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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속 퀘스트 보상은 현실에서-225화 (225/247)

# 225

꿈 속 퀘스트 보상은 현실에서 225화

102. 대륙전쟁(1)

라인 산맥의 고룡이 죽은 걸까?

그렇지 않은 이상 이블랜드가 이 타이밍에 움직일 이유가 없다.

비록 마왕들이 아무리 막강하다고 한들 고룡이 남아 있는 상태로 싸움을 걸어 올 리가 없으니.

“브람기슈는요?”

“악마들의 왕은 아직 움직이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블랜드의 군세가 일제히 미드랜드로 향하고 있는 상태죠.”

바다를 건너 하이랜드를 공격하는 것 아니었나?

설마 양방향 공격을 할 생각일까?

“일단 신성 왕국의 악마토벌군이 이블랜드 경계라인으로 출진했습니다. 아리엘 예하께서 연방 제국의 군대와 수행자들, 베르트 폐하의 참전을 요청하셨습니다.”

3대 악, 아니 이제 2대 악이지.

2대 악의 의도가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 출전하는 것이 여러모로 꺼림칙했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죠.”

그래도 일단은 눈앞에 적을 상대하는 것에 집중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하이랜드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엘프들이 알려 줄 테니까.

그러고 보니 중요한 걸 안 물어봤다.

나는 황급히 돌아가려는 대주교를 붙잡으며 물었다.

“현재 파악된 악마 군단의 규모는 어느 정도입니까?”

대주고도 정신이 없는 모양이다.

그는 실례했다며 깊이 고개를 조아리고는 답했다.

“이블랜드 전체가 움직이고 있습니다.”

“네?”

“그라디스를 추종하던 다크엘프, 뱀파이어는 물론, 브람기슈의 불사군단과 라그나베일의 야수군단이 몬스터를 앞세워 북진하는 중입니다.”

“…….”

상황의 심각성은 상상을 초월했다.

더구나 왕을 잃은 그라디스의 군은 둘째치고 라그나베일의 군세까지 움직였단 뜻은 둘의 연합을 의미했으니 말이다.

이는 뮤대륙 전체를 아우르는 완전한 전면전을 뜻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대주교는 그대로 황실 대전을 벗어나고 나는 이 사실을 연방 전체에 알리도록 했다.

“그리고 지구에도 연락하세요. 성녀를 차원의 틈을 이용해 이곳으로 보내라고요.”

“네!”

지구로 연락한다?

예전엔 불가능했지만 차원의 틈이 존재하는 지금은 가능한 이야기였다.

“혹시 우리가 잠들어 있는 동안 지구로 쳐들어가는 건 아닐런지요?”

그라프의 생각은 지극히 타당했다.

수행자가 잠들어 있는 2시간이 지구의 가장 큰 약점이었으니 말이다.

“배제할 순 없죠. 하지만 지구를 노린다면 굳이 군세를 미드랜드로 진격시킬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지구의 성녀가 뮤대륙으로 넘어오게 되지 않았습니까?”

“어차피 브람기슈와 라그나베일이 동시에 움직인다면 성녀 혼자의 힘으로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녀석들이 지금 지구를 쳐도 핵심 전력인 엘리시아(봉봉이)가 각개 격파로 당하지 않게 이쪽으로 불러 들어야죠. 일정 피해를 감수하더라도 지구의 성녀 역시 우리와 함께 움직이는 것이 낫습니다.”

“그렇군요.”

지구 침공은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럴 거면 굳이 우리에게 시간을 주지 않았을 테고, 어설픈 양동작전은 펼치지도 않을 테니.

“우선적으로 수행자들을 불러주세요. 한 번에 매스 텔레포트로 날아가겠습니다.”

그래도 두 마왕이 상식 밖의 일을 저지를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봉봉이가 뮤대륙으로 넘어오게 되면 수행자들의 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천공의 도시는 안전한 장소로 피난을 하게 될 것이다.

이는 가족들을 지키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잠들어 있는 수행자들의 몸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블랜드의 침공은 당혹스럽지만, 항상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왔던 만큼 우리들의 행동에 망설임은 없었다.

* * *

하이랜드 엘븐하임.

“결국, 놈들이 움직였군요.”

엘븐하임의 여왕이 굳게 감았던 눈을 뜨며 왕좌 아래 이브릴을 바라보았다.

여왕의 시선에 이브릴은 자신의 손에 들린 붉은 보석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타우러스 님의 심장은 당신의 것입니다.”

대대적인 이블랜드의 침공은 계기가 되는 신호탄이 있었기에 벌어진 일.

그리고 그 계기는 마지막으로 남은 에이션트 드래곤의 사망이었다.

이브릴은 고룡의 드래곤하트를 부담스레 바라보며 말했다.

“역시 이 드래곤하트는 저보단 여왕 폐하나 노바 장로가 취하는 것이…….”

그에 엘프 여왕은 고개를 내저으며 말했다.

“타우러스 님의 선택을 받은 것은 우리가 아닌 당신입니다. 예정대로 진행하는 것뿐이니, 부담스러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엘프 여왕은 그랜드 마스터, 9서클과 동급 선상에 놓이는 정령왕의 계약자인 반면, 이브릴은 8서클이다.

이 드래곤하트를 섭취하게 된다면 분명 9서클이 될 순 있겠지만, 과연 9서클의 마법사를 한 명 더 늘리는 것이 최선인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아무리 드래곤이 자신을 선택했다고 해도, 여기선 이성적으로 더욱 강한 인물을 강화하는 것이 낫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었다.

“일반적인 상식으로 접근해선 안 됩니다. 타우러스 님께서 당신을 지목한 데엔 분명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겁니다.”

이브릴은 어쩔 수 없다는 듯 마른침을 삼키며 드래곤 하트를 들어 올렸다.

“알겠습니다. 그럼.”

결국, 고룡의 드래곤 하트는 이브릴의 차지가 되었다.

이브릴은 여왕의 도움으로 드래곤 하트를 섭취했고, 곧 환골탈태가 진행되었다.

“이건?”

그런데 혹시 발생할지 모를 위험요소를 대비해 직접 이브릴을 돕던 엘프 여왕은 환골탈태가 일반적인 형상과 다르다는 것을 파악하곤 눈을 동그랗게 떴다.

드래곤하트가 녹아 이브릴의 기운이 된 것이 아니라, 그대로 형태를 유지한 채 하나의 기관으로 남아버렸다.

그리고 그 드래곤하트를 중심으로 신체가 재구축되기 시작했다.

이브릴이 갖고 있던 8개의 서클은 본래의 마력과 함께 그대로 드래곤하트에 흡수되었다.

대체 무슨 상황인지 정확하게 파악할 순 없지만, 이 모든 게 타우러스의 안배임을 모를 수가 없었다.

“감사합니다. 타우러스 님.”

* * *

지난 그라디스의 침공 때는 꿈속에 가이아가 나타나 내게 경고를 하며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반전을 위한 선물까지 주었다.

만약 그때 가이아로부터 선물을 받지 못했다면 그라디아와의 전투는 우리의 패배로 끝나고 말았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엔 아무런 징조 없이 전쟁이 시작되었다.

내심 가이아가 또다시 도움을 주지 않을까 싶던 기대는 어긋났으며, 미드랜드는 유례없는 위기를 맞이했다.

‘이번엔 우리의 힘만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뜻일까?’

확실히 우리의 전력은 그라디스를 상대했을 때와 비교하면 극적인 변화를 맞이했지만, 브람기슈와 라그나베일을 동시에 상대하는 것이 가능한지는 잘 모르겠다.

그도 그럴 게 지난번 그라디스와의 전투에서 그랜드마스터 2명과 9클래스급의 구미호가 끼어 있는데도 영겁의 사슬을 사용하기 전까지 제대로 된 타격을 주지 못했었다.

당시의 느낌을 표현하자면 그냥 거대한 벽에 주먹질하는 기분이었다.

그나마 지금은 전설급 보상으로 꾸준히 강화한 나와 9서클 마법사가 대폭 증가한 수행자 진영, 2명의 성녀, 하이랜드의 모든 전력이 더해지면 어떻게든 싸울만할 것 같기도 하다.

“저도 참 기구하네요. 바깥에 나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현재 나와 수행자들이 자릴 잡은 곳은 이블랜드와 미드랜드를 나누는 경계선인 마가디슈 강을 끼고 있는 프리우스 왕국이었다.

검은 먹구름과 함께 붉은 빛이 감도는 이블랜드 방향의 하늘을 바라보던 내게 구미호가 다가왔다.

“악마종과의 마지막 전쟁이 될 거예요. 이번만 무사히 넘기고 살아남으면 앞으론 즐기며 사셔도 됩니다.”

내 대답에 구미호 클라우디아는 쓰게 웃으며 자신의 연인에게 향했다.

안개 초원에 갇혀 있던 구미호는 얼마 전 뮤대륙에서도 자유를 얻어냈다.

이는 미드랜드 평화위원회 소속 9서클 마법사들과 엘븐하임, 성녀가 힘을 보태 만들어낸 결과다.

악마종을 상대함에 있어 구미호는 빼놓을 수 없는 주요전력이었고, 미드랜드와 하이랜드가 힘을 합쳐 천여 년 동안 갇혀 살던 구미호에게 자유를 선물해주었다.

“바로 쳐들어올 것처럼 굴더니, 꺼림칙하네요.”

연인과 꽁냥대는 구미호를 바라보던 내게 김선아가 다가와 말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이블랜드로 시선을 옮겼다.

“무언가를 기다리는 모양새야.”

수천만 규모의 몬스터와 그런 몬스터를 부리는 고위 악마종.

더불어 적의 군세 속에 얼마나 많은 작위 악마가 있을지 알 수 없었다.

[퀘스트 발생]

등급: 전설

내용: 브람기슈 또는 라그나베일 처지

보상: 선택형 전설급 보상카드 2장, 선택형 전설급 장비카드 1장, 전설급 보상카드 5장, 강화 보주 100개, 스킬업 포인트 100, 능력치 포인트 100

현재 내 퀘스트 내용은 2대 악에 맞춰진 상태.

그동안 퀘스트를 열심히 뚫은 결과물이다.

과연 이게 마지막일지는 알 수 없지만, 이번 전쟁에서 살아남는다면 이 퀘스트는 성공으로 끝날 것이요, 그렇지 않다면 죽음과 함께 실패로 끝이 날 것이다.

한 번이라도 실패하면 다시는 도전 못 할 퀘스트였다.

“움직입니다!”

그때.

붉은 기운이 도는 먹구름이 마가디슈 강을 넘는 게 보였다.

관측병의 외침에 일반 미드랜드, 하이랜드 연합군이 방어태세를 갖췄다.

이블랜드에 대항하는 미드랜드, 하이랜드 연합군의 군세는 2백만에 달했는데, 오합지졸이 아닌 정예들로만 구성된 강군이었다.

이 군세를 이동시키는 것 자체가 대단히 힘든 작전이었다.

모든 마탑을 털어 텔레포트 게이트를 대거 확충하여 군대를 일일이 순간 이동시켰다.

비싼 마석을 물 쓰듯 소모했지만, 이를 아깝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급히 설치된 수백 개여 개의 텔레포트 게이트는 쉬지 않고 빛을 내뿜었고, 약 반나절 만에 200만에 달하는 군대를 집결시키는 기적을 이뤄냈다.

“한 명당 몬스터 5마리만 처리하면 된다! 그 정돈 충분히 할 수 있잖아!?”

누군가가 병사들을 향해 그렇게 외쳤다.

애석하지만 이블랜드의 몬스터는 보통 몬스터가 아니다.

고블린이나 오크는 몬스터로 치지도 않는 땅이었으니 말이다.

팔짱을 껴온 김선아의 팔이 미미하게 떨렸다.

나는 괜찮을 거라며 그녀의 손등을 다독였다.

클로이는 로아와 함께 황성에 있다.

만약 우리가 전쟁에 패하고 대륙이 악마의 손에 떨어진다면 로아를 수행자로 만들 것이다.

뮤대륙인이 수행자가 되면 몬스터가 득실거리는 지구에 랜덤으로 떨어져서 위험하지만, 아티팩트로 떡칠을 해놓으면 어떻게든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차원의 틈을 이용하면 좋지만, 애석하게도 차원의 틈은 소드마스터(7서클) 이상의 강자들만 이용할 수 있었다.

로아를 지구에서 만나기 위해선 수행자로 만드는 방법밖에 없었다.

“가죠.”

내 곁으로 구미호를 비롯한 수행자 연맹의 주요 인사들이 위치했다.

고개를 끄덕인 나는 무기를 소환해 손에 쥐고는 김선아에게 말했다.

“조심해.”

“네.”

그리고 나는 하이마스터, 8서클 이상의 전력으로 구성된 특공대와 함께 하늘을 날았다.

그런 우리를 향해 수행자들이 손을 흔들며 응원해 주었다.

“우리의 역할은 적의 수를 최대한 줄여 놓는 겁니다. 혹시라도 백작위 이상의 악마종이 나타나면 신호 보내시고요.”

내 이야기에 특공대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고, 나는 하늘을 가득 채운 비행몬스터들을 향해 10중첩 된 헬파이어를 사용했다.

당연히 내 양옆으로 6기의 전투 마리오네트들이 자리를 잡았고, 사고가속 속에 빠르게 캐스팅된 헬파이어가 전투 개시를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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