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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속 퀘스트 보상은 현실에서-96화 (96/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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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속 퀘스트 보상은 현실에서 096

43. 이래서 드워프 드워프 하는구나 (2)

“반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케일론 왕국의 베르트 남작입니다.”

“인간들의 문물은 기껏해야 술 빼고 건질 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이렇게 발전을 했단 말인가.”

절반 이상이 그 술이다만?

하지만 드워프가 이런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는 게 실제로 미드랜드의 인간들은 이들에 비해 별 볼 일 없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게 다 수행자라 불리는 자네들의 등장 때문인가?”

나는 거칠게 어깨를 두들기는 드워프 촌장의 모습에 어색한 웃음을 흘렸다.

쿠루스는 수행자란 존재에 대해 꽤 잘 알고 있는 눈치였다.

“이 정도의 선물을 가져왔다는 뜻은 요구사항이 있는 거겠지? 말 해보게, 무리한 것만 아니라면 긍정적으로 검토하지.”

성격은 이상하지만, 말이 통해서 좋다.

“촌장님과 둘이서만 대화하고 싶습니다.”

“그러지.”

드워프 촌장은 별 고민 없이 내 부탁을 들어주었고, 곧 그와 함께 테이블이 놓인 거실로 이동했다.

“따로 말이 새어 나가진 않겠죠?”

“뭔데, 그렇게 뜸을 들이나?”

“기밀을 요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서요.”

“그건 걱정할 필요 없네. 우리 드워프들은 남의 이야기를 엿듣는 취미가 없거든.”

내 시선이 그에게 향했다.

이건 누군가가 엿들을 가능성을 걱정한 것이 아니라, 족장 자신이 비밀을 지켜 줄 수 있냐는 거다.

“이래 보여도 드워프 사회에서의 위치가 상당히 높네,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야. 내가 드워프의 명예를 걸고 약속하지.”

아마 지금의 물음으로 쿠루스 촌장 속에서 내 평가가 많이 깎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중요치 않다.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 확신이었으니.

“이것으로 최고의 무기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나는 아공간에서 주먹만 한 오리하르콘을 꺼내 들었다.

그에 은은한 노기가 느껴지던 드워프 마을의 촌장 쿠루스가 믿을 수 없다며 두 눈을 부릅떴다.

“이, 이건? 오리하르콘이 아닌가? 대체 어디서 이만한 크기의 오리하르콘을…….”

역시 드워프 마을에서 최고라 평가받는 장인답게 그것이 무엇인지 바로 알아보았다.

“가공이 가능할까요?”

신화시대의 보물로 일컬어지는 오리하르콘은 드넓은 미드랜드에서도 오랫동안 발견이 되지 않는 보물.

그의 나이는 모르지만 분명 오리하르콘 가공 경험이 있을 가능성보다 없을 가능성이 월등히 컸다.

“문제없어. 이래 보여도 드워프 왕국 8장로 중 한 사람이네. 내가 못한다면 오리하르콘을 다룰 수 있는 드워프는 없다고 볼 수 있지.”

아무래도 제대로 번지수를 찾은 모양이다.

나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런데 오리하르콘을 바라보는 그의 표정에 한가지 고민이 깃들었다.

“그런데, 이걸 그냥 깡통 무기로만 만들기 아까운데.”

“네?”

“물론, 그 자체만으로도 전설적인 보물이 되겠지. 오리하르콘 자체가 엄청난 증폭 능력을 지녔으니. 하지만 오리하르콘으로 만든 무기에 신성 마법을 더하면 효과가 엄청날 것이네. 아니면 빛 속성 마법을 더하는 것도 나쁘진 않지.”

“그건 어떻게 더하는데요?”

“해당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인물만 있으면 되네. 나머진 내가 알아서 할 테니, 역시 최고의 인물은 미드랜드의 성녀지.”

나는 턱을 괴고 고민했다.

원래 별생각이 없었는데, 드워프가 옵션까지 부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욕심이 생긴 것이다.

나는 내가 섭외할 수 인물과 보유 마법, 스킬의 종류를 떠올렸다.

“제가 스킬로 턴언데드랑 엘릭서를 보유하고 있거든요. 이걸로 어떻게 효과를 볼 수 있을까요?”

“엘릭서를 스킬로 보유하고 있다고?”

“수행자들의 특권이라 할 수 있죠.”

“대상 지정 스킬인가?”

“네.”

“그럼 가능할 것 같기도 한데.”

“진짜요?”

“나도 확신할 순 없네, 그런데 아마도 괜찮을 것 같아. 그리고 턴언데드라는 고위 스킬까지 보유하고 있다니……. 만약 그 두 스킬 효과를 담을 수만 있다면, 대단한 성검이 탄생할 것이야.”

이거 어린이날을 기다리는 아이가 된 느낌인걸?

하지만 나는 애써 표정에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런데 오리하르콘을 바라보는 드워프 촌장 쿠루스의 눈빛은 마치 사랑에 빠진 것 같았다.

“이 정도 양이면 철로 따졌을 때, 4㎏정도 되는 것 같군. 무난하게 장검 두 자루를 만들 수 있는 양이네.”

“그럼 50㎝의 직선 날이 달린 창 하나와 단검 두 개, 장검 한 자루를 만들어 주십시오.”

“그 정도면 어떻게든 될 것 같군. 그런데 다양한 무기를 만드는구만. 차라리 주요 무기 하나에 방어구를 갖추는 것이 낫지 않겠나?”

지금은 주력으로 창을 사용하고 있지만, 그건 창이 익숙하기 때문이고 앞으로는 전투 상황에 따라 다른 무기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수행자의 장점이 그게 아닌가, 각종 무기술을 스킬처럼 간단히 익혀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

물론, 숙련도는 별개의 이야기지만, 어느 정도 기술을 익혀두면 나머지는 사고가속으로 커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사고가속 스킬과의 궁합은 창보다 단검이나 장검이 나을 것 같다.

“뭐, 자네가 괜찮다면 된 거지.”

“그리고 창대는 이걸로 만들어 주시겠습니까?”

나는 아공간에서 용인족의 뼈를 꺼냈다.

“오리하르콘에 이어 드래곤 본이 등장하는군. 어디 주인 없는 드래곤 레어라도 털었는가?”

그런데 그는 용인족의 뼈를 단순히 드래곤 본으로 여길뿐 용인족의 뼈라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

그러고 보면, 신화종인지 악마종인지 모를 용인족에 대한 정보는 어디서도 구할 수 없었다.

나는 그에게 드래곤 본이 아니라고 알리려 했으나, 굳이 말하지 않았다.

어차피 아이템 설명에 의하면 용인족의 뼈가 드래곤 본과 다름없는데, 그냥 드래곤 본으로 취급하면 되지 않겠는가.

“좋아, 모든 재료가 훌륭히 갖춰졌군. 기밀 유지와 효과부여를 위해서라도 자네가 내 보조를 해줘야겠네.”

일을 돕는 거야 상관없다.

어차피 오리하르콘을 감시하기 가장 좋은 방법이었으니.

이어서 나는 장비 제작에서 있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을 집었다.

“공임비는 어떻게?”

드워프는 공임비로 미스릴만 받는다.

당연히 가격은 말도 안 되는 수준이고.

그래서 오리하르콘의 제작은 얼마나 할지 감이 안 올 정도였다.

“이런 보물을 만질 수 있게 해줬는데, 공임비를 받을 순 없지. 함께 최고의 역작을 만들도록 하세.”

덕분에 나의 기분은 더욱 좋아졌다.

“꽤나 많은 시간이 걸릴 텐데, 괜찮겠나?”

“물론입니다.”

***

드워프 마을의 촌장 쿠루스는 오리하르콘이 익숙치 않은지, 몇 차례나 형태를 만들고 녹이고를 반복했는데, 나는 무기 제작에 임하는 그의 자세가 너무 진지해서 감히 불만을 표할 수가 없었다.

그는 그저 일로써 장비를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닌, 장인 정신을 쏟아부은 작품을 만들고 있었다.

“지금이네!”

“엘릭서! 턴언데드!”

짧은 말 한마디에 순식간에 날아가는 1000포인트(엘릭서).

당연히 대상이 부상자도 아니고 언데드도 아닌지라 임팩트만 발생할 뿐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다만 내가 스킬을 사용하는 순간 쿠루스에게서도 붉은 기운이 피어올랐는데, 아마도 그게 효과부여와 관련되어 있을 것이다.

“으음.”

50㎝ 길이의 유리처럼 투명한 창날을 바라보는 쿠루스의 표정이 심각하다.

“좋아, 이 정도면 역작이라 칭하기에 부족함이 없군.”

그리고 이내 만족스레 고개를 끄덕이는 쿠루스를 보며 크게 안도했다.

장장 3일 만에 창 한 자루가 완성된 것이다.

나는 떨리는 마음으로 창의 정보를 살폈다.

[무명 / 공용장비]

-순도 100% 오리하르콘 창날에 용인족의 뼈로 창대를 만든 드워프 장로 쿠루스의 역작이다.

창날과 창대 모두 경량 소재로 만들어져 무게가 가볍다.

‘무명’은 창 자체에서 신성한 기운을 발하며, 소지자가 원할 경우 기운을 숨길 수 있다.

-창날 50㎝, 창대 140㎝. 무게 2㎏

-스킬, 오러, 마법, 신성 마법 효과 115% 증폭

-마속성의 몬스터 262% 추가 데미지

-자동회복 LV+12

-강력한 독 내성과 강력한 저주 내성

창을 본 나는 말을 잃어야 했다.

증폭이나 추가 데미지가 몇십 단위가 아닌, 백 단위를 넘겼다.

이것만 해도 말이 안 나오는데, 더는 올릴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자동회복 레벨 12 상승까지.

아무래도 이 무기는 나를 성퀴벌레(성기사+바퀴벌레)로 만들 생각인가 보다.

말도 안 되는 능력치에 헛웃음이 날 지경.

보아하니 턴언데드가 파마의 힘을 지닌 오리하르콘에 더해지면서 마속성의 몬스터 262% 추가 데미지란 말도 안 되는 증폭율을 만들고, 엘릭서가 자동회복 옵션을 만든 것 아닐까 싶다.

“무기의 이름은 자네가 붙이게. 이 정도 되는 장비라면 응당 이름이 있어야지.”

그의 제안에 나는 고개를 내저으며 말했다.

“이런 작품은 제작자가 이름을 붙여야죠. 저는 장비 자체만으로 만족합니다.”

쿠루스는 내 대답에 기분 좋은 미소를 흘렸다.

“이 녀석의 이름은 ‘네비노스트’라 하지. 고어로 순결, 순백을 뜻하는 단어지.”

투명한 창날에 새하얀 창대를 떠올리면 잘 어울리는 이름이라 생각한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제안을 이견 없이 받아들였다.

그런데 그 순간.

[오리하르콘을 이용해 신기를 제작해냈습니다. 네비노스트에 불의 신의 가호가 깃듭니다.]

[네비노스트에 자가수복과 소환 기능이 더해집니다.]

다 좋은데 살짝 아쉬웠던 부분.

어차피 오리하르콘이 손상될 일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 아쉬운 부분마저 채워주는 현상에 나는 더 없이 만족했다.

역시 드워프를 찾은 것이 정답이었다.

아마 인간이 오리하르콘으로 무기를 만든다 해도 절대 이 정도의 옵션은 나오지 않을 테니.

***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X브.

2020년 6월 기준으로 하루에 업로드되는 영상의 양이 80만에 육박하는 글로벌 플랫폼이다.

유X브는 업데이트 되는 양만큼이나 다양하고 특이한 내용의 영상이 많이 돌아다닌다.

그 중엔 조회수를 노린 믿기 힘든 조작 영상도 많았는데, 이란에서부터 퍼진 영상에 많은 사람들이 달라붙으면서 사실이냐 아니냐를 두고 치열한 댓글 싸움을 벌였다.

해당 영상은 어제 이란을 떠들썩하게 한 테러와 연관이 있었다.

세계 주요 언론에서 이란의 몇몇 도시에서 수니파 테러리스트에 의해 시가전이 발생했고, 작은 피해로 적을 제압했다는 내용의 이야기가 각국 뉴스에 올랐었다.

중동에서 종교 다툼은 흔한 일이기에 대부분 신경 안 쓰고 묻힌 기사였으나, 이 영상에서 알려주는 내용에 의하면 그건 결코 가벼운 사안이 아니었다.

그 영상은 CCTV와 스마트폰 동영상 수십 개를 편집한 것이었다.

우선 영상은 완전히 폐허가 된 도심을 비추며 시작한다.

그리고 고발 프로그램처럼 전 세계 유명 언론에서 낸 기사가 하나하나 떠오르는데, 대부분이 이 사태를 종교이념에 따른 테러라 규정했다.

하지만 이어서 ‘BUT!’이라는 단어가 강조되며 진실을 알려주겠다는 듯 전투 영상들이 흘러나왔다.

-으아아악!

-뭐, 뭐야 저 괴물은!

-닥치고 쏴! 분대장 뭐해! 대전차 미사일!

-소대장님, 저 목에서 이상한 느낌이…….

-부, 분대장? 컥!

좁은 골목길을 비추는 CCTV 화면.

아무것도 없는 공간을 향해 이란군은 총을 난사하고 얼마 안 있어, 몸이나 머리가 떨어져 나가며 침묵에 물든다.

그리고 잠시 후.

어리버리하게 생긴 사람이 도망치듯 그 자리를 지나치는데, 마치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따르는 듯했다.

그것과 비슷한 영상이 계속해서 반복되었는데, 어느 사람들은 검에 베인 것처럼 신체가 절단 났으며, 어느 사람들은 아무 이유 없이 신체가 터져나갔다.

영상에서 이란 군인들이 가장 많이 외친 말은 ‘배교자’.

마치 종교와 관련된 어떤 사건 같지만, 아무리 봐도 이건 사람 대 사람의 전투가 아니었다.

더불어 전투 헬기가 푸른 빛에 휩싸이며 맥없이 떨어지고.

포신과 무한궤도가 박살 난 탱크는 내부에서 폭발이 일어나며 움직임이 멈췄다.

영상의 제목인 Murder ghost(살인귀신)과 아주 잘 어울리는 기이한 상황의 연속.

그중에서도 하이라이트는 이란군이 자신의 도시를 향해 미사일과 자주포 세례 쏟아붓는 모습이었다.

영상 속 이란군이 느끼는 공포심이 화면 밖으로 전해질 정도였다.

결국 이란군이 살인 귀신이란 무언가를 쓰러뜨렸는지 알 수는 없지만, 마지막에 이란군이 입은 피해가 자막으로 첨부되면서 등골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지금 세계 주요 언론과 국가 정부들은 국민들에게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

더불어 경고하듯 떠오르는 마지막 문구까지.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기 충분한 영상이었다.

-[dkf**] 영상 짜집기해서 그럴싸하게 만들었을 뿐이다. 이걸 누가 믿어.

-[roo****] 해당 영상은 다른 곳에서 사용된 적 없는 영상들임. 내가 보기엔 뭔가가 있는 듯.

-[wow****] 있긴 뭐가 있어. 이거 어떤 홍보영상일 게 뻔하다. 제법 공들였지만, 말이 안 되잖아.

[김밥***] 요즘 실종과 살인사건이 크게 발생하고 있음. 하지만 나라에선 단순 실종, 묻지 마 살인으로 치부해 버리고 있지. 그런데 이게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사건이라면 뭔가가 있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음.

-[달타*] 이 영상의 살인 귀신이 일반인을 납치하고 죽이고 있다고?

-[김밥***] 그게 아니더라도 나라에서 뭔가 숨기고 있는 게 있다는 거지. 이 정도 사건이면 언론에서 크게 다뤄질 법도 한데, 이렇다 할 기사가 없잖아.

-[aao*] 역시 지능 검사를 하고 댓글을 달 수 있게 해야 한다니까. 이딴 영상을 믿는 인간들이 진짜 있다니. 더구나 음모론까지 ㅋㅋ

덕분에 해당 영상엔 댓글이 폭발적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얼마 후.

[해당 영상은 운영진에 의해 삭제되었습니다.]

-사유: 자극적인 콘텐츠

영상이 삭제 조치가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표했다.

분명 영상 내용은 자극적이었지만,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음모론자들에 의해 각종 추측이 난무하기 시작했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지만, 이것이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영상 퍼뜨렸다는 사실을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존재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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