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간웅-46화 (46/620)

< -- 간웅 3권 -- >여자가 몸을 주는 것은 진심이 동반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몸을 받는 남자에게 후일 항상 곤란한 일이 생기기 마련이라는 것을 난 너무나 잘 알았다.성 로비를 비롯해서 성 상납!이런 것들이 현대에서만 문제가 되는 것은 분명 아닐 것이다. 그리고 받는 것이 있으면 그에 대한 대가도 항상 있어야 한다는 것을 나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난 그런 생각을 하며 다시 무비의 얼굴을 떠올렸다.‘그녀의 총명함이라…….’물론 그런 추론을 하는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그녀의 출신이 무희였기 때문이다. 그녀의 출신 성분 때문에 시어머니인 공예태후의 미움을 받았겠지만, 실상은 그녀의 총명함을 두려워한 공예태후의 질투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사실 역사적으로 무비가 악행을 저질렀다는 기록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하지만 우리들은 무비를 떠올리면 요부나 악녀로 기억하고 있다. 그것은 모두 드라마의 여파 때문일 것이다.

물론 무비가 바르고 정숙한 황제의 비는 분명 아니다. 보통 황제의 비들 중 바르고 어진 여인들은 이렇게 역사에 기록되지 않고 열전에 기록되는 경우가 많다.

열부열전, 뭐 이런 거 말이다.

하여튼 무비가 대단한 완숙미를 가진 여자인 것은 확실하다.그다음에 본 여자가 바로 백화다.

백화!희고 고운 들판에 핀 들꽃!이 표현이 딱 맞을 것이다. 수수한 것이 들에 핀 들꽃 같지만, 단단히 고쳐 입은 옷 속에 숨겨진 볼륨과 곡선미는 과연 그녀가 검을 잡을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가지게 만든다. 또한 그녀는 여무사라는 매력이 있었다.

사내라면 한 번쯤은 상상을 했을 것이다. 자신보다 강한 여자가 자신을 보호해주며 사랑해주는 상상!그 상상을 현실로 옮길 수 있을 것 같은 여자가 바로 백화였다.

백화는 20대 초반의 미녀다. 그리고 이제 한껏 물이 오를 대로 오른 것이, 당장 건드려도 톡 하고 터질 것 같았다.또한 미모만 따진다면, 백화가 가꾸지 않아서 그렇지 내가 본 여자 중 제일 으뜸이다. 그리고 가장 매력적인 것은 그녀의 입술이 키스를 부른다는 점이다.

물론 그녀의 입술에 내 입술이 겹쳐졌을 때는 조금 특이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난 백화의 얼굴을 볼 때마다 그녀의 붉은 입술만 보인다.그리고 마지막 여자.난 그 여자의 이름도 모른다.

무모한 것인지 도도한 것인지 이의방에게 맞서던 그 여자.태자궁에서 이의방을 제거하기 위해 보낸 그 상궁이 바로 내가 본 미녀였다. 물론 나는 그녀에 대해서 아는 것이 전혀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녀의 미모가 그녀가 가진 무기의 전부는 절대 아닐 거라는 점이다.보통 옛 어르신들의 말씀에 얼굴값 한다는 소리가 있다.

정말 그 상궁은 얼굴값을 톡톡히 할 것 같았다. 그리고 그녀의 눈은 무척이나 깊고 차가워 보였다. 그런 눈은 보통 많은 생각을 하고 고민을 하는 눈동자다.

그리고 지금 가장 많이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태자와 같이 팽을 당하느냐? 아니면…….’난 문뜩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 순간에도 나는 그 상궁을 다시 보게 될 거라는 생각이 분명히 들었다.

‘이 셋만 해도 고려 3대 미인은 되겠네. 원래 이런 건 4대 미인이나 남자는 4대 천왕, 이렇게 불려야 완벽한 건데…….’나도 모르게 별 잡생각을 다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나는 피식 웃었다. 그리고 내가 그런 생각을 할 동안 백화와 열 명의 여무사들은 나를 빤히 보고 있었다.나는 영문도 모르게 얼굴을 붉혔다.

이것이 바로 청일점의 한계일 것이다. 보통 수많은 남자들 중 사이에 있는 여자는 그곳을 장악하고 견뎌낼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가 될 때 남자는 병신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 면에서 나는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이래 되었건 저래 되었건 이제 내 소중한 재산이다.

’백화와 이제 내 호위 무사로 활동을 할 그녀들을 보았다.

“다 모인 것이야?”

“그렇습니다, 상공!”

마치 합창이라도 하듯 열 명의 여무사들은 나를 상공이라고 불렀다.상공의 의미!그것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상공?”

“구명지은이시니 당연히 상공으로 모시겠나이다.”

이게 무슨 자다가 하렘 만드는 소리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싫지 않은 것은 나도 남자이기 때문이다.하지만 중요한 점은 바로 모든 왕들은 거의 단명을 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세 가지로 구분을 할 수 있다.운동 부족!기름진 음식!그리고 수많은 섹스!이 세 가지 때문에 왕이나 황제로 오래 산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니 난 내가 생각했던 하렘 같은 것은 꿈도 꾸지 않을 것이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 소리가 있다. 난 잘 먹고 잘사는 것이 목표지만 오래 사는 것도 목표다.

“거북하십니까?”

백화가 나를 보며 물었다.

“편안하지는 않네.”

“저희도 쉬이 꺼낸 말은 아닙니다.”

백화의 말에 백화와 열 명의 무사들이 내게 의탁하려고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백화, 너는 모르겠지만 나머지 저것들은 무비가 부르면 쪼르르 달려갈 것들이 아닌가?”

내 말에 백화는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

“생각 이상으로 의심이 많으시군요.”

백화의 말이 나를 기분 나쁘게 했다.

“이 험한 세상, 의심 없이 어떻게 사나?”

“저도 이번에 그게 옳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백화는 무비의 일이 떠오르는 모양이다.

“하여튼 그 상공이라는 말은 내가 마음으로만 접수하지. 너희들은 나를 그냥 주군이라고 불러라.”

난 그렇게 말하고 나무 그늘에 앉아 연못 안에 있는 잉어를 희롱하듯 장난을 치고 있는 흥선과, 그 옆에서 혹시나 연못에 빠지지 않을까 걱정을 하는 이숭겸을 봤다.‘하여튼 신기한 조합이야.’그리고 난 백화를 봤다.

“밥할 줄은 알지?”

내 물음에 백화는 대답 대신에 눈만 껌뻑였다. 이건 바로 모른다는 의미다.

“모르지?”

“죄송합니다, 상공!”

백화를 앞으로 네 자로 표현할 때 딱 떠오르는 말이 있었다.허당백화!딱 맞는 표현일 거다.

“굶을 판인데 상공은 무슨 얼어 죽을 상공.”

난 이렇게 밥에 욕심이 많고 미련이 많다. 한마디로 식탐이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여자라는 것이 밥을 할 줄 아느냐는 물음에 눈만 껌벅인다.참 답답한 노릇이다.

“그럼 너희들은?”

순간 열 명의 여무사들은 나를 보며 백화와 같은 표정을 지어 보였다.

“정말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고 살았군.”

“송구합니다, 상공! 검을 잡다보니…….”

이 순간 말을 못 하면 밉지나 않다. 검을 잡는 게 뭐 큰일이라고, 여자가 밥을 못한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상공 굶어 죽일 생각 하지 말고 송구하면 밥하는 것부터 배워! 여자가 아무리 잘나고 똑똑하면 뭐하나? 밥 하나도 제대로 못하는데. 밥도 못하는 게 여자야!”

난 백화가 생각하는 그 이상으로 짜증을 부렸고, 그런 나를 백화가 빤히 봤다.

“이크! 잡았다.”

연못가에서 잉어와 장난질을 하던 흥선이 소리를 질렀다.

“위험, 위험하다! 그러다가 물에 빠진다.”

흥선의 뒤에서 이숭겸이 난처한 표정으로 혹시나 흥선이 떨어질까 염려가 되는지 팔을 휘저으면서 노심초사하고 있었다.난 흥선을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쿵!난 바로 흥선의 머리에 꿀밤을 날렸다. 그 순간, 정말 찰나의 순간이지만 이숭겸의 표정이 굳어졌다가 내 눈치를 보고 바로 고개를 돌렸다.

“아야!”

“할 일 없으면 할아버지를 도와서 집 청소나 할 것이지 뭐하는 장난질이야?”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어. 앞으로 나 때리지 마!”

흥선의 말에 나는 흥선을 빤히 봤다.

“왜? 맞을 짓을 했으면 맞아야지.”

내가 이렇게 흥선을 막 대하는 것은 정이 생기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후일 나와 이렇게 정을 쌓았다는 것을 기억시키기 위함이었다.‘뭐든 단번에 되는 것은 없지.’무엇이든 어떠한 의도를 가지고 움직이는 것이 사람이니 말이다.

“우리 할아버지도 나 안 때리고 키웠거든!”

흥선은 그렇게 말하고 이숭겸을 보며 씩 웃었다.

“그러니 네가 이렇게 버릇이 없지.”

“때려서 말을 들게 할 거면 안 하는 게 좋아.”

“어라? 왜?”

“때리면 반감만 생기고, 겉으로는 따르지만 속으로는 미워하게 돼. 그러면 후일 곤욕을 치를 때 이렇게 되는 거야.”

흥선은 내게 말을 하면서 주인을 잃은 김돈중의 사택을 쭉 둘러봤다.

“뭐가 이렇게 된다고?”

“할아버지가 그러는데 이 집 주인의 사병은 이천이래.”

“이천?”

“응. 놀랍지?”

“그렇지. 황궁을 장악한 수가 오백이 되지 않는데 가만히 손을 놓고 있는 사병이 이천이라니 놀랄 수밖에 없지.”

난 그렇게 말하며 왜 그렇게 김돈중이 목숨을 걸고 황도로 오려고 했는지 알 것 같았다.역시 김돈중은 고려의 조정을 호령하던 실세였다.

물론 그것은 부친이 물려준 것일 거다.다시 말해 고려를 쥐고 흔든 김부식의 장자로, 누릴 것을 다 누리다가 저런 꼴을 당한 거였다.

‘그런데 아직 안 잡혔는데…….’난 인상을 찡그렸다. 사실 김돈중은 역사적으로는 종복의 밀고에 의해 잡혀 참형을 당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안 잡힌 걸 보면 내 말을 듣고 종복을 제거하고 감악산이 아닌 다른 곳으로 향한 것 같다.

그럼, 어디에 갔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아무리 사병을 거느릴 수 있는 고려라고 해도 중앙정부에서 역적이라 규정한 자를 돌봐줄 간 큰 토호는 없을 것이다.

‘절대 그냥 웅크리고 있을 위인은 아닐 텐데…….’난 후일 김돈중을 다시 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대단해, 이 집 주인! 그리고 사노비까지 하면 오백을 더해야 한대. 종복이 이천오백이나 되는데 이 집 주인의 어린 아기 하나 업고 도망을 치는 것들이 없네. 그건 다시 말해 진심으로 이 집 주인에게 충성을 하지 않았다는 거야.”

순간 난 흥선의 말에 숨이 턱 하고 막혔다. 그리고 흥선의 장난스러운 행동 안에 엄청난 것이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역시 근본이 다르긴 다르다.

’난 이렇게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그런데 의종의 숨겨진 자식일까?’그런 의문을 품으면서도 왜 숨겨졌을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정말 흥선이 내 예상대로 황자라면 숨겨질 이유가 절대 없는데 말이다.‘참 묘해! 묘하단 말이야!’자꾸 의구심이 들게 만드는 흥선이다. 그리고 그 의구심은 조금씩 정이 되어 갔다.

“그런데 형! 금강산 가봤나?”

“또 무슨 뜬금없는 소리야?”

순간 이 뜬금없는 한마디로 흥선에 대한 내 생각이 잘못된 거라는 생각이 마구 들었다. 정말 흥선이는 종잡을 수 없는 아이였다.

“가보고 싶어서! 헤헤헤. 하여튼 이놈 무지 크지?”

난 흥선이 내게로 두 팔을 벌려서 내민 잉어를 봤다. 붉은빛이 감돌고 금빛도 보이는 것이, 관상용 비단잉어 같았다.그리고 붉은빛이 도는 것 사이로 황금빛이 도는 것도 있었다. 흥선이 들고 있는 것 역시 황금빛이었다.‘저거 엄청나게 귀한 것 같은데?’난 문뜩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거 한 마리만 더 잡으면 포식을 하겠다. 헤헤헤!”

난 순간 말만 한 처자 열한 명보다 저 꼬맹이가 내게 더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쟤 왜 저럽니까?”

난 환관 이숭겸에게 물었다.

“창고에 백미는 가득한데 찬을 할 것이 없다는 제 말에 저러고 있습니다. 워낙 어리고 장난이 심해서 혹여 못에 빠지지나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그래도 생활력 하나는 타고났네요.”

난 그렇게 말하며 열한 명의 생활력 제로인 말만 한 처녀들을 째려봤다. 그들 역시 내가 왜 째려보는지 아는 듯 내 시선을 피하며 딴청을 부렸다.

“그래도 쌀은 있으니 당분간 끼니 걱정은 없을 겁니다.”

이숭겸의 말에 역시 이숭겸은 타고난 환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주변을 정리하고 나서 창고를 확인해 본 것이었다.

“다른 창고에는 뭐가 있나요?”

내 물음에 이숭겸은 날 빤히 봤다.

“내탕고로 환원이 될 물건들인데 무엇을 그리 관심을 가지십니까?”

“그렇기는 하죠. 하지만 보시다시피 이제 딸린 식구가 많아서요.”

“딸린 식구요?”

“저기 철모르는 흥선이부터 연로하신 어르신까지. 그리고 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처자들까지 해서 상당하네요. 까딱하다가는 밥도 제가 손수 해 먹일 판입니다.”

내 말에 이숭겸도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이숭겸도 밥을 할 줄 모르는 백화와 여자들이 못마땅한 모양인 듯했다.

“보시면 놀라고 욕심이 나서 명을 재촉하실 겁니다.”

이숭겸의 말에 난 놀라 눈이 커졌다.

“그 정도로 많은 건가요?”

“손이 좀 타기는 했지만 내탕고의 재원을 충원하는 데 큰 보탬이 될 것입니다. 그래도 이 집 전 주인이 황실을 위해 마지막을 충성을 다하고 가네요.”

“그렇죠. 역시 타고난 환관이시네요.”

“과찬이십니다.”

“그런데 어쩌죠? 여기는 내 집이 되는 곳이고 내 집 안에 있는 것은 모두 다 내 것인데요.”

“예?”

“아무리 내탕고가 비어 있다고 해도 선량한 백성의 것을 빼앗아 채울 수는 없죠. 그래도 황실의 창고인 내탕고인데.”

난 이숭겸을 보며 씩 웃었다. 이 시대에서 말장난으로 나를 이길 수 있는 자는 없을 것이다.

“저기 날아다니시는 거 보이십니까?”

이숭겸도 나에게 뜬금없이 물었다.

“뭐 말입니까?”

“저기 수도 없이 많이 날아다니는 것 말입니다.”

난 그제야 이숭겸이 하루살이를 가리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바로 인상을 찡그렸다.

“하루만 사시렵니까?”

“으음. 아, 아니죠.”

“예. 아니실 겁니다. 저는 그만 식사를 준비하겠습니다.”

이숭겸은 그렇게 말하고 돌아섰다. 지금 이 순간 이곳에 왜 이렇게 비범한 인물들이 이렇게 많은지 나는 놀랍기만 했다.

‘그래! 하루만 살 수는 없지.’난 그렇게 생각하며 이의방과 정중부 그리고 황실이 각축을 벌리고 있는 황궁 쪽 하늘을 봤다.‘모두 다 일을 착착 잘해줘야 할 텐데…….’그때 견룡군 장졸 셋이 급하게 내 사택으로 뛰어 들어와 무릎을 꿇었다.

“왜? 또 나를 찾는 것이냐?”

“그렇습니다, 위장 나리!”

“겨우 위장 자리 하나 주고 왜 이렇게 죽어라 부려먹는 것인지…….”

순간 난 짜증이 확 밀려왔다.사실 오늘만 해도 그랬다. 전생의 기억에서처럼 굶어 죽은 내가 오늘 한 끼도 먹지 못하고 바삐 움직였는데 다시 또 부르니 화가 치미는 거였다.

“그, 그 말씀은…….”

난 그 순간 장졸을 노려봤다.

“목이 서너 개가 아니라면 못 들은 척해야지!”

“그렇습니다. 저희는 못 들었습니다.”

“가자! 오늘도 굶고 하루를 보내는구나. 젠장!”

난 그렇게 말하고 백화를 봤다.

“백화!”

“예.”

이 순간 백화는 상공이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역시 이런 걸 보면 제법 눈치가 있는 백화였다.

“가자! 궁에 가면 뭐라도 주워 먹을 것이 있겠지.”

내 말은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었다.

“예, 나리! 바로 채비를 하겠습니다.”

그리고 난 열 명의 여무사들을 노려봤다.

“그리고 너희들! 연로하신 어르신 부려먹을 생각 말고 오늘까지 밥하는 것 정도는 다 배워둬라.”

“존명!”

열 명의 여무사들은 바로 무릎을 꿇고 내 명을 받았다.

“밥하는 것이 뭐 그리 존명이라고 그렇게 유난을 떠는지 원.”

난 인상을 찡그리며 황궁을 봤다.‘시나리오 다 짜주고 배역도 다 지정해줬는데 감독을 못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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