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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속 퀘스트 보상은 현실에서-102화 (102/247)

# 102

꿈 속 퀘스트 보상은 현실에서 102

46. 서울과 워싱턴 촌놈들 (2)

-촤악.

패러사이트에게 바티칸 성수를 뿌렸더니, 연기가 피어올랐다.

하지만 신성력을 잔뜩 머금은 뮤대륙의 성수에 비하면 효과가 미비한 수준.

발생한 연기도 성수가 증발하면서 나타난 수증기 수준이고 아무런 데미지도 주지 못했지만, 지구의 성수도 악마 종에 반응한다는 것이 신기했다

이어서 메카에서 챙긴 이슬람의 성수도 뿌렸더니, 바티칸의 성수와 비슷한 반응을 일으켰다.

‘성수를 강화할 방법이 있다면 훌륭한 대용품이 될 것 같긴 한데.’

분명 많은 의미가 담긴 발견이긴 하지만, 이 상태로는 가이아 교단의 성수를 대신할 수는 없었다.

이후 나는 패러사이트를 약 올리듯 녀석의 공격을 피하며 성물로 취급되는 물건들을 사용하고 또 퇴마도구들을 이용해 보기도 했으며, 기도문도 읊어 봤다.

결과적으로 몇 개는 효과가 있었지만, 그 수준은 아주 미력했고 그것으로 무언가를 시도하긴 힘들어 보였다.

나는 무교다.

하지만 이번 실험은 종교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만약에 지구의 환경이 뮤대륙과 같아지면 종교인들도 뮤대륙처럼 신성력을 발휘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상상하게 되었다.

‘표본 수집이나 하자.’

결국, 당장은 도움이 되지 않기에 나는 창을 고쳐 잡으며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

-쿠우웅!

전력을 다한 일격에 녀석의 옆구리에 큰 구멍이 생겼다.

나는 고통에 몸부림치는 패러사이트를 넘어뜨리곤 상처 부위에서 가죽과 체액, 살, 내장 등을 채집하곤 그림자 이동으로 자릴 피했다.

-후두두.

그런데 도저히 흠집 하나 나지 않을 것 같던 금고가 방금의 공격으로 마치 콘크리트처럼 파손되며 금속 덩어리가 부서져 조각조각 떨어졌다.

구멍이 뚫린 것은 아니지만, 계속 공격이 이어진다면 금고도 결국엔 파괴될 것 같았다.

역시 생각보다 마법이나 오러, 스킬은 지구에서 발휘하는 효과가 크다.

하지만 내 목적은 금고 파괴가 아니었기에 조사를 이어갔다.

‘그러고 보니, 패러사이트들은 서로 정신이 연결되어 있어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지? 혹시 현 상황을 퀸이 알고 있을까?’

***

패러사이트의 정신 감응은 모든 생명체 중 가장 유용한 의사소통 수단이라 생각한다.

일반적인 범위는 300~500㎞ 정도.

세계 곳곳에 중계 역할을 할 패러사이트를 배치할 경우 퀸의 명령은 세상 끝까지 전달 될 수도 있으며, 이는 패러사이트의 어떤 특성보다 무서운 능력이라 생각한다.

-드워프 악마종 사전 中-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그리스 아테네의 어느 주택.

“재밌는 녀석이네.”

고양이를 무릎 위에 앉힌 채 털을 쓰다듬는 여성의 모습은 누구라도 반할 만큼 아름다웠으며 고고했다.

하지만 조금 더 관심을 갖고 그녀를 살피면 이상하단 느낌을 지울 수가 없게 되는데…….

-덜덜덜.

마치 무지개를 담은 것처럼 눈동자의 색이 보는 위치에 따라 바뀌었으며 도도한 고양이가 사시나무처럼 몸을 떨어댔다.

그녀의 이름 루시엘라.

탄생과 동시에 이름을 받는 네임드 몬스터이자, 지구의 모든 패러사이트를 휘하에 둔 퀸이다.

“수행자는 별 볼 일 없는 놈들만 있는 줄 알았는데. 이 녀석은 좀 특별해.”

퀸은 패러사이트의 의사소통 수단인 정신 감응을 이용하여 단 일주일 만에 지구 대부분 나라에 네트워크망을 연결하는 데 성공했다.

덕분에 패러사이트를 거치고 거치면 지구 반대편에 있는 정보도 실시간에 가깝게 퀸에게 전달이 된다.

지금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패러사이트의 개체 수만 해도 약 300마리.

마력과 신성력이 거의 없다시피 한 지구의 바람직한 환경과 천적이라 할 수 있는 것이 없기에 가능한 번식 속도였다.

원래대로라면 숫자가 많아진 만큼 번식 속도가 올라가야 정상이지만, 수행자라는 거슬리는 존재들이 성수를 전 세계에 퍼트리면서 상황이 약간 귀찮아졌다.

지구에서 패러사이트가 기생할 수 있는 생물은 인간뿐이다.

원래대로라면 인간, 엘프, 오크 등 모둔 유사인종에 기생할 수 있지만, 지구에는 인간 이외 번식 가능한 종이 없었다.

하지만 퀸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유사인종은 없지만, 지구에는 인간이 썩어 넘칠 정도로 많았으니, 정 안되면 납치하고 성수 효과가 떨어진 다음 번식시키면 되는 일이었다.

아주 간단한 해결법.

“맛있게 생겼는걸?”

지금 한창 미국에서 괴롭힘을 받고 있는 패러사이트의 상황을 살핀 퀸은 입맛을 다셨다.

기지국 역할을 하는 패러사이트들을 거쳐 퀸에게 전달된 정보엔 시각정보도 포함되어 있어 수행자들의 리더라는 지훈의 얼굴도 똑똑히 살필 수 있었다.

단순 전투력만 살피면 퀸이 위지만, 상대는 신기를 지니고 있어서 가볍게 볼 수 없었다.

“저걸 먹어치우면 더욱 힘을 키울 수 있을 것 같은데.”

패러사이트 퀸의 무서운 점은 전투력뿐만 아니라, 먹어치운 상대의 기억을 훔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통해 빠르게 지능을 높이고 지구에 대해 알 수 있었다.

더불어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수행자나 뮤대륙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었는데…….

“장관님 시간 되셨습니다.”

“네, 갑니다.”

그 이유는 퀸이 그리스의 정부의 내무부 장관으로 둔갑했기 때문이다.

그녀가 휴식을 취하고 있던 방의 문이 열리며 젊은 남성이 들어오자, 퀸의 얼굴이 평범한 백인 여성의 것으로 바뀌었다.

“정말 쉴 수가 없군요.”

“아무래도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검사는 어느 정도 진행되었습니까?”

“현재 50%를 막 넘겼습니다. 내일 중으로 전 국민의 검사가 끝날 것 같습니다.”

“특이 사항은 없었고요?”

“네, 다행히도 패러사이트 양성반응이 나온 곳은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우리나라는 안전 구역인 것 같군요.”

퀸은 태연하게 내무부 장관으로서 행동했다.

다른 누군가가 향상 곁에서 보는 인물의 흉내를 내면 이상함을 느낄 법도 하지만, 장관을 연기하는 퀸은 내무부 장관 그 자체였다.

퀸이 마음만 먹으면 대통령이 되는 것은 쉬운 일이다.

하지만 그녀는 어디까지 튀는 일 없이, 안정적으로 정보를 쌓아가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래서 그리스란 어중간한 국력을 가진 나라에서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적당한 권력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었다.

‘조지훈이라.’

패러사이트 퀸은 지훈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압도적인 활약. 능력치 포인트 2개를 획득했습니다.]

[퀘스트 MVP 공적 100% 달성. 추가 보상이 지급됩니다.]

[선택형 중급 보상카드 1장을 획득했습니다.]

[추가 보상으로 선택형 중급 보상카드 1장을 획득했습니다.]

[포인트 1000을 획득했습니다.]

금고 전체에 성수가 미스트처럼 뿌려지고, 복장을 일상복으로 바꾼 나는 금고 입구에 향했다.

잠시 후 안개가 사라지면서 스피커를 통해 목소리가 들려 왔다.

-미스터 조. 무사합니까?

“네, 문 열어 주세요.”

분명 지금쯤 카메라로 내부 모습을 살피고 있을 것이다.

나는 슬쩍 엉망이 된 금고를 바라보며 뺨을 긁적였다.

중간중간 힘을 너무 강하게 내지르는 바람에, 금고 안은 엉망진창이 되었다.

-끼기기긱!

원래 매끄럽게 열리던 금고문에 마찰음이 심해진 이유도 나 때문이었다.

나는 확실하게 확인하기 위해 미국에서 보유한 성수를 가져오라 했고, NSA직원 다가와 내 손등에 성수를 뿌렸다.

당연하지만 감염 같은 건 되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실험 결과를 알려주며, 채취한 샘플을 NSA직원들에게 건네주었다.

“의외군요. 딱히 우리 지구의 종교를 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확실히 성수로써 기능을 한다니.”

“당장 효과를 볼 정도는 아닌데, 뮤대륙의 성수와 함께 꾸준히 연구를 진행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패러사이트의 샘플도 많으니, 과학 기술의 힘을 빌려 패러사이트를 약화시킬 수 있는 무언가가 나왔으면 좋겠다.

나라면 열 마리든 스무 마리든 상대할 수 있지만, 다른 수행자들이 패러사이트에게 달려드는 것은 너무 위험했다.

파티를 이루면 어떻게 처리할 수 있을 것도 같지만, 피해 없이 해치우기는 불가능할 것이다.

“그런데…… 금고를 조금 많이 부셨는데, 괜찮을까요?”

내 말에 버나드 대통령을 괜찮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하지만 이것을 기회로 여기며 은근슬쩍 개인적인 부탁을 해왔다.

“나도 텔레포트 게이트를 이용해 보고 싶은데…….”

아무리 나이를 먹고 노회한 정치인이라 해도 호기심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부탁이었다.

나는 지금도 틈이 날 때마다 마석 분해로 포인트를 수집하고 있기에 아공간에는 항상 수천 개의 마석들로 넘쳐난다.

하지만 이는 뮤대륙에서 구한 것이기에 지구에서는 나밖에 사용하지 못한다.

그런 내가 텔레포트를 이용할 때 얹혀 타면 아까운 지구의 마석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니, 얼마나 좋은가.

물론, 귀찮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말이다.

나는 별수 없이 피식 웃음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

뮤대륙 182일 차, 베르트 영지 영주성.

“오오, 대단하군요. 협회 일로 바쁘셨을 텐데.”

나는 익스퍼트 중급이 되었다며 보고를 하러 온 김선아를 보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히로시가 중급 익스퍼트가 되고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1회차 수행자 중 다음 단계에 도달한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대충 누가 될 것 같다고 예측할 수 있었는데, 의외로 생각지도 못한 김선아가 히로시의 뒤를 이어 다음 단계로 나아갔다.

탱커 발터와 마법사 사지타, 버서커 한냐, 전 어스클랜 출신 나츠오, 니콜라이 등 쟁쟁한 경쟁자들이 자기 강화에 힘을 쏟고 있으니 더욱 눈에 띄었다.

그녀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마침 잘됐습니다. 이걸 익스퍼트 중급 달성 선물로 드리면 되겠네요.”

선물이란 이야기에 김선아는 의문을 표했고, 나는 아공간에서 드워프 마을에서 만들어온 용인족 뿔로 만든 장검과 방패를 꺼내 들었다.

[드래고닉 소드]

-용인족의 뿔을 이용해 솜씨 좋은 드워프 장인이 만든 장검.

미스릴을 상회하는 강도를 지녔다.

-칼날 80㎝, 손잡이 20㎝. 무게 1.3㎏

-스킬, 오러, 마법 효과 25% 증폭

-용족 추가데미지 30%

-힘 20% 증가

-민첩 20% 증가

[드래고닉 라운드 쉴드]

-용인족의 뼈를 이용해 솜씨 좋은 드워프 장인이 만든 원형방패.

미스릴에 비견되는 강도를 지녔다.

-지름 60㎝. 무게 2㎏

-스킬, 오러, 마법 효과 20% 증폭

-민첩 15% 증가

-자동회복 LV+2

용인족의 뿔은 뼈에 비해 보유량이 훨씬 적었다.

그래서 뿔로 만든 무기는 몇 개 되지 않는다.

때문에 그것이 클로이와 김선아에게 돌아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이, 이건.”

옵션을 보고 눈을 크게 뜨며 놀란 김선아.

그도 그럴게 드래곤 본과 같은 귀한 재료로 솜씨 좋은 드워프들이 장비를 만드니, 옵션은 포인트 샵에서 구매할 수 있는 장비에 꿀리지 않았다.

아니, 옵션의 다양성을 보면 내가 그동안 애용하던 인크리스 스팅어보다도 나은 수준이다.

흠이라면 소환과 자기 수복 옵션이 더해지지 않았다는 것.

딱 그것만 아쉬웠다.

“장비 수리할 일이 많진 않겠지만, 필요하면 제게 말해 주세요. 드워프에게 정비를 받아야 하는데. 저는 바로 갔다 올 수 있거든요.”

이미 드워프 마을에 긴급 탈출 반지 좌표를 저장해 놓은 상태다.

“감사합니다. 잘 쓰겠습니다.”

누가 봐도 김선아를 위해 만든 장비.

덕분에 선물을 받아든 그녀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갑자기 눈앞에서 친분이 깊은 여성이 울려고 하니, 아무리 심장이 얼어있는 나라고 해도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왜, 왜 그러세요?”

하지만 그녀는 끝내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너무 염치없는 거 같아서요. 도움이 안 되는데, 계속 일방적으로 받기만 하고.”

“그런 생각 마세요. 선아 씨는 클로이와 제게 가장 큰 조력자니까요. 전 도움이 안 된다 싶으면 가까이 두지 않는 스타일입니다. 냉정한 거 아시잖아요.”

클로이의 이름에서 그녀의 눈썹이 꿈틀거린 게 보였지만, 이내 한숨을 내쉬며 사과를 했다.

“창피한 모습을 보여드렸습니다.”

그녀가 평소와 같은 모습으로 돌아오자 안도했다.

“지금부터 긴급 전이 반지 하나 드릴 건데, 또 울 겁니까?”

무드 없는 내 물음에 그녀는 무안함에 얼굴을 붉혔고, 피식 웃음을 흘린 나는 긴급 전이 반지를 건네주었다.

“사용법은 아시죠?”

그녀는 내가 전이 반지를 사용하는 걸 몇 번이고 보았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로써 총 9개였던 긴급 전이 반지 중 2개는 클로이와 김선아에게 주고 수중에 7개가 남았다.

이 중 두 개는 나중에 친구 녀석들에게 주고, 나머지 다섯 개는 텔레포트 개념으로 내가 사용할 생각이다.

“신경 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제 입장에선 당연한 겁니다.”

나는 내 사람들에게 계산기를 들이미는 타입이 아니다.

현재 그녀의 중요도는 클로이 다음이었으니, 이 정도 대우는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이번에 중급 익스퍼트가 되면서 자신의 가치를 한 번 더 증명하지 않았는가.

“연맹 2회차 수행자 중 익스퍼트가 몇 명이죠?”

이후 나란히 앉아 차를 홀짝이던 우린 업무적인 이야기로 넘어갔다.

“현재 40여 명 정도 됩니다. 3서클 마법사는 5명이고요.”

지난 1회차 수행자들만 해도 누군가의 도움 없이 80일 만에 익스퍼트 초급을 찍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 2회차 수행자들은 여기저기서 큰 도움을 받으니 같은 기간 대비 더 많은 인물들이 경지에 오르는 게 당연했다.

이 정도면 수행자들은 순조롭게 성장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후로도 우린 연맹에 대해 이것저것 이야기를 나눴다.

연맹도 패러사이트 사태 때문에 꽤나 뒤숭숭했는데, 이젠 2회차 수행자들도 뮤대륙에서 보낸 시간이 제법 되다 모두 제 앞가림을 잘했다.

더불어 지난번 이란 사태와 수행자들의 이적 사태로 국가에서 받는 대우도 개선되었다.

그래서 크게 신경 써야 할 건 없었다.

-똑똑.

“영주님. 실례하겠습니다.”

그렇게 얼마나 김선아와 대화를 나눴을까?

갑자기 기사단장인 그라프가 형식상의 노크 후 집무실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왔다.

평소 그의 행실을 생각하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기에 당연히 나는 의문을 표할 수밖에 없었고, 이어진 보고에 눈살을 찌푸렸다.

“인근 영지인 하인츠 백작령의 소영주가 기사단과 사병을 이끌고 무력시위를 하듯 우리 영지를 활보하고 있습니다. 그 수가 무려 기사 30에 사병 100입니다.”

“사전에 통보도 없이요?”

“네…….”

“아니 그만한 병력이 어떻게 갑자기 나타난 겁니까?”

“여러 도시를 거쳐 다른 일행처럼 분산하여 텔레포트 게이트로 들어왔답니다.”

“미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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