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8
꿈 속 퀘스트 보상은 현실에서 098
44. 조금씩 퍼지는 소문 (2)
어차피 기밀 유지를 위해서는 동창이라 해도 조치를 해야 한다.
일반인을 죽음으로 입막음시키진 않겠지만, 감시를 붙일 수도 있고, 또는 D-DAY까지 구속할 수도 있다.
“준비하는 대로 모시러 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몰랐으면 상관이 없는데 상대가 아는 사람이라면 최소한 대화라도 나눠봐야 하지 않겠는가.
아마 이형구가 나와 관계가 없었다면 즉각적으로 조치가 되었을 것이다.
정작 본인은 눈치 못 챌 특권.
국정원 직원이 나가고, 나는 이제 제법 얼굴의 형태를 띤 봉봉이의 뺨 부분을 간지럽히며 혼잣말을 했다.
“앞으론 이런 일이 점점 더 많아질 텐데 과연 비밀 간수가 잘 될까?”
아직 이란 관련 동영상을 퍼트린 인물도 잡아내지 못했다.
그런 인간이 우리가 모르는 데서 계속 활보한다면 골치가 아플 수밖에.
애초에 전투 영상 자체를 사전에 제거를 했어야 했는데, 조치가 미흡했다.
지금은 미국이 나서서 관련 데이터를 삭제했지만, 휴대용 디스크에 남은 영상은 어떻게 할 도리가 없으니, 완전 삭제는 힘들 것이다.
왠지 머지않아 크게 한번 터질 것 같은 불안감이 드는 것은 괜한 생각일까?
-살랑. 살랑.
내 물음에 봉봉이가 새파란 이파리를 살랑거렸다.
아직은 줄기에 스마일 스티커를 붙여 놓은 듯한 생김새지만, 살짝살짝 표정이 보여 바라보는 재미가 있었다.
이러다가 나중에 뿌리가 손발이 돼서 걸어 다니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
1시간 후.
“회장님, 준비 끝났습니다.”
국정원 직원의 알림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어서 방을 나서자 미리 대기하고 있던 김선아가 내 옆자리를 차지했다.
“저도 따라가겠습니다.”
요즘 단독행위를 너무 자주 해서일까?
내가 어딜 갈 때면 계속 따라붙는 김선아였다.
딱히 연맹 부회장이라 해도 정해진 일은 없고 사무적인 업무는 대부분 정우와 인식이를 포함해 수행자들의 직계 가족으로 구성된 사무팀이 처리했기에 제법 한가했다.
나는 당연히 고개를 끄덕였고 그녀와 함께 국정원이 준비한 차량에 탑승했다.
“여기입니다.”
도착한 장소는 K대 외곽의 한적한 폐 상가.
-끼익.
상가 지하의 문이 열리자 낡은 경첩 소리가 귀를 간질이고.
입에 테이프를 붙인 채 구속된 된 남성이 눈에 들어왔다.
그의 얼굴을 보니 과거 학창시절의 기억이 떠오른다.
‘이형구,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애매한 관계의 친구.’
겁에 질린 눈빛으로 우르르 지하실에 들어선 인물들을 살피는 그의 눈빛엔 공포심이 짙게 배어있었다.
그러다가 나와 눈이 마주친 이형구는 더없이 놀란 기색을 보였는데, 내가 누군지 바로 알아본 모양이다.
이쪽은 잠시 그를 잊고 있었던지라 살짝 미안해졌다.
“풀어주세요.”
“네.”
내 말에 내 담당 국정원 직원이 부하들에게 손짓을 했고, 이형구의 구속이 하나씩 풀렸다.
“조, 조지훈 맞지?”
동창과의 재회를 이런 식으로 맞이하는 경우가 있을까?
나는 헛웃음을 흘리며 답했다.
“그래, 오랜만이야.”
***
이형구가 조사를 시작하고 겨우 반나절.
분명 동생의 모습에서 무언가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최대한 조심하여 조사를 한다고 했는데, K대 주변 블랙박스의 내용을 살피던 중 갑자기 정신을 잃었다.
그리고 눈을 떠보니 보이는 것은 어두운 지하실이요.
손발은 꽁꽁 묶여 있고, 입은 테이프로 막힌 채, 검은 정장의 사내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A신문은 나름 역사가 있는 언론사고, 사회부 기자로 활동하다 보면 더러운 일도 많이 겪지만, 장담컨대 이렇게 무서운 상황은 선배들도 경험해 보지 못했을 것이다.
아무래도 건드려선 안 되는 걸 건드렸다고 생각하며 설마 이대로 죽은 것은 아닌지 패닉에 빠졌다.
그런데 그때.
지하실의 문이 열리며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왔다.
주변을 지키는 사내들이 새로운 입장객들을 향해 고개를 숙이자, 이형구는 자신의 생명줄을 쥔 존재가 등장했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응?’
그중에서도 비서로 보이는 예쁜 여성을 낀 젊은 남자를 모두가 어려워했는데, 가장 높아 보이는 그 인물의 얼굴이 어딘가 익숙했다.
“!!!!!!”
오래 걸리지 않아 상대가 자신의 동창임을 깨달은 이형구는 두 눈을 부릅떴다.
조지훈.
분명 얄미울 만큼 공부를 잘하는 친구였다.
특유의 차가운 성격 덕에 어울리기 힘들었던 인물.
“풀어주세요.”
쉽게 풀리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자신의 구속이 동창의 말 한마디에 풀렸다.
“너 설마 조폭 된 거야?”
직업 탓인지 무심코 직설적으로 질문을 던지고 말았다.
그에 주변 사람들이 술렁이고, 지훈의 곁에 있는 여성이 누구보다 화가 난 표정으로 노려보자 이형구는 마치 뱀을 앞에 둔 쥐처럼 꼼짝을 하지 못했다.
‘무슨 여자 눈빛이.’
분명 여자에게서 느껴지는 감각은 살기였다.
몇 달 전 20명을 죽인 조폭과 교도소에서 인터뷰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느낀 감각과 아주 흡사했다.
덕분에 그녀가 단순한 비서가 아님을 깨닫게 된 이형구는 동창의 정체가 더욱 궁금했지만, 할 수 있는 것은 빠른 사과 빼곤 없었다.
“아아, 신경 쓰지 마. 당연한 의심이니까.”
그래도 다행히 지훈은 그 말을 불쾌하게 여기지 않았다.
분위기가 많이 부드러워진 것 같은 느낌.
아무리 봐도 자신을 해할 것 같지 않았다.
덕분에 이형구는 잘하면 풀려날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을 품었다.
하지만 이어진 지훈의 이야기에 이형구는 말을 잃어야 했다.
“참고로 넌 조폭이 아닌 국정원에 붙잡힌 상태야. 네가 진행한 조사는 국가 기밀과 연관이 있거든.”
국가 기밀이라고?
기자의 입장에서 단연 특종이라고 외칠만한 이야기지만, 결코 그럴 수가 없었다.
이렇게 묻지도 않은 것을 알려준다는 뜻은 이 일을 결코 가볍게 넘길 생각이 없다는 뜻이기도 했으니.
어떤 식으로든 조치해올 것이 분명했다.
“대체 너 정체가 뭐야?”
학창시절을 생각하면 조지훈이 무슨 일을 하든 위로 올라갈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자신과 동갑이 국정원을 수족처럼 움직이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았다.
“네, 처분을 결정할 수 있는 사람.”
긴 설명이 필요 없다.
하긴 지금 상황에 이보다 확실한 대답이 어딨겠는가.
이형구는 한숨을 푸욱 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 어떻게 되는 건데?”
“네 대답 여하에 따라 달라질 거야. 갑자기 뒷조사를 하고 다닌 이유부터 들어볼까?”
***
모든 이야기를 들은 나는 팔짱을 낀 채 고민했다.
혹시 그가 이번 이란 영상 사태와 관련해서 어딘가와 접점이 있는 것은 아닌지를 확인했지만, 이형구는 자신의 판단에 의해 독자적으로 움직인 것이었다.
이 상황에 살짝 아쉬운 느낌이 드는 것을 보면 나도 진짜 냉혈한인 모양이다.
동창과 이런 식으로 만나게 된 것은 아쉽지만, 아무리 그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더라도 처분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네 직업과 인맥, 환경을 고려했을 때, 일시적이지만 행동의 자유를 빼앗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행동의 자유를 빼앗다니?”
안색이 창백하게 질린 그의 모습에 나는 무덤덤하게 답했다.
“두 달만 나라의 감시하에 생활하면 무사히 가족에게 돌아갈 수 있어. 생활에 불편함은 없을 거야. 말이 구속이지 감옥이 아니라 한적한 곳에 위치한 빌라에서 생활하게 될 테니까. TV도 있고 음식도 원하는 걸 먹을 수 있어. 감청을 받겠지만, 전화도 사용할 수 있고.”
“대체 내게 왜 이러는 거야.”
용무가 끝난 나는 이 이상 대화를 나눌 필요성을 못 느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거든.”
그렇게 나는 옛 동창에게서 등을 돌렸다.
그런데.
-파아아앗!
갑자기 주변에 안개가 펼쳐지는 것 아니겠는가.
너무 공교로운 상황에 나는 미간을 찌푸렸고, 국정원 요원들과 이형구는 당황하며 소리쳤다.
‘왜 날 기다린 듯한 타이밍인 거냐.’
짧게 혀를 찬 나는 재빨리 미니맵을 살폈다.
일이 일이다 보니 후미진 곳에 위치한 상가를 고른 덕분에 끼어든 민간인은 따로 없었다.
“안개의 중심으로 가야 합니다. 다들 따라오세요.”
우린 상가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게 무슨 일이야?”
이형구는 상황을 물었지만, 나는 따라오기나 하라며 굳이 답하지 않았다.
지하실 밖으로 나오고 상가 건물을 나서니 그곳이 바로 안개의 중심이었다.
“이건 안개의 규모가 작은 거라 생각해야겠죠?”
그런데 폭이 50미터 이상인 일반적인 안개의 중심과 달리, 이것 폭이 10미터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안개를 수차례 경험한 나와 김선아는 평소와 다른 상황에 의문을 표해야 했다.
그리고 예전과 다름없이 떠오른 퀘스트.
[퀘스트 발생]
등급: 상
내용: 이형구를 사살하라
보상: 1만 포인트
이해가 되지 않는 퀘스트 내용에 나와 김선아는 동시에 이형구를 바라보았다.
“왜 그래?”
우리의 시선에 이형구는 어깨를 움츠리고, 나는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너 뭘 한 거야?”
영문을 모르겠단 이형구를 보며 나는 황당함을 표했다.
어째서 시스템은 그를 죽이라는 걸까?
시스템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그가 없어져야 한다는 뜻일까?
아니면 그의 존재가 몬스터처럼 우리에게 득이 되지 않는다는 뜻일지도 모르겠다.
그냥 심문하고 구속하면 그만이라 생각했는데, 문제는 그걸로 끝이 아닌 모양.
녀석은 우리도 모르는 사이 이쪽과 엮여 있던 것이다.
그것도 시스템이 죽이려 할 만큼 지독하게.
“어떻게 하겠습니까?”
일반적인 퀘스트라면 아무 생각 없이 클리어하겠지만, 이 상황이 되니 수차례 퀘스트를 수행하며 들었던 의심이 다시 피어올랐다.
시스템은 ‘우리에게 무엇을 시키려는 걸까?’라고.
[퀘스트 발생]
그리고 내가 쉬이 행동하지 못하고 머뭇거리자, 시스템은 다시금 퀘스트를 강조했다.
이미 수많은 사람들을 죽여온 입장에서 친하지 않던 옛 동창 한 명을 처리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은 이 상황에 대한 의문이 너무 강했다.
내가 쉬이 답을 못하자 김선아가 말했다.
“시스템에 따르는 편이, 따르지 않는 것보다 리스크가 적다고 생각합니다.”
확실히 득실을 따지면 그렇다.
수행자인 우리가 시스템에 대항해서 좋을 것이 없는 입장이니까.
고민은 길었지만, 답은 간단했다.
“미안하다. 네 가족들은 책임지고 보살피마.”
아공간에서 검을 꺼내려는데, 내가 손을 쓰기 전에 김선아가 안 주머니에서 단검을 뽑아 들며 이형구에게 다가갔다.
“1만 포인트는 제게 양보해 주십시오.”
그녀가 포인트를 위해 저러는게 아니라는 것쯤은 안다.
내 손으로 동창을 죽이는 일을 없도록 하기 위함이겠지.
“무, 무슨? 왜 이러십니까?”
이형구는 뒷걸음을 치자 나는 씁쓸한 표정으로 고개를 내저었다.
이어서 김선아가 걸음 속도를 높이자, 녀석은 뒤돌아 도망쳤다.
하지만 그녀는 평범한 인간이 아니다.
단 두 걸음에 거리가 좁혀지고, 김선아가 단검을 휘둘렀다.
-푸학!
사방으로 튀는 붉은 핏물.
잠자코 있던 국정원과 나는 크게 놀란 표정을 지어야 했다.
“어, 어?”
그 이유는 이형구가 대량의 피를 흘려서가 아니라.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공격을 당한 사람은 이형구가 아닌, 김선아였다.
마치 붕붕이의 넝쿨처럼 길게 뻗어온 검은 가시가 정확하게 김선아의 가슴 한복판을 관통한 것이다.
“선아 씨!”
동시에 지도에 표기되는 붉은 점.
더불어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던 이형구에게서 음산한 기운이 풍겼다.
“뭐야, 이거…….”
정확하겐 이형구가 아니라, 그의 배를 뚫고 나온 검은 가시에서 기운이 느껴졌다.
그는 놀란 표정으로 자신의 배를 바라보았다.
“끄아아악!”
이어서 이형구의 배가 갈리지며 피를 뒤집어 쓴 새하얀 알이 떨어지고.
그 알이 검은 촉수에 의해 산산이 쪼개지자 짙은 마기를 풍기는 애벌레가 기어 나왔다.
사람의 얼굴을 가진 애벌레는 불쾌할 만큼 기이하고 혐오스러웠다.
아무래도 저 알이 마기를 감추는 역할을 하는 모양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고 레벨의 기감을 지닌 내게 들키지 않을 리가 없으니.
[퀘스트 갱신]
등급: 상
내용: 악마종 패러사이트를 퇴치하라
보상: 선택형 보상카드(기여도에 따른 차등지급)
포인트(기여도에 따른 차등지급)
퀘스트가 갱신되었다.
하지만 나는 국정원들이 모여 있는 곳에 배리어를 펼치곤 자신이 낼 수 있는 최고속도로 김선아에게 달려갔다.
“선아 씨!”
“으…….”
곧 죽을 것처럼 피를 꾸역꾸역 쏟아내는 김선아는 말도 제대로 못 하고 입만 벙긋거렸다.
아무래도 심장이나 심장 주변의 혈관을 당한 모양이다.
결코 힐 수준으로 치료될 상처가 아니었다.
더불어 점차 눈빛이 흐려지며 내 손등 위로 자신을 손을 포개는 김선아의 행동을 보며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나는 결국 그녀에게 엘릭서를 사용했다.
아직 김선아는 해야할 일이 많았다.
[수행자 김선아의 상태를 회복합니다.]
[수행자 김선아에게 심어진 패러사이트 유충이 제거되었습니다.]
이어서 멀쩡해진 모습으로 눈을 깜빡인 그녀가 얼굴을 붉히고, 안도의 한숨을 내쉰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 작은 애벌레가 악마종이고 퀘스트 또한 상급으로 표기된 거 보면 우습게 볼 수 없을 것이다.
페러사이트가 국정원을 향해 검은 가시를 쏘아대는데, 배리어가 얼마 버티지 못하고 부서져 버렸다.
‘콜 라이트닝.’
낙뢰가 패러사이트의 위로 떨어진다.
하지만 녀석은 어스웜이라도 된 듯 아스팔트를 녹이곤 순식간에 땅속에 파고들며 모습을 감췄다.
“방금 치료하면서 선아 씨에 몸에 심어진 저 벌레의 유충이 제거되었단 메시지가 떴습니다. 감염될 수도 있으니 이형구에게 다가가지 마세요.”
그 사이 김선아와 배가 뜯긴 이형구, 국정원 직원들을 한데 모아, 배리어를 펼친 후 이형구에게 힐을 사용했다.
힐로 치료가 될지 모르겠지만, 그에게는 엘릭서를 사용할 생각이 없었다.
“안개가 생겼기 때문에 이형구가 감염된 겁니까? 아니면 이미 감염되어 있던 상태인 겁니까?”
전자면 희생이 이형구 하나로 끝나지만 후자면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형구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여기저기에 유충을 뿌렸을 수도 있으니.
아니, 그전에 이형구가 다른 누군가에게 감염이 된 걸지도 모른다.
패러사이트가 알 속에 있으면 감지를 못하니, 찾는 것도 쉽지 않았다.
“모르겠습니다.”
안개 밖을 활보하는 몬스터가 있다면?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패러사이트가 크게 퍼진다면, 당장 D-DAY까지 기다릴 필요 없이 세상이 뒤집힐 테니.
-드르르르.
이거 어째 땅 울림이 점점 커지는 느낌이다.
녀석의 사이즈를 생각하면 이해가 되지 않는 수준.
거기서 끝이 아니라 안개의 중심이 확장하기 시작하고, 발밑에서 느껴지는 불길한 기운이 점점 강해지자, 별수 없이 장비를 착용했다.
더불어 무기는 새롭게 제작한 ‘네비로스트’.
오리하르콘으로 만들어진 신기였다.
-크아아악!
멀지 않은 곳에서 튀어 오른 패러사이트.
녀석은 어느새 어스웜 수준으로 커져 있었으며, 전신에 털처럼, 검은색의 촉수가 꿈틀거렸다.
나는 손에 끼고 있던 오토 쉴드링을 풀어 김선아에게 건네주었다.
“그거 착용하고 있어요.”
이어서 나는 배리어 밖을 나섰고, 신기로 분류된 무기의 등장에 적이 주춤거리는 것이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