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간웅-72화 (72/620)

< -- 간웅 4권 -- >순간 이의방은 묘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그 아이는 지금 퇴궁을 했네.”

“퇴궁이라 하셨습니까?”

“그렇다네. 그런데 회생 위장에게 방법이 있을 거라는 생각은 누구의 생각인가?”

이 의방의 물음에 해월은 이의방을 잠시 뚫어지게 봤다.

“그야 태후마마이시지요.”

“태후마마의 생각이다.”

“그러하옵니다.”

해월의 말에 이의방은 자신도 모르게 살포시 자신의 입술을 깨물었다.

해월의 말에 이의방은 자신도 모르게 살포시 자신의 입술을 깨물었다.

“그럼 회생의 사택이 어디에 있는지는 아시옵니까?”

“전 김돈중의 사택을 쓰고는 있네.”

“그럼 저는 그곳으로 가 보겠습니다.”

그때 이고가 들어온다는 말도 없이 장군방으로 들어와 해월을 보고 잠시 놀란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무슨 일인가? 의방!”

이고의 물음에 이의방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해월을 봤다.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러시게.”

이의방은 해월을 막지 않았다. 그리고 돌아서는 순간 해월은 씩 웃었다. 그 웃음은 무척이나 차가웠다. 그리고 수많은 뜻을 담고 있는 듯 했다.그렇게 해월이 밖으로 나가고 나서도 이의방은 좀처럼 굳어진 표정을 풀지 못했다.

“무슨 일인데 자네의 얼굴이 그리 굳어져 있나?”

“이건 이간책이겠지.”

이고의 물음에 이의방은 엉뚱한 대답을 했다.

“누가 누구사이를 이간질 한다는 겐가?”

“태후가 나와 회생의 관계를 이간질 하려는 거겠지.”

이의방의 말에 이고는 뚫어지게 이의방을 봤다.

“저년을 이용해서?”

순간 이고는 해월을 저년이라고 표현했다.

“그래. 분명 이간책이야!”

이의방은 그렇게 이고에게 말하고 있었지만 여전히 굳어진 표정을 풀지는 않고 있었다. 이것은 자신보다 더 태후의 신임을 받고 있는 회생이 점점 더 크게 느껴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무슨 이유에서 해월이라는 상궁이 자신과 회생을 이간질하는지 너무나 궁금했다.

“그것을 알면서 왜 그렇게 표정이 여전히 굳어져 있나?”

“속이 좁은 인간이라서 그러네.”

이의방은 자신의 속내를 숨기지 못했다.

“속 좁은 위인이라?”

“그렇다네. 하하하!”

그리고 순간 이의방은 너털웃음을 크게 웃었다.

“하하하! 이제 웃는군. 아무리 이간책을 쓴다고 해도 당하지 않으면 그만이지 않나?”

“그렇지. 그런데 이간책이 그렇지 않다네. 한 번 이간책을 쓰면 처음에는 넘어가지 않지만 계속 마음에 앙금처럼 남게 되는 것이네. 그러니 끝내는 이간책에 걸리게 되지.”

이의방의 솔직한 마음에 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의방!”

“왜? 그렇게 무섭게 나를 부르나?”

“그것만 명심하게.”

“뭘 말인가?”

“지금 회생이 자네에게 필요한 존재인지 아닌지? 그리고 위험한 존재인지 아닌지? 그것만 잘 판단해 보게 그러면 답이 나오지 않겠나?”

이고는 정확하게 현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

“그렇지. 머리야 언제나 차갑게 돌아가지. 하지만 항상 이 심장이 문제를 만들지.”

이의방은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막바지야. 막바지. 그러니 자네와 난 회생을 믿어야 하네. 그렇다고 그 아이 혼자 이 조정을 좌지우지 할 수는 없지 않나?”

“그렇게 생각을 하나?”

“나는 그렇게 생각을 하네. 자네에게 회생이 필요하든 회생 그 아이에게도 자네가 필요한 것이네. 결국 둘은 어쩔 수 없이 끝까지 같이 가야 하는 것이네.”

이고는 무척이나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끝까지 같이 간다?”

“그렇다네. 자네의 가장 큰 무기는 회생이 있다는 것이네. 그리고 그 사실을 정중부가 모르고 있다는 거지. 그러니 우리가 이길 것이야.”

“알았네. 너무 걱정하지 말게.”

이의방은 다짐을 하듯 말했다. 어쩌면 이건 조금씩 이의방과 회생의 틈이 벌어지고 있다는 걸 거다. 하지만 어떻게든 이의방은 회생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인식을 하게 되었다.

원래 이간질이라는 것이 가장 필요한 자를 버리게 만드는 술책이니 해월의 이간책으로 이의방은 다시 한 번 회생이 반드시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그리고 해월은 이의방에게 태후가 지시하지 않은 이간책을 쓰고 급하게 회생이 퇴궁을 해서 갔다는 전 김돈중의 사택으로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틈이 생길 만큼 아둔한 자는 아니겠지. 더욱 회생 위장을 끌어안으려 할 거야.’해월은 그런 생각을 했다.어쩌면 이것은 무척이나 도발적이고 위험한 간계일 것이다. 하지만 해월이 판단할 때 이의방은 그 정도로 자신이 쓴 이간책에 넘어갈 위인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정말 고난도의 술책인 것이다.속임에 한 번도 더 속임.그것이 바로 책략이고 지략인 거였다.

“분명 회생 위장은 방법이 있을 것이야!”

그렇게 해월도 회생을 돕고 있었다.6. 사고 만 치는 흥선?나와 백화는 미행인지 호위인지 모를 것들을 달고 사택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나는 내 집 앞에 모여 있는 것들을 보고 그들이 왜 내 집 앞에 서서 웅성거리고 있는지 영문을 몰라 인상을 찡그려야 했다.

지금 내 집 앞에 모여 있는 자들은 사흘 동안 피죽 한 번 못 먹을 것 같은 걸인들이었다. 원래 걸인들이 모여드는 이유는 딱 두 가지다.

먹을 것이 나오는 곳이거나 아니면 나올 확률이 있는 곳.그러면 걸인들은 그곳에서 먹을 것이 나올 때까지 기다린다. 그리고 한 번 먹을 것이 나오면 계속 오게 되는 것이다.

“저건 뭐야?”

“저기 모여 있는 자들은 걸인들인 것 같습니다.”

“그건 나도 아는 거고. 왜 저자들이 내 집 앞에 저렇게 진을 치고 있냐는 말이지?”

나는 이렇게 말을 했지만 불길한 마음이 들었다. 내 집에는 누구보다 엉뚱한 꼬맹이 하나가 있다.

관상용으로 김돈중이 키우는 비단잉어를 반찬으로 하겠다고 잡는 어린놈!그 비단 잉어가 쌀 몇 섬씩 나가는 귀한 것인지도 모르면서 잡겠다고 설치고 끝내 잡은 어린놈!이름은 흥선이지만 그 꼬맹이의 이름이 정말 흥선일까 하는 의심까지 드는 그런 꼬맹이가 있다.‘하여튼 뭔가 계속 의심스러운 놈이야!’난 흥선을 떠올리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마 이렇게 걸인들이 모여 있는 것은 그 녀석과 연관이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마져도 확실치는 않다.

“가보시면 아시지 않겠습니까?”

“그야 그렇지.”

나는 모여 웅성거리는 걸인들을 보며 인상을 다시 찡그렸다. 분명 저들 걸인들은 잔뜩 기대에 차 있는 표정들이었다.

저런 표정이라면 이곳에서 밥이 나온다는 것을 확신하는 표정일 거다. 정말 이 순간 내 눈 앞에는 걸인들이 떼거지로 있는 거였다.

뭐 다들 거지니 떼거지라는 말이 맞을 것이다.사실 정변을 주도한 이의방이나 이고 채원의 집이나 상장군 정중부와 대장군의 집에는 그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줄을 서는 자들이 길게 장사진을 치고 있었다.

하급 관리부터 어느 어는 상단의 상단 주까지 뇌물의 성격을 가진 많은 물품들이 문지방이 닿도록 들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었다.그런데 자신의 집에는 저렇게 걸인들이 뭔가를 기다리며 진을 치고 있으니 어이가 없었다.

‘걸인들이 모여든다?’나는 무슨 일이 있는지 궁금해졌다.그리고 그때 천진난만한 얼굴을 한 흥선이 백화의 부하 여 무사들인 10명의 화투 열혈단과 같이 아직도 김이 모락모락 나는 3개의 가마솥을 들고 웃으며 나왔다.

항상 설마 하는 것이 현실이 되는 법이다.‘또 저놈이네.’회생은 절로 인상을 찡그렸다.

이렇게 거지들이 많이 모여든 것은 저놈이 무슨 짓을 벌렸기 때문일 거다. 하지만 저놈은 모를 것이다.거지들이 엄청난 진드기라는 것을.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집 정문으로 걸어갔고 내가 걸어오는 모습을 보자 흥선이 나를 보며 들켰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찰나의 순간 인상을 살짝 찡그렸다가 날 보며 씩 웃었다.

마치 꼬맹이가 어른들 모르게 무슨 짓을 꾸미다가 들킨 그런 표정이었다.그런데 웃긴 것은 내 집 안에는 흥선 말고 11명이나 되는 어른들이 있다는 거다. 그런데 누구하나 흥선이 벌리는 저 짓을 막지 못했다는 거다.

그것 역시 난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한 이숭겸의 행동 역시 이상했다. ‘뭔가 숨기는 것이 있는 꼬맹이라니까.’난 그런 생각을 했다. 그리고 저 꼬맹이가 무엇을 숨기고 있는지 나중에라도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꼬맹이가 또 무슨 짓을 꾸민 거지?”

나는 어이가 없어서 다 알면서도 백화에게 말했다. 이건 어쩌면 약간의 위로를 받고 싶어서 한 말일지도 모른다.

“딱 보니 걸인들에게 자비를 베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백화의 말에 나는 다시 한 번 인상을 찡그려야 했다.

“내 창고에서 나도 한 번 제대로 건드리지 못한 내 쌀섬으로 저 꼬맹이가 걸인들에게 생색을 내고 있다는 말이지?”

“꼭 그렇게 말씀을 하시면 그런 것 같사옵니다.”

이 순간 난 세상에서 가장 속이 좁은 놈이 되는 걸 거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게 현실이라는 거다. 나는 내 집에서 숟가락 한 번 제대로 들지 못했다. 그런데 저 꼬맹이는 지금 내 창고에서 가마솥 채로 밥을 해서 걸인들을 먹이고 있는 것을 보니 울화통이 터졌다.

‘난 밥도 못 먹고 다니는데,,,,,,.’정말 난 이 순간에도 밥에 집착을 했다. 그리고 백화 역시 나를 세상에서 가장 속이 좁은 소인배라는 듯 말하고 있다. 그러니 더욱 짜증이 밀려왔다.

“꼭 그렇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거잖아.”

나의 말에 백화 역시 더 할 말이 없는 듯 했다.

“이숭겸 어르신은 뭐하고 있는데 꼬맹이 하나를 막지 못하고 있는 거야!”

“그러게 말입니다. 무슨 영문이 있을 겁니다.”

“형님 왔습니까?”

흥선이 걸인들에게 밥을 나눠주다가 나를 보며 환하게 웃으며 꾸벅 인사를 했고 그 순간 걸인들이 회생을 반짝반짝 존경하는 눈빛으로 봤다.그 걸인들의 모습으로 회생은 꼬맹이 흥선이 무슨 일을 꾸몄다는 것을 직감했다.

“하늘같은 은혜를 베풀어주신 것을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걸인 하나가 나를 보자말자 꾸벅 절을 하며 소리쳤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 은혜는 죽어서도 잊지 않겠습니다.”

“언제 먹어본 쌀밥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훌쩍! 고맙습니다. 꼬박 사흘을 굶고 이렇게 밥을 먹게 되었습니다.”

이 순간 회생은 걸인까지 가엽게 여기는 도덕군자가 자신도 모르는 상황에 되어 있었다. 그래서 속으로 더 짜증이 나는 회생이었다.'저 어린 꼬맹이가 보자보자 하니까.'회생은 그런 마음속으로 그런 생각을 했다.걸인들이 한 순간에 나를 칭송하며 고맙다고 허리를 몇 번이고 숙여 고마워했고 이 순간 흥선은 내 눈치를 보며 내가 걸인들 모르게 째려보자 살짝 내 눈치를 피했다가 나를 보며 씩 웃었다.

마치 자기 살 구멍은 파놓은 것처럼 행동을 하는 거였다.‘빠져나갈 구멍은 이렇게 파 놨다는 거지?’난 순간 괘씸하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정말 나만큼 영악한 놈이 바로 저 꼬맹이 흥선일 거다. 뭐 따지고 보면 내가 이 고려에서 능력을 보이는 것은 내가 이 고려의 역사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것은 내가 굶어죽기 전에 죽어라 사극 드라마 각본을 쓰고 있었기 때문이고 그것을 쓰기 위해 많은 자료를 수집해서 연구를 했기 때문이었다.그런데 저 꼬맹이 흥선 저놈은 그런 것도 없이 그냥 영악했다.

그건 어쩌면 나보다 더 영리하다는 것을 의미할 거다.

“감사하옵니다. 이 어린 것이 입에 풀칠을 해서 천만다행입니다.”

걸인 하나가 어린 아이를 내 앞에 새우며 정말 고마운 눈빛으로 내게 다시 한 번 꾸벅 절을 했다.

“입에 풀칠을 했다면 다행이네.”

난 그렇게 말해야 했다. 이 순간 왜 이딴 짓을 하는 거냐고 흥선에게 소리를 친다면 난 정말 소인배가 되는 것이다.이미 내 창고의 쌀들은 밥이 되어 거지들에게 나눠지고 있으니 난 뒤늦은 생색이라도 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사하옵니다. 대갓집에서 걸인들에게 자비를 베푸시는 것은 처음 있는 일입니다.”

“그래? 하여튼 이왕 차려진 밥상이니 잘 먹고 가게.”

난 걸인에게 그렇게 말하며 살짝 흥선을 째려봤고 흥선은 내 눈빛을 피하는 듯 다른 곳을 봤다.

“어서어서 나눠주고 들어와.”

이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이게 최선일 거다. 지금 당장 무슨 짓을 하고 있냐고 소리를 치게 되면 이 순간 걸인에게 밥을 주기 싫어 소리를 치는 소인배가 될 것 같았다.내 쌀을 탕진하면서 배가 터지게 욕까지 먹을 필요는 없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저기 계신 형님이 여러분들의 궁핍함을 가엽게 여겨서 드리는 겁니다.”

흥선이 모여 있는 걸인들에게 소리를 쳤고 나는 마지못해 어색한 웃음을 지어야 했다.

“다 나눠먹고 사는 거지. 으음.”

난 그렇게 말하고 내 집 문턱을 넘어야 했다. 정말 다른 정변 주축들은 쌀섬이 들어오고 비단이 들어오고 송나라에서 생산되어 벽란도를 거쳐 들어오는 신기한 것들이 수도 없이 들어오는데 내게 들어오는 것 하나 없이 이렇게 나가고만 있는 거였다.

‘뭐야 이거? 짜증나게.’난 순간 속 좁은 소인배처럼 짜증이 확 밀려왔다. 이런 것만 봐도 나는 절대 대인배는 아닐 것이다.

그냥 평범한 소인배다. 그리고 내 인생의 최대 목표가 잘 먹고 잘 사는 거다. 물론 지금은 그렇다.

가진 힘이 없고 비빌 언덕이 없으니 지금의 꿈은 안빈낙도인 거다.물론 내게 다른 무엇인가가 생긴다면 나도 인간이니 달라질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안빈낙도가 내 목표다.

사실 지금 많은 이들이 내게 아주 큰 기대를 걸고 있기는 하지만 그 기대에 부흥할 만큼 의협심이 강하거나 충직하지 못하다. 그들이 내게 기대를 거는 것은 그들의 몫이고 내가 움직이는 것은 내 몫인 거다. 그리고 난 어떻게든 내가 살기 위해 이것저것 많은 일을 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모두 나를 위한 것이지 황실과 이 고려의 사직 그리고 이의방을 위한 것은 절대 아닐 것이다.난 그런 생각을 하며 내 앞에 서 있는 이 숭겸을 봤다.

“꼬맹이가 저런 치기 어린 짓을 하는데 막지 않으셨습니까?”

난 이숭겸이 내게 하루살이 이야기를 할 때부터 이숭겸이 보통의 환관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꼬맹이 흥선이 하는 일을 막지 못한다는 것은 흥선이 내가 본대로 황자라는 증거일 거다.‘그런데 왜 숨기고 있을까?’이 순간 또 하나의 의문이 들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처음에는 저런 의도가 아니었는데,,,,,,.”

이숭겸도 불가항력이었다는 표정을 내게 지어보였다.

“그럼 무슨 의도였죠?”

“그게 다 저 낭자군들 때문에 일이 이렇게 됐습니다.”

저 낭자군들이라고 하는 것은 아마 백화의 부하들인 수검대를 말하는 거였다.

“호위무사들이 왜요?”

“제가 60평생 살다 살다 저렇게 밥 못하는 여자들은 처음 봤습니다.”

이 숭겸은 내게 그렇게 말하며 밖에서 분주히 밥을 나눠주고 있는 수검대를 보며 인상을 찡그렸다.

“밥이라고요?”

“잊으셨습니까? 가시기 전에 회생공이 올 때까지 밥 하는 법을 모두 익혀두라고 지시를 하신 거?”

난 이 숭겸의 말에 이 모든 사단이 10명의 여 무사들 때문에 생긴 일이라는 것을 알았다.하지만 그게 전부는 분명 아닐 것 같았다.

“잊지 않았죠.”

“아무리 알려줘도 정말 밥을 저렇게 못하는 처자들은 처음 봅니다. 처음에는 못에 있는 잉어에게 먹이로 줬는데 그래도 이밥이라 죄받는다고 흥선이 말하는 바람에 저런 사단이 일어났습니다.”

그제야 난 이 모든 일에 전말을 알게 됐다. 그리고 그때 흥선이 걸인들에게 밥을 다 나눠주고 문지방을 넘어섰다.쿵!난 바로 문지방을 넘어선 흥선의 머리에 꿀밤을 때렸고 그 순간 다시 이 숭겸은 놀라 나와 흥선을 봤다.

‘자지러지게 놀라는군.’겨우 위장이 지엄한 황자를 때리니 저런 눈빛은 당연할 거다. 하지만 난 당분간 내색하지 않을 참이다. 이렇게 때리고 또 이렇게 정을 주면서 은연중에 좋은 감정을 쌓아갈 생각을 했다.

“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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