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꿈 속 퀘스트 보상은 현실에서-116화 (116/247)

# 116

꿈 속 퀘스트 보상은 현실에서 116

52. 최상급 선택형 보상카드(1)

그런데, 이 경우 공적치는 어떻게 되는 걸까?

봉봉이가 막타를 날렸다고 공적치가 훅 까이는 건 아니겠지?

[압도적인 활약. 모든 능력치가 1 상승합니다.]

[퀘스트 MVP 공적 100% 달성. 추가 보상이 지급됩니다.]

[선택형 최상급 보상카드 1장을 획득했습니다.]

[선택형 상급 보상카드 2장을 획득했습니다.]

[추가 보상으로 선택형 현물 보상카드 1장을 획득했습니다.]

[전투교범 2개를 획득했습니다.]

[스킬업 포인트 5개를 획득했습니다.]

[포인트 20,000을 획득했습니다.]

다행히 사역마의 공적은 주인의 것으로 취급되는 모양이다.

나는 보는 것만으로도 배가 부른 보상에 기분 좋은 미소를 띠었다.

최상급 보상엔 대체 어떤 것이 있을까?

“회장님!”

안개가 걷히고 김선아를 비롯해 NSA, 국정원 직원들이 달려왔다.

“대단하십니다. 정말 큰일을 해내셨어요!”

“회장님이야말로 진정한 히어로입니다!”

낯뜨거운 칭찬에 그만하라며 손을 내저었다.

연신 나를 치켜세우는 양국의 정보요원들과 달리 어딘가 불편해 보이는 김선아.

내 시선에 그녀는 대뜸 사과를 건네왔다.

“죄송합니다. 봉봉이를 잘 단속했어야 하는데.”

봉봉이에게 시선을 옮기는 김선아.

하지만 갑자기 커진 녀석을 보며 김선아는 크게 당황했다.

“마, 많이 커졌네.”

나는 뭐가 웬일로 얌전한 봉봉이의 머리에 손을 얹으며 헛웃음을 흘렸다.

대체 얼마나 더 커질 생각인지.

“한동안은 일반 패러사이트 퇴치에 열을 올려야 할 것 같습니다.”

지시를 내리던 퀸이 사라졌다고 끝난 게 아니다.

아직 수백 마리에 달하는 패러사이트가 세계 곳곳에 남아 있으니까.

하지만 조직적인 움직임이 없어지고 행동 패턴도 단순해지는 만큼, 패러사이트의 제거와 탐색은 한결 수월해질 전망이다.

그리고 계속해서 전염병으로 겁을 주며 성수의 중요성을 알리면 패러사이트가 증식하는 일은 없을 테니, 정리되는 것은 시간문제.

나도 열심히 뛰겠지만, 이제부턴 다른 수행자들과 군인들도 나서야 할 것이다.

1회차 수행자는 모두 익스퍼트 중급이 되었고, 생존한 2회차 수행자들도 9할 이상이 익스퍼트(3서클 포함)를 달성한 데다가 지구 시간으로 이틀 뒤엔 능력을 업그레이드할 기회가 찾아온다.

바로 대기실 입장 시간이 말이다.

1회차 때와 달리 뮤대륙에서 150일을 보낸 만큼 2회차 수행자들은 포인트도 제법 쌓였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수행자들에게 여벌의 목숨이라 할 수 있는 엘릭서의 구입을 우선적으로 지시할 예정이다.

그렇게 되면 수행자들이 허튼 죽임을 당할 가능성은 극히 낮아진다.

엘릭서로 만약을 대비하고, 10인 이상의 파티플레이에 군인과 현대 무기의 힘이 더해진다면 일반 패러사이트는 충분히 제거할 수 있을 것이다.

“봉봉이도 한동안 패러사이트 탐색을 계속 도와줘야 할 거야.”

“알았어.”

성장하더니 말투도 바뀐 걸까?

쾌활하고 밝던 이전과 달리, 목소리 톤이 살짝 낮아진 느낌이다.

그렇다고 남자아이 같다는 것은 아니었는데, 누가 봐도 여자아이의 생김새를 가진 봉봉이는 도도하게 팔짱을 낀 채 사람들을 흘겨보았다.

아무래도 덩치만 커진 게 아니라 사고까지 성장한 모양.

나는 그런 봉봉이에게 딱밤을 날리곤 포대 자루 들듯 옆구리에 꼈다.

[시민 여러분께선 유도에 따라 신속히 피난해 주시기 바랍니다. 현재 라시크라테스 기념비 인근에서 대규모 폭탄 테러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여기저기서 스피커를 통해 같은 방송이 흘러나오고.

-두두두!

헬기 10여 대가 어지럽게 아테나 상공을 날았다.

아무리 패러사이트 퀸을 처리하기 위함이라지만, 그리스를 혼란에 빠뜨린 것은 사실.

또한, 내가 모르는 사이 사상자가 발생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 나는 NSA의 테리에게 말했다.

“그리스 대통령께 제 이름으로 사과를 전해주십시오. 대신이라기 뭐하지만, 퀸이 차린 것으로 보이는 패러사이트 부화장을 정리해 주겠다고요.”

“어휴, 사과라뇨 당치도 않습니다. 세계의 위기를 구하신 건데요. 그리고 이 정도 피해는 피해도 아닙니다.”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죠.”

“음, 그러하시다면……. 알겠습니다.”

그렇게 나는 봉봉이를 옆구리에 낀 채 인적이 거의 없는 길을 걸었다.

“아, 아빠. 잠깐.”

그나저나 봉봉이가 너무 커져서 아빠란 호칭이 조금 어색하게 느껴진다.

***

패러사이트 퀸을 처치하고 인근 도시인 칼리티아의 부화장까지 깔끔하게 정리한 나는 일행과 함께 지하 벙커로 텔레포트를 했다.

하루 외박을 해서인지 역시 자식의 위험을 느끼는 감각이 뛰어나신 부모님은 크게 안도하며 나를 반겨주셨다.

그리고 무엇보다 두 분을 놀라게 만든 것이 있었으니.

“보, 봉봉이니?”

갑자기 소녀가 돼서 나타난 봉봉이의 존재였다.

봉봉이는 다시금 도도한 척 턱을 치켜들었지만 내가 가만히 바라보자 순한 고양이가 되어 두 분께 애교를 떨었다.

나는 부모님께 봉봉이를 던져두곤 가만히 서 있던 일행을 집밖으로 안내했다.

“담 좀 넘어가겠습니다.”

“네, 얼마든지요.”

김선아는 얼마 전에 뒷집으로 이사를 와서 배웅할 필요가 없었다.

간단히 우리집 담만 넘으면 김선아의 집이었고, 그녀는 가볍게 뛰어올라 담장을 밟고 서서 고개를 숙였다.

“편히 쉬십시오.”

“고생 많았어요.”

국정원과 NSA요원들까지 돌려보내고 방으로 올라온 나는 이번에 얻은 선택형 보상들을 꺼내 들었다.

“하이라이트네.”

이제 일반 패러사이트를 마주해 봐야 퀘스트는커녕 안개도 생기지 않아서 퀸을 잡고 얻은 네 장의 보상카드가 전부였다.

[최상급 선택형 보상카드]

[상급 선택형 보상카드]

[상급 선택형 보상카드]

[선택형 현물 보상카드]

선택형 현물 보상카드는 하던 데로 벙커 확장에 사용하고.

상급 선택형 보상카드 두 장 중 하나는 텔레포트 게이트를 선택할 생각이다.

텔레포트 게이트로 연결된 미국은 언제든지 가고 싶으면 바로 오갈 수 있게 되었지만, 유럽이나 중앙아시아는 여전히 함부로 향하기 힘들었다.

이번 그리스 사태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은가.

비행기 속에서 하루를 묵은 것도 비상 상황이라 어쩔 수 없던 것이지, 절대 하고 싶지 않은 짓이었다.

그래서 유럽과 중앙아시아, 아프리카에 언제든 편히 이동할 수 있게 터키에 추가로 텔레포트 게이트를 설치할 예정이다.

터키에 텔레포트 게이트가 연결된다면, 극지에 위치한 국가가 아닌 이상 하루 만에 대부분 나라를 이동할 수 있게 된다.

나는 지금까지 얻은 선택형 상급 보상 중 4개를 텔레포트 게이트에 사용했으며 그중 2개는 다른 나라에 설치했다.

개인주의적인 성향과 어울리지 않는 짓이지만, 이건 내 편의를 위한 선택이기도 했다.

‘이제 남는 것은 상급과 최상급 한 장씩.’

이 두 개는 순수하게 나의 강화를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상급은 수차례 개봉했던 만큼 무엇을 선택할지 쉽게 정할 수 있었다.

[크리티컬 / 패시브 스킬]

-5% 확률로 상대에게 3배에 달하는 피해를 입힌다.

몇 번이고 눈에 밟혔지만, 당장은 효율이 크지 않고 텔레포트 게이트를 선택하는 바람에 우선순위에서 밀린 스킬이었다.

공격 한두 번에선 큰 효과를 보기 힘든데, 수백 수천 번의 공격이 오고 가는 보스 전에선 굉장히 유용할 것이다.

더구나 레벨을 올릴 수 있는 스킬이라면 더할 나위 없을 터.

포인트 샵에서 구입하는 스킬이나 던전에서 얻을 수 있는 히든 스킬은 다 좋은데, 레벨을 올릴 수 없다는 것이 아쉬웠다.

레벨을 올릴 수 있는 스킬은 시스템 퀘스트나 보상카드에서만 얻을 수 있다.

‘크리티컬’이 레벨링 가능한 스킬인지는 습득해봐야 알 수 있다.

나는 망설임 없이 해당 스킬을 선택했다.

[패시브 스킬 ‘크리티컬’을 습득했습니다.]

정확한 내용은 일반적인 지구에서 확인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창문을 열고 어두컴컴해진 밤하늘을 향해 몸을 날렸다.

그리고 하늘 위에 떠서 안개를 사용하니, 크리티컬 스킬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크리티컬(패시브 / LV1)]

‘좋아!’

레벨이 표기된다면 스킬업 포인트로 올릴 수 있다는 뜻이다.

지금 한창 포인트로 ‘직감(패시브 / LV4)’을 올리고, 그 다음 얼마 전에 습득한 ‘마법 방어력(패시브 / LV1)’을 올리려 했으나, 순서를 바꿀 필요가 있겠다.

나는 이번에 퀘스트를 완료하고 얻은 스킬업 포인트 5개 중 1개를 크리티컬에 투자했다.

[크리티컬(패시브 / LV2)]

-6% 확률로 상대에게 3.1배에 달하는 피해를 입힌다.

이 정도면 꾸준히 성장시킬 경우 패시브 스킬 중에서도 주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크게 만족하며 최상급 선택형 보상카드를 꺼내 들었다.

남은 스킬업 포인트를 모두 때려박지 않은 이유는 최상급에서 어느 보상을 선택하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뭐야?”

내용을 확인한 나는 인상을 찌푸렸다.

최상급 보상 중 과반수가 상급 보상과 겹쳤기 때문이다.

“일종의 꽝인 건가?”

그렇다면 사고 가속을 얻은 나는 단번에 당첨을 뽑았다는 것이 된다.

헛웃음을 흘리며 최상급 보상을 간추렸다.

[천공의 성]

-허공을 부유하는 성으로 신화시대 드래곤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전설의 성.

모습을 감추는 은신 능력과 장거리 텔레포트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방어력이 높아 쉬이 파괴되지 않는다.

천공의 성 최대 수용인원은 3만 명이다.

[미래시 / 패시브 스킬]

-1초~5초 뒤의 미래를 볼 수 있다.

전투에 큰 유리함을 제공하며, 익숙해지기까지 큰 두통을 유발한다.

[예지 / 패시브 스킬]

-랜덤으로 세계 또는 타인의 미래를 볼 수 있다.

단, 자기 자신의 미래는 볼 수 없다.

[약점 파악 / 액티브 스킬]

-적의 약점을 공격 경로로 보여준다.

[염동력 / 액티브 스킬]

-5서클 수준의 염동력을 사용할 수 있다.

공격과 방어가 자유로우며 변칙적인 공격에 유용하다.

상급과 질적으로 다른 능력을 자랑하는 하나같이 탐나는 스킬들.

무엇을 선택하든 득이 될 것이 분명하지만, 가장 내 눈에 띈 건 바로 이거였다.

[잠재력 향상 / 패시브 스킬]

-오러, 마법, 정령술, 신성마법 등의 능력 발전을 돕는다.

효과는 전투교범과 동일하며 함께 중복 사용이 가능하다.

단기적인 능력치 향상으로 보면 염동력이나 미래시 같은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더욱 장기적으로 봤을 땐, 무조건 잠재력 향상을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뛰어난 공격력과 보조능력을 지닌 스킬도 좋지만, 근본적인 전투 능력치가 높아야 한다는 것은 패러사이트 퀸과의 전투에서 경험했다.

사고 가속은 분명 큰 힘이 되었지만, 그것의 힘만으로 퀸을 쓰러뜨린 것이 아니었다.

만약 6~7서클의 마법 스크롤이 없었다면 나는 필패하고 말았을 것이다.

[패시브 스킬 ‘잠재력 향상’을 습득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바로 그 스킬을 선택했다.

[잠재력 향상(패시브 / LV-)]

아쉽게도 잠재력 향상은 레벨링을 할 수 없는 스킬이었다.

그래도 이게 어딘가.

이제부터 나는 항시 전투교범을 사용한 것과 같은 상태이며, 전투교범을 중복으로 사용하면 더 큰 효과도 볼 수도 있는데.

이로써 성장 속도를 더욱 높여줄 능력을 얻게 되었다.

나는 속으로 만세를 부르며 남은 스킬업 포인트를 크리티컬에 투자하곤 방으로 돌아왔다.

***

잠재력 향상 스킬에 전투 교범까지 사용하니,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진 것 같다.

4서클, 익스퍼트 중급이 되고 성장 속도가 많이 느려졌는데, 이젠 하루하루 마법과 오러의 이해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 느껴질 정도였다.

덕분에 얼마 전 5서클이 된 고든은 벌써 경지를 따라잡을 생각이냐며 불만을 표할 정도였다.

전투 교범 두 개를 보유하고 있으니, 앞으로 두 달 동안은 이 상태를 지속할 수 있다는 뜻.

나는 그 안에 5서클과 익스퍼트 상급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수련과 퀘스트를 반복했다.

물론, 중간중간 벌인 일이 많다 보니 사업과 정치적인 업무도 처리했지만, 그것은 전체에 비하면 얼마 되지 않는 시간 투자였다.

“대단하군, 내가 제안하고 50여 일 만에 왕국 제일 상단의 주인이란 칭호를 손에 넣다니.”

이젠 숨길 생각이 없는지 대놓고 내 영지를 찾은 2왕자는 더없이 만족스런 표정으로 내 어깨를 두드려 주었다.

“솔직히 너무 바쁘게 지내서 별로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복권이 성공적으로 각국에 유통되고, 초콜릿이 센세이션을 일으키면서 수입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1왕자조차 이를 갈면서 초콜릿을 찾을 정도라니 말 다했지.

덕분에 지난주에 입금된 내 주급(순이익의 약 4할)이 무려 백금화 7천개에 달해 하루 수입이 백금화 1천 개를 넘긴 것을 알 수 있었다.

하루 벌이가 백금화 1천 개라니.

평민들의 꿈이 되어 버린 붉은 복권 당첨금의 10배에 달하는 양이다.

패러사이트 퀸과의 전투에서 보인 마법 스크롤의 낭비를 납득할 수밖에 없는 수준이다.

“들었네. 요즘 수련에 열을 올리고 있다지?”

“하루가 다르게 마법과 오러에 대한 이해도가 증가하고 있는 느낌이라 수련할 맛이 나더군요.”

“보통은 경지가 높아지면 막히기 마련인데 특이하군. 역시 자네는 다른 수행자들과도 달라.”

내가 빠르게 목표를 달성한 덕분인지, 2왕자의 표정이 어울리지 않게 밝았다.

“왕국 제일 상단의 주인이 되었으니, 백작위를 내려주시는 겁니까?”

내 물음에 2왕자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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