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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속 퀘스트 보상은 현실에서-153화 (153/247)

# 153

꿈 속 퀘스트 보상은 현실에서 153

71. 4회차 수행자(1)

김선아와 히로시를 키울 생각으로 20만 포인트를 쓰겠다고 마음먹긴 했으나, 솔직히 적은 양도 아니고 아까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포인트의 양이 양이다 보니, ‘그 정도쯤이야’란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최초 보너스를 생각한 건 신이겠지만, 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경쟁자가 없다 보니, 이런 식이면 계속 내가 포인트를 독차지할 수밖에 없다.

당연히 내 입장에선 거부할 이유가 없지만.

“오, 이번에 굉장히 많이 벌렸네요. 4만3천 포인트입니다.”

“전 4만8천 포인트군요.”

두 사람이 내 라이벌이라 할 수 있지만, 차이가 너무 심하다.

아마 포인트는 이 둘보다 단승 남작위를 얻은 태영이 더 높을 거다.

그나마 두 사람이 열심히 상급 던전을 클리어해서 이 정도인 거지, 마석 분해 같은 기본적인 포인트 획득 스킬이 없는 경우 포인트 획득은 쉽지 않았다.

아마 다른 1회차 수행자들도 고작해야 2만 포인트 정도를 보유하고 있을 것이다.

“그 포인트는 편한 대로 사용하세요. 약속했던 대로 10만 포인트를 지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마 히로시는 장비 변형으로 적지 않은 포인트를 쓸 것 같다.

나는 두 사람이 건네준 장비목록을 스윽 살펴보곤 히로시의 장비를 먼저 구매했다.

“오오오!”

높은 방어력에 자동회복이 붙은 이지스 아머 상하의.

자율비행 기능에 도약, 이동속도 관련 스킬 효과를 증가시키는 페가수스 부츠.

착용한 팔의 순발력을 높여주는 그리핀 건틀렛 두 개.

갑옷과 부츠는 나와 김선아가 착용한 것과 같고 건틀릿은 방어력이 떨어져도 히로시의 특성에 맞춘 것이다.

여기에 공격력 증가 옵션이 있는 악세서리를 더하면 총 7만 포인트.

나머지 3만 포인트로 히로시의 약점인 원거리 공격스킬과 더블어택, 더블샷 스킬을 사면 딱 맞아 떨어진다.

그런데 장비는 직접 사서 건네주면 되지만, 스킬 구매를 위한 포인트는 전달할 수가 없다.

그래서 내가 장비를 사서 건네주면 히로시가 그걸 파는 방식으로 포인트를 획득해야 했다.

일종의 꼼수인 셈이다.

“사랑합니다! 선생님!”

모든 거래가 끝나자 히로시는 만세를 부르며 나를 껴안았다.

근래 힘들 땐 꼬박꼬박 회장님이라 부르더니, 기분이 업됐는지 다시 나를 이상한 호칭으로 불렀다.

“스킨쉽은 좀.”

나는 히로시를 떼어내곤 김선아의 리스트를 살폈다.

김선아는 스피드 관련 악세서리를 원했는데, 사고가속을 염두에 둔 리스트임을 알 수 있었다.

그녀의 리스트를 보며 ‘나도 살까?’란 생각이 들었으나, 이내 고개를 내저었다.

지금의 내겐 얼마 되지도 않는 순발력증가 옵션은 그다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구매할 거 구매하고 포인트가 남으면 고민해봐야겠다.

김선아는 순발력증가 악세서리 외에 나머지는 모두 스킬 구매에 사용했다.

기본 스킬은 히로시와 같고 방패 사용자로서 방어 관련 스킬이 더해졌다.

특이한 것은 1000포인트짜리 엘릭서를 무려 20개나 구입했다는 것.

하지만 내가 그동안 겪은 것이 있는 만큼 김선아의 선택을 존중할 수밖에 없었다.

솔직히 나도 엘릭서를 100개 넘게 구매할 생각이었으니.

“너무 많은 시간을 빼앗고 말았군요.”

미안함이 가득 담긴 김선아의 표정에 나는 괜찮다며 웃음을 흘렸다.

히로시는 예상대로 장비 외형 변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었다.

김선아의 말대로 적지 않은 시간을 두 사람에게 투자했지만, 내 쇼핑은 포인트가 많다고 이것저것 마구 살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어? 어! 뭡니까? 저 아직 바쁜데요?”

“다른 데 가서 하죠.”

그녀는 내가 신경 쓰지 않게 히로시를 끌고 멀리 이동했다.

어째 나만 구매목록을 숨기는 모양새가 됐지만, 김선아의 배려 덕에 편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무시무시한 몸값을 자랑하는 특수 상품들을 살폈다.

[죽음의 폭풍 / 소환형 공용장비 / 150,000]

-아티팩트 제작을 즐겨 하던 레드 드래곤 네르프가 제작한 반지다.

-8클래스 블리자드 기능 (1일 1회)

-6클래스 아이스 버스트 기능 (1일 3회)

-얼음 속성의 마법 공격력 30% 향상

-상태 이상 내성

-자가수복

[노래하는 바람 / 소환형 공용장비 / 350,000]

-골드 드래곤 하트 조각으로 만들어진 목걸이로 최상급 바람의 정령이 깃들어 있다.

-최상급 바람의 정령 소환 (1일 3회 / 30분)

-마력 +50

-힘, 체력, 민첩, 지능 +10

-상태 이상 내성

-자가수복

[마검 타르니스 / 소환형 공용장비 / 350,000]

-3대 악에 비견되는 무력을 지닌 고대 최상급 악마 타림의 애검이다.

한번 검을 뽑으면 10명의 적을 베어야 하며 미준수 시 하루 동안 모든 능력치가 30% 떨어지게 된다.

-칼날 95cm, 손잡이 20cm. 무게 2.5Kg

-내장 스킬 ‘공간 넘기’ 기능(칼날을 공간이동 시켜 멀리 떨어진 적을 공격할 수 있다.)

-내장 스킬 ‘공간 뒤틀기’ 기능(범위 500m의 공간이동 금지 구역을 만든다. / 지속시간 10분)

-스킬, 오러, 마법 효과 120% 증폭

-자동회복 LV+10

-자가수복

[전투 마리오네트 / 인조 사역마 / 650,000포인트]

-신마대전 당시 전력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드래곤들이 제작했던 전투 병기.

-소유주의 능력치 7할이 계승되며, 주인이 보유한 능력과 스킬 5개를 입력시킬 수 있다.

-소환 가능한 공용 사역마.

[드래곤 하트 / 소모, 소재 / 1,000,000포인트]

-성룡의 심장. 장비 제작에 활용하면 전설 급의 병기를 만들어 낼 수 있으며, 복용시 높은 능력치 향상을 이룰 수 있다.

또한, 드래곤 하트 자체를 오브로 활용할 수 있다.

-오브로 사용 시: 스킬, 마법 공격력 200% 증가

-복용 시: 마력 500 영구 증가 / 힘, 체력, 민첩, 지능 30 영구 증가

지난번에 이어 이번에도 5개의 최고급 장비들이 눈에 띄었다.

지난달과 바뀐 것도 있고 그대로인 것도 있는데, 역시 요구 포인트가 높은 만큼 고민이 들었다.

아쉬운 것은 지난번에 있던 헬파이어 장비가 없다는 것.

블리자드 마법도 굉장히 좋지만, 집중된 한방 공격력은 헬파이어가 최고다.

그래도 8클래스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큰 메리트.

7클래스 마법은 스크롤로 구할 수 있지만, 8서클부턴 스크롤을 구할 수가 없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현재 미드랜드엔 8서클 마법사가 단 한 명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마법사의 국가 위스워드 제국에서 유일하게 황권이 개입할 수 없는 황금 마탑의 주인.

애석하게도 그는 스크롤 제작에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8클래스의 마법은 거의 전설처럼 여겨지고 있다.

물론 하이랜드나 이블랜드엔 9서클 또는 그랜드마스터는 되어야 상대할 수 있는 괴물들이 존재하지만, 현재까지 8서클은 인간에게 허락된 가장 높은 위치였다.

그렇다고 8서클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죽음의 폭풍’을 바로 구입하진 않았다.

많다고 생각했던 포인트도 여기선 사용이 제한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같은 계열로 놓고 봤을 때는 죽음의 폭풍보다 ‘노래하는 바람’이 더 좋았다.

8클래스 마법을 단 한 번밖에 사용하지 못하는 것과 7클래스 급의 공격력을 지닌 최상급 정령을 30분씩 하루 3번이나 소환할 수 있다는 것의 차이는 컸다.

‘노래하는 바람’이 있다면, 나는 하루 1시간 30분 동안 대마법사의 백업을 받는 것이나 다름없었으니 말이다.

더구나 노래하는 바람에 붙은 능력치 상승률도 대단히 높지 않은가.

‘마검 타르니스’는 스킬이 두 가지나 내장된 장검이다.

검의 능력치 자체는 내가 갖고 있는 오리하르콘 장검보다 낮지만, 거리의 제약을 없애고 공간이동을 차단하는 대 마법사 전투에 특화된 무기였다.

그리고 지난번엔 바라만 볼 수밖에 없던, ‘전투 마리오네트’와 ‘드래곤 하트’.

이젠 사기로 마음먹으면 얼마든지 살 수 있는 아이템이다.

‘드래곤 하트’는 누구나가 알고 있는 보물 중의 보물.

드래곤 하트를 복용한다면 내 능력치는 비약적인 상승을 기록하게 된다.

-현재 능력치-

힘: 80, 체력: 77, 민첩: 109, 지능: 92, 마력: 115, 운: 69

-드래곤 하트 복용 시-

힘: 110, 체력: 107, 민첩: 139, 지능: 122, 마력: 615, 운: 69

그야말로 게임 캐릭터 같은 수치.

하지만 전투는 능력치만으로 하는 게 아닌지라 고민이 되는 부분이다.

지난번 최상급 던전에서 얻은 오리하르콘과 결합하여 무기를 만들면 희대의 성검이 탄생하겠지만, 직접 복용보단 효율이 떨어질 게 분명하다.

‘전투 마리오네트’는 내 능력치 7할이 계승되고, 능력이나 스킬 5개를 옮길 수 있다.

만약 미래시와 사고가속 등을 완벽하게 사용해낸다면 굉장히 강력한 보조를 얻게 될 것이다.

마법과 오러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직 덜 성장한 봉봉이와 달리 직접 전투에 써먹을 수 있다.

외로운 전투를 이어가는 내게 어쩌면 가장 좋은 파트너가 될지도 모른다.

“음…….”

구매 아이템을 둘러본 나는 고민했다.

전부 구매할 수 있으면 좋지만, 지금 갖고 있는 130만 포인트로는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일단 하나를 배제한다면…….

‘마검 타르니스가 애매하지.’

분명 좋은 장비이긴 하지만, 애초에 나는 마검사인지라 공간의 제약이 심한 편이 아니다.

그리고 공간이동 금지 구역을 만드는 스킬이 흥미롭긴 하지만…….

저걸 쓰면 나도 공간이동을 못 한다는 뜻이 아닌가.

그래서 가장 먼저 배제했다.

이제 남은 4개를 포인트에 맞게 조합하면 될 것 같다.

일단 드래곤 하트를 구입하면 추가로 ‘죽음의 폭풍’밖에 살 수 없고.

드래곤 하트를 배제한다면 나머지 3개를 살 수 있는 데다가 25만의 포인트가 남는다.

참고로 판타지 소설을 보면 드래곤 하트를 복용하는 것만으로 경지가 상승하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만, 뮤대륙에선 마력통만 커진다고 서클이 상승하거나 오러포인트가 성장하진 않을 것 같다.

한참을 고민하던 나는 드래곤 하트보단 바로 전력을 향상할 수 있는 나머지 세 개를 구매하기로 했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모를까 당장 이번 달이 D-DAY였으니 말이다.

[죽음의 폭풍을 구입했습니다.]

[노래하는 바람을 구입했습니다.]

[전투 마리오네트를 구입했습니다.]

[잔여 포인트는 250,300입니다.]

죽음의 폭풍과 노래하는 바람은 악세서리여서 바로 착용했는데, 문제는 전투 마리오네트였다.

“크흠.”

여성형이라는 건 설명으로 봐서 알고 있지만, 설마 알몸으로 등장하리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더구나 어찌나 정교한지 사람과 다름이 없었다.

나는 급히 아공간에서 로브를 꺼내 녀석에게 둘렀다.

[전투 마리오네트의 이름을 정해주십시오.]

첫 번째 사역마는 봉봉이고, 다이어울프 두 마리는 다다와 차차다.

당연히 사역마의 계보를 이어 마리오네트도 ‘네네’로 지으려 했는데.

[성의 없는 이름을 전투 마리오네트가 거부합니다.]

“어?”

어려서 반대할 지능이 없던 녀석들과 달리, 마리오네트는 확실하게 내 작명 센스를 거부했다.

나는 머리를 긁적여야 했다.

‘네네, 이쁘지 않나?’

치킨집 이름 같긴 하지만 나름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녀석의 외형적 특징을 살폈다.

초점 없는 눈동자는 코발트블루.

티 하나 없는 피부엔 연분홍빛이 감돌았으며, 깔끔하게 정리된 화려한 금발이 어깨까지 내려왔다.

외모로만 따지면 내가 지금까지 본 여성 중 가장 아름답다 생각한 성녀에 비견되는 수준.

외형은 랜덤이라 쓰여 있던데, 내가 뽑은 마리오네트는 당첨이라 칭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니면 생김새는 달라도 전부 마리오네트는 미녀거나…….

분별없는 사람이 얻으면 사랑에 빠지기 딱 좋은 모습이다.

하지만 나는 골렘이나 다름없는 마리오네트에 감정이입을 할 스타일이 아니다.

“청아.”

[전투 마리오네트의 이름을 청하로 정하시겠습니까?]

“그래.”

녀석의 눈동자 색으로 이름을 지은지라 이번에도 까이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의외로 마음에 든 모양이다.

이름이 지어지면서 초점 없던 눈동자가 카메라 렌즈처럼 포커스가 맞춰지며 나를 바라보았다.

[전투 마리오네트 청아의 관리창이 등록됩니다.]

관리창은 별것 없었다.

능력치는 내 것의 7할이 그대로 반영되었으며, 5개의 능력과 스킬을 추가할 수 있는 옵션이 있었다.

옵션을 터치하니, 내게서 옮길 수 있는 능력과 스킬들이 주룩 떠올랐다.

[마법: 6서클]

[오러: 익스퍼트 최상급]

“좋아, 좋아.”

추측대로 오러와 마법이 뜨는 것을 보며 나는 크게 만족했다.

오러와 마법, 사고가속, 미래시를 더하면 거의 나와 다름없는 존재가 하나 더 생긴 것이나 다름없었으니 말이다.

[마법과 오러는 중복 등록이 불가능합니다.]

“아.”

하지만 모든 게 내가 바라는 대로만 흘러가지 않았다.

새로운 마스터급의 마검사를 만드는 것은 욕심이었던 모양이다.

‘그래 이게 어디야.’

이것만으로 히로시나 김선아보다 월등히 강한 전력이니.

그리고 익스퍼트 최상급에 사고가속과 미래시가 더해지면, 거의 마스터에 준하는 위력을 낼 수 있다.

전투 상황에 따라 오러와 마법 하나를 선택해서, 근접 지원형과 원거리 지원형으로 쓰면 되겠지.

아마 나중에 가선 전투 마리오네트가 수행자들의 필수 선택이 될 때가 올지도 모르겠다.

제약이 있다면 모를까, 내가 마스터면 녀석도 마스터급의 위력을 낼 수 있다는 뜻 아닌가?

아마 포인트에 여유가 있다면 마리오네트를 계속 구매하게 될 것 같다.

물론, 이만한 포인트를 평범하게 사냥으로 모으려면 얼마나 오래 걸릴지 알 수 없지만 말이다.

“너도 아티팩트 장비할 수 있는 거야?”

나는 청아가 의사소통이 되는지 몰라 혹시 싶어 물었다.

“그렇습니다.”

내 물음에 청아는 너무도 당연하다는 듯 답을 했다.

이거 사람과 다른 점이 없다.

“졸지에 한 녀석을 더 무장시키게 생겼네.”

제대로 전력으로 사용하기 위해선 그만한 장비를 갖춰야 하는 법.

무기는 나와 공유하여 사용하면 되니, 방어구를 마련해줄 필요가 있었다.

그렇게 나는 청아의 무장을 위해 10만 포인트를 더 소비해야 했다.

이후 수행자 지정권 10장을 사고 남은 포인트는 모두 엘릭서에 때려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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