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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속 퀘스트 보상은 현실에서-209화 (209/247)

# 209

꿈속 퀘스트 보상은 현실에서 209화

96. 강화(1)

로이아스 연방 제국은 문제없이 출범하여 순조롭게 운영되었다.

케일론 왕국과 베르트 왕국, 이번에 새롭게 합류가 결정된 칼바도스 왕국까지 세 개의 국가가 연방제 아래 힘을 합치고 있다.

현재 로이아스 연방 제국의 국력은 두 제국보다 우위에 있다고 평가받고 있으며, 동부와 중부를 잇는 미드랜드의 새로운 패자로 떠올랐다.

첫 번째 연방 제국의 의장은 케일론 왕국의 재상이었던 크리산트 공작으로 결정이 났다.

임기기간은 5년, 임기가 끝나게 되면 다음은 베르트 왕국에서 의장이 선출되며 그다음은 칼바도스 왕국에서 의장이 선출된다.

연방 제국의 수도는 구 슈엔다르크 왕국의 중견 도시 칼트브룸.

연방군은 각국에서 3만의 병력을 차출하고 연방정부 예산으로 추가 징집하여 상시 30만을 유지하기로 했다.

제국의 병력이 30만이면 그리 잘난 숫자는 아니지만, 연방국 소속 국가들도 별개의 군대를 보유하고 있어서 여차하면 100만에 가까운 전력을 쏟아부을 수 있었다.

연방군은 각각 3만씩 연방 정부 직할 도시에 배치가 되며, 연방 정부 직할 도시는 3개국에 3~4개씩 총 10개가 존재했다.

베르트 상회를 포함해 각국 주요상회가 연방정부 직할 도시에 크게 투자를 하고 있으며, 이 도시들은 매우 빠르게 발전했다.

“갑자기 그게 무슨 말입니까? 제국 선포라뇨?”

연방 본부로 명명된 구 칼트브룸 영주성.

연방 의장인 크리산트 공작과 케일론 왕국, 칼바도스 왕국의 국왕이 함께한 자리에서 이야기한 내 계획에 미하엘 국왕이 놀란 표정으로 반문했다.

“말 그대로입니다. 이제 다른 국가들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될 정도의 힘이 있으니, 소속 3개 왕국 역시 제국 선포를 했으면 합니다.”

미하엘 국왕은 칼바도스 왕국의 바르토스 국왕을 바라보았는데, 그가 아무 말 없이 고개만 끄덕이자 이미 사전에 합의된 내용임을 알 수 있었다.

“제국 선포야 어렵지 않죠. 말 그대로 선포만 하면 되는 것이니. 문제는 그 명칭이 가져올 무게감인데, 연방 제국이란 든든한 틀이 존재하는 이상 다른 국가들의 트집은 무시하며 넘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겁니까?”

평소 둘이 있을 땐 말을 편하게 하는 미하엘 국왕이지만, 지금은 바르토스 국왕이 함께해서인지 내게 존대를 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힘이 필요해서요. 수행자는 신분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스스로를 강화할 힘을 얻을 수 있거든요.”

빠른 퀘스트 진행에 이어 내가 자신을 강화할 수단으로 꼽은 방법은 바로 이틀 뒤로 다가온 대기실 입장에 대비한 대량의 포인트 획득이었다.

지난번 상당량의 포인트를 남겨뒀을 뿐 아니라, 국왕이 되면서 120만 포인트를 획득했다.

아마 이것저것 더하면 현재 보유한 포인트만 200만은 가볍게 넘을 게 분명했다.

그것만 해도 엄청나지만, 지금은 극단적인 강화가 필요한 시기다.

그래서 나는 포인트 수집에 더욱 혈안이 될 수밖에 없었고, 결국 대량의 포인트를 획득하기 위해 이 방법을 생각해냈다.

바로 황제가 되는 것 말이다.

“흠…….”

미하엘 국왕에게 지구에 닥친 위기에 대해 대략적으로 알려주었다.

그래서 지금의 내 행동이 생존과 관련되어 있음을 알아챘다.

덕분에 그의 고민은 길지 않았다.

“뭐, 좋습니다. 그렇게 하죠.”

복잡하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었다. 그냥 선포만 하면 되는 일이었으니.

덕분에 미드랜드에 존재하는 13개국 중 5개 국가가 제국이 되는 우스운 사태가 벌어지게 생겼다.

“그리고 바르토스 국왕껜 죄송하지만.”

“알고 있습니다. 황제가 되는 것만으로 대량의 포인트를 얻을 수 있으니, 그걸로 만족합니다. 베르트 왕국 먼저 제국 선포를 하세요. 나는 그 다음에 하겠습니다.”

당연하지만 바르토스 국왕도 수행자인지라 황제위를 얻게 되면 대량의 포인트를 얻을 게 분명하다.

하지만 나는 최초 달성 포인트는 양보할 생각이 없었고, 바르토스 국왕은 이를 이해해 주었다.

내부 결정이 끝났으면 남은 것은 행동뿐이다.

나는 그날 즉시, 베르트 왕국을 제국으로 격상시키고 스스로 황제임을 칭했다.

[황제가 되셨습니다.]

[모든 능력치가 20 향상됩니다.]

[1,000,000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수행자 최초로 황제위를 획득하여 추가로 1,000,000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국왕이 되는 것보다 더 간단했다.

나는 이제 이 포인트로 장비 강화를 포함해 힘을 증대시키는 데 쏟아부을 것이다.

‘이제 중요한 건 포인트 상점에 그 아이템이 등장하는 것.’

나는 이번 포인트 상점의 목록이 어느 때보다 화려할 것임을 확신했다.

가이아가 정말 내가 살아남길 바란다면 말이다.

직접적으로 가이아가 자신의 피조물을 해할 순 없어도 포인트 상점의 상품 목록을 바꾸는 것 정돈 가능하지 않겠는가.

***

오우거 수정체를 이용해 반도체를 만들고 그 반도체를 꾸준히 발전시켜 잃어버린 기술을 점차 복원한다.

다행히 비밀상점 덕에 컴퓨터를 포함한 기본 설비를 구할 수가 있게 되면서 지구의 기술 복구는 생각 이상으로 빠르게 이뤄지기 시작했다.

-드르르르.

기존 전자장비를 떼어내고 새로운 환경에 맞춘 부품을 탑재한 K2 흑표전차와 K1A2 전차가 지나가자 한창 서울 재건공사에 힘을 보태고 있던 시민들과 군인들이 환호했다.

서울을 둘러싼 거대한 석벽의 존재는 현 지구의 상황을 알리는 극단적인 구조물이다.

하지만 이로 인한 시민들이 갖는 심적 안정은 상당했다.

웨이브만 발생하지 않으면 석벽 안의 서울은 어딜 가도 안전하단 뜻이었으니 말이다.

덕분에 서울 재건을 위한 노역을 하고 있음에도 모두의 표정은 상당히 밝아졌다.

살릴 수 있는 기존 시설은 적극 활용하고, 고층 건물들의 저층화가 이뤄졌다.

더불어 야외 건물들의 벙커화가 진행되었는데, 이는 안전구역을 무시하는 웨이브를 대비하기 위함이었다.

작업을 위한 중장비들 역시 추가되면서 서울의 모습이 빠르게 변화했다.

이는 수백만 명의 인원이 동시에 노역에 동원되었기에 보일 수 있는 기적이었다.

하지만 긍정적으로만 보이는 현 상황에 큰 위기가 다가오고 있었으니.

바로 3대 악이란 존재가 지구 어딘가에서 세계를 뒤흔들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회장님, 발견했습니다!”

서울 시내를 활보하며 비밀상점에 향하던 내게 한 소령이 크게 손을 흔들며 달려왔다.

그가 발견했다는 게 무엇인지 바로 알아챈 나는 표정을 굳히며 물었다.

“어딥니까?”

“베네수엘라 동남부 열대우림입니다.”

그가 알려준 것은 바로 그라디스의 현재 위치였다.

페러사이트 사태 때 유용하게 쓰인 ‘신기 마를 쫓는 별’을 주교급 성직자들이 24시간 쉬지 않고 세계를 샅샅이 뒤진 결과 약 이틀 만에 위치를 특정할 수 있었다.

“그 상태로 계속 감시해달라고 하세요. 용무 끝내고 바로 가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군인은 내게 경례를 올리고는 다시 사라졌다.

“베네수엘라 동남부 열대 우림이라.”

단순한 우연일까?

그쪽은 내게 익숙한 장소였다.

바로 아틀란티스B라는 용인족의 지하도시가 위치한 지역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베네수엘라 동남부 열대 우림이 보통 넓은 게 아닌 만큼 정확한 위치는 확인을 해봐야 하지만, 느낌이 좋지 않았다.

“어서 오세요, 지훈 님!”

비밀상점에 들어서니, 천사가 반갑게 나를 맞이해 주었다.

나는 그런 천사를 향해 물었다.

“화이트 드래곤의 비늘과 뼈 있었죠?”

“네, 현재 비늘은 30kg, 뼈는 70kg의 재고가 존재합니다.”

천사란 특수성에 어울리지 않게 상재에 밝은 그녀는 수행자 중에서도 특히 내게 친절했다.

“전부 주세요.”

“전부면 검은 마석 14만 개가 필요한데, 괜찮으시겠어요?”

현재 내 전 재산이 딱 그 정도였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에게서 화이트 드래곤의 비늘과 뼈를 구입했고, 제1 천공성 아카데미 도시로 향했다.

“오, 왔는가?”

나를 반겨준 것은 다름 아닌 쿠루스.

언더스틸 마을에 거주 중인 드워프 왕국의 장로였다.

내 오르하르콘 장비를 전담으로 다루는 그는 지금 수행자가 되어 이곳 아카데미 도시에 똬리를 틀게 되었다.

말이 아카데미 도시지, 아카데미가 제대로 운영하는 국가는 한국과 미국, 인도, 중국, 일본뿐이다.

그래서 드넓은 천공의 성을 오가는 학생들은 300명이 채 안 됐다.

천공의 성엔 작업장으로 쓸 만한 대장간이 위치해 있었는데, 나는 그것을 보자마자 드워프들을 데려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쿠루스에게 수행자가 될 생각이 없냐고 제안했고, 그는 흔쾌히 수락했다.

“많이도 사왔구만.”

나는 대장간 한쪽에 방금 비밀상점에서 구입해온 화이트 드래곤의 비늘과 뼈를 내려놓았다.

보통 드래곤본은 미스릴과 같은 강도와 성능을 지녔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 외에도 추가적인 특성이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속성이었는데, 레드 드래곤 본이 불의 속성을 지니게 되는 것처럼 화이트 드래곤은 성속성을 갖고 있었다.

일종의 오리하르콘의 열화 버전인 셈인데, 나는 이걸로 장비를 대량으로 찍어낼 생각이다.

아무리 오리하르콘의 열화 버전이라 해도 드래곤 본이 최고급 소재임은 분명한 사실이다.

거기에 성녀인 봉봉이가 제작과정에 힘을 보태고, 포인트 샵에서 강화에 강화를 거친다면 단순한 깡통 오리하르콘 장비보다 뛰어난 성능이 나올 게 분명했다.

비밀 상점에서 오리하르콘을 판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아쉽게도 오리하르콘은 판매하지 않았다.

나는 멀리서 작은 날개를 파닥이며 날아오는 봉봉이를 반갑게 맞이했다.

“잘 부탁한다.”

“응, 맡겨줘!”

봉봉이의 머리를 쓰다듬은 나는 그대로 성직자들이 마의 쫓는 별을 운영 중인 장소로 향했다.

“아, 오셨습니까?”

나를 맞이해준 사람은 지구에 신성력이 생기고부터 여러모로 협력해 온 안기영 추기경이었다.

신성력을 사용할 줄 아는 성직자들의 가치는 능력자와 다를 바가 없다.

이들이 있기에 위급 상황에서도 부상자들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었다.

“그라디스의 정확한 위치가 어디입니까?”

내 물음에 안 추기경은 지도를 꺼내 들고는 정확한 위치를 체크했다.

“…….”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그 장소는 바로 아틀란티스B였다.

***

-으득. 으득.

“꼴에 드래곤의 친척이란 건가? 뼈 한 번 딱딱하군.”

폐허가 된 지하도시.

새하얀 머리에 피처럼 붉은 눈동자를 지닌 청년은 섬뜩한 소리를 내는 발밑의 그림자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림자가 바닥에서 일어서더니 새하얀 뼈들을 뱉어냈다.

뼈 여기저기에는 이빨 자국이 깊게 남아 있었는데, 그 뼈가 드래곤 본과 동급의 강도를 가진 용인족의 것임을 생각하면 장난처럼 새겨진 이빨 자국조차 무시할 수 없었다.

그의 주변에 새하얀 뼈가 소복이 쌓여 있었는데, 그가 손을 튕기자 뼈들이 가루가 되어 한데 뭉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모습을 드러낸 것은 광택 없는 새하얀 괴였다.

“좋군. 여러모로 쓸모가 많겠어.”

백발 적안의 청년, 그라디스는 입꼬릴 비틀어 올리며 자신의 배를 쓰다듬었다.

“배도 찼고, 몸 상태도 거의 회복했겠다. 슬슬 움직여 볼까?”

그러면서 그의 시선이 지하도시의 천장으로 향했다.

마치 그에게 고정된 ‘마를 쫓는 빛’과 눈싸움을 벌이듯이 말이다.

***

이후 그라디스가 움직였다.

녀석은 마치 놀듯이 베네수엘라의 도시들을 돌며 사람들을 죽이고 희롱했다.

덕분에 베네수엘라 주변국은 물론, 미국과 캐나다도 난리가 났는데, 당장은 그들의 어려움에 응할 수가 없었다.

지금 덤벼봤자 이길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았으니 말이다.

마음 같아선 핵이라도 연달아 날려 버리고 싶으나, 알다시피 핵 원료들이 D-DAY 이후 성질이 변하면서 기존과 같은 방식으론 사용할 수가 없었다.

애초에 핵을 사용한다 해도 통하리란 보장도 없고.

그래서 나는 피해를 입은 사람들과 국가엔 미안하지만, 오히려 그라디스가 그 주변을 순회하며 시간을 끄는 게 다행이란 생각했다.

나는 자기 강화에 열을 올리며 녀석과의 전투를 대비했다.

틈나는 대로 엘릭서를 물처럼 쓰며 오러와 신성력, 서클의 융합도 몇 차례나 시도했고.

미친 듯이 퀘스트를 돌았다.

아쉽게도 세 가지 힘의 융합은 아직 성과가 없었다.

하지만 전설급 퀘스트는 4번이나 클리어할 수 있었고, 전설급 보상카드 5개를 손에 쥐게 되었다.

나는 카드를 하나씩 사용하지 않고 모았는데, 그 이유는 뽑기에 영향을 주는 운 수치를 더욱 높이고 난 다음 사용하기 위함이었다.

선택형을 얻을 수 있으면 좋으려만 대개 퀘스트가 그러하듯 선택형 보상을 얻기까진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이틀이 지나, 대기실에 입장한 나는 바로 포인트를 정산했다.

[포인트 환산 중입니다…….]

[잔여 포인트: 5,238,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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