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간웅 1권 -- >
왜 사람의 머리 위에 이름이 보이는지 의구심이 들었지만 내게 너무나 엄청난 일들이 일어났기에 이제부터는 의구심 같은 것은 가지지 않을 것이다.이의방의 물음에 나는 애써 몸을 일으키려고 했다.
“그대로 누워있어라.”
“아, 아닙니다.”
난 이의방의 만류를 뿌리치고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여전히 내 몸속 깊은 곳에서 찌릿한 열기가 전해져 왔다.
그와 동시에 어디에서 나오는지 알 수 없는 힘도 느껴졌다. 무엇이 나를 이렇게 만든 것인가 잠시 생각을 해봤다.
하나 떠오르는 것이 바로 번개였다.내가 맞은 번개! 번개가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가끔 영화 속에서 번개를 맞거나 신비한 빛을 보고 기이한 능력이 생겨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물론 그건 영화였지만 지금 이 순간 나에게도 그런 능력이 생겨난 것 같았다.
나는 일어나면서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내 기억이 확실하다면 지금 이 시기는 무신정변이 일어나는 그 시점이다. 그렇다면 이 밤이 지나고 나면 이의방은 고려의 권력자가 된다.
아니, 며칠 더 있어야 할 것이다.
‘결코 이제는 멍청하게 살지 않을 거야.’
그런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 연극배우처럼 애써 비틀거리며 이의방의 앞에 힘겹게 엎드렸다.
분명 그는 고려의 권력자가 될 것이다. 그러니 그에게 잘 보여서 나쁠 것은 없다.그리고 난 이것이 꿈이든 현실이든 그 무엇이 되었든 악착같이 살겠다고 다짐했다.
“보잘것없는 저의 목숨을 살려주신 은혜는 다시 죽어서도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그와 동시에 머릿속으로 내가 이만큼 간사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죽다가 다시 살아나면 사람이 변하는 건가? 아니면 원래 이게 나였던 걸까?’
의문마저 들었고, 또 이렇게 머리 회전이 빠른 내가 왜 그런 골방에서 병신같이 되지도 않는 글을 쓰면서 묵묵히 굶어 죽어갔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은혜라, 어린것이 은혜라…….”
이의방은 나를 빤히 봤다.
‘어린것? 이건 또 뭔 소리야?’
내 나이가 마흔다섯인데 어리긴 뭐가 어리다는 거지? 아무리 봐도 나보다 이의방이라는 자가 더 어려 보이는데 말이다. 하지만 넘어갈 수밖에 없다. 그는 지금 내가 다시 살아났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 것 같았다. 나도 믿기지 않으니 그 역시 그럴 수밖에.
“그, 그러하옵니다. 가시는 길에 흙탕이 있다면 뼈를 갈아 메울 것이고, 머리카락을 잘라 신을 지어 바칠 것이옵니다.”
“은혜라고 할 것도 없다.”
“아니옵니다. 은혜라는 것은 입은 자는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이옵니다. 그것을 잊는다면 배은한 자일 것입니다.”
내 말을 듣고 이의방은 피식 웃었다.
“하지만 베푼 자는 기억하지 말아야 하는 법이기도 하지.”
“예?”
“그저 나 같아서 외면하지 못했던 것이다. 모든 생의 순간에 무인이 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나는 내가 사람이기를 바랐다. 그래서 죽어있는 너를 외면하지 못했던 것뿐이다. 그냥 너는 그 순간에 나였을 뿐이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폭풍우를 맞고 젖어 비틀거리는 것이 그저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나 같았다는 말이다. 그랬어, 나 같았어. 그래, 이빨을 잃고 살았으니 나 같다는 생각이 든 거지.”
이의방은 넋두리를 하듯 내게 말했다.그런데 나는 이의방이 무신정변의 거사를 실행에 옮길까 말까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결심이 서지 않은 거야!’
그 순간 나는 그가 선택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분명 역사는 흐르는 것이다.
그 역사의 흐름 속에서 내가 어떻게 살아갈지는 나 스스로 선택해야 하는 거다.난 잠시 기억을 더듬어봤다.
100년간의 무신정권에서 10년 이상 권력을 손에 쥔 무인들은 몇 되지 않는다.처음 정변을 일으킨 이의방이 4년의 권세를 누렸고, 정중부는 그보다 훨씬 오랫동안 권력을 휘둘렀다.
하지만 뜨는 해가 있다면 지는 해도 있는 법이라 경대승에게 척살당하고 만다.그리고 이의민, 그다음이 최충헌, 최우, 그다음이 김인준이다.
김인준, 그는 훗날 김준으로 개명한다.물론 이의방이 권력을 쥐고 있을 때는 거의 혼돈기라고 할 수 있어서 정중부, 이고, 채원 같은 경쟁자가 있었다.
하지만 그리 길지도 짧지도 않은 세월 동안 그는 분명 권력을 잡았다.어떻게 되었든 그는 무신정권을 연 사람이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 사람이기도 했다.
“하시면 되지 않습니까?”
난 고민하는 이의방을 뚫어지게 보며 말했다. 결심이 서지 않는다면 서게 만들면 된다고 스스로를 강하게 독려하며.내가 이렇게 말하는 것은 바보처럼 살지 않겠다고 죽어가면서 맹세했기 때문이다.
“하면 된다?”
“그렇습니다.”
“내가 무엇을 하려는지 아느냐?”
이의방은 내게 묻는 것이 아니라 마치 자신에게 묻는 것 같았다.물론 나는 그가 무엇을 하려는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 순간 내가 말해 줄 필요는 없다.
난 그에게 잘 보이려는 것이지 권력의 중심에 서고 싶은 것은 절대 아니니 말이다.그리고 무소불위의 권력은 4년이 전부였다. 그러니 이의방과 교감을 하더라도 밀착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죽다 살아난 놈이 어찌 압니까?”
내 말에 이의방은 피식 웃었다.하지만 그 웃음은 이상하리만큼 서글펐다.
“그렇지, 어린 네가 어찌 알겠느냐?”
‘또 어리다고 했어. 뭔가 달라진 건가?’
난 힐끗 내 손등을 봤다. 손톱 밑에 검은 때가 있기는 해도 피부가 팽팽한 것이 뭔가 변화가 있는 게 분명했다.
‘어려진 건가?’
뭐든 믿을 수 없는 일들만 일어나니 반대로 뭐든 믿어지기도 했다. 그래서 그의 말을 믿기로 했다.그렇다.
이제 나는 어린 병사에 불과하다. 그러니 치기 어린 말로 이의방을 선동해도 죄가 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역사에서 일어나야 하는 일은 꼭 일어나는 법이다. 그러니 내가 그에게 조금은 힘을 실어줘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무인의 목을 벨 수는 있어도 조롱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들었습니다. 이빨이라고 하셨습니까? 맹호는 비록 사냥 중에 이빨이 뽑혀 사냥을 못하더라도 그 천성은 변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죽는 순간에도 맹호로 죽는 것이옵니다.”
내 뜬금없는 말에 이의방이 나를 노려봤다.
“뭐라고 했느냐? 네놈이 무엇을 안다고 내게 뭐라고 하는 것이냐!”
야차 같은 이의방의 눈빛에 나는 심장이 내려앉는 것 같았다.그는 당장이라도 허리에 차고 있는 검으로 나를 벨 것처럼 노려봤다.
죽었다가 살아났고, 또다시 죽을 판이었다.마치 다 알고 있다는 투로 말하고 만 것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무인들의 거사는 일부 극소수의 무인들만이 알고 있는 이야기였다.그런데 내가 아는 척을 하고 만 것이다.
그래서 이의방이 놀라면서도 의심하는 모양이었다.
“다같이 갈 수는 없지 않습니까? 염소와 멍청한 양 머리들에게 조롱받는 맹호는 없습니다.”
나는 난신적자로 변해있는 문신들을 염소와 멍청한 양 머리에 비유하고, 분노를 꾹꾹 누르고 있는 무신들을 맹호에 비유했다.그리고 한 번 시작했으니 마음을 독하게 먹고 대차게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같이 갈 수는 없다?”
“그렇습니다. 이 밤이 지나면 죽을 자는 죽을 것이고 산 자는 계속 살 것이고, 죽다 살아난 어린놈은 구명지은을 따를 것입니다.”
“구명지은? 나를 따른다는 말이냐?”
이의방은 내 말을 듣곤 나를 뚫어지게 봤다. 저런 눈빛은 내가 한 말의 사실 여부를 자신의 능력으로 가늠해 보고자 함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보기보다 이야기를 잘 만들어낸다. 내가 이곳에 오기 전에 굶어 죽을 때까지 글만 쓴 존재이니 말을 지어내고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에는 자신이 있었다.
그러니 검만을 수련한 무사를 감성적으로 자극하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었다. 시청자의 감성을 자극하듯 말이다.
“그렇습니다. 경전에 나온 부처님의 말씀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지는 못하시겠지만, 모두와 같이 갈 수는 없습니다.”
내 말에 이의방은 자신의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그는 지금까지 내가 죽다 살아난 어린놈이라고만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내 입에서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듣게 되니 순간 놀랍고도 두려운 모양이었다. 어쩌면 그의 두려운 마음이 나를 베는 칼이 될 수도 있다.
이건 분명 실수다.
‘젠장! 너무 깊이 들어갔다.’
이래서 남자는 항상 세 끝을 조심해야 한다는 말이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지금 이 순간은 계속 대차게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죽었다가 살아나서 신통력이 생긴 것이냐?”
이의방은 그렇게 말하며 허리에 차고 있는 검 쪽으로 조용히 오른손을 가져갔다. 저런 행동은 한마디라도 잘못 말했다가는 베겠다는 표시이다.
그는 나를 문신들의 간자쯤으로 여기고 있는 눈빛으로 쳐다봤다.
‘벨 기세다.’
그 순간 덜컥 겁이 났다. 아무리 한 번 죽다가 살아났다고 해도 겁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또한 죽어봤으니 죽는 게 더 두려웠다.
‘치, 침착해야 한다.대차게! 대차게! 대차게!’
난 스스로를 다독였다. 이미 주둥이를 놀렸으니 어떻게든 정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도 내게 아주 유리하게.
“무, 무언가 고민하시는 것 같아서 말씀드리는 겁니다.”
우선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무슨 말이든 해야 했다.그러고 나서 정신을 가다듬고 정리하면 되는 것이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말이 있듯이.
물론 호랑이 굴에 들어가면 아무리 정신을 차려도 죽게 된다. 만약에 호랑이 굴에 들어갔다가 살아서 나오는 이가 있다면 그것은 호랑이가 아예 없거나 호랑이 놈이 배가 터져라 다른 걸 먹은 상태일 것이다.
그래서 사람은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더라도 호랑이 굴 같은 곳엔 들어가면 안 되는 거다. 그건 다시 말해 스스로 위험을 자초하면 안 된다는 말이다.
그런데 난 지금 스스로 위험을 자초한 것 같다. 그것은 대차게, 그리고 멍청하게 살지 않겠다는 내 다짐에서 나온 실책이었다.
꿍하게 엎드리고만 있으면 난 현대에서 살 때처럼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그런 마음이 내게 이런 무리수를 두게 만든 듯했다.
“내가 고민하고 있다?”
“그렇습니다. 저를 품에 안고 마상에 오르셨을 때, 옆에 있는 분과 이야기하시는 것을 들었습니다.”
“죽어가는 순간 내가 한 말이 들렸다?”
이의방은 내 말에 더욱 의심하는 것 같았다.
“죽어가는 순간이라 더욱 귀가 열렸습니다.”
이의방은 죽어보지 않았으니 내가 한 말이 사실인지 거짓인지 모를 것이다.지금 내가 한 말은 조금 전에 파노라마처럼 밀려왔던 기억 중 하나였다.
“그럼, 내가 뭐라고 말했느냐?”
“나와 같다 하셨습니다. 더 이상 참지 않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난 그렇게 말하고 뚫어지는 시선으로 이의방을 보았다. 이 순간 내 눈빛은 한 치의 떨림도 없어야 한다.
만약 내 눈빛이 떨린다면 이의방의 검이 나를 벨 것이 분명했으니.그렇게 난 최대한 이의방의 감성을 자극했다. 지금 이의방의 검에 죽으면 너무 억울하니까.이의방은 무신으로서 천대와 괄시를 받으며 많이 힘들어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 그를 내가 감성적으로 자극하고 있는 거였다.
“나와 같다…….”
이의방은 그렇게 말하며 지그시 눈을 감았다. 그리고 잠시 생각에 빠져드는 듯 보였다.그가 다시 눈을 뜨는 순간 조금 전에 흔들렸던 눈빛은 온데간데없이 확고한 의지에 불타는 범의 눈으로 변해있었다.
어쩌면 내가 그의 야망을 건드렸는지도 모른다. 그대의 가치는 그대가 품은 이상에 의해 결정된다고 했고, 용기는 위기에 처했을 때 빛나는 힘이라고 했다.
지금 내게 그 순간이 온 것이다.
‘내가 품은 이상은 무엇인가?’
난 뚫어지게 이의방을 보며 내가 지금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생각했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이의방은 조용히 읊조렸다.
“그래! 가주마. 나 역시 무사!”
이의방은 그렇게 말하며 어금니를 깨물었다.드디어 결심이 선 것이다. 이제 그의 결심에 고려는 불탈 것이다. 어떻게 되든 일어날 역사.절대 내가 던진 불씨 때문은 아니라고 난 속으로 중얼거렸다.
“더 이상 치욕스럽게 살 수는 없다.”
이의방은 마치 자신을 애써 설득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다시 나를 봤다.
“나와 같이 가겠느냐? 네가 나를 다시 태어나게 했구나.”
이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행동은 오직 고개를 끄덕이는 것뿐이었다. 아무리 내가 번개를 맞고 살아난 인간이라고는 하지만 이의방의 검을 맞고도 살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았으니.
“송구하옵니다.”
“아니다, 네가 아니었다면 난 끝없이 망설였을 것이다.”
“저는 어려서 아무것도 모르옵니다.”
“모른다? 그래!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들이 때로는 세상을 바꾸는 법이지. 하여튼 네가 나를 깨우치게 만들었다.”
난 힐끗 이의방을 봤다. 이럴 때 멋진 말을 몇 마디 날려준다면 이의방은 나를 다시 볼 것이다.
“가난하고 천할 때는 가난하고 천한 그대로, 고난을 당할 때는 고난 그대로 행하면 근심이 없다고 합니다. 또한 허세 부리는 사람이 용기가 있거나, 용기 있는 사람이 허세 부리는 일은 드물다고 합니다. 하시고자 하는 일이 무엇인지는 어려서 잘 모르지만 찬찬히 헤아려 보시고, 그것이 무엇으로부터 시작되었는지 생각해 보십시오.”
“허세를 부리는 사람이 용기가 있거나, 용기가 있는 사람이 허세를 부리는 경우는 없다?”
“그렇사옵니다.”
“중용이구나! 글을 읽을 줄 아느냐?”
무신인 이의방이 그 말이 중용에서 인용되었다는 사실을 안다는 점에 크게 놀랐다. 내가 알고 있는 역사에서는 대부분의 무신들이 불학무식한 존재로 나왔기 때문이다.
물론 그것은 드라마의 여파가 컸지만.항상 불학무식한 무부들이! 이렇게 문신들이 괄시하는 대사가 많아서 나도 모르게 세뇌가 된 것 같았다.
“아옵니다.”
“겨우 어린 장졸이 글이라……. 중용이라……. 참으로 대단하구나!”
“송구하옵니다.”
“아니다. 배우지 못한 자들이 잘못된 것이지, 배운 자가 잘못한 것은 없다. 단지 배운 자들이 더 큰 죄를 많이 짓는 법이지. 무식하고 어린 백성은 죄를 지을 줄 모르니 말이다. 그저 배운 문신들이 먼지처럼 차곡차곡 죄를 쌓고 있구나!”
이의방은 자기 신념이 확실한 사람 같았다.
“그렇사옵니다, 견룡행수님!”
내 말에 이의방이 나를 봤다.
“일어날 수 있겠느냐?”
“예, 견룡행수님!”
“좋다, 그럼 나를 따르거라. 결심했으니 건곤일척의 심정으로 움직여보자.”
“예.”
난 그렇게 이의방에게 잠시 동안 내 운명을 걸기로 했다.아니,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너무 많이 나불거린 대가였다.
난 의기에 찬 눈동자로 이의방을 봤다.하지만 내 머릿속은 내 눈빛과는 다르게 수많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너무 가까이 가도,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도 안 된다. 나를 위해 대차게 사는 것이지, 다른 사람을 위한 망종은 절대 없다.’
나는 이 순간 격변하는 역사의 한 흐름의 관찰자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물론 그렇게 지내면서 많은 것을 얻을 생각이다. 그리고 어느 순간 돌변할 것이다.
진정 강한 자는 오랫동안 발톱을 숨기는 법이다. 물론 그것은 내가 강해질 수 있다는 전제 조건 속에서 하는 말이다.
이런 생각을 하는 나를 보고 문뜩 스스로도 놀랐다. 죽었다가 살아났으니 이제는 죽을힘을 다해서 살 것이다.
‘이제 절대 멍청하게 살지 않을 거다. 후회하지도 않을 것이고 포기하지도 않을 것이다!’
난 다시 한 번 다짐했다.
이 다짐은 소처럼 묵묵하게 되지도 않는 외길을 어리석게 걸었던 나에 대한 반성이기도 했다.
‘이제 절대 그렇게는 안 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