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간웅 3권 -- >1장. 옥에서 구한 미녀들!나와 이의방은 태자궁에서 우리를 위한 명분을 얻고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이제 급한 일을 해결했으니 내 할 일을 해야 한다.
“저기 행수님!”
“왜 그러느냐?”
“저, 옥에 다녀와도 되겠습니까?”
내 말에 이의방은 피식 웃었다. 마치 네놈은 알다가도 모르겠다는 그런 표정이었다.
“그렇게 계집이 좋으냐?”
“좋다기보다는 그냥 눈에 들어오는 계집이 있어서…….”
“내가 조정을 장악하면 너의 눈에 보이는 계집은 다 너의 것이 될 수 있다.”
“그렇습니까?”
“그래. 뭐 그래도 당장 눈에 차는 계집이 있다면 가져야지. 내 가신인 네가 이제부터 가지지 못할 것은 없다.”
이제 이의방은 나를 가신이라고 했다.이럴 때는 감격한 표정을 지어야 할 것이다. 난 바로 감격스러운 눈빛으로 최대한 공손하게 이의방을 우러러봤다.
“그래, 가 봐라!”
“예, 행수 어른!”
난 그렇게 말하고 태자궁을 나와서 빠르게 옥으로 달려갔다.‘여자들이 옥에 갇히면 험할 꼴을 당할 텐데…….’지금은 무식한 무신들이 판을 치는 세상이다.그리고 그 아래에 있는 병졸들까지 덩달아 신이 나 있는 상태다. 옥에 열 명의 수검대가 갇혔다는 것은 한마디로 그들에게 좋은 먹잇감이라는 거다.
“무슨 일입니까?”
병졸 하나가 나를 막아서며 내게 물었다.
“죄인을 데리러 왔다.”
“죄인이라고요? 누구의 명입니까?”
지금 나에게 거만하게 구는 것은 견룡군의 병사가 아니라 순검군의 병사였다. 그러니 나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것일 테지.‘이럴 줄 알았으면 견룡군을 좀 끌고 오는 건데.’문뜩 그런 생각이 들었다.
“채원 산원의 명을 받고 왔다.”
순검군의 대장은 채원이었다. 그러니 지금은 이의방을 말하는 것보다 채원을 말하는 것이 더 잘 먹힐 거다.
“그렇습니까?”
자신의 상급 장수의 이름을 말하자 순검군은 목소리부터 달라졌다. 이것만 봐도 지금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직위보다 누구의 밑에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런데 누구를 데리러 왔습니까?”
“무비와 같이 있던 계집들을 데리러 왔다.”
내 말에 옥을 지키고 있던 병졸은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뭐야, 저 표정은?’그때 바지춤을 올리며 옥에서 나오는 병졸 둘을 보고 다시 한 번 인상을 찡그렸다.
“왜 저런 표정을 짓는지 알겠군.”
지금 옥을 지키고 있는 병졸들이 순번을 정하고 시쳇말로 수검대의 여자 무사들을 돌리고 있는 거였다.정말 이런 급박한 상황에서 여자가 옥에 감금되면 험한 꼴을 보게 된다.
“네놈들! 무슨 짓을 한 것이냐!”
난 밖으로 나오는 놈들을 보고 버럭 소리를 질렀고, 병졸 둘은 웬 어린놈이 겁도 없이 자신들에게 소리를 자르냐는 표정으로 날 봤다.그리고 그것도 잠시, 옆에 있는 병졸에게 야릇한 눈치를 보냈다.
아마 이제 너의 차례라는 그런 눈빛인 듯했다. 하지만 나랑 조금 전에 이야기했던 병졸은 그저 인상을 찡그리고 있을 뿐이었다.이 순간 나는 철저하게 무시를 당했다.
역시 나 혼자 움직일 때는 난 아무것도 아닌 거였다.
“위장인 내가 너희들에게 묻지 않느냐?”
난 무척이나 노한 표정으로 장졸 둘을 노려봤다. 내 눈빛은 당장이라도 놈들의 목을 벨 것 같아 보일 것이다. 그리고 놈들은 나의 직위를 보고 더 놀랄 것이다. 아마 열여덟 살쯤 되어 보이는 내가 위장이라는 말이 믿기지 않았겠지만, 또 믿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위장?”
병사 둘은 나를 봤다.
“그렇다. 나는 견룡군 위장 이회생이다.”
그 순간 조금 전까지 인상을 찡그리고 있던 장졸이 나를 빤히 봤다.
“채원 산원께서 보낸 것이 아니오?”
“물론 채원 산원이 보낸 것이다.”
“그런데 왜 견룡군 위장 나리께서 오신 겁니까? 채원 산원 나리가 보내셨다면 순검군 위장께서 오셔야 하는 것 아닙니까?”
놈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내게 물었다. 어찌 보면 당연한 물음이었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움찔하면 일이 꼬이게 된다. 그러니 이런 순간일수록 더 당당하게, 또 다부지게 호령을 해야 한다.
“순검군이나 견룡군나 다 같이 거사에 동참한 것인데 뭐가 문제가 되느냐? 너희들은 내가 지금 순검군 위장이 아니라 이의방 행수 어른의 견룡군 위장이라서 깔보는 것이냐? 나를 깔보는 것은 견룡군 행수이신 이의방 행수 어른을 업신여기는 것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것이냐?”
난 버럭 소리를 질렀다.내 말에 장졸 둘은 놀라 기겁을 했다. 그날 새벽 이후에 산천초목도 떨게 만든다는 이의방을 깔볼 수 있는 자는 이 고려에 아무도 없을 것이다.
“아, 아니옵니다. 저희 같은 것들이 어찌 이의방 행수님을 깔보겠습니까?”
“그럼 무엇이냐? 내 반드시 돌아가서 이런 작태를 소상히 보고드릴 것이다.”
“자, 잘못했습니다.”
“잘못을 한 것을 아는 놈이 아직도 나를 그리 보는 것이냐!”
“자, 잘못했습니다. 제발 보고만은 하지 말아주십시오.”
난 다시 놈들을 노려봤다. 지금 난 화가 머리꼭지까지 올라 있었다.
내 물건에 나보다 먼저 침을 바른 놈들이니 당연히 화가 나는 거다. 물론 내가 수검대를 어떻게 해 보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후일에 어떻게 변할지는 나도 모르는 일이고, 누가 먹은 것을 다시 먹을 때는 항상 찜찜한 마음이 드는 것이 사람의 마음일 것이다. 그리고 그놈이 이 고려의 하늘 아래 같이 숨 쉬고 있다는 것은 더욱 참을 수 없는 노릇이다. 그러니 나는 저놈들을 그냥 두지는 않을 것이다.‘내 것에 저렇게 침을 바르는 놈들을 그냥 둘 수는 없다.
’난 이렇게 내 것에 대한 집착을 마음속으로 보였다. 어쩌면 이것은 전생이라고 할 수 있는 내 기억에서 굶어 죽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일 거다.
집착!이것은 어쩌면 나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내가 무슨 짓을 한 것이냐고 묻지 않느냐!”
그제야 사태를 파악한 두 병졸이 인상을 찡그렸다.
“그, 그냥, 저희는 그냥…….”
“그냥 무엇을?”
“저희는 그냥 계집들이 옥에 들어왔기에 회포를 좀…….”
이게 현실인 것이다.
“그래?”
“그렇습니다. 다시 데리러 올 줄은 몰랐습니다.”
보통 여자 죄인이 옥에 갇히면 그 옥에서 죽는 게 보통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보통 계집이 죄를 지으면 관노로 보내지거나 다른 집의 사노비가 된다.
이렇게 옥에 갇히는 것들은 목이 잘리는 것들이 대부분이고, 그러니 병사들의 입장에서는 마지막 가는 길에 자기들에게 몸 보시라도 하고 가라는 투로 말하고 덮친 것이다.
“이놈들!”
난 버럭 소리를 질렀다.
“죄송합니다.”
“이것이 죄송하다고 될 일이냐!”
난 그렇게 소리를 질렀지만 이미 저질러진 일이니 더는 문제 삼을 생각은 없었다. 원래 환란이 있을 때 제일 고통을 받는 것은 여자들이니, 그녀들의 팔자인 거다.
“다 건드린 것이냐?”
내 물음에 병졸 둘은 서로의 눈치를 봤다.
“저희가 시작이라 다, 다 건드린 것은 아니고…….”
“너희들이 시작이라고?”
“그, 그렇습니다.”
“알았다. 뭐 그럴 수도 있지.”
난 그렇게 말하고 놈들을 봤다. 그러자 놈들은 남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위장 나리!”
내게 혼이 난 병졸 중에 넉살이 좋게 생긴 놈이 비릿하게 웃으며 나를 봤다.
“왜?”
“압송해 가기 전에 안에 가시면…….”
“가면?”
난 장졸을 요상한 눈으로 봤다.
“전 그렇게 예쁜 것들은 태어나서 처음 봅니다.”
원래 무비는 무희 출신이다. 그러니 자기를 호위할 여무사들을 양성할 때 우선은 미모를 보고 뽑았을 것이다. 원래 예쁜 여자들은 아주 많은 곳에 쓰이고, 또 적절하게 활용할 곳도 많다.
그런 생각으로 무비는 예쁜 여자들을 어릴 적에 뽑아서 훈련을 시켰을 것이다. 그러니 무비에 대한 충성심도 강하고, 또 무비를 위해 수많은 일을 했을 것이다.하지만 오래 두고 키운 호위 무사를, 무비는 자신의 안전과 후일을 도모하기 위해 등에 비수를 박았다.
그것은 곧 호위 무사 전체를 버리는 결과를 가지고 올 것이다. 그런 면에서 무비는 영악하면서도 어리석은 여자였다.
‘어리석어!’난 무비의 얼굴을 떠올리며 그런 생각을 했다.‘내 만약 무비가 나에 대한 비밀을 몰랐다면 그렇게 살려두지는 않았을 것이야!’나에 대한 출생의 비밀을 알고 있는 사람은 내가 판단했을 때 무비와 김돈중 둘뿐이다. 그런데 지금 김돈중은 보현원 사건이 났을 때 사라졌고 행방이 묘연했다. 그러니 지금 내 출생의 비밀을 알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무비의 입을 열어야 하고, 또 그 입을 열 때까지 그녀를 죽게 둬서는 안 된다.
그래서 난 무비를 두고 위험한 결정을 했다.그녀를 이의방의 사택으로 보낸 것.그것은 어쩌면 후일 내게 무척이나 위험한 일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무비를 살려둬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그리고 내가 무비와 어떠한 관계인지 확실하지도 않다.‘원수일까? 아니면 혈족일까?’이것 역시 판단이 서지 않았다. 그러니 무비를 죽게 해서는 안 된다.
그럼 어쩔 수 없더라도 이의방의 품에 안겨 있어야 한다.황제의 여자였다가 이제는 권력자의 여자로 잠시 살아가야 하는 무비의 인생 역시 순탄한 삶은 아닐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다가 난 다시 장졸을 봤다.
“그래? 그렇게 예뻐?”
“예. 숨이 넘어갈 만큼 예쁩니다. 그 모진 고신을 당했는데도 그리 야들야들한 살결은 처음 봅니다.”
“고문까지 했어?”
“옥에 들어오면 고신을 하는 것이 관례라…….”
병졸이 내 눈치를 보며 말했고 나는 바로 인상을 찡그려야 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뭐라고 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난 마음속으로 절대 저놈들을 살려두지 않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했다.
“알았다. 들어가자.”
“예? 같이 들어가자는 말씀이십니까?”
“싫으냐?”
“그, 그건 아닙니다.”
병졸이 영문을 몰라 서로를 보다가 옥 안으로 들어섰다. 그곳에서 나는 정말 처참한 몰골의 두 여자를 봤다. 그리고 그보다 더 차갑게 나와 병졸을 노려보는 여덟 명의 눈동자를 봤다.
장졸이 말한 것처럼 모진 고신에 여덟 명의 눈동자 역시 사납기는 하지만 무척이나 지치고 힘들어하는 것 같았다.그리고 내게 뿜어내는 살기를 느꼈다.
‘당장 칼이 있다면 벨 기세군.’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옥문을 열어라!”
“예.”
병졸이 짧게 대답을 하고 옥문을 열었다.
“거기 말고 저기!”
내 명에 연 옥문은 아직 멀쩡하게 몸을 지키고 있는 여덟 명이 갇혀 있는 옥이었다.
“저기는 이미 저희들이…….”
“그건 네가 상관할 것이 아니다.”
“뭐 그렇기는 합니다.”
병졸이 나를 힐끗 보면서 참 취향이 독특하다는 눈빛으로 다시 보고 만신창이가 된 여무사가 갇혀 있는 옥문을 열었다.난 성큼 그 옥문으로 들어가 만신창이가 된 여무사를 봤다.
“일어날 수 있겠느냐?”
“네놈을 상대할 정도는 아직 된다.”
여무사는 나를 노려보며 말했다.
“그런 눈빛은 좋지 않아. 지금 그런 눈빛은 너를 더욱 힘들게 할 뿐이다.”
“더러운 잡놈들!”
다시 여무사는 나를 노려봤다. 그리고 나는 그 여무사를 힐끗 보며 살짝 쪼그려 앉았다.
“분노는 말이다. 발산할 수 있을 때 하는 것이다. 힘이 없을 때 성질을 내면 지랄일 뿐이다.”
“뭐라고?”
여무사는 죽일 듯이 나를 노려봤다. 마치 당장이라도 달려들어 나의 목을 조를 것 같았다.‘이빨로도 물어뜯을 기세군.’그리고 더는 이런 식으로 보여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괜히 모진 꼴을 당하면 나만 서러우니 말이다.
“백화를 알겠지?”
순간 여무사의 눈빛이 달라졌다.
“네놈이 어떻게…….”
“백화가 너희들을 데려와 달라고 해서 왔다.”
그때 여무사는 내가 자신들을 옥에 가둬야 한다고 말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나를 다시 노려봤다.
“너, 너는 그 새벽에…….”
“왜, 죽이고 싶나?”
“이, 이놈아!”
여무사는 움직일 힘도 없으면서 내게 소리를 질렀다.
“구명지은에게 이놈이라니? 보는 눈이 없군.”
“너의 말을 어찌 믿느냐?”
“그럼 왜 여기에 왔겠어.”
난 그렇게 말하며 일어섰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다는 듯 여무사가 갇힌 옥에서 나왔다.
“옥문을 열어라.”
“예?”
“저들을 모두 데려갈 것이다.”
“하지만 홀로 오셨지 않습니까?”
“왜? 내가 저들에게 죽임이라도 당할 것 같으냐?”
“그게 아니라…….”
병졸은 내 눈치를 봤다.
“허리에 좋은 단검을 차고 있네?”
“이 단검 말씀이십니까?”
“그래. 어디서 난 거지?”
“저년의 몸에 숨겨져 있던 겁니다.”
“그럼 너의 것이 아니군.”
나는 그것을 뚫어지게 봤다.그러자 놈은 마지못해 단검을 빼서 내게 내밀었다.
“쓰십시오. 저희들이 쓸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고맙네.”
난 그렇게 말하고 여전히 만신창이가 된 여무사를 봤다.
“그런데 저 계집을 건드린 것이 누구지?”
“예?”
“누구냐고 물었다.”
“저년은 제가…….”
단검을 빼앗긴 놈이 자기라고 말했다.
“그래, 알았다.”
난 그렇게 말하고 여무사를 봤다.
“뭐하는 거야! 어서 옥문을 열지 않고.”
“예, 위장 나리!”
그렇게 해서 옥문이 열렸다. 그가 제일 먼저 연 옥문은 자신이 건드린 여자가 있던 바로 그 옥문이었다.
“우선 그 옥문으로 들어가라.”
“예?”
병졸은 무슨 영문인지 몰라 나를 봤다.
“난 말이야, 하는 것보다 보는 게 더 재미가 있어.”
“예?”
순간 병졸과 여무사가 동시에 같이 인상을 찡그렸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왜, 몰라? 다시 하라고?”
그리고 난 다시 다른 놈을 봤다.
“그리고 넌 어떤 계집을 건드렸지?”
내 물음에 옆에 가만히 있던 놈이 바로 인상을 찡그렸다.
“저, 저는…….”
“왜, 상부에 보고가 돼서 경을 치고 싶은 것이냐?”
난 버럭 소리를 질렀다.
“아닙니다. 저도 들어가겠습니다.”
병졸이 그렇게 말하고 자신이 건드린 계집이 있는 옥으로 스스로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리고 난 바로 옥문을 내 손으로 잠갔다.
“왜 그러십니까?”
“갑자기 저년들이 튀어나오면 안 되잖아.”
“그렇기는 합니다.”
지금 자기 순서에서 내가 왔다고 인상을 찡그렸던 놈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을 했다.
“왜, 네놈도 하고 싶은 것이냐?”
“아, 아닙니다.”
놈은 내 앞에서 하기 싫은지 손사래를 쳤다.
“그래. 뭐 그럼 할 수 없지.”
난 그 순간 놈을 노려보고 바로 단검을 뽑아 놈의 목을 빠르게 베었다.
“퀙!”
놈은 목을 잡고 무릎을 꿇었다.
“누가 감히 내 재산에 흠집을 내라고 했어!”
그 순간 옥에 갇힌 여무사와 옥에 스스로 들어간 병졸 둘이 놀란 눈으로 나를 봤다.
“치욕을 받았으면 그 옥에서 그 치욕을 갚고 나와라.”
내 명령에 여무사 둘이 나를 봤다. 그리고 바로 비틀거리는 다리로 겨우 일어났다. 난 그 순간 여덟 명이 갇혀 있는 옥문을 봤다.
“백화가 보내서 왔다. 그러니 너희들은 나를 믿어야 할 것이다.”
백 마디 말보다 한 번의 행동이 더 도움이 될 거다. 내가 자신들의 눈앞에서 병졸을 죽이는 것을 보니 내 말을 믿는 것 같았다.퍼어억!그때 주먹으로 후려치는 소리가 내 귀에 들렸다.
“아아악!”
만신창이가 된 여무사가 자신을 겁탈한 놈을 모질게 구타하고 있었다.난 그 모습을 보며 여무사가 갇혀 있는 옥으로 가서 바닥에 허우적거리며 고통에 겨워하는 놈을 보며 다시 여무사를 봤다.
“이걸로 마무리를 해라.”
나는 단검을 주인에게 돌려줬다.
“예.”
여무사는 짧게 대답을 하고 내게서 단검을 받았다. 그와 동시에 여무사는 바로 병졸의 목을 베었다.서억!
“케에엑!”
돼지는 사람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지만 사람은 돼지의 멱을 따는 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을 난 그때 알게 되었다.그렇게 병졸 셋은 속절없이 죽었다.‘저 상태에서 병졸을 죽일 수 있다는 것은 꽤나 무위가 강하다는 거야!’
“뭘 해? 이제 나오지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