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7
꿈 속 퀘스트 보상은 현실에서 087
40. 뇌물 (1)
“주석의 똥 씹은 표정이 아주 일품이었는데, 자네 보았나?”
하성훈 대통령이 다가오며 호탕한 웃음을 터뜨렸다.
회의에 처음부터 참석하진 않아도 중국 주석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두 듣고 있었다.
“변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변호랄 것 있는가, 상식적인 이야기를 했을 뿐인데.”
처음엔 분명 좋지 않게 만났다.
하지만 이해관계가 일치했다고 해야 할까?
지금의 하성훈 대통령은 누구보다 나를 밀어주고 나는 그의 장단에 어느 정도 어울려 주는 것으로 많은 이득을 얻고 있다.
당장 신태화 교수를 아무 조건 없이 내게 넘겨 준 것만 봐도 대통령이 나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물론, 대통령이 교수의 연구가 어떤 성과를 냈는지 잘 모르고 있었지만.
지금 이 상황에도 굳이 마전기의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 것을 보면 이익을 위해 나와 말씨름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
“중국은 그놈의 중화사상이 문제야. 아직도 자신들이 엄포를 놓으면 주변에서 알아서 맞춰줄 거라 생각하는 모양이더군. 종말이 될지, 새로운 시작이 될지 모르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데, 쓸데없이 누가 그들의 장단에 어울려 주겠나.”
“동감합니다.”
아마 이번 아편 사태도 중국 정부의 지시가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어쩌면 나에 대한 조치도 사전에 언급이 되었던 문제일지 모르고.
결과는 완전히 망해버렸지만 말이다.
“뮤대륙에서 수행자들의 생사여탈권을 쥔 자가 누군지 모른다는 게 우습지.”
그거 날 말하는 거겠지?
생사여탈권이라니 무슨 살벌한 말을.
“이번 일은 어떻게 넘어갔지만, 다음부터 무력으로 누군갈 배제하는 건 쉽지 않겠죠.”
“신경 쓰지 말게나. 자네는 앞으로도 계속 실리를 추구하게. 그로 인해 발생한 문제는 정치인인 내가 해결하도록 하지.”
거리낌 없는 대통령의 이야기.
필요에 따라 어제와 같은 일을 얼마든지 허용한다는 뉘앙스에 나는 크게 놀라움을 표했다.
“어차피 뮤대륙에서 발생한 사건을 현실로 가지고 오는 건 쉽지 않아. 그리고 어떤 문제든 이유를 붙이면 그만 아닌가. 무분별한 악행만 벌이지 않는다면 크게 신경 쓸 것 없다고 생각하네.”
“든든한 말씀이군요.”
물론 도리를 따지면 옳지 않다고 볼 수 있지만, 뮤대륙은 해석에 따라 다른 세계가 아닌 꿈의 일부로 치부할 수도 있다.
그런 세상에서의 죗값을 현실에서 지게 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더구나 뮤대륙에서는 내 행동은 죄가 되는 것이 아니었으니 더더욱 그렇다.
“대신 절대 국적을 옮겨선 안 되네.”
“한국 정부에서 우리에게 실수만 안 하신다면요.”
“이거 조심해야겠군.”
당연히 국적을 옮길 생각이 없다.
이는 애국심 때문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이상 현상 발생 시 가장 안전한 국가가 미국이나 중국이 아닌, 대한민국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마 몬스터 대란으로 전 세계가 파괴된다고 해도 한국은 가장 피해가 적은 축에 속할 것이라 장담할 수 있다.
좁은 영토대비 지나치다 싶을 만큼 많은 군인.
또한 성인 남성 대부분을 예비군으로 활용할 수 있는 특수한 나라였으니 말이다.
그나마 원전이 가동 중지 사태로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것이 걱정이지만, 이점은 정부가 미리 대비하고 있다고 한다.
정 기술적으로 해결이 되지 않는다면, 마법을 통해 우주로 날려 보내는 것도 방법.
당연히 지금의 내 능력으론 어림도 없지만, 그때가 되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 예상한다.
“바쁘실 텐데,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래, 또 보세.”
비상식량 비축, 대피시설 구축, 방어전선 구축, 기계식 생산 설비 구축, 보안유지 등.
당장은 여유롭게 대화를 나누고 있지만 아마 대통령은 굉장히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 뻔하다.
물론 업무를 처리하는 것은 실무진이지만, 이 상황은 철저한 기밀을 요구하는 만큼, 여기저기 일을 분산시키기가 힘들었다.
그렇게 나는 화상회의실을 나섰다.
“아 참, 그 사람들이 귀찮게 굴지 않나?”
그런데 대통령이 내 등에 대고 대뜸 영문 모를 말을 해왔다.
당연히 주어가 빠졌는데, 어떻게 알아 듣겠는가.
내 표정을 본 대통령은 다행이란 표정을 지었는데.
“알겠지만, 이 상황을 통제하는 건 정치계의 힘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야.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재벌들의 협력이 있기 때문이지.”
그때서야 대통령이 말한 그들이 누군지 알게 된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필요 이상의 접근은 제가 원치 않으니까요.”
“자네라면 알아서 잘하겠지.”
그는 잘 가라며 손을 흔들었고, 나는 혹시라도 따라붙을지 모르는 카메라를 피해 으슥한 곳에서 은신을 사용했다.
***
-키킥.
나는 기이한 소리를 내는 화분을 들어 올리며 아빠 미소를 지었다.
세계수를 수호하는 트리아스란 신수의 묘목.
뮤대륙에서 알아본 바에 의하면 자아를 가진 식물형 신수로 요정에 가깝다는 이야기를 마탑의 자료실에서 보았다.
신수라서 그런 건지, 아니면 수행자의 사역마라 그런지는 몰라도 트리아스의 묘목은 무럭무럭 자라나 벌써 이파리의 크기가 손바닥만 해졌다.
줄기의 두께도 내 엄지손가락보다 두껍고 높이는 30㎝가 넘었다.
무엇보다 줄기에 새겨진 얼굴이 더욱 또렷해졌는데, 지금은 구멍만 뚫린 정도가 아니라 얼굴의 생김새를 갖췄다.
물론, 아직은 심령사진에 등장할 것 같은 흐릿한 인상이지만, 요정족에 가까운 신수라 하니 기대 중이다.
지금 상태로도 나는 충분히 귀엽다고 생각하지만, 헤픈 웃음을 흘리는 나를 보며 인식이가 말했다.
“그 무섭게 생긴 걸 보고 잘도 웃는구나.”
“봉봉이가 무섭다고?”
내가 의아한 반응을 보이자, 인식이는 신기하단 표정을 지어 보였다.
“가끔 보면 취향 참 독특하다니까.”
고개를 내저은 인식이는 무심코 봉봉이라 이름 붙여진 트리아스를 향해 손을 뻗었는데.
-탁!
마치 이빨 부딪치는 것처럼 날카로운 소리가 방안에 울려 퍼졌다.
“이, 이 자식 지금 나 물려고 한 거 맞지?”
“그런 거 같네. 어차피 입이 작아서 물려 봤자 손가락 마디 하나밖에 안 나갈걸?”
몬스터와 뒹굴다 보면 손가락 마디 하나 날아가는 건 아무것도 아니다.
나의 경우 종아리 살이 깨끗하게 발라진 경험이 있으며 사치코는 팔 한 짝이 뜯겨나가고도 멀쩡히 몬스터를 사냥하고 있으니.
그런데 일반인 입장에선 가볍게 여기기 힘든 문제인지 기겁했다.
“그, 그 녀석 간수 잘해.”
아마 모르긴 몰라도 지금 정도면 넝쿨을 이용한 공격도 상당히 강력해졌을 것 같다.
마음 같아선 뮤대륙까지 데리고 다니고 싶으나, 신수로 분류되는 사역마를 아공간에 넣어도 되는지 확신이 안 서서 그냥 지구에서만 키우고 있다.
-키킥.
봉봉이는 이제 입으로 웃음소리 같은 것을 냈다.
나중엔 말도 하려나?
“회장님.”
그때, 김선아가 내 방에 들어서며 말했다.
“K경호의 사장이 방문했습니다. 지금 응접실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알겠습니다. 같이 가시죠.”
나는 회장실에서 햇빛이 잘 드는 창가에 봉봉이를 내려 두고는 그녀의 뒤를 따랐다.
K경호는 업계의 중견으로 경호원 전원이 특수부대 출신들로 이뤄져 모두가 정예임을 자부하는 업체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장소에서 국정원과 국군, NSA와 미군이 나서서 주변을 지키고 있지만, 그들은 나를 중점적으로 지킬 뿐 다른 수행자들의 경호는 상당히 부실한 편이었다.
그래서 사설 경호 업체를 구해 안전 라인을 강화하기로 했다.
사실, 수행자에게 경호원이란 일종의 방패에 지나지 않지만, 우리에겐 가족이란 보호 대상들이 있다.
때문에 경호원 고용은 결코 가볍게 할 순 없었다.
“안녕하세요. DW투자회사 사장인 조지훈입니다.”
“반갑습니다. K경호 시스템의 사장인 나성훈입니다.”
그의 눈이 빠르게 나를 살핀다.
일반인이라면 크게 이상함을 못 느낄 미미한 눈동자 움직임이었지만, 수행자인 내겐 눈동자가 어딜 살피고 있는지 알 수 있을 정도다.
“DW투자회사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들어보는군요.”
“네, 이제 3일 차인 신생기업이라서요.”
30명 이상 장기고용 계약을 위해 사장이 직접 참여한 것이다.
그런데 영 시원치 않아 보이는 우리의 모습에 나성훈 사장의 눈빛에 의심이 깃든다.
“일단 여러분을 고용하는 것은 DW투자회사지만, 실제로 업무는 민간인 보호가 될 겁니다.”
여러모로 수상쩍지만, 그들 입장에서 조건만 맞고 돈만 제때 지급해준다면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
“총 168명을 고용하고 싶습니다. 주야 2교대로 84명씩 말이죠.”
현재 한국지부 소속 수행자의 수는 나 포함 21명.
21명에 경호원 8명으로 이뤄진 팀을 붙여줄 생각이다.
단도직입적인 요구에 K경호의 사장은 기겁하며 자세를 고쳤다.
“제, 제가 잘못 들은 것은 아니겠죠.”
“총 168명입니다. 단가가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있을까요? 4인 1개 조로 조장급은 어느 정도 경력이 되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그때 서야 잘못 들은 게 아니란 것을 깨달은 그는 얼굴 한가득 미소를 띠며 공손하게 답을 했다.
일반 경호원이 월 300, 실장급이 월 350.
하지만 2교대(12시간 근무), 야간근무까지 끼게 되면 비용은 50~60 정도 더 올라간다고 한다.
더불어 주 1회 휴무는 무조건 보장해줘야 하며, 식대도 별도였다.
나는 굳이 단가로 따지고 들 생각이 없었다.
이들은 알바가 아니라 전문 경호원들이었으니 말이다.
“네, 계약하죠.”
“하하, 감사합니다.”
급여는 그들의 사정에 맞춰 주급제로 지급하기로 했다.
덕분에 고용비로만 월 6억 가까이 깨지게 생겼지만, 이제 그 정도는 그다지 부담스러운 금액도 아니었다.
“바로 투입 가능한가요?”
“죄송합니다. 인원이 워낙 많아서 순차적으로 투입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결론을 내리고 계약을 맺는데.
정우가 노크와 함께 응접실에 들어오더니, 애매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
“S전자 부회장님과 H보험의 회장님이 방문했습니다. 연맹 회장님을 뵙고 싶다는데 어떻게 할까요?”
“…….”
나는 정우의 어색한 존댓말보다, 마치 이 상황을 예고한 것처럼 재벌가의 이야기를 꺼냈던 대통령을 떠올렸다.
당연히 나는 미간을 찌푸렸고, 옆에서 가만히 이야기를 듣고 있던 K경호 나성훈 사장은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S전자의 부회장은 워낙 유명한 인물이고 H보험의 회장은 H자동차를 운영하는 재벌가의 인물이다.
“어디 계시는데요?”
내 물음에 정우는 뒤통수를 긁적이곤 문밖을 향해 턱짓을 했다.
짧게 혀를 찬 나는 계약을 마무리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나성훈 사장과 악수를 나눴다.
“원래대로라면 함께 다과라도 나눌 생각이었지만, 예상치 못한 손님이 찾아 왔네요.”
“아, 아닙니다. 다음에 다시 찾아뵙죠.”
그리고 그를 따라 접견실 밖으로 안내하는데, 나성훈 사장은 접견실 앞 의자에 앉아 있는 두 사람을 보며 헛바람을 삼켰다.
“아이고, 회장님.”
뉴스에서 몇 번이고 보았던 인물들.
그 두 사람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내게 반갑게 인사를 건네왔다.
당연히 이 상황이 내키지 않는 나는 얼굴이 굳어 있었다.
“당혹스럽군요. 설마 이렇게 뵙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이거, 갑작스레 죄송합니다. 미리 찾아뵙고 싶었지만, 워낙 방해가 많아서요.”
방해가 많을 만하지.
대통령은 내가 재계 인사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테니.
“그렇군요.”
그들도 속이 타들어 갈 만하다.
재벌 입장에선 온갖 비난 속에 지켜온 부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니.
“두 분을 응접실로 안내해 주세요. 전 잠시 나 사장님 배웅하고 올게요.”
나는 정우와 김선아에게 두 사람을 맡기고 나성훈 사장을 배웅했다.
“괘, 괜찮은 겁니까?”
방금 전 상황 덕분에 나성훈 사장이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완전히 바뀌었다.
그에 괜찮다며 부디 좋은 경호원들을 배치해달라고 답했다.
“나중에 또 찾아뵙겠습니다!”
그렇게 나성훈 사장을 돌려보낸 나는 바로 올라가지 않고 잠깐 서서 머리를 식혔다.
“죄송합니다. 도저히 막을 수가 없어서.”
그때, 길목에 서서 내 눈치를 살피던 남성이 다가와 사과를 건넸는데.
누군가 했더니 몇 번이고 얼굴을 마주했던 국정원 직원이었다.
“이미 벌어진 일은 어쩔 수 없죠. 하지만 또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지금 재계, 정계와 투닥거리는 것만큼 비효율적인 일이 어딨겠습니까.”
“앞으로 더욱 신경 쓰겠습니다.”
그렇게 가만히 서서 연맹 본부 역할을 하는 빌딩을 바라본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안으로 들어갔다.
이들이 나를 찾은 이유는 뻔하다.
자신들의 이익 보전을 위해 미래의 큰 힘을 쥐게 될 내게 한발 걸치려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들과 엮일 생각이 없다.
아무래도 단호하게 쳐내야겠다.
“기다리셨죠. 늦어서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약속 없이 찾아온 건 이쪽인 걸요.”
그건 그렇지.
“그래서 어떻게 찾아오신 겁니까?”
나는 바로 용건을 물었다.
“재벌이라 칭해지는 우리의 경우 현재 가진 것은 많지만,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르고, 수행자 연맹의 경우 지금은 부족한 것이 많아도 미래엔 중심 세력이 될 게 분명하죠.”
아니나 다를까 두 사람은 예상했던 이야기를 꺼내 들었다.
“여기선 서로 손을 잡아야 할 때라 생각합니다. 회장님께선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이들이 마력 발전기에 대해서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여유를 가장하고 있어도 초조함이 느껴져 왔다.
이런 시기가 아니라면 재벌들이 끙끙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을까?
괜시리 웃음이 났다.
물론, 겉으론 내색은 안 했지만, 나는 태연하게 고개를 내저었다.
“그건 일개 국민인 제가 아니라 정부와 협의하실 내용 같습니다.”
어차피 이들의 몰락은 예정되어 있다.
정부의 감시 아래 전격적인 자금회수도 불가능하고, 괜히 튀는 짓을 했다간 국가로부터 버림을 받을 수도 있는 일이니, 눈 밖에 나는 짓은 하지 못한다.
그렇다고 이들이 길거리에 나앉을 일은 절대 없는데, 눈에 띄진 않아도 야금야금 D-DAY를 대비하고 있을 게 분명하다.
아마 세상이 뒤집혀도 재벌들은 계속 떵떵거리며 살 것이다.
현재 재벌가에서 정부를 물심양면 지원하고 있지만, 그 속엔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있었다.
“조 회장님, 그러지 마시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세계적인 인프라는 탐이 났지만, 관계를 맺을 경우, 당장의 득보단 이후의 실이 더 커 보였다.
“우리는 지금 수행 중인 일만으로도 벅차서 누군가의 요구를 들어줄 입장이 되지 못합니다.”
원래대로라면 백수처럼 사무실에서 빈둥거리고 있을 수행자들도 지금은 전국으로 흩어져 던전을 탐색하고 있다.
잠시 후엔 나도 인천과 부천을 포함한 주변을 탐색할 예정이다.
여기 앉아 있다고 해서 계속 여유부릴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실례합니다. 이만 일어나도록하죠.”
그에 두 사람은 관자놀이를 주물렀다.
어디서 이런 대우를 받겠는가.
하지만 아쉬운 건 내가 아닌 그들이었다.
흥정의 여지를 두지 않는 단호한 기색에 결국 쫓겨나듯 자리에서 일어나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