 웃었다.

그렇게 웃는 충희는 그 하찮은 대종사도 되지 못하는 위인인 것이다. 그렇게 대종사도 되지 못하는 충희와 상장군 정중부의 야합은 이루어 질 것 같았다.'내가 황제라,,, 내가 황제란 말이지.'충희는 그렇게 불상을 보며 머릿속으로 중얼거렸다.

“모셔 왔습니다.”

백화가 문을 열고 들어오며 내게 목례를 했다. 그리고 그녀의 뒤에는 최준이 나를 보고 있었다.

“수고했다.”

난 백화에게 짤게 말하고 최준을 봤다.

“오셨습니까? 이른 새벽에 모셔서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그런데 무슨 일 있으십니까?”

내가 이 새벽에 자신을 부른 것을 보고 최준도 이 황궁에 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직감이 들었는지 내가 무슨 말을 꺼낼까 궁금한 눈으로 내게 물었다.

“여쭤볼 것이 있어서 모셨습니다.”

정말 이 순간 그리고 이 새벽 그리고 내 선택이 지금 가장 중요하다. 한발, 한발 조심하고 또 조심히 걸어 나가야 한다.

이미 나는 상장군 정중부의 계략을 어느 정도 파악을 한 상태다. 물론 이것은 내 추축이지만 말이다.

‘분명 그런 의도로 태자를 겁박하는 것이면 황제에게는 부드럽게 나갈 게 분명할 거야!’난 그런 생각을 하며 나를 보고 있는 최준을 힐끗 봤다.

“제게요?”

“그렇습니다. 누구보다 이 궁에 대한 사정을 제일 잘 아시지 않습니까?”

“사정이라고 하시면?”

최준은 분명 내가 무엇을 묻고 싶어 하는지 어느 정도는 파악을 하고 있는 눈빛이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지금 패악을 저지르고 있는 상장군 정중부와 내 상전처럼 보이는 이의방은 대립각을 새우고 있는 것처럼은 보이지 않아도 기회를 노리고 있다는 것을 눈치 빠른 환관들이라면 다 알 것이다.

그리고 이른 새벽에 이의방의 최 측근이라고 할 수 있는 내가 자신을 불렀으니 대충 무슨 일 때문인지 짐작을 하고 있는 거였다.‘이용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이용을 해야지.’그러고 보니 최준의 표정이 그리 밝지 않았다.

아마 태자의 일 때문에 그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 역시 태자의 일 때문에 최준을 보려고 한 것이다.

‘저들이 소문이 제일 빠르고 황궁에서 일어나는 일들 그리고 사람들의 약점 및 장점을 잘 아는 자는 없을 거야!’사실 난 그런 생각을 하고 있어서 최준을 부른 거였다. ‘어느 정도로 압박을 하는지부터 파악을 해야겠지.’원래 환관들이 이 궁에서 일어나는 일을 제일 먼저 알고 또 제일 많이 퍼트리는 존재들이었다. 그래서 나는 환관의 거두로 거듭나고 있는 최준의 청을 받아들인 거였다.

상부상조!딱 정확한 표현일 거다. 그리고 지금 최준도 나를 이용하고 있는 걸 거다.죽은 왕광취와 이 숭겸이 사라진 지금 환관들을 통제하고 새로운 환관의 세력을 만들고 싶은 최준에게 이의방의 측근인 나는 자신의 힘을 다른 환관에게 보여주는 좋은 예일 것이다.

어쩌면 지금 환관 최준도 나를 엎고 호가호위를 하고 있는 거였다.

“그런데 왜 그리 표정이 그리 어두우십니까?”

나는 그래도 최준에게 하대를 하지 않았다. 어떻게 현대인의 사고를 가진 내가 쉽게 나이가 지긋한 최준에게 하대를 쉽게 할 수 있겠는가.

최준은 내 물음에 나와 자신만 있는 나장의 방을 살폈다. 역시 환관들은 이렇게 조심하는 버릇이 있는 모양이다.

이건 어디에도 귀는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내게 실감시켜주는 거였다.

“상장군 정중부의 패악이 하늘을 찌르는 것 같습니다. 태자님에 대한 이야기는 들으셨지요?”

이미 이 궁궐에 그가 위세를 부리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힘이 있으니 위세를 부리는 거지요.”

“그런 정도가 아닙니다.”

“아니라고요?”

“예. 그렇습니다. 패악하게 태자께 아니 폐서인에게,,, 송구하옵니다.”

“괜찮습니다. 태자라고 부르셔도 됩니다. 아직은 태자이지요. 아니 태자님입니다.”

난 여전히 폐서인의 신세가 된 태자를 태자라고 불렀다. 그 순간 최준의 눈빛도 약간 달라졌다. 이런 면을 봐서 최준은 왕광취과는 조금 다른 환관 같았다.

“예. 그렇습니다.”

“하시던 말씀이?”

“상장군 정중부의 휘하에 있는 중랑장 한 섬이라는 자가 무엄하게 태자께 올리는 식사에 손을 데고 그 밥상을 엎었다고 하옵니다. 또한 일체의 나인의 출입을 금했다고 합니다.”

“일체의 나인의 출입을 금한다고요?”

“예. 뭐 아직 청소를 하는 나인의 출입까지는 막지 않고 있다고는 하나 먹을 것을 가지고 들어가는지 아닌지 몸수색을 철저히 한다고 합니다. 불충하다 못해 패악 무도한 짓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난 이것으로 태자의 궁을 막고 있는 자가 누군지 알았다. 또한 모든 사람들을 통제하지 않는다는 것 역시 알았다.‘결국 황제폐하를 압박할 심산이군.’난 그리고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추측을 확신으로 돌려세웠다.

“청소하는 나인들의 출입만 가능하게 한다고요?”

“그렇습니다. 이공. 그런데 저를 부르신 이유가 무엇입니까?”

“저도 태자님의 일 때문에 최공을 모셨습니다.”

“태자님의 일이라고요?”

내 말에 최준은 조금 놀란 것 같았다.

“그렇습니다. 상장군 정중부가 하늘이 무서운지 모르고 패악을 저지르기고 있으니 막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리도 다시 최준은 내 말에 더욱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지금 이 순간 상장군 정중부를 막을 수 있는 자는 없다고 봐야 옳을 것이다. 그런데 일개 위장 따위가 막겠다니 놀라울 뿐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최준은 내 뒤에 이의방이 있다는 것을 생각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이 순간 이의방은 본의 아니게 최준에게는 충신의 축에 끼고 있는 거였다.‘이러다 정말 충신이 되겠는걸.’난 나도 모르게 인상을 찡그렸다가 최준을 봤다.

“그런데 혹시 그 태자궁을 지키고 있는 한 섬이라는 자는 어떤 자인지 아십니까?”

내 물음에 최준은 나를 봤다. 그리고 그의 눈동자에는 내가 환관들을 너무 잘 알고 있어 놀라는 눈빛이었다.사실 환관의 무기는 바로 다른 자들의 치부일 것이다.

따지고 보면 환관이라는 자들은 남자로써 그 능력이 없는 존재들이다. 그리고 분위기 자체가 암울하다.또한 무신들처럼 무력이 강한 것도 아니고 문신들처럼 학문을 해서 식견이 높은 것도 아니었다. 그러니 그들은 이 황궁에 드나드는 사람들의 치부를 파악해서 적시적소에 사용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 그런 눈빛으로 저를 보십니까? 최공!”

“어떻게 그리 환관들을 잘 아십니까?”

“그냥,,,,,,.”

난 그냥이라고 말하고 말았다.

“예. 그렇습니다. 이 황궁에 출입을 하는 자들은 어느 정도 파악을 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라고 하시면?”

“우선 무신들은 나장 이상은 파악을 하고 있습니다. 문신들은 정 7품 이상이면 어느 정도 파악을 하고 있습니다.”

난 최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중랑장은 정 5품이니 분명 파악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요? 그럼 한 섬은 어떤 자입니까?”

내 물음에 최준은 날 뚫어지게 봤다.

“한 마디로 장군이 되고 싶어 안달이 난 위인입니다.”

“장군이 되고 싶어 안달이 났다고요?”

“그렇습니다. 이공! 물론 모든 중랑장들이 종 4품 장군의 반열에 오르고 싶어 하겠지만 그만큼 간절히 바라는 인물도 없을 것입니다.”

뭐 누구나 군문에 들어선 자라면 장군이 되고 싶어 할 것이다. 그리고 상장군 정중부는 그것으로 한 섬을 유혹했을 것이 분명했다. 장군의 반열에 오르고 싶어 눈이 뒤집어져 있는 자이니 지금 자신이 무슨 짓을 저지르고 있는지도 모르는 것이 분명할 거다.

‘멍청한 놈! 사냥이 끝난 사냥개가 되고 싶어 안달이 났군.’난 이 순간 한 섬의 운명이 차후 토사구팽의 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청소를 하는 나인은 출입을 막지 않는다고 했어.'난 그런 생각을 하며 최준을 다시 봤다.

“그럼 황상폐하가 계신 곳은 상황이 어떻습니까?”

“그게 요즘 신기합니다.”

“신기하다고요?”

“그렇습니다. 처음 무부 으음,,, 죄송합니다.”

나 역시 무인이기에 최준은 자신이 말실수를 했다는 생각이 들어 바로 내게 사과를 했다.

“불충하게 황상폐하를 그렇게 겁박하는 것들은 무부지요. 저는 무부가 아닙니다. 저는 무신입니다.”

“저 역시 그렇게 보입니다.”

“그래 뭐가 신기하다는 겁니까?”

난 최준의 말에 주목을 했다.

“지금 황제 폐하께서는 내전 담만 넘지 못하시지 그래도 황제이십니다.”

“그대로 황제이시다?”

이미 폐위가 만천하에 공포가 된 상황에서 그것도 태자를 압박하고 있는 상장군 정중부가 이끄는 응양군들이 의종을 황제답게 대우를 한 다는 것은 당근과 채찍을 상장군 정중부가 동시에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습니다. 이공! 정말 내전을 지키는 자들의 태도부터 달라지셨습니다.”

“그럼 다른 이들의 출입은 어떻습니까?”

“여전히 통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분위기가 많이 부드러워진 것은 사실입니다.”

이 순간 내가 확신하고 있던 것이 이제 현실이 되어가고 있었다. 태자까지 굶겨죽일 것처럼 행동하는 것들이라면 분명 황제까지 겁박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황제는 어느 정도 대접을 받고 있는 거였다.

그것은 상장군 정중부가 정말 의종을 상황제에 올리고 양위를 하는 형식으로 자신이 점찍은 황자를 황제에 올리려는 수작이 분명한 것이다.‘확실해졌다.

이제 깰 방법만 찾으면 된다.’또한 황제가 친히 양위를 한다는데 말린 신하는 아무도 없고 황족 역시 없을 것이다.

이게 바로 상장군 정중부가 공예태후와 척을 지고 생각해낸 계책인 것이다.

“은밀히 황상께 연통을 넣을 수 있겠습니까?”

“연통이요?”

“예. 아주 은밀히 움직여야 하옵니다.”

“어려울 것입니다.”

최준은 어렵다는 말을 했다.

“으음,,,,,,.”

“황제 폐하를 대하는 태도와 언행이 달라지기는 했지만 외부인들의 출입을 철저히 막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황제 폐하를 호종하는 환관은,,,,,,.”

최준은 인상을 찡그렸다.

“그 환관이 왜요?”

“난신적자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최준이 내 눈치를 봤다.

“말씀 하셔도 됩니다.”

“그자는 상장군 정중부에게 붙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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