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꿈 속 퀘스트 보상은 현실에서-147화 (147/247)

# 147

꿈 속 퀘스트 보상은 현실에서 147

68. 천공의 성 (2)

나는 보물상자에서 나온 보상들을 살폈다.

[중첩 공격 / 액티브 / LV- / 히든(A)]

-스킬이나 마법을 중첩시켜 위력을 증폭시킨다.

-최대 10번까지 중첩이 가능하며, 동일 스킬과 동일 마법만 중첩할 수 있다.

-중첩으로 마법이 집중되어 있는 동안 다른 마법의 사용이 불가능하다.

거인들과 싸우기 전까지 설마 6서클이 되면서 화력이 부족할 것이라곤 생각지도 못했다.

하지만 나는 막강한 몬스터와의 전투가 많은 만큼, ‘중첩 공격’은 큰 힘이 될 스킬이 분명했다.

보스룸에 들어서기 전에 마법을 10번 중첩하여 크게 한 방 먹이고 시작할 수 있지 않은가.

[웨폰 마스터 / 패시브 / LV- / 히든(A)]

-모든 종류의 무기를 능숙하게 사용해 낸다.

다양한 무기를 사용하는 내게 있어서 굉장히 좋은 스킬이었다.

지금도 검이나 단검 등 다양한 무기를 쓰고 있지만, 사고 가속 속에서 상황에 맞게 휘두르기만 할 뿐 내가 여러 무기를 쓴다고 그것에 통달한 것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 스킬을 활용하면 예전부터 관심이 많던 활도 쓸 수 있을 테고, 총이나 다양한 현대 장비에도 활용이 가능할 것 같다.

[하늘을 가르는 검 / 소환형 공용장비]

-불의 신이 만든 작품으로 드래곤의 송곳니에 오리하르콘을 겹쳐 다마스커스 공법으로 만들었다.

-칼날 85cm, 손잡이 30cm. 무게 1.8Kg

-내장 스킬 ‘하늘의 검’ 기능(검의 직접 공격 범위를 100미터까지 확대한다.)

-스킬, 오러, 마법, 신성마법 효과 120% 증폭

-마속성의 몬스터 100% 추가 데미지

-용족 100% 추가 데미지

-자가수복

이거 포인트 샵에 있던 거다.

분명 30만 골드짜리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검 자체의 능력치는 오리하르콘 장검인 파이스보다 떨어지지만, 하늘의 검이란 스킬이 매우 유용해 보였다.

검으로 광역 기술을 쓸 수 있단 뜻이 아닌가.

이 무기는 익스퍼트보다 오러블레이드를 사용할 수 있는 소드마스터가 된다면 더욱 빛을 발할듯하다.

“무기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

공격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나로서 특수 무기의 등장은 환영할 수밖에 없다.

함께 나온 오리하르콘 1.5kg이면 철 3kg이 넘는 부피다.

지난번 지하도시에서 얻은 것에 7~8할 정도 되는 양.

이거면 장검 한 자루에 단검 두 개를 만들거나, 기존 장검보다 큰 양손 검을 만들 수도 있다.

어떤 무기를 만들지는 드워프 장로인 쿠루스 상의를 해봐야겠다.

여러모로 감탄사가 절로 나는 최상급 던전의 보상.

비록 클리어까지 4일이나 걸리고 고통스런 죽음을 경험한 게 한두 번이 아니지만, 그만큼의 노력에 대한 보상도 좋았다.

“이게 끝이 아니지.”

아직 내겐 2장의 최상급 보상카드와 1장의 선택형 최상급 보상카드가 남아있었다.

나는 고민할 것 없이 그 자리에서 최상급 보상카드를 깠다.

[다이어 울프 새끼를 획득했습니다.]

[밤의 황제 스킬을 습득했습니다.]

보상을 받은 나는 애매한 표정을 지어야했다.

다이어 울프 새끼는 이미 지난번에도 얻어서 집에서 잘 키우고 있는 중이다.

봉봉이가 개 키우듯 사육을 자청했는데, 한 마리가 더 생기고 말았다.

집을 지키는 파수견이라 생각하면 괜찮지만, 이러다가 우리 집이 사역마로 가득 차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그리고 밤의 황제 스킬은 몇 번이고 눈에 밟혔지만, 딱히 남자로서의 기능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닌지라 관심을 두지 않던 것이다.

그런데 이 스킬이 왜 하필 지금….

나는 헛웃음을 흘려야 했다.

새근새근 잠을 자고 있는 다이어 울프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보상으로만 따지면 이 두 개는 꽝이다.

왜냐하면 둘 모두 상급 보상카드에서도 얻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선택형 최상급 보상을 하나를 남겨둔 나는 다이어울프 새끼를 안은 채 던전을 나섰다.

-후웅.

잠시 후 광활한 호주의 킹스 캐니언을 눈에 담은 나는 습기 없는 미지근한 바람을 맞으며 선택형 최상급 보상 카를 사용했다.

미래시에 의해 2순위로 밀렸던 보물.

[천공의 성을 획득했습니다.]

바로 천공의 성을 말이다.

[천공의 성이 비가시 모드로 모습을 드러냅니다. 소유주와 입장이 허가된 인원에게만 성의 모습이 눈에 보입니다.]

꽤나 섬세한 설정이 아닌가.

이어서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 색이 입혀지듯 반투명한 구조물이 등장했다.

고층 빌딩을 바라보는 것과 비교가 되지 않는 웅장함.

비가시 모드로 천공성 전체가 반투명하게 보였음에도 그 거대함은 사람을 한없이 작게 만들었다.

케일론 왕국의 왕성은 비교가 되지 않는 규모로 저건 말이 성이지, 성의 모습을 한 도시가 분명했다.

[천공성 / 소유주: 조지훈]

-수용인원(0/30000)

-비가시 모드

-비행(최대 시속 300km)

-텔레포트

-대마법방어 기능: 6클래스 이하 완전방어, 7클래스 이상 위력감소

그리고 눈앞에 떠오른 지도처럼 새로운 창이 떠올랐다.

아무래도 상세 조정 기능인 듯하다.

천공의 성은 자체 텔레포트가 가능하지만, 소환, 역소환을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천공의 성 주변에선 마력이 흘렀는데, 덕분에 지도나 신분증 같은 다른 시스템도 제대로 기능했다.

[소유주 조지훈 님 천공의 성에 입장하시겠습니까?]

“당연하지.”

대답과 동시에 하얀빛이 나를 감싸고 천공의 성에 빨려가듯 하늘로 솟구쳤다.

UFO에 잡혀간다면 이런 느낌일까?

***

천공의 성은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부유섬 위로 솟아 있다.

그런데 섬 자체의 크기가 꽤 커서 성과 숲이 1:1 비율로 구역을 나누고 있었다.

숲은 축구장 20~30개는 합쳐놓은 듯한 넓이였는데, 곳곳에 냇가와 작은 호수도 있어서 꽤나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었다.

부유섬의 메인인 성은 마치 고층 빌딩 수백 개를 뭉쳐서 쌓아 놓은 듯한 생김새를 갖고 있었다.

성 내부엔 1인실, 2인실, 10인실 등, 1만여 개의 방이 위치했고, 연무장과 내부 정원 등이 잘 갖춰져 있었으며, 회의실과 집무실, 서재로 쓸 공간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었다.

[텔레포트 게이트를 활성화 하시겠습니까?]

“그래.”

그리고 곳곳에 3개의 텔레포트 게이트가 설치되어 있었는데, 수시로 좌표를 바꿀 수 있는 천공성의 특성을 고려하여 정해진 지역의 텔레포트 게이트와 연동하여 좌표 수정 없이 바로바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 있었다.

천공의 성 최상층.

내 집무실로 쓰면 좋을 것 같은 방에서 다이어울프 새끼를 쓰다듬으며 숲을 바라보던 나는 실소를 흘렸다.

“엄청나네.”

다시 보상을 선택한다 해도 천공의 성보다 사고가속이나 미래시, 잠재력 향상 등의 최상급 스킬을 먼저 택하겠지만, 재산적인 측면에서 보면 무엇과도 비교가 되지 않는 보물이었다.

“그나저나 이렇게 거대한 녀석을 어디에 둔다.”

레이더 등에 걸린다면 어쩔 순 없지만, 걸리지 않는다면 천공의 성의 존재는 비밀로 남겨둘 셈이다.

이왕이면 집 근처에 두고 싶지만, 그럼 바로 들킬 것 같아서 그냥 서울 상공 높은 곳에 올려놔야겠다.

“좋아.”

최고의 피난처가 생겼기 때문일까?

마음이 어느 때보다 가벼웠다.

***

수행자들 사이에 엄격하게 금해지고 있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힘을 이용해 인간으로서 도리를 저버리는 행동을 하는 것이다.

당연히 뮤대륙과 지구 어디에서든 해당되는 이야기이며, 일전에 중국인 수행자들이 아편을 만들며 뮤대륙에 팔던 것을 계기로 암묵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룰이었다.

힘으로 다른 사람을 억압할 때는 분명한 명분과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했다.

하지만 3회차가 되면서 수행자의 수가 1500명이 넘고, 낙오자들까지 더하면 2300명에 달한다.

인원이 많아지면서 곳곳에 구멍이 생겼고, 룰을 깨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엔조이 파티요?”

“네, 브라질 남성 5명으로 구성된 전투 파티인데, 며칠 전부터 위치파악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김선아의 보고에 나는 눈을 껌뻑이며 되물었다.

“지구에서 위치파악이 안 된다는 거예요? 아니면 뮤대륙에서 안된다는 거예요?”

“둘 다입니다.”

“음….”

하긴 그러니까 위치파악이 안 된다는 거겠지?

지구, 뮤대륙 어느 한쪽이라도 만날 수 있으면 이런 보고는 하지 않을 테니.

갑자기 5명의 우리의 시야 밖으로 사라졌다는 것이 뭔가 꺼림칙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엔조이 파티로 보이는 인물들이 뮤대륙을 헤집고 다니면서 범죄행위를 일이 키고 있다는 겁니다. 강간 및 살인으로 희생된 사람이 100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

아무래도 클로이가 협력해준 듯, 내 시선을 받은 그녀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뮤대륙에서 사람을 죽여도 지구에선 공식적인 처벌이 힘들고, 또 뮤대륙에서 죽임을 당하더라도 지구에선 아무렇지 않게 살아갈 수 있으니, 본능의 유혹에 넘어갈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나도 이를 악용해 중국인들을 쓸어버린 경험이 있지만, 당시 내겐 분명한 명분이 있었다.

“지구에서 숨어버린 이유가 있었구만.”

우리의 간섭을 피하고 싶은 거다.

“그 파티에 대한 수색은 진행되고 있나요?”

“현재 엔조이 파티가 활동하고 있는 국가는 크로스비 왕국입니다. 애석하게도 국가와 영주들은 그다지 수색에 의욕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크로스비 왕국은 중부의 대왕국으로 귀족의 권위주의가 굉장히 강한 나라다.

귀족에게 있어 평민은 가축이나 다름이 없고, 제국에 준하는 인구 대국인 그들에게 가축 하나둘 죽는다고 크게 티도 안 났다.

짧게 혀를 찬 나는 클로이에게 부탁했다.

“그 녀석들 좀 찾아줘.”

“네.”

김선아는 내게 엔조이 파티를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고 물었고 나는 간단히 답했다.

“제거해야죠.”

“그렇군요.”

김선아는 일말의 동정심도 보이지 않았다.

그들을 남겨봤자 열심히 활동하는 수행자들의 이름을 먹칠할 뿐이다.

또 이들을 어중간하게 용서하면, 힘을 표출하고 욕망이 있는 사람들이 대거 탈선할 수 있는 만큼 본보기식으로 확실한 제거가 필요했다.

“엔조이 파티 무력은 어느 정도죠?”

“2회차 말단으로 1명만 익스퍼트 중급이고 나머지는 익스퍼트 초급인 검사파티입니다.”

3회차 상위권 수행자들이 익스퍼트 중급을 바라보고 있는 만큼, 특별치 않았다.

“그 정도면 1회차 수행자들은 보낼 필요도 없겠네요. 2회차 상위권 수행자들로 척결 부대 구성하죠.”

“알겠습니다.”

“그나저나 이런 사람들이 지구에서 아무렇지 않게 돌아다닐 수 있다는 것은 문제긴 하군요.”

아무 죄 없는 사람들을 강간하고 죽인 인간들이 떳떳하게 거리를 거니는 꼴은 볼 수가 없다.

그리고 이미 전과가 있는 녀석들이 지구에서도 같은 짓을 하지 말란 법은 없으니, 확실한 조치가 필요했다.

***

크로스비 왕국 서부 중견 도시 데일.

오히려 규모가 작은 마을보다 큰 도시가 사람이 납치돼도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엔조이 파티의 5명은 평민 거주구에서 일가족을 처리하고 빼앗은 집을 아지트로 삼았다.

그리고 납치해온 7명의 여성을 살피던 거구의 사내가 갑자기 히죽 웃음을 흘렸다.

“이 새끼 남자였네?”

“진짜?”

그에 동료들의 시선이 작은 체구의 여성, 아니 소년 쏟아졌다.

“좋은데?”

상대가 남자임이 밝혀졌음에도 오히려 유쾌한 웃음을 흘리는 이들의 모습에 포박된 소년이 겁에 질려 몸부림을 쳤다.

숨을 쉬는 게 힘들 만큼 입에 천을 쑤셔 넣어서 소리를 지르려 하면 목젖에 천이 닿아 구토감이 밀려왔다.

그런 소년을 보며 주변에 포박된 여성들도 떨어야 했는데, 보란 듯이 여기저기 전시된 집주인의 시체가 공포심을 더욱 크게 자극했다.

그렇게 엔조이 파티의 구성원들이 오늘의 사냥을 축하하며 축배를 들려던 순간.

-똑똑.

현관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네가 보고 와.”

“아, 귀찮게.”

그러나 사내들은 누구도 당황하지 않았다.

벌써 영주가 병사들을 끌고 나타났을 리가 없으니, 어떤 손님이 찾아오건 제압할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이들의 자신감은 자만이었다.

-콰아앙!

요란한 충격음과 함께 상황을 살피러 갔던 동료가 사라지고, 깔끔한 갑옷 차림의 사내가 들어선 것이다.

“너희가 엔조이 파티지?”

“최은우?”

아는 얼굴인지 납치범들의 표정이 일그러뜨리며 급히 검을 뽑았다.

“날 아는 거 보니 제대로 찾은 모양이네. 적당히 설치지 그랬냐. 이 병신들아.”

최은우의 이죽거림에 엔조이 파티에 리더가 험악하게 외쳤다.

“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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