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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속 퀘스트 보상은 현실에서-72화 (72/247)

# 72

꿈 속 퀘스트 보상은 현실에서 072

33. 포인트 샵 털기 (1)

[잔여 포인트: 85,114]

헛웃음밖에 안 나는 엄청난 양.

거금 투자가 빛을 발한 결과였다.

깜빡이는 잔여 포인트 메시지.

그것을 터치하자 밑으로 내역이 떠올랐다.

-상급 퀘스트 완료 300 X 2

-중급 퀘스트 완료 50 X 6

-4서클 달성 1,000

-명성 6,850

-기타 3,200

-보상 포인트 7,500

-마석분해 65,394

명성은 남작이 되면서 대폭 오른 듯 보이고, 보상 포인트는 던전 등을 클리어하면서 얻은 것이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 바로 마석분해 포인트.

그것만 무려 6만5천 포인트에 달했다.

그동안 꾸준히 마석 분해를 하면서 쌓은 포인트 양도 상당했던 모양이다.

이번에 마석분해로 획득할 양이 최대 5만 정도로 예상되었으니.

지난번엔 1만도 못 찍었는데, 겨우 40일 만에 쌓은 엄청난 포인트를 보며 나는 주먹을 불끈 말아쥐었다.

작정하고 거의 전 재산을 투자한 보람이 있었다.

백금화 1개로 얻을 수 있는 포인트가 고작 50정도니, 8만 포인트면 무려 백금화 1600여 개에 달하는 양이었다.

오히려 예상보다도 1만 포인트가 더 많은 수준.

나는 기분 좋게 웃어 보이며 포인트 자판기를 향해 다가갔다.

[지구][뮤][공용][판매, 수선]

자판기는 크게 네 개의 카테고리로 분류가 되는데, 지구와 뮤는 한곳에서만 사용 가능한 저렴한 아이템을 뜻하고, 공용은 양쪽에서 모두 사용 가능한 고가의 아이템과 스킬을 판매한다.

‘판매, 수선’은 자판기에서 구매한 아이템을 팔아 포인트를 회수하거나 수행자 간 거래 또는 경매에 부칠 수 있고, 수선은 장비의 수리, 형태변형, 색상변경, 강화를 할 수 있다.

대기실의 이용 시간은 3시간.

이것저것 따져보고 구매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다.

하지만 그전에 길게 생각할 것 없이 미리 구매할 물건이 있다.

그건 바로 ‘엘릭서’와 ‘공용 아공간’이다.

[엘릭서가 1회용 스킬로 등록되었습니다.]

[엘릭서가 1회용 스킬로 등록되었습니다.]

[엘릭서가 1회용 스킬로 등록되었습니다.]

…….

[엘릭서의 사용 가능 횟수는 11회입니다.]

엘릭서는 여분의 목숨으로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을 위해 남겨놓는 최후의 수단으로 넉넉하게 10개를 구입했다.

덕분에 엘릭서로만 1만 포인트를 사용했지만, 절대 과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주 용도는 치료 목적이지만, 이 중 몇 개는 지구와 뮤대륙에서 판매해 볼 생각이다.

물건이 아닌 스킬 형태이니 충분히 판매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라이기스의 아공간이 옵션으로 적용됩니다.]

4,500포인트나 하는 라이기스의 아공간은 지구와 뮤대륙에서 공통으로 사용이 가능한 아공간이다.

하지만 아공간엔 한 가지 제약이 걸려 있는데.

-다른 세계의 물건은 개인용도 외에 사용을 금한다. 세계 간 무역금지, 무기배포 금지 등.

다른 세계의 물건을 함부로 옮기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뮤대륙에서 대량의 포션을 구매하더라도 지구에선 나밖에 사용을 못 하고 연구를 위해 이것저것 옮기는 것도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저런 제한이 붙어 있다고 해도 아공간은 반드시 필요한 물건인 만큼, 나는 엘릭서와 함께 고민 없이 구매했다.

순식간에 14,500포인트가 증발했다.

“그래도 7만 포인트나 남아 있네.”

지금 이 순간은 세계적인 재벌이 부럽지 않았다.

나는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않고 계속 공용 자판기 앞에 서서 상품들을 살폈다.

‘다음은 스킬.’

상세하게 하나하나 살피며 관심을 끄는 스킬 목록을 정리했다.

[은신 / 액티브 /500포인트]

-존재감을 지운다. 하지만 지도에는 위치가 표기가 되며, 공격을 하거나, 당하면 스킬이 풀린다.

[매의 눈 / 패시브 / 500포인트]

-시력을 최대 5배까지 확대한다.

[야간 시 / 패시브 / 500포인트]

-어둠 속에서도 사물을 구분할 수 있다.

우선은 저렴한 스킬 세 가지.

500포인트는 스킬 중에서도 가장 싼 가격이다.

솔직히 사도 그만 안 사도 그만인 스킬들이지만, 보조 스킬 중 유용할 것 같은 것들만 골랐다.

상당량의 스킬은 이미 내가 보유하고 있었는데, 마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은 제외하고 고른 게 이것들이다.

하지만 이건 맛보기에 불과하고 진짜배기 스킬은 아래와 같다.

[유도탄 / 액티브 / 1,000포인트]

-타켓팅된 표적을 끝까지 따라가서 타격한다.

-사정거리: 300M

-위력: 2서클 급

[제노사이드 / 액티브 / 2,000포인트]

-마력을 응축시켜 강력한 폭발을 일으킨다.

-사정거리 50M, 범위 3M

-위력: 4서클 급

[증폭 / 액티브 / 3,000포인트]

-스킬과 마법의 공격력을 50% 상승시킨다.

-접두사 스킬

[더블어택 / 패시브 / 3,000포인트]

-근접공격에 한해 20%의 확률로 후속 타격이 이어진다.

[더블샷 / 패시브 / 3,000포인트]

-원거리공격에 한해 20%의 확률로 후속 타격이 이어진다.

무시할 수 없는 가격의 스킬들.

마법이 있다 보니 직접 공격력을 발휘하는 스킬은 선택할만한 게 몇 개 없었다.

필요 포인트는 13,500.

나는 망설임 없이 고른 스킬들을 구매했다.

유도탄과 제노사이드란 스킬도 분명 좋아 보이지만, 그건 당장 전력이 될 스킬들이고, 증폭과 더블어택, 더블샷은 내가 계속 경지를 높여가도 효과를 발휘할 것들이다.

그 외에도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스킬들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다른 장비의 무기술이었다.

예를 들면 2,000포인트짜리의 다크엘프 단검술이라던가, 멸망한 고대제국의 장검술 같은 스킬.

창이 공방에 굉장히 좋은 무기라는 건 알겠으나, 역시 난전에선 리치가 짧은 게 유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하신전에서 몽크를 상대할 때도 긴 창이 아니라 단검 또는 한 손 검을 사용했다면, 근접 전투도 할 만하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했으니.

더불어 사고 가속과의 궁합이 가장 좋은 무기는 단검이 아닐까 싶었다.

‘일단 이건 보류.’

그러나 무기의 다변화는 당장 급한 문제가 아니다.

사야 할 게 많이 남은지라 주력으로 사용될 장비들을 구매하고 여유가 남으면 생각하기로 했다.

참고로 포인트 스킬들은 무레벨 스킬들인 만큼, 중복을 구매하여 효율을 높일 수가 없었다.

생각보다 마법으로 대체할 수 있는 스킬이 많아서, 지나친 욕심은 부리지 않았다.

창은 비싼 게 하나 더 있긴 했지만, 창이면서 매직스태프 역할을 하는 인크리스 스팅어가 마창사인 내겐 더 맞았다.

그래서 무기는 건너뛰고 방어구를 살폈다.

방어력만 따지면 금속 방어구가 가장 좋지만, 나는 금속 방어구보다 옵션이 많이 붙은 가죽 방어구와 악세서리를 탐색했다.

[안개 코트 / 소환형 공용장비 / 8,000포인트]

-착용감이 느껴지지 않는 매직 실크로 만든 코트. 가벼운 바람에도 연기가 흩어지는 것처럼 펄럭인다.

-바디 실드 기능(2서클 급의 실드가 상시 보호한다)

-강력한 상태 이상 내성

-체온유지

-자가수복

[이지스 아머 상의 / 소환형 공용장비 / 15,000포인트]

-미스릴을 실로 뽑아 만든 직물에 실버드래곤 가죽을 2중으로 붙인 복합갑옷으로 오러블레이드에도 쉽게 파괴되지 않는다.

-방어스킬, 방어마법의 효과 50%증가

-자동회복LV+3

-자가수복

[이지스 아머 하의 / 소환형 공용장비 / 8,000포인트]

-미스릴 실로 만든 직물에 실버드래곤 가죽을 2중으로 붙인 복합소재로 만든 갑옷 하의로 오러블레이드에도 쉽게 파괴되지 않는다.

-방어스킬, 방어마법의 효과 30%증가

-자동회복LV+3

-자가수복

[페가수스 부츠 / 소환형 공용장비 / 7,000포인트]

-하이랜드에 서식하는 성수 페가수스의 꼬리털과 날개를 미스릴 실에 엮어 만들어 높은 방어력과 가벼움을 지녔다.

-도약, 이동 스킬의 효과 50% 증가

-자율비행

-자가수복

[베히모스 건틀릿 / 소환형 공용장비 / 8,000포인트]

-마수 베히모스의 뿔로 만들어진 건틀릿으로 드래곤본에 비견되는 강도를 지녔다.

-근접 공격시 20%확률로 스턴 발생, 약 3초간 상대가 경직된다.(상태 이상 내성을 지니고 있을 경우 효과가 감소한다)

-자가수복

[오토실드 링 / 소환형 공용장비 / 4,000포인트]

-1일 1회 6서클 급 오토실드 기능

-중복 착용 불가

하나같이 최고라 칭하기 부족함이 없는 장비들.

대부분이 방어에 특화된 방어구들로 자체 방어력만으로도 상급 아티팩트라 칭할 수 있는 수준의 장비들이다.

그런데 옵션까지 달려 있으니, 어찌 최고가 아니라 하겠는가.

물론 더 좋은 장비들도 몇 가지 있긴 하지만, 그것들은 가격이 현실적이지 못했다.

장비 6개의 가격이 딱 50,000포인트.

스킬을 구매하고 남은 포인트가 57,114였으니.

7,114포인트가 남는다.

일단 무리해서 포인트를 소진하지 않고, 구매한 장비들을 살폈다.

안개 코트와 던전에서 구한 카르디스 건틀렛을 빼면 이펙트가 요란하지 않아서 좋지만, 성능 위주로 구매해서 통일감이 없었다.

검은색, 회색, 흰색, 은색, 붉은색.

아무리 디자인보다 성능이라 해도 이 꼴로 다니면 관심종자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결국, 나는 수선 자판기에 향해야 했다.

수선에는 색상을 바꾸는 기능이 있으니, 색상만 통일해도 그럴듯해 보일 것 같다.

‘무슨 색상변경이 장비마다 500포인트씩이나 하냐.’

깔맞춤을 할 생각은 없던지라, 결국 나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조화가 이상하지 않은 색상을 선택했고, 결과적으로 검은색과 은색이 조합된 꽤나 눈에 띄는 모습이 되었다.

코트와 부츠, 건틀렛은 모두 검은색이고, 코트 안에 장착된 이지스 아머 상하의는 은색이다.

더불어 코트는 연기처럼 펄럭이고 좌측 건틀렛에선 보랏색 기운이 일렁이니, 히로시가 본다면 더욱 눈을 빛낼 것 같은 모양새가 되었다.

색상변경까지 마치고 남은 포인트는 5,600 남짓.

그 후 고민을 거듭해도 이거다 싶은 장비가 없었다.

물론 좋은 장비는 아직 많다.

하지만 나머지는 시간을 두고 구매해도 될 것 같다.

[장비 강화]

지난번 상급던전인 지하 신전을 클리어 하면서 처음으로 강화 보주라는 것을 손에 넣었다.

현재 보유한 강화보주는 모두 6개.

때문에 강화에 관심이 가는 것은 당연했다.

[강화 보주와 포인트를 투자하여 장비를 강화할 수 있다.]

[강화는 +5강까지 가능하며, 등급이 높아질수록 실패확률도 높아진다. 강화실패 시 장비가 파괴된다.]

1강 성공률 90% / 장비 능력치 상승률 20%

2강 성공률 70% / 장비 능력치 상승률 20%

3강 성공률 50% / 장비 능력치 상승률 30%

4강 성공률 30% / 장비 능력치 상승률 30%

5강 성공률 10% / 장비 능력치 상승률 50%

나는 턱을 만지작거리며 고민했다.

강화에 필요한 포인트는 일괄적으로 500포인트.

10의 능력치를 지닌 장비를 5강까지 한다면 37의 능력치가 된다는 것이니 분명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실패 시 장비파괴라는 설정이 있어서 당장 시도하긴 힘들었다.

이건 조금 더 나중에 포인트가 넘쳐나면 시도를 해봐야겠다.

아무리 1강의 성공확률이 90%라지만, 나머지 10%에 걸려 장비가 파괴된다면 전력 약화로 이어지지 않는가.

이후로도 공용 자판기를 둘러봐도 당장 필요한 것이 없어 보였다.

그래서 그냥 엘릭서나 더 살까 싶었을 때.

“어?”

큰 기대를 않고 살폈던 지구용 자판기에서 특이한 물건을 발견할 수 있었다.

[수행자 지정권 / 1000포인트]

-지정된 인물을 다음 회차 입장 수행자로 만든다.

즉, 내가 원하는 사람을 수행자로 지목할 수 있다는 뜻?

나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크게 놀랐다.

이런 게 지난번에도 있었던가?

잘 모르겠지만, 어느새 나는 남은 포인트로 수행자 지정권을 모두 구매하고 있었다.

***

“으음.”

기지개를 켜며 자리에서 일어난 나는 미닫이문을 열어 조용한 히로시의 저택 마당을 구경했다.

포인트 샵 입장권은 당혹스럽지만 일회용이었다.

나야 상급 보상에 걸맞은 용도로 사용해냈지만, 다른 사람들은 당첨인 줄 알고 받았는데, 포인트 샵 입장권이 나오면 분명 신을 욕할 것이다.

현실에서 한 달, 뮤대륙에서 다섯 달을 보내야 포인트 샵에 방문할 수 있는 만큼, 어떻게 보면 합당하다 생각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조차 긴가민가하게 생각할 정도면 다른 사람들은 말 다했지.

옆방에서 하얀빛이 확산하는 것을 보니, 히로시가 퀘스트를 완료하고 얻은 보상카드를 개봉하는 모양이다.

이번에 나는 퀘스트를 완료하지 않아서 모처럼 맨손으로 잠에서 깨어났다.

하지만 포인트 샵에서 두둑하게 챙긴 만큼 별로 부럽지 않았다.

어차피 중급 퀘스트를 완료하고 얻을 수 있는 장비나 스킬은 뻔했으니.

잠시 후 히로시가 일본식 잠옷을 입은 채 방을 나섰다.

“단장 좋은 아침입니다.”

간단한 인사 정도는 나도 알아들을 수 있기 때문에, 작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포인트로 장비를 풀세팅하면서 지하신전에서 얻었던 장비와 기존장비는 연맹원들에게 나눠줬다.

히로시에게도 몽크의 가죽 코트가 넘어갔는데, 그의 취향에 꼭 맞는 장비였는지 나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 큰 호감이 담겨 있었다.

옵션이 붙은 장비는 지금 그들이 구할 방법이 없기에 굉장히 유용할 것이다.

지하신전에서 얻은 게 몽크 코트 2개, 성기사의 갑옷 2개, 고위사제의 로브 1개였다.

나머지 코트는 김선아에게 배분하고, 성기사의 갑옷은 태영과 발터라는 독일인 1회차 탱커에게 선물했다.

고위사제를 처치하고 얻은 로브는 클로이에게 줬는데, 생긴 것과 달리 방어력이 높아서 안전을 위해 선물했다.

내가 그다지 애정 표현을 안 해도 일단 연인이지 않은가.

비록 지구에선 만날 수 없는 연인이지만, 그녀의 안전을 기원하는 것은 당연했다.

나는 간단하게 마법으로 씻고 복장을 외출복으로 갈아입었는데, 아무래도 여성들은 준비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지, 잠에서 깨고 한참이 지나서야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히로시의 저택을 나서니 기다렸다는 듯, 한 무리의 사람들이 다가와 우릴 반겨주었다.

“반갑습니다. 회장님.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수행자 마크입니다.”

악수를 건네오는 거구의 흑인 남성을 보며 감탄했다.

테리 요원이 말했던 대로 정말 미국의 수행자와 연구진이 우리의 스케쥴에 맞춰 도착한 것이다.

언제 나타났는지, 한국 국정원 직원이 슬쩍 다가와 그의 말을 번역해 주었다.

하지만 일본어와 달리 영어는 어느 정도 자신이 있는지라 굳이 국정원 직원의 도움은 필요 없었다.

“놀랐네요. 정말 B1폭격기라도 타고 왔나요?”

내 물음에 자신을 마크라 소개한 흑인 남성이 질렸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제대로 된 좌석이 없어서 고생 좀 했죠.”

미국을 대표해 자신을 소개한 마크는 수행자지만 본적이 없는 얼굴이었다.

이번에 미국의 요구대로 북미 소속 수행자들을 연맹에 받아들였는데, 웬만하면 잊기 힘든 그가 기억에 없다는 뜻은 낙오자일 가능성이 컸다.

“뮤대륙에서 죽은 수행자가 맞습니다. 현재 NSA 연구원들과 팀을 이뤄 활동하고 있죠. 뮤대륙에서 100일 차까지 활동했었습니다. 덕분에 익스퍼트 초급까진 찍었습니다.”

“아.”

100일 차까지 찍은 수행자라면.

내가 보낸 암살자에 죽었다는 뜻인가?

“별로 신경 쓰진 않습니다. 그땐 어쩔 수 없으셨겠죠.”

호쾌하게 웃는 그이 모습에 나는 애써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같은 상황이 발생한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또다시 그런 지시를 내릴 테니.

내 안색을 살핀 마크는 씁쓸한 표정으로 일정을 물었다.

“일단 던전을 정리할 생각입니다. 대신 연구를 위해 코어는 남겨두도록 하죠. 코어는 9일 뒤에 파괴하겠습니다. 우리가 던전을 클리어하지 않으면 다음에 언제 클리어 할 수 있을지 모르니까요.”

“그래 주신다면야 감사합니다. 던전 내부에 따라 들어가도 될까요?”

“상황 봐서요.”

그들은 괜한 고집을 부리지 않고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잉.

그때, 스마트폰이 웬일로 이른 아침부터 울렸다.

뭔가 싶어 내용을 살핀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태영]

내용은 다름 아닌 태영에게 온 메시지였는데.

[스승님, 중급 보상에서 미래신문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내용이!]

태영은 트롤 퀘스트를 수행 중이었다.

트롤 전 퀘스트인 오크 부락 때부터 중급 보상이 나오는데, 몇 장 되지 않는 중급 보상에서 당첨인 미래신문이 나왔다는 것은 운이 좋았다고밖에 볼 수 없다.

그리고 그가 사진을 찍어 보낸 신문의 머리말을 본 나는 경악했다.

[멸망의 전조인가. 전 세계에서 산발적으로 나타나는 괴물들로 인해 국내에만 희생자가 최소 100만이 넘은 것으로 파악. 군대는 분전하고 있지만, 제한된 인원으로 모든 국토를 방위하기란 불가능. 결국 대도시를 중심으로 방어 라인을 꾸리는 계획에…….]

[엎친 데 덮친 격, 미리 대비를 하고 있었음에도 곳곳에서 전자장비가 불능이되어 제대로 통제가 이뤄지지 않아 피해가 더욱 커졌다. 원전에서도 이상이 감지되는 등…….]

급히 태영에게 이게 언제 신문이냐고 물었다.

[8월 20일자 신문입니다. 70일 뒤요.]

진작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단순한 예상과 눈으로 직접 보게 된 결과는 느낌이 전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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