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간웅-71화 (71/620)

< -- 간웅 4권 -- >이렇게 상장군 정중부는 가장 파렴치한 방법으로 자신이 얻고자 하는 것을 얻으려 했다.

“뭐라? 네 뭐라 했느냐?”

해월은 나인의 말을 듣고 놀라 기겁을 했다.

“말씀 올린 그대로입니다.”

“말한 그대로라고? 아무리 폐서인이 되셨다고는 하나 어찌 인두겁을 쓰고 그런 패악을 부릴 수 있는 것이냐?”

“그러합니다. 제가 알기로는 그자는 상장군의 중랑장이라 들었습니다. 정말 패악하기 그지없는 무부이옵니다.”

여자의 장점이면 단점이 고자질일 거다. 나인들은 바로 공예태후의 상궁인 해월에게 고자질을 했다.

“은심이는 맞기까지 했사옵니다.”

“맞기까지?”

“그러하옵니다. 그나저나 어찌하옵니까? 태자마마 불쌍해서 어찌 하옵니까?”

나인들은 눈물까지 글썽였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고 해월은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지금 자신이 생각을 해도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 그저 이 사실을 공예태후가 알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불안하기까지 한 해월이었다.

“무엇이라 했느냐?”

잠시 답답한 마음에 처소에서 나온 공예태후가 나인과 해월의 이야기를 끝내 듣고 말은 거였다. 이미 태후의 눈동자는 파르르 떨리고 있었고 그 떨리는 눈동자에는 오뉴월에도 서리가 아니라 함박눈을 내릴 수 있을 것처럼 독기가 담겨 있었다.

“송구하옵니다. 마마!”

“뭐라고 했는지 다시 말해 보아라. 뭐라고 했어.”

태후가 버럭 해월에게 소리를 질렀다. 이 순간 해월은 태후가 모든 것을 들었다는 짐작을 했다.

이제 더는 숨길 수가 없게 된 것이다.그리고 자신이 말하지 않아도 내일이면 당장 이 궐 안에는 소문이 쫙 나서 태후의 귀에도 들어갈 것 같았다.

그런데 이 순간 이상한 것은 왜 정중부가 그런 무모한 짓을 보란 듯 하냐는 거였다. 그것이 이상하게 생각이 되는 해월이었다.

“뭐라고 했어? 왜 꿀을 먹은 벙어리처럼 입을 꾹 닫고 있는 것이야?”

“그것이,,,,,,.”

해월은 차마 입에 담기도 황망한지 말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태후는 모든 것을 들은 눈빛이었다.

“태자의 식사가 버려졌다고? 그것도 일게 장졸이 무엄하게.”

순간 태후의 목소리에서 살기가 감돌았다.

“그, 그러하옵니다. 이보다 더 황망한 일은 없을 것이옵니다. 태후마마!”

해월의 말에 태후는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본래 그녀의 성정 같으면 당장이라도 달려가 중랑장이라는 자의 목을 치겠다고 난리를 쳤을 공예태후지만 회생을 마나고 나서 어미의 정과 할미의 정을 끊어야 한다는 말에 지금 이렇게 서서 부들부들 떨고 있는 거였다.

“정, 정중부 그자가 끝내 황실과 척을 지겠다는 말이지. 바드득!”

태후는 다시 한 번 정중부의 이름을 뇌까렸다. 정말 이제는 다시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넌 둘인 것이다.

“이, 이제 어찌하옵니까?”

"너는 당장 가서 용호군 대장군을 모시고 와라."마치 태후는 뭔가 결심을 한 듯 해월에게 소리를 쳤다. 이 순간 해월은 놀라 공예태후를 뚫어지게 봤다."태후마마,,,,,,."

"어서 데리고 오라고 하지 않았느냐?"태후는 분기탱천에 다시 소리를 질렀다. 이제 해월은 태후의 명을 받고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예. 태후마마."해월은 그렇게 말하고 돌아섰다.

그 순간 태후는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아니다. 멈춰라.

아니다. 내가 그렇게 가볍게 움직일 수는 없는 일이다."바드득!"예?"공예태후가 자신의 명령을 스스로 거두자 해월이 다시 태후를 빤히 봤다."아무리 용호군 대장군이라고 해도 응양군과 각영을 대장군을 모두 척살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만약 내 명을 받은 용호군 대장군이 도모한 일이 실패로 돌아간다면 정말 이 사직과 황실은 풍전등화의 위태로움에 빠지게 될 것이다."

"그러하옵니다."

"그래. 그래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이 황실과 사직을 위해서는 내가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는 것이야."

"송구하옵니다. 태후마마!"해월은 마치 자신의 죄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가서 회생에게 알려라. 회생이면 무슨 방법이 있을 것이다.”

“예. 태후마마!”

해월은 짧게 대답을 했다.

“내 이 치욕을 반드시 이겨낼 것이야. 그리고 신 황제를 옹립하고 절대 정중부의 패악을 잊지 않을 것이야! 절대!”

공예태후는 다시 다짐을 하듯 말했다.

“어서 회생을 불러라. 어서! 분명 정중부 그자가 뭔가 노리는 것이 있어 그런 만행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어서 불러라. 어서 회생을 불러라.”

“예. 태후마마!”

해월은 다급하게 대답을 했다. 그리고 조심이 몸을 돌려 회생을 부르기 위해 급히 밖으로 나갔다.그리고 바로 해월은 처음 회생을 본 이의방이 차지한 장군방으로 한 걸음에 달려갔다.

물론 그녀가 달려가면서 왜 이리 태후가 회생을 믿는지는 납득이 가지 않았지만 상전의 명이니 따라야 했다. 그리고 해월도 이상하게 회생에게 힘이 되어 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지금 재주가 있어 이의방의 신임을 받지만 쓰임을 당하다가 버려질 수도 있어.’해월은 문뜩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회생을 위해 회생의 값어치를 조금은 올려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간책을 역으로 쓰면 될 것이야! 절대 이의방은 멍청한 자가 아니니 말이야!’해월은 그런 생각을 하며 이의방이 있는 장군방으로 발걸음을 재촉했고 그 뒤를 조심히 나인들이 따랐다.같은 시간.이 소응 대장군은 망건과 같이 대령후가 머물고 있다는 벽란도에 있다는 화려한 유곽 앞에 도착해 있었다.

지금 이 소응과 망건이 도착한 벽란도는 개경에서 30리 떨어진 황해 안에 위치한 곳으로 원래 예성항으로 불렀으나 그 곳에 있던 벽란정(碧瀾亭)의 이름을 따서 벽란도라고 불리게 되었고 이름이 되었다.고려 전기의 대외무역은 송(宋)을 비롯하여 요(遼)·금(金)·일본(日本) 등 주변 나라와 행해지고 있었으며 멀리 아라비아의 대식국(大食國)과도 교역할 만큼 교역의 대상이 광범위했다.

각국의 해상선단이 개경의 문호인 예성강 하구의 벽란도를 중심으로 몰려옴으로써, 벽란도는 국제무역항으로 번창했다. 특히 송과의 무역은 매우 중요했는데 이때 항로는 남북항로가 주된 간선이었다.

북선항로는 산동 등주(登州) 방면에서 동북 직선로에 의해 대동강 어구를 거쳐 옹진항 또는 예성강에 이르는 항로였고, 남선 항로는 명주(明州)에서 동북으로 흑산도에 이르고 다시 동북행하여 서해안 도서를 거쳐 예성강에 이르는 항로였는데, 문종대 까지는 주로 북선항로가, 이후에는 주로 남선항로가 발달하였다. 이것은 송과 고려가 밀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였고 그로인해 호시탐탐 고려를 노리는 거란을 압박하는 예가 되었다.

어쩌면 거란의 1차 침입은 송과 고려가 가까워지는 것에 압박감을 느낀 거란의 위기감 때문에 발생한 전쟁일 거다.그리고 그런 역할을 벽란도가 충실히 했다. 하지만 점점 더 송의 힘은 약화되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고려는 송과의 외교를 끊거나 무시할 수가 없었다.

순망치한의 관계이니 말이다. 송이 망하게 되면 거란의 대병들은 고려로 몰려 올 것을 너무나 고려는 잘 알고 있었다. 또한 고려가 망하면 후방이 든든해진 거란이 본격적으로 송정벌을 나설 수 있다는 것 역시 송도 잘 알았다. 그렇게 그런 관계로 송과 고려는 더욱 유대관계를 돈독히 했다.

또한 상행위 뿐 아니라 중국의 사신이 올 때에도 우벽란 정에 조서(詔書)를 안치하고, 좌벽란정에서 사신을 대접하였으며, 이곳에서 개경까지는 동서로 도로를 만들어 놓는 등 외교에 있어서도 아주 중요한 곳이었다. 이 소응은 물끄러미 잠시 항구 쪽을 봤다.

바다위에는 수십 척의 정박한 목선에서 나오는 빛이 월광(月光)가 어우러져 수면의 잔물결에 그대로 비쳐 바다에 보석을 흩뿌려 놓은 것 같은 경치처럼 느껴지는 이 소응이었다.그리고 그 잔물 위에 올려져 있는 보석과 같은 불빛 위에 자신의 대망을 올려 놓고 싶은 이 소응이었다.

“내 여러 항구를 돌아다녀봤지만 밤풍경이 아름다운 것으로 따진다면 이 벽란도가 최고일 거다.”

이 소응의 말에 망건도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망건이 비상한 재주를 가졌다고는 해도 이렇게 벽란도의 화려함을 보니 눈일 마음대로 돌아갔다.

“그런데 어찌 대령후께서 황궁을 하시다가 이 벽란도로 방향을 트셨을까?”

이 소응은 화려한 여관과 같은 곳 앞에 서서 혼잣말을 하듯 아니면 망건에게 묻듯 중얼거렸다.

“아마 지지기반이 없기 때문일 것이옵니다.”

“지지기반이 없다?”

“아무리 큰 대망을 가슴에 품고 있다고 하셔도 대령후께서는 이 조정에 지지기반이 없으십니다.”

망건의 말에 이 소응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황상과 오랫동안 반목을 하셨으니,,,,,.”

“그러하옵니다.”

“그럼 내가 가서 힘이 되어 드리면 천군만마를 얻는 것 같겠구나.”

이 소응은 그렇게 말하며 입가에 미소를 그렸다.

“그러하옵니다. 하오나 너무 몸을 낮추실 필요는 없을 것이옵니다.”

“그렇지. 내가 대령후를 선택 하는 것이다.”

정말 대단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대장군 이 소응이었다. 하지만 그는 너무나 모르는 것이 많았다. 그리고 또 대령후가 그리 황제다운 인물은 아니라는 것까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것이 어리석게 대망만 가진 이 소응의 한계라면 한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대령후와 담판을 지으셔야 하옵니다.”

망건은 무겁게 이소응을 보며 말했다.

“오냐? 그래야지. 암 그래야 하고 말고 대령후의 허락만 떨어진다면 내 은밀히 황실의 제일 어르신인 태후를 만나서 담판을 지을 것이다.”

원래 이렇게 이 소응과 같은 자들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생각하는 일이 모두 이루어질 거라는 생각을 했다.그러니 어리석다 할 수 있는 거였다. 하지만 여전히 분명한 것은 이 소응은 그렇게 한 단계 성장을 했다는 거였다. 그리고 그의 옆에는 망건이 있다는 거였다.

“그러하옵니다. 하지만 절대 쉬운 일은 아닐 것이옵니다.”

자신의 대망에 초를 치는 것 같은 말을 망건이 하자 이 소응은 바로 인상을 찡그렸다. 역시 누군가의 말을 잘 듣는 팔랑귀이기는 하지만 귀에 거슬리는 충언은 듣기 싫어하는 것 같았다.

“뭐가 쉽지 않다는 것이냐?”

“대령후를 설득하시는 것도 태후마마를 설득해서 대령후를 보위에 올리는 것도 절대 쉬운 일은 아니옵니다.”

“알고 있다. 그러니 내가 이렇게 음밀히 움직이는 것이 아니냐.”

“그렇습니다. 시생은 그저 신중을 기하시라고 드리는 말씀이옵니다.”

“내가 지금 신중하면 상장군처럼 되고 마는 것이야. 기회가 오면 잡아야지.”

대장군 이 소응은 듣기 싫다는 말 대신에 자신의 생각을 밀어붙이는 듯 망건에게 말했다.

“그렇기는 하옵니다.”

그리고 이미 망건은 이 소응의 성격을 그대로 파악하고 있는 것 같았다.

“들어가자. 그런데 왜 하필 이런 곳에 계시는 것인지,,,,,,.”

지금 대령후가 있는 곳은 벽란화랑이라고 하여 일종의 여관 비슷한 곳이기는 했지만 고급기녀들이 있는 유곽과 비슷한 곳이기도 했다.

“사람들의 눈을 피해서 힘이 되어줄 분을 기다리는 곳으로는 제격인 것 같사옵니다.”

“제격?”

“그러하옵니다. 원래 사람이 많이 분비는 곳이 숨기 더 편하옵니다.”

“하여튼 이런 저급한 곳에서 쯔쯔쯔!”

이 소응은 괜히 혀를 찼다. 마치 자신이 벌써 문하시중이 된 것처럼 말했고 그것을 뒤에 보고 있는 망건이 자신도 모르게 인상을 찡그렸다.

아마 지금 망건은 자신의 선택이 어쩌면 틀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그렇게 이 소응은 벽란화랑이라는 현판을 보며 인상을 다시 찡그리고 그 안으로 들어섰다. 그러자 화려한 복색을 한 무희들이 이 소응의 눈에 가득 들어왔고 다시 한 번 이 소응은 인상을 찡그렸지만 이런 것을 처음 보는 망건은 그 화려함에 아무리 재주가 비상하다고 해도 넋이 나간 듯 했다.

사실 이곳은 외국에서 이 고려에 거래를 하기 위해 들린 상단들이 머무는 곳으로 제법 벽란도에서도 이름이 높은 곳이었다. 원래 항구라는 곳이 다 그렇듯 외국 상단들을 상대하다보니 화려해지고 야릇해지는 거였다.

“너는 가서 대령후를 찾아봐라.”

“예. 대감마님!”

망건이 짧게 말을 하고 사람들의 틈에 비집고 들어가며 사라졌고 그 순간 이 소응은 느끼지 못하고 있었으나 갑옷을 입은 무장이 들어서자 벽란화랑의 분위기는 차갑게 식었다가 다시 요란해졌다.

“참나 이곳에 무엇을 하는지 참나,,,,,,.”

이 소응은 다시 인상을 찡그렸다. 하지만 이 소응보다 대령후는 앞일을 더 빠르게 내다보고 있었다. 대령후가 이곳에 자리를 잡은 것은 송나라에서 건너온 거상을 만나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그 거상은 송제국 황실에 연이 닿는 인물이었다. 그러니 이 소응보다 더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대령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척!해월이 이의방이 있는 장군방 앞에서 다다랐을 때 장졸 둘이 창으로 그녀를 막았다. 정말 대전에서 상장군 중정부가 황제를 폐위하는 중론을 모은 후로 한풀 꺾인 기세가 역력해 보였지만 여전히 그 위엄은 대단한 수준이었다.

물론 누군가에 의해 기세가 꺾인 것이 아니라 스스로 뒤로 물러난 것이기 때문에 견룡군의 결속력은 더욱 단단해지고 있었다. 오직 그것을 분주히 자신의 일을 하고 있는 상장군 정중부만이 모르고 있었다.

“멈추시오.”

장졸은 해월에게 멈추라 말했다.

“태후 전에서 왔습니다.”

“태후 전에서 무슨 일로 온 것이요?”

“이의방 행수를 만나로 왔소.”

이 순간 해월은 회생이 이의방의 수하라는 생각으로 그렇게 말했다. 그 순간 장졸 하나가 해월을 한 번 힐끗 다시 봤다.

“기다리시오.”

그리고 장졸은 돌아서서 장군방 안에 거의 침거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이의방에게 보고를 했다.

“행수님! 태후 궁에서 상궁이 왔습니다.”

“들라 해라.”

바로 이의방의 명령이 떨어졌고 그 명령에 장졸의 표정은 한결 부드러워졌다.

“들어가시오. 상궁!”

“고맙소.”

해월은 그렇게 이의방이 있는 장군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공손히 이의방에게 허리를 숙여 예를 갖췄다.

“무슨 일이신가?”

이의방도 이미 해월이 태후 전 상궁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녀를 대하는 목소리가 무척이나 부드러웠다.

“지금 태자궁에서 패악이 저질러지고 있는데 행수께서는 무엇을 하시고 계십니까?”

해월은 다짜고짜 이의방에게 따지듯 물었다.

“패악이라니 그건 무슨 말인가?”

“지금 간적 정중부가 태자궁을 폐쇄하고 일체 음식의 반입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해월의 말에 순간 이의방은 인상을 찡그렸다.

“뭐라 했는가?”

“들으신 그대로입니다.”

“들은 그대로라? 아무리 상장군께서 지금 무모한 행보를 걷고 있기는 하지만 어찌 그런 일을 저지를 수 있는가?”

“가보시면 알 것 아닙니까?”

해월의 말에 이의방은 인상을 다시 찡그렸다. 회생이 다른 일을 분주히 움직이려고 할 때 절대 무슨 일이 있어도 나서거나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을 하고 간 것이 떠올랐다.

“가보기는 하겠으나 지금 당장은 그럴 수가 없네.”

이의방의 말에 해월은 자신도 모르게 표정이 굳어졌다.

“그냥 두고 보시겠다는 말씀이십니까?”

“보시다시피 내게는 견룡군 장졸 말고는 움직일 수 있는 병력이 없다네. 그러니 지금 당장 가서 내가 그 패악을 목격한다고 해도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네. 그러니 조금만 기다려주게.”

이의방은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물론 이것은 회생이 절대 움직여서는 안 된다는 신신당부를 하고 간 것이 이유가 되기도 했지만 자신이 말한 것처럼 어찌 해 볼 방법이 없었다.

당장 병력을 이끌고 가서 태자궁에서 태자의 연금을 풀 수는 있으나 이것은 이미 대세를 역행하는 일이었다.이미 황제의 폐위가 결정이 되었고 그에 따라서 태자 역시 폐서인이 되는 수순을 밟고 있는데 자신이 그의 연금을 풀게 되면 그것은 또 다른 의미에서 거사처럼 보일 수 있었던 거였다.

“기다리라고 하시면 태자께서 굶어죽을 실 때까지 가다리면 되옵니까?”

“그건 아니네. 내 방법을 내 보지.”

이의방은 그렇게 말할 뿐이었다.

“그럼 행수 밑에 있는 회생은 어디에 있습니까?”

해월의 물음에 이의방은 해월을 빤히 봤다.

“회생은 왜 찾는 것인가?”

“그 아이라면 방법이 있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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