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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속 퀘스트 보상은 현실에서-183화 (183/247)

# 183

꿈 속 퀘스트 보상은 현실에서 183

85. 새로운 공지(1)

나에 이어 인식이까지 짝을 찾아 결혼하겠다고 하자 정우도 괜히 무너진 편의점에서 잡지를 주워와 말했다.

“지금 우리 입장을 생각하면 좋아하던 연예인에게 단순한 팬이 아니라 이성으로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이다.

인기 연예인들도 지금은 피난민에 불과했으니.

정우가 그러고 싶다면 밀어줄 순 있지만, 차라리 마음 맞는 사람을 근처에서 찾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었다.

여성 수행자 중에 정우에게 마음이 있는 사람들이 많았으니.

그런데 정우와 같은 생각을 하는 수행자들이 많아졌다.

남자, 여자 수행자 할 것 없이 좋아했던 가수, 배우 등의 피난처를 조사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사심 가득한 행동이지만, 난리가 난 세상에 살다 보니 이들의 행동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었다.

더구나 수행자와 짝을 맺게 된다면 자신의 안위는 물론 가족들의 안위까지 챙길 수 있는 만큼 나쁠 것이 없었다.

몬스터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거의 유일하게 안전한 혼처였으니.

나는 김선아, 클로이와 함께하는지라 다른 여성들에게 시선을 줄 생각이 없지만, 고위 수행자들이 마음만 먹으면 미소녀, 꽃미남으로 자신들만의 하렘을 꾸리는 것도 충분히 가능했다.

“남은 수행자 지정권은 어떻게 사용할 생각이야?”

이번에 수행자 지정권을 얼마 구입하지 않았다고 해도 아직 남아 있는 7장 정도 된다.

정우의 물음에 나는 고민했다.

연예인 수행자들은 정부 입장에서 프로파간다로 활용하기 아주 좋은 소재였다.

이들의 활약상은 해외 피난처에서도 계속 다뤄졌는데, 덕분에 수행자들의 이미지는 영화 속 슈퍼히어로나 다름이 없었다.

“일단 능력자에게 한 장 사용하고.”

“아마 안 될 것 같은데? 용인족을 포함해서 지금까지 특수성을 가진 사람들은 사용이 안 됐으니.”

“그래도 확실히 하는 게 좋으니까.”

지금 내게 1천 포인트는 푼돈에 불과했으니, 크게 상관이 없었다.

“만약 능력자가 수행자를 겸하게 되거나 기존 수행자가 능력자가 된다면 엄청 강하긴 하겠다.”

일반적인 전투 능력자는 별 볼 일 없다고 생각하지만, 지금 열심히 활약하고 있는 금속 능력자 도치우처럼 규격 외의 힘을 가진 능력자도 있었다.

그래서 능력자라고 마냥 무시할 생각은 없지만, 두 개의 힘을 손에 넣는다고 특별할 것 같진 않았다.

그냥 실험의 의도뿐이었다.

“나머지 수행자 지정권은 지인 가족 중에 적당히 뽑지, 뭐.”

그런데 이런 내 생각에 정우는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차라리 일반인 중에 선발하는 게 어때?”

“응?”

“공개 오디션처럼 말이야.”

나는 뜬금없이 그게 무슨 말이냐며 자세한 설명을 요구했다.

“지구의 현 상황이 생존에만 포커스가 집중되어 있잖아. 그래서 요즘처럼 안정기에 접어드니, 사람들은 먹고 싸는 것밖에 할 게 없단 말이지.”

중간중간 노역을 하긴 하지만, 노역에서조차 제외되는 사람들은 진짜 정우의 말대로 원초적인 일밖에 할 게 없었다.

“즐길 거리가 너무 없어.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이 모여 있다 보니, 다들 너무 우울해하잖아. 차라리 수행자 지정권을 보상으로 걸어서 사람들이 흥미를 느낄 상황을 만들자는 거야.”

전자제품의 의존도가 높던 현대인들에게 지금의 생활은 답답하기 그지없을 것이다.

그래서 수행자 지정권이라는, 누구라도 관심을 보일 만한 보상을 건, 오락을 제공하잔 것이다.

“괜찮은데?”

나는 정우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수행자란 존재가 우상처럼 자리 잡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채용. 바로 대통령께 말해서 진행시켜 볼게.”

지금 가진 지정권은 오늘 중으로 사용해야 하는 만큼 6회차부터 오디션이 진행되겠지만, 매달 약 20장의 수행자 지정권을 걸어 이벤트를 벌이면 나름 분위기가 달아오를 것 같았다.

대통령도 국민들의 오락에 대해선 생각해 본 적이 없는지라, 좋은 생각이라고 반색하면서 이김에 각 피난처에 보드게임이라도 만들어 배치하기로 했다.

* * *

날이 바뀌고 지구 시간으로 한 달(뮤대륙 시간 150일)에 한 번 입장할 수 있는 대기실에 들어섰다.

[잔여 포인트: 1,569,550]

공왕이 되고, 대규모 국가 대전의 당사국으로 참여하여 승리하면서 이번에도 엄청난 양의 포인트를 얻을 수 있었다.

때문에 드래곤 하트를 구매해야겠다고 마음먹었으나.

애석하게도 이번에는 드래곤 하트가 목록에 없었다.

[변환의 반지 / 200,000]

[죽음의 선언 / 300,000]

[전투 마리오네트 / 650,000]

당장 살 만한 건 이 세 개뿐.

변환의 반지는 사람의 성별조차 완전히 바꿀 수 있는 9클래스의 폴리모프 마법이 담긴 반지였으며.

죽음의 선언은 하루 한 번 사람에게 죽음을 명령할 수 있는 9서클의 마법, ‘파워 워드 킬’이 깃든 서클릿이다.

듣기로 남자조차 폴리모프 마법을 사용하면 임신할 수 있는 여성이 될 수 있다고 하던데 진짜일까?

아랫도리를 함부로 놀리는 녀석들을 여자로 바꿔서 몬스터들에게 던져 주면 좋은 처벌이 될 것 같다.

하지만 모습을 바꾸는 기능을 빼면 아무 효과도 없어서 전투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흥미는 가지만 변환의 반지에 관심을 끊었다.

나는 죽음의 선언을 두고 한참을 고민했는데, ‘파워 워드 킬’은 강력한 정신력을 지닌 마스터나 대마법사들에겐 제대로 먹히지 않는다고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상대할 일이 많아질 악마종이나 마스터급 몬스터에겐 먹히지 않을 터.

결국 나는 거기에마저 고개를 내저으며, 전투 마리오네트로 시선을 옮겼다.

‘당장 포인트가 있음에도 살 게 이렇게 없네.’

청아의 존재가 가치를 증명한 것처럼, 전투 마리오네트를 사는 데 망설임이 없었다.

더구나 내가 7서클의 대마법사가 되면서 마리오네트 역시 대마법사로 활용할 수 있기에 130만 포인트를 소모해서 두 대를 사기로 마음먹었다.

[전투 마리오네트를 구입했습니다.]

[이미 구입하였습니다.]

그러나 전투 마리오네트는 한 번에 하나밖에 구입할 수 없었다.

[전투 마리오네트의 이름을 정해주십시오.]

나는 새롭게 등장한 가녀린 마리오네트를 보며 고민했다.

청아는 감탄이 절로 나올 만큼 아름답고 화려한 글래머였지만, 새로운 마리오네트는 어딘가 병약해 보였다.

물론, 얼굴은 청아에게 뒤지지 않을 만큼 예뻤다.

하지만 가냘프고 아담한 체형 때문인지, 은색의 머리카락을 포함한 전체적으로 새하얀 컬러감 때문인지 몰라도 어딘가 비실해 보였다.

“연아.”

이름에 큰 고민을 하지 않았다.

너무 멋들어진 이름을 지어주면 청아에 대한 배신이라 생각했으니.

나는 형평성을 위해 ‘연’약해 보이는 외향에 따라 2번째 마리오네뜨 이름을 연아로 정했다.

[전투 마리오네트의 이름을 연아로 정하시겠습니까?]

“그래.”

[전투 마리오네트 연아의 관리창이 등록됩니다.]

당연히 이번 마리오네트 역시 알몸으로 등장할 것을 알고 있었으니, 나는 미리 사놓은 장비를 연아에게 입혔다.

장비는 청아와 동일.

그 후 엘릭서 조금에, 수행자 지정권을 50장을 구매했다.

[잔여 포인트: 812,550]

그럼에도 많은 포인트가 남은 것을 보며 고민했다.

‘다음을 위해 남겨둘까?’

굳이 모든 포인트를 소비할 이유는 없다.

다음을 위해 남겨둬도 되지만,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산책을 하듯 인적 없는 자판기 숲을 거닐던 내게 문뜩 그동안 꺼리던 자판기가 눈에 들어왔다.

[강화]

[강화 보주와 포인트를 투자하여 장비를 강화할 수 있다.]

[강화는 +5강까지 가능하며, 등급이 높아질수록 실패 확률도 높아진다. 강화 실패 시 장비가 파괴된다.]

1강 성공률 90% / 장비 능력치 상승률 20%.

2강 성공률 70% / 장비 능력치 상승률 20%.

3강 성공률 50% / 장비 능력치 상승률 30%.

4강 성공률 30% / 장비 능력치 상승률 30%.

5강 성공률 10% / 장비 능력치 상승률 50%.

나는 그동안 모아 놓은 강화 보주가 몇 개나 있는지 살펴봤는데.

[강화 보주 48개]

수량이 상당했다.

어쩌면 당연하다고 볼 수 있지만, 나는 자판기 앞에서 고민을 거듭했다.

1강만 성공해도 능력치 상승률이 20%.

하지만 1강부터 실패 확률이 존재했다.

더구나 실패에 대한 대가는 장비 파괴였으니, 그동안 괜한 모험은 시도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지금 내겐 강화 한두 번 실패한다고 해도 문제가 되지 않을 수준의 포인트가 있었다.

“해보자.”

오리하르콘 무기는 시도하기가 겁나지만, 포인트 장비라면 겁날 게 없다.

나는 입고 있던 15,000포인트짜리 갑옷 상의를 벗었다.

[이지스 아머 상의 1강에 도전하시겠습니까?]

[포인트: 5,000 / 강화보주: 1개]

“그래.”

순간 자판기에서 새하얀 빛이 뿜어졌다.

[성공했습니다.]

[이지스 아머 상의 +1]

강화에 성공한 이지스 아머 상의를 살폈다.

-방어 스킬, 방어 마법의 효과 60% 증가.

-자동 회복LV+4.

방어 효과는 기존 50%에서 60%으로, 자동 회복은 LV+3에서 LV+4가 되었다.

20% 성능 향상이면 자동 회복은 3.6레벨이 되어야 하는데, 아무래도 반올림이 된 모양이다.

‘장비의 방어력도 수치로 표기되면 좋을 텐데.’

부드러움이 강점인 이지스 아머의 재질이 조금 더 단단해진 것 같지만, 정확한 차이를 느끼기 힘들었다.

그래서 나는 갑옷 하의도 벗어 두 개를 동시에 만져봤는데, 확실히 강화된 물건이 조금 더 부드럽고 튼튼한 느낌이었다.

‘3강까지만 해보자.’

나는 이지스 아머 상의의 강화를 계속했는데, 능력치가 100이 넘는 운 때문인지, 실패 없이 3강에 성공했다.

[이지스 아머 상의 +3]

-방어 스킬, 방어 마법의 효과 91.6% 증가.

-자동 회복 LV+6.

3강을 했을 뿐인데도, 거의 2배에 가까운 능력치 상승률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전에 비해 손으로 느껴지는 감촉도 확연히 강해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정도면 완전히 다른 장비였다.

나는 입고 있던 장비 중 포인트를 이용해 바로 구매할 수 있는 장비들은 모두 벗어 3강을 시도했다.

그래 봤자 갑옷 하의와 부츠, 건틀릿 하나뿐이었다.

그 과정에 건틀릿과 갑옷 하의가 2강과 3강을 시도하다가 한 번씩 깨지긴 했지만, 생각보다 수월하게 3강을 마칠 수 있었다.

그러다 내가 보유한 장비 중 지금 포인트샵에서도 판매하는 특수 장비에 시선이 갔는데.

[하늘을 가르는 검 / 소환형 공용장비 / 300,000포인트]

칼날을 100m까지 키울 수 있다는 스킬 효과는 좋지만, 검 자체의 능력치는 오리하르콘 장비들이 더 뛰어났다.

그래서 잘 사용하지 않던 무기인데, 이렇게 능력치 상승 폭이 크다는 것을 알게 되니, 욕심이 생겼다.

실패하게 되면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오늘 포인트가 남아도는 이유가 이 때문이라 생각한 나는 어느새 검을 강화 자판기를 향해 밀어 넣고 있었다.

[성공했습니다.]

[성공했습니다.]

[성공했습니다.]

단 한 번의 실패 없는 성공.

나는 주먹을 불끈 쥐었고, 아이템의 옵션을 살폈다.

[하늘을 가르는 검 +3]

-내장 스킬 ‘하늘의 검’ 기능.

(검의 직접 공격 범위를 100m까지 늘린다.)

-스킬, 오러, 마법, 신성 마법 효과 224.62% 증폭.

-마속성의 몬스터 187.2% 추가 eo미지.

-용족 187.2% 추가 eo미지.

난잡하기 그지없는 수치.

스킬 효과는 변함이 없지만, 분명한 사실은 기본 증폭 능력치가 오리하르콘 무기를 압도한다는 것이다.

비록 자동 회복 스킬 옵션이 없고, 마속성 몬스터에 한해선 여전히 오리하르콘 장비가 더 뛰어났지만, 주력으로 사용하기에는 충분한 옵션이었다.

순간 운이 이렇게 좋으니, 오리하르콘 장비까지 강화할까 고민한 나는 이내 욕심을 떨쳐냈다.

나중에 예비 오르하르콘을 보유하고 있을 때나 시도해 봐야지.

자동 회복 스킬의 레벨이 최대 15까지 상승하는 오리하르콘 무기는 난전에선 여전히 주력으로 쓸 수밖에 없었다.

이번 대기실 입장으로 구매한 건 마리오네트뿐이지만, 나름 알차게 장비 강화를 이뤄냈다.

아직 포인트가 60만이 넘게 남았지만, 이건 다음 달의 내게 보내는 선물이라 생각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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