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간웅-78화 (78/620)

< -- 간웅 4권 -- >

“상장군이 왜 황실의 지탄을 받으면서 그 짓을 할까?”

난 혼잣말을 중얼거렸다.그리고 그때 백화가 옷을 갈아입고 검을 들고 밖으로 나왔다.

“제가 모시겠습니다.”

백화는 나를 보며 담담히 말했다.

“쉬라고 한 말을 잊은 것이냐?”

“궁에 가시는 것이 아니옵니까?”

“그렇기는 해도 쉬어라.”

“궁은 위험하옵니다. 그리고 홀로 상공을 궁으로 보내면 이년의 마음도 편치 않사옵니다.”

“같이 가는 내 마음은 생각해 봤느냐?”

내 말에 백화는 잠시 물끄러미 나를 봤다.

“이년이 어리석었습니다.”

“그래. 미련하게 굴지를 마라.”

난 담담히 백화에게 그렇게 말했다.

“하오나 태생이 이년은 미련한 년이옵니다. 이 급박한 순간에 궁에 홀로 상공이 가셔서 무슨 일이라도 생기시면,,,,,.”

백화는 내 말을 따르지 않을 것 같았다. 이미 그녀의 눈에는 내가 가득 들어가 있는 듯했다. 이래서 한 부로 여자들에게는 드라마에서 주워들은 대사를 해 주면 안 되는 거였다.

“참! 미련스럽다.”

“송구하옵니다. 상공.”

“둘 중 하나는 마음이 편해야겠지. 알았다.”

난 그렇게 말하고 홍련을 봤다.

“너도 같이 가자.”

“예. 주군!”

나는 이미 백화가 이끌던 백화수검대의 서열을 알았다. 백화가 그 수장이고 그 다음이 바로 홍련이었다. 백화가 세상 모든 꽃의 여왕이라는 흰 목련이련 홍련은 연못 위에 핀 화려한 연꽃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눈빛을 봐도 무척이나 성정이 독해 보였다. 원래 여자는 저렇게 눈으로 자신을 말하는 법이니 말이다.

“정말 내 집에서 편히 쉴 틈이 없군.”

난 대궐 쪽 하늘을 보며 인상을 찡그렸고 그리고 눈에 보인 하늘을 보며 아차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설, 설마,,,,,,.’난 갑자기 엄청난 생각이 떠올라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지금 내가 하는 생각이 정중부의 생각이라면 정말 정중부는 대단한 늙은 여우 일 것이다.그리고 이 순간 난 어디로 향해야 할지 고민이 됐다.

내가 지금 가야할 곳은 총 세군데다. 우선은 공예태후에게 가야 할 것이다.

공예태후가 정말 분노해 오판을 해서 용호군에게 명령을 내려 정중부와 대장군 그리고 상장군 정중부가 이끄는 응양군을 치라고 하면 이 고려는 돌이킬 수 없는 변란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아마 분명 용후군의 공격은 실패로 돌아갈 것이고 그럼 최악에는 왕조가 바뀌는 사태까지 벌어질 수 있다.

물론 왕 씨의 왕조에서 정씨의 왕조가 될 수 있는 것이다.‘그렇게 되어서는 안 되지.’난 인상을 찡그렸다. 그리고 다음이 이의방이다.

내가 그에게 간다는 것은 두 가지 이유다. 그 첫 번째가 이 사실을 알려서 대처를 할 방법을 의론하기 위함이고 마지막 하나는 결사대를 조직하기 위함이다.

이것은 최후의 수로 비록 실패를 한다고 해도 이의방과 나 그리고 이고와 채원만 죽게 될 것이다.하지만 내가 고려의 충신도 아니니 이 방법은 최후의 방법인 것이다.

‘모든 것을 해 본 다음에 정 방법이 없을 때 한다.’난 어금니를 깨물었다.

그리고 그 다음이 익양후에게 가는 것이다. 우선 익양후에게 가서 익양후의 의중을 정확하게 알고 그를 통해 거병을 하게 만드는 거다.

물론 이 거병도 성공할 확률은 아주 희박하다. ‘하지만 서경이 도와준다면 가능할지도 몰라.

서경유수를 움직인다면,,,,,,.’하지만 이 방법 역시 어렵다. 지금까지 서경은 한 없이 천대받고 차별 받았던 곳이다. 그러니 쉽게 움직이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러니 결국 방법은 정중부가 낸 계략 자체를 실패로 돌아가게 만들어야 한다.‘젠장! 쉬운 것이 하나도 없군.’그리고 정말 몸이 지금 이 순간만은 몇 개쯤 분리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때 문뜩 이 숭겸의 얼굴이 떠올랐다.

‘우선 익양후에게는 이 숭겸 어르신을 보내면 되겠군.’난 그런 생각을 했다.

“홍련!”

난 빠르게 홍련을 불렀다. 그러자 홍련은 의지에 찬 얼굴로 나를 봤다.

“예. 주군!”

“가서 이숭겸 어르신을 모시고 와라.”

“예?”

“두말 할 시간이 없다.”

내가 홍련을 노려보며 소리를 치자 홍련은 놀라 알았다는 듯 입술을 꼭 깨물었다.

“예. 주군!”

그리고 홍련은 빠르게 뛰어갔다. 그리고 잠시 후 이 숭겸이 내게로 왔다.

“무슨 일이시오?”

“익양후께 좀 가주셔야겠습니다.”

내 말에 이숭겸은 놀라 나를 다시 봤다.

“이 밤에 무슨 일로 가라고 하시는 것이요?”

“하나만 전해주시면 됩니다.”

내 말에 이 숭겸은 나를 다시 빤히 봤다.

“어떻게 전하면 되겠소?”

“정씨가 다시 새로운 하늘을 열지 않게 마음을 단단히 다잡으라고 전해 주십시오.”

내 말에 이 숭겸은 내가 하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았는지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그, 그 말은,,,,,,.”

“지금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이용해야 합니다. 정감록의 이야기를 하시지요.”

난 이숭겸을 그냥 탐욕만 많은 환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의 식견이 어느 문신들보다 낮지 않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러니 내가 말하는 정감록이 어떤 책인지 정확하게 알 것이라 생각을 했다.

“정말 까딱 잘못을 하다가는 정씨의 하늘이 열립니다.”

내 말에 이 자리에 모여 있는 모든 사람들이 놀랐다.

“그대가 정, 정감록을 믿는다는 것이요?”

이 숭겸은 그렇게 말하며 파르르 눈동자가 떨렸다.사실 정감록이라고 하면 모두들 조선 중기에 참서(讖書)의 하나라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이 책은 여러 비기를 모은 것으로, 참위설, 풍수지리설, 도교 사상 등이 혼합되어 이루어졌다.

보통 감결을 비롯하여 동국역대기수본궁음양결, 역대왕도본궁수 등 역대의 비기를 통칭하여 정감록이라 부르기도 하고, 내용의 중심을 이루는 감결만 가리켜 정감록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원본도 저자도 알 수 없는데다가 오랜 세월을 거쳐 민간에 전해오는 동안에 다양한 이본(異本)이 생겨 그 종류가 40∼50종류에 이른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속인들이 기본 원류에 몇 자 적어 보탠 것을 말한다.또한 책 이름이라기보다는 정체불명의 말세예언을 추종하는 민간신앙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기도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보다 우선시 되는 것은 이 정감록의 가장 기본이 되는 원류가 도선대사의 도선비기라는 것이다.

그럼 도선이 누구냐? 태조 왕건이라는 드라마에서 나왔듯 도선은 도선비기를 암호화해서 속인들이 뜻을 헤아리지 못하게 한 도인과 같은 대사다. 그는 신라 말기의 승려이며 풍수설의 대가이다.

천도 사에서 구족계를 받은 뒤, 운봉산에 굴을 파고 수도하기도 하였으며, 태백산에 움막을 치고 여름 한철을 보내기도 하였다. 백계산 옥룡 사에 자리를 잡고 후학들을 지도하였는데, 언제나 수백 명의 제자들이 모여들었다고 한다.

그의 명망을 들은 헌강왕은 궁궐로 초빙하여 법문을 들었다.72세의 나이로 죽자 효공왕은 요공선사라는 시호를 내렸고, 제자들이 옥룡 사에 징성혜등탑을 세웠다.

고려의 숙종은 대선사를 추증하고 왕사를 추가하였으며, 인종은 선각국사로 추봉(追封)하였다. 또한 의종은 비를 세웠다.그만큼 죽은 후에도 칭송을 받던 인물이 바로 도선대사이다. 그리고 그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그가 고려의 창건을 예언했고 태조 왕건이 황제가 될 것은 예언했기 때문이었다.

도선은 지금부터 2년 뒤 반드시 고귀한 사람이 태어날 것이다. 고 하였는데, 그 예언대로 송악에서 태조가 태어났다고 한다.

이 예언 때문에 태조 이후의 고려황제들은 그를 극진히 존경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여기서 조금 주목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도선의 사후에도 그리고 그 도선을 만나지 못한 고려의 황제들도 그를 칭송하고 두려워했다는 것이다.

숙종이 대선사로 추증하고 왕사를 추가하였고 인종이 선각국사로 추봉하였으며 의종이 비를 세웠다고 기록하고 있다.여기서 주목할 것은 모두 다 각자의 잘못과 외란이든 내란이든 국가의 어려움을 꺾은 황제라는 것이다.

숙종은 문종 때 계림공에 책봉되었는데 친조카인 헌종이 어린 나이로 즉위하자 1년 만에 왕위를 찬탈하여 1095년에 즉위하였다. 조카의 자리를 탐한 숙부이니 하늘이 두려웠을 것이다. 그리고 동여진의 추장 영가가 추장이 되면서 고려에 침입하였고 같은 해 2월에 임간(林幹)이 정주에서 패하였고, 3월에는 윤관(尹瓘)이 여진정벌을 계획하였지만 역시 이기지 못하고 화약을 체결하고 돌아오는 어려운 시기였다.

그리고 인종을 알다시피 이자겸의 난부터 묘청의 난까지 수많은 난이 일어난 시기였다. 그리고 의종은 자타가 다 공인하는 폭군이며 광군이었다.그런 그들이 도선대사를 차후에도 공양하고 신봉한 것은 그의 도참사상인 도선비기가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무지몽매한 백성들은 도선비기를 정감록이나 이감록 또는 조비록이라 하며 수군거렸다.

그러니 이 순간 이숭겸이 놀라는 것이다.

“믿고 안 믿고 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 순간 그리 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익양후에게 전해주십시오. 이의방과 정중부의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다가는 그 잘난 익양후의 자리도 목을 내놓아야 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난 다부진 눈빛으로 이 숭겸에게 말했다.

“으음. 알았소.”

“홍련!”

난 옆에 놀란 눈으로 서 있는 홍련을 봤다.

“예. 주군!”

“수검대 중 무예가 출중한 무사 둘을 뽑아 이 숭겸 어르신을 보위하라.”

“예. 주군!”

그와 동시에 홍련은 눈빛으로 작은 문에서 경계를 서던 여 무사 둘을 불렀고 그 순간 여 무사 둘이 빠르게 뛰어왔다.

“예. 홍련님!”

“너희 둘은 이 숭겸 어르신을 호위하라.”

“예. 명을 받습니다.”

그와 동시에 여 무사 둘은 이 숭겸 어르신의 뒤에 섰다. ‘그럼 우선 하나는 해결한 건가?’난 그런 생각을 했다.

물론 상장군 정중부가 익양후에게 마수를 뻗혔는지는 알 수가 없다. 그리고 후일 자신이 새로운 하늘을 열고 조정을 독단하기에는 익양후는 무척이나 영민하고 뛰어난 황자라는 정평이 나 있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익양후의 마음을 다잡아놓고 움직일 필요는 있었다.

“너무 시간을 지체했다. 백화! 홍련!”

“예. 상공!”

백화가 나를 보며 짧게 대답을 했다.

“예. 주군!”

“황궁으로 가자! 가서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난 그렇게 말하고 인상을 찡그렸다.8. 도천밀서를 가진 정중부.나는 내 사택을 나서며 지금 해월에게 얻은 작은 정보로 많은 것을 유추해야 했다.

‘상장군이 완벽히 황실과 척을 지겠다는 마음이 없다면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을 거야!’내 첫 생각은 여기서부터 시작이 됐다. 지금 이 순간 상장군 정중부는 완벽하고 치밀하면서도 마지막을 향해 달리는 배수진을 스스로 치고 있는 거였다.

황실과 척을 진다는 것은 신하된 자로 쉽게 결정을 할 수 없는 거였다.‘태자를 굶겨 죽여서 얻는 것이 뭘까?’그것은 아무리 깊게 생각을 해도 역신이라는 불도장이 역사에게 기리기리 남는 것뿐일 거다.

그런 무리수를 두면서 이런 일은 일을 벌인다는 것은 무척이나 마음을 크게 먹었다는 것이다. 이 순간 고민을 하자 백화는 내 눈치를 봤다.

이제 어쩌면 그녀의 모든 중심에 내가 서 있다는 증거일 거다.

“상공의 근심이 크듯 태자님의 일로 황제폐하의 근심도 크실 것 같습니다.”

백화의 말에 난 나도 모르게 표정이 굳어졌다.

“황제폐하의 근심?”

“그렇지 않겠사옵니까? 상공!”

백화의 말에 난 순간 상장군 정중부가 무엇을 노리는 지 알 것 같았다.

“젠장!”

“왜 그러십니까? 상공.”

“상장군 정중부의 목적은 황제의 폐위가 아니었어.”

난 나도 모르게 어금니를 깨물었다.

“예? 그건 무슨 말씀이십니까? 대전에서 황제 폐하를 폐위시켜야 한다고 대신들의 중론을 모은 상장군이십니다. 이미 세상이 다 알고 있는 일이 바로 황제 폐하의 폐위입니다. 또 일부 신하들은 이미 황제폐하를 폐주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그것이 이의방 행수를 속이는 미끼였다. 나도 이의방도 바보처럼 감쪽같이 속았다.”

바드득!나는 나도 모르게 어금니를 깨물었다. 만약 지금 내가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 상장군의 계략이라면 나와 이의방은 크게 한 방 먹은 거였다.

“상공께서 속으셨다고요?”

“그래. 내가 속았다. 이런 망할!”

“속으시다니요?”

"그래 속았다. 황제폐하도 속고 이의방도 속고 태후도 속고 나도 정중부에게 감쪽같이 속았다.

진정 상장군 정중부는 늙은 여우다."바드득!내 말에 백화의 표정이 굳어졌다. 물론 여전히 그녀의 눈빛은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는 것 같았다.

아니 알 턱이 없을 것이다. 나도 이제야 파악을 했는데 어찌 백화가 단번에 알 수는 없을 것이다.

“소녀는 도저히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습니다. 상공.”

이 순간 난 백화에게는 설명을 해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찌 되었든 이제는 백화와 나 그리고 일부 장졸들이 움직여서 상장군 정중부의 계략을 깨야 하니 말이다.

“황제폐하는 아직 폐위가 된 것이 아니야! 그저 폐위의 처분을 기다리기 위해 내전에 감금을 시켜놓은 거지.”

“결국 폐위가 되시는 것이 아니옵니까?”

내 말에 백화와 홍련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나를 봤다. 물론 백화와 홍련은 절대 이해를 할 수 없는 일일 것이다.

“아니다. 폐위가 아니다. 상장군의 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절대 황제폐하는 폐위되셔서는 안 된다.”

“예?”

백화와 홍련은 여전히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몰라 눈만 깜빡였다. ‘폐위가 될 존재가 황궁에 감금되어 있는 것부터 이상하게 여겼어야 했어. 또한 태자가 태자궁에 그대로 감금된 것까지 알았을 때 의심을 해야 했어.’난 그렇게 마음속으로 중얼거려야 했다. 그러니 크게 한 방 먹은 거였다.

‘정중부 그 늙은 여우가 바라는 것은 다른 거였어.’난 다시 한 번 인상을 찡그려야 했다.정말 상장군 정중부는 산 세월이 녹녹치 않다는 것을 내게 다시 한 번 알려줬다. 그리고 그는 지금 역적도 난신도 아닌 충신처럼 보이기 위해 움직이고 있는 거였다. 그리고 잇속만 챙기려 하는 거였다.

‘황제폐하를 폐위시킬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다.’난 마지막 결론을 내렸다.

이렇게 되면 일이 무척이나 어렵게 돌아가는 거였다. ‘어떻게 하지?’난 다시 대책에 대한 고민을 해야 했다.

어제까지만 해도 내가 상장군 정중부보다 몇 발자국 앞서 간다고 생각을 했다. 이의방은 이미 익양후를 만났고 공예태후도 익양후에게 의중이 있었다. 그러니 나와 이의방이 천천히 기다리면 새로운 하늘을 열수 있을 거라는 자만심에 빠져 있었던 거였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늙은 여우 정중부가 나보다 몇 발자국은 더 앞서 가고 있는 것을 나는 이제야 알게 된 것이다.‘압박을 하려는 거겠지? 부하를 이용해서 황제를 압박하고 후일 자신이 얻는 모든 것을 얻게 되면 부하만 역신으로 처단하면 되는 거야! 토사구팽의 달인이다.

’난 그런 생각을 하며 황궁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제 정중부의 의도를 어느 정도 파악을 했으니 대책을 마련해야 했다.

‘어떻게 해야 할까?’난 길을 걸으며 고민과 고민을 거듭했다. 그리고 내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지 백화와 홍련은 말없이 나를 따랐다. 하지만 백화와 홍련의 눈빛은 내가 해준 말을 스스로 이해하기 위해 골머리를 썩이고 있는 것 같았다.‘우선 그냥 궁으로 들어가서는 안 돼.’난 문뜩 그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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