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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속 퀘스트 보상은 현실에서-210화 (210/247)

# 210

꿈속 퀘스트 보상은 현실에서 210화

96. 강화(2)

520만 포인트.

웃음밖에 나지 않는 양이었다.

그런 나를 보며 김선아와 클로이가 궁금증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보았고, 나는 엄지를 치켜들며 클로이에게 10만 포인트 정도의 장비를 구매해 넘겼다.

그걸로 포인트를 얻어 필요한 물건을 구매하란 뜻이었다.

그리고 그녀들에게 양해를 구하고는 조용한 장소로 이동했다.

“가이아 님 부탁합니다.”

기대감을 품고 고급 물품을 파는 공용아이템 자판기의 끝자락을 살폈다.

[전투 마리오네트 / 인조 사역마 / 650,000포인트]

이번에도 어김없이 등장한 전투 마리오네트.

당연히 마리오네트는 뺄 수 없는 중요 자원인 만큼 고민할 것 없이 바로 구매했다.

그에 새까만 머리에 회색 눈동자를 가진 표준 체형의 미인이 등장했다.

화려함의 끝을 달리는 청아와 청초하고 가녀린 느낌의 연아와 또 다른 느낌이었다.

고양이 상이라 해야 할까?

눈꼬리가 살짝 올라가 어쩐지 차가워 보이는 인상을 갖고 있었다.

왠지 말을 걸어도 무시당할 것 같은 분위기.

물론, 주인인 나를 무시할 리가 없지만 말이다.

“너는 ‘설아’다.”

이름은 차가운 이미지에 따라 설아라 지었다.

여전히 발전의 기미가 없는 작명 센스지만, 자매처럼 ‘아’자 돌림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이후 마리오네트의 표준 장비나 다름없는 장비들을 구입해 입히고는 청아, 연아와 같은 오리하르콘 재질의 창을 쥐여주었다.

그리고 나는 다시 자판기에서 고급 아이템 리스트를 살폈다.

[드래곤 하트 / 소모, 소재 / 1,000,000포인트]

-성룡의 심장. 장비 제작에 활용하면 전설급의 병기를 만들어낼 수 있으며, 복용 시 높은 능력치 향상을 이룰 수 있다.

미가공 상태로도 드래곤 하트 자체를 오브로 활용할 수 있다.

-오브로 사용 시: 스킬, 마법 공격력 200% 증가

-복용 시: 마력 500 영구증가, 힘, 체력, 민첩, 지능 30 영구증가

“있다.”

없으면 어쩌나 싶었는데 다행이다.

이번 포인트샵 이용에 있어서 꼭 얻고 싶었던 것이 바로 이 드래곤 하트였으니 말이다.

나는 작게 안도하며 드래곤 하트를 구매했고, 혹시 추가 구매가 되나 싶어 체크를 했지만, 마리오네트의 경우처럼 역시 중복 구매는 불가능했다.

이 드래곤 하트는 직접 복용할 생각이다.

나는 소드마스터 겸, 대마법사다.

때문에 내 신체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데, 현재 내 마력 스탯이 300에 못 미치는 것을 생각하면 500의 마력이 일순간에 증가한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냥 게임처럼 신체 능력치가 올라가고 끝이 아니다.

사람에겐 분명 리미터가 있고 그 리미터는 꾸준한 강화로 커버가 되는데, 한순간에 마력이 3배 가까이 늘어나게 된다면 몸이 버틸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래서 나는 이 말도 안 되는 마력 상승이 환골탈태로 인한 결과물이라 결론을 내렸다.

먹고 죽으란 뜻이 아닌 이상, 신체가 거대한 마력에 적응해야 할 것 아닌가.

환골탈태.

무협지 등에서 자주 등장하는 용어지만 이 뮤대륙에도 존재하는 개념이다.

보통 그랜드마스터나 9서클을 깨우치게 되는 계기가 된다고 한다.

환골탈태를 거친 신체는 오감이 대단히 높아지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진다.

만약 지금 단계의 내가 환골탈태를 거친다면 앞으로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될 터.

오래된 자료들을 살펴보면 가끔 7서클이나 소드마스터의 몸으로도 환골탈태를 거쳤다는 이야기가 실려 있다.

이들은 보통 특이체질인 경우가 많았는데, 마나의 축복처럼 마력 수집력이 높은 신체가 그랬다.

과연 환골탈태를 위해 필요한 마력 수치가 몇인지는 모르겠지만, 드래곤 하트를 섭취하면 분명 반응이 나타날 것이다.

‘이게 전설 속 드래곤 하트란 말이지?’

나는 붉게 빛나는 주먹 크기의 보석을 보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드래곤 하트 섭취는 쇼핑이 끝난 다음으로 미뤄두고, 다른 아이템들을 살폈다.

[가호 / 소환형 공용장비 / 350,000포인트]

-여신의 가호가 깃든 궁극의 방패

-1일 1회 절대 방어

-자가수복

[현자의 돌 / 소모 / 550,000포인트]

-완전한 물질이라고도 불리는 고대 연금술의 총아.

-사용 시: 3㎏ 이내 모든 물체의 성질을 바꿀 수 있다(오리하르콘 생성 가능)

-복용 시: 모든 능력치 30 영구증가, 저주 및 디버프, 독 내성 최대 증가

[시간 회귀 / 일회용 특성 / 1,000,000포인트]

-지구를 기준으로 24시간 전으로 회귀한다.

-사망 시 자동으로 사용.

-한 번 사용한 사람은 다시 구매할 수 없다.

첫 번째 ‘가호’는 가느다란 실 팔찌였는데, 내용이 지나치게 단출했다.

설명만 봐선 현재 내가 보유한 1일 1회 자동으로 막강한 방어막을 펼치는 신의 가호와 비슷해 보였다.

9클래스의 앱솔루트 실드가 깃들어 있는 망토가 25만 포인트였으니, 더 강력한 방어력을 지니고 있지 않을까?

두 번째 현자의 돌은 그동안 왜 안 나왔나 싶을 만큼 유용해 보였다.

무려 오리하르콘을 생성할 수 있다니.

더구나 오리하르콘을 생성하지 않고 그냥 복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드래곤 하트에 현자의 돌까지 섭취하게 되면 능력치의 상승폭이 엄청날 테고 여러 부정을 쫓는 기능이 더해지지 않는가.

물론 값을 생각하면 드래곤 하트에 비해 효율은 떨어지지만 아무래도 오리하르콘을 생성할 수 있다는 효과 때문에 비싼 것 같다.

마지막은 무려 드래곤 하트와 같은 가격이 매겨진 시간 회귀.

긴 설명이 필요 없는 기적이 깃든 특성이었다.

내가 사망할 경우 한 번 더 도전할 기회를 부여해 줄 테니, 반드시 사야 할 상품이기도 했다.

‘역대급인데?’

판매 물품을 보니 가이아가 여러모로 신경 써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지난 판매 물품과 중복되는 것은 꼭 필요한 전투 마리오네트뿐이고, 나머지도 하나같이 버릴 게 없었다.

그렇게 나는 최고급 상품 5개를 모두 구입했고, 총 365만 포인트를 소비했다.

아무리 많은 포인트를 쌓아도 날아가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아까 클로이에게 포인트 전환용 장비를 구해준 것까지 합하면 약 150만 포인트가 남은 상태.

나는 이를 사용하기 위해 다른 것에 눈길도 주지 않고 강화용 자판기 앞에 섰다.

[강화보주: 125개]

강화보주와 포인트는 충분하다.

그리고 나는 강화를 위해 봉봉이와 쿠루스가 합작해 만든 장비들을 꺼내 들었다.

[축복의 드래곤 스케일 아머 상의 / 소환형 공용장비]

-화이트 드래곤의 비늘에 성녀의 축복이 더해져 완성된 성물

-방어스킬, 방어마법의 효과 50% 증가

-마속성 방어력 20% 증가

-힘, 체력, 민첩, 운 3% 향상

-자동회복 LV+5

-자가수복

이와 비슷한 효과의 갑옷 하의와 건틀렛, 부츠, 투구까지.

총 5개 세트가 준비되어 있다.

각 장비가 5개 중 1개만 남을 때까지 계속 강화할 생각이다.

마음 같아선 당장 드래곤 하트를 섭취해 운 수치를 높이고 싶지만, 이 정도 되는 기운을 흡수하려면 긴 시간이 필요하다.

현자의 돌 정돈 그냥 흡수해도 문제가 없을 것 같긴 한데, 상승되는 능력치는 그렇다 쳐도 보조 효과들이 가볍게 볼 수 없는 만큼 이 역시 나중을 위해 미뤄두기로 했다.

결국, 나는 그대로 강화를 시도해야 했다.

일단 5개 세트의 장비, 총 25개에 대해 1강을 시도했다.

1강의 성공률은 90%.

총 12만5천 포인트와 강화보주 25개가 소모되었다.

-팟!

시작이 좋았다.

나는 1강에서 단 하나의 손실도 없이 2강에 도전할 수 있었다.

2강의 성공률은 70%.

총 25만 포인트와 강화보주 25개가 소모되었다.

-팟!

하지만 시작만 좋았던 걸까?

25개 중 6개가 깨져 버렸다.

그래도 정해진 확률보단 많이 살아남긴 했지만,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특히 부츠가 연달아 3번이 깨지면서 단 2개밖에 남지 않았다.

나는 혀를 차며 3강을 시도했다.

3강의 성공률은 50%.

총 38만 포인트와 강화보주 38개가 소모되었다.

-팟!

19개의 장비 중 9개가 깨지고 10개가 살아남았는데, 종류별로 고루 살아남았다.

단 부츠는 하나만 남아 더 이상 강화를 시도할 수 없었다.

그렇게 나는 남은 계속 강화를 이어갔다.

결과적으로 나는 부츠와 갑옷 하의는 3강.

건틀렛과 투구는 4강.

갑옷 상의는 무려 5강에 성공했다.

능력치 증폭률은 3강이 약 1.85배, 4강이 2.45배, 5강이 3.7배다.

더불어 방어구의 단순 강도 역시 그대로 증가하는 데, 5강인 갑옷의 방어력이 일반적인 드래곤 비늘의 3.7배의 강도를 지녔으니, 거의 오리하르콘에 비견되는 수준이었다.

그렇게 강화에 총 127만 5천 포인트와 강화보주 112개를 사용했다.

이제 포인트는 23만, 강화보주는 13개가 남았다.

나는 오리하르콘 장검 3자루를 꺼내고는 마른침을 삼키며 자판기를 바라보았다.

당연하지만 내가 갖고 있는 장비 중 가장 좋은 것이 오리하르콘 장비다.

강화를 한다면 빠뜨릴 수 없는 장비지만, 오리하르콘이 좀 귀한가.

현자의 돌로 오르하르콘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당장은 나 자신을 강화하는 용도로 사용해야 하기에 오리하르콘으로 바꿀 여유가 없었다.

나는 3자루의 검 중 하나라도 깨지면 거기서 강화를 중단할 생각이다.

“가이아 님, 잘 부탁드립니다.”

강화 자판기에 오리하르콘 장비를 가져가는 손이 미미하게 떨렸다.

-팟!

결론만 말하면 결국 오리하르콘 장검 하나를 날려 먹고야 말았다.

그런데 남은 두 개는 모두 2강까지 성공했다.

아쉽긴 하지만 오리하르콘 장검이 2강이 되면서 대 마속성 증폭률이 441%에서 634%로 크게 증가했다.

한 개를 날리고 두 자루를 2강까지 성공한 것만 해도 큰 성과였다.

“겨우 13만 포인트밖에 안 남았네.”

나름 알뜰하게 썼다고 볼 수 있지만, 500만 포인트가 넘던 게 겨우 이렇게밖에 남지 않은 걸 보면 조금은 허무했다.

나는 남은 13만 포인트로 엘릭서 50개와 수행자 지정권 80개를 구입했다.

“후…….”

대기실 입장 한계 시간이 얼마 안 남아서 현자의 돌과 드래곤 하트는 지구로 돌아간 다음 사용해야 할 것 같다.

***

제1 천공의 성, 일명 아카데미 도시.

그곳 영주성에서 엘프인 8서클의 대마법사 이브릴과 그랜드 마스터 노바, 주술의 힘을 사용하는 구미호까지 곁에 둔 나는 아공간에서 현자의 돌과 드래곤 하트를 꺼내 들었다.

“드래곤의 보고에서나 나올법한 물건들이네요.”

이브릴의 감상에 실소를 흘린 나는 잘 부탁한다며 세 사람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혹시라도 내 몸에 변고가 생기면 기운을 잡아주기 위한 보조 인력이다.

세 사람은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고, 나는 먼저 현자의 돌을 꺼내 삼켰다.

현자의 돌은 엄지손가락만 한 크기였는데, 입에 넣자마자 액체가 되어 목으로 넘어갔다.

-화아악!

뱃속이 뜨거워지고, 동시 눈앞으로 메시지 창이 떠올랐다.

[모든 능력치가 영구적으로 30 상승합니다.]

[저주 및 디버프, 독 내성이 최대로 증가합니다.]

현자의 돌은 높은 능력치 상승은 물론, 강력한 내성이 특징이었다.

특히 디버프 내성은 강력한 악마종과의 전투에서 꼭 필요했다.

싸우기도 전에 피어에 능력치가 깎이면 제 실력을 낼 수도 없지 않은가.

“이건 무리 없이 사용되는군요.”

“아무래도 지훈 님의 신체 역시 평범치 않으니까요.”

현자의 돌은 별다른 딜레이 없이 바로 흡수가 되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강화하기 전에 먹는 거였는데.

하지만 신중함은 내 장점이기도 했기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며 넘어갔다.

이어서 나는 주먹만 한 붉은 보석을 들었는데.

이걸 어떻게 먹나 싶어 고민하다가, 그냥 입에 가져갔다.

그랬더니 딱딱했던 붉은 보석이 푸딩처럼 부드러워지며 목으로 무리 없이 넘어갔다.

질감은 푸딩이지만 아무 맛도 나지 않았다.

[신체 조정 중입니다.]

그리고.

나는 몸이 이대로 터져 버리는 것은 아닌가 싶은 느낌과 함께 엄청난 격통에 시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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