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5
꿈 속 퀘스트 보상은 현실에서 055
24. 미국과의 접촉 (2)
-타타타탕!
군인들은 어스웜의 식량이 되었지만, 그들이 갖고 있던 장비는 온전히 내가 챙겼다.
-켁!
미군에게서 얻은 HK416 소총.
유탄발사기가 장착되어 무거운 편이지만, 현재 내 근력이면 권총처럼 사용할 수 있을 정도다.
나는 시험 삼아 소총으로 사격연습을 했고, 아무런 문제 없이 사용 가능하단 사실에 눈을 빛냈다.
비록 한발 한발의 위력이 마법보단 약하지만, 소총은 마력도 체력도 잡아먹지 않고 오로지 손가락만 까딱하면 안전하게 몬스터를 사살할 수 있는지라 굉장히 유용해 보였다.
하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었는데.
“뭐야? 총으로 퀘스트 몬스터를 잡아도 카운터가 되지 않네?”
한 마리를 잡고 시험 삼아 다른 한 마리를 잡아도 마찬가지였다.
소총, 권총, 기관총, 수류탄, 유탄 모든 현대 무기가 퀘스트에 적용이 되지 않았다.
나는 쉽게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원래 싸우던 방식에 총기류를 섞어서 써보기도 했다.
그리고 최종 확인결과 총기로 입힌 데미지가 전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면 카운터가 안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즉, 겸용으론 쓸 수 있지만, 퀘스트에선 기껏해야 견제용으로밖에 쓰지 못한다는 소리였다.
“괜히 비싼 늑대인간 가죽에 구멍만 내버렸네.”
아무래도 신은 화기가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다.
마치 편법을 부리지 말라는 것처럼.
그래도 총기류에 조준유도 스킬과 관통 스킬 등이 적용되면서 명중률과 살상력이 상당했다.
보상을 따지지 않는 상황에선 충분히 사용할만한 무기였다.
[상급 힐링포션][상급 마나포션][쇠뇌][HK416+M320]
나는 권총을 허리춤에 채우고 유탄발사기가 장착된 소총은 아이템 슬롯에 등록해두었다.
아공간을 포함해 소지품을 바로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아이템 슬롯은 원래 3칸이었는데, 얼마 전 보상카드로 한 칸이 늘어났다.
그래서 투창용 자벨린이 있던 자리에 소총을 배치했다.
어차피 소환 기능이 있는 인크리스 스팅어를 투창 후 재소환을 하니, 자벨린은 그다지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지구의 물품은 개인용도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총기로 뮤대륙인을 무장시킬 수 있을까?’란 생각에 마탑의 기사인 랜디에게 총을 건네봤지만, 이런 문구가 뜨며 총이 건네지지 않았다.
‘철저하고만.’
솔직히 예상하긴 했다.
예전에 대기실 자판기에서 본 공용 아공간의 설명에서도 ‘다른 세계의 물건은 개인용도 외에 사용을 금한다’는 문구가 있었으니까.
그래도 이것은 지구에서 가져온 게 아니라 뮤대륙에서 얻은 것이고 아공간도 포인트로 살 수 있는 공용 아공간이 아닌지라, ‘만약에’라는 생각으로 시도해봤으나 소용이 없었다.
남는 총들은 나중에 공용 아공간을 사서 안전가옥 벙커에 비치해놔야겠다.
지구의 물건이니 한국에서 쓰는 건 문제가 안 되겠지.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보상으로 스킬업 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유기적인 움직임과 정확한 치명타 공격. 힘과 민첩 1 향상됩니다.]
뜻하지 않은 황금 고블리…… 아니, 미군의 등장에 시간을 빼앗기고 이런저런 실험 때문에 퀘스트를 완료하기까지 예정보다 긴 시간이 걸리고 말았다.
이젠 뮤대륙 체류 기간이 5일이 되면 즉시 셧다운이기 때문에 얼른 안전 구역으로 이동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우린 어둠이 드리우기 시작한 숲을 뒤로하고 아드리안 시로 빠르게 이동했다.
제때 아드리안 시 저택에 도착한 나는 클린 마법으로 씻는 것을 대신하고 기본 복장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현실로 돌아가기 전에 지금의 능력치를 살폈는데.
[능력치]
힘: 32 체력: 35
민첩: 32 지능: 47
마력: 50 운: 31
[스킬]
도축(액티브 / LV-)
마력방출(액티브 / LV1)
도약(액티브 / LV-)
직감(패시브 / LV1)
자동회복(패시브 / LV1)
전투보조(패시브 / LV1)
관통(액티브 / LV2)
기감(패시브 / LV2)
마력탐색(액티브 / LV-)
조준보조(액티브 / LV1)
공중 도약(액티브 / LV-)
출혈(패시브 / LV1)
1회용 엘릭서(액티브 / LV-)
사고 가속(액티브 / LV2)
얼굴변형(액티브 / LV-)
허세(패시브 / LV-)
마석 분해(액티브 / LV-)
안전 구역(액티브 / LV-)
-잔여 스킬업 포인트 5개
[옵션]
체력에 따른 신체 내구도 증가
마법(3서클)
오러(익스퍼트 초급)
아이템 슬롯(4칸)
신의 가호(강력한 독 내성 / 1일 1회 자동방어 / 언데드와 악마형 몬스터를 상대로 마법과 오러, 스킬의 공격력 30% 상승)
노스티어 창술
이젠 보는 게 어지러울 정도로 내용이 길게 떠올랐다.
아무런 스킬이 없어도 신체 능력만으로 초인이라 칭하기 부족함이 없는 수준.
벤치프레스 100㎏ 정돈 아령처럼 가볍게 들어 올릴 수 있고, 달리기 100m는 주머니에 손 꽂고 뛰어도 세계 신기록이 나올 것 같다.
하지만 수행자의 가장 무서운 힘은 단순 육체능력이 아닌 스킬과 마법, 오러였다.
현재 잔여 스킬 포인트는 다섯 개.
나는 모든 포인트를 사고가속에 때려 박을 예정이다.
지금은 레벨 2에도 꽤나 적응된 지라 이제 슬슬 한 단계를 더 올릴까 생각 중이다.
“하암…….”
그리고 내가 사고가속 만큼이나 애지중지하는 스킬이 있는데.
그건 바로 포인트를 얻을 수 있는 마석분해다.
아마 지금까지 5천 포인트는 모으지 않았을까 싶다.
이런 식으로 다음 대기실 진입 전까지 5만 포인트를 모으는 것이 목표다.
-툭.
그 외엔 딱히 언급할 만한 게 없다.
그동안 추가로 얻은 스킬도 없으니까.
하품을 늘어지게 한 나는 능력치 창을 닫으며 손을 이마에 얹었다.
오늘은 정신적 피로가 상당한 날이다.
덕분에 셧다운과 별개로 졸음이 몰려왔다.
어차피 시간도 다 됐으니 굳이 저항하지 않고 눈을 감았다.
-스르르.
그리고 잠시 후.
[조건을 충족하여 새로운 퀘스트가 추가되었습니다. 새로운 퀘스트는 지도 하단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신체가 내 정신의 통제에서 벗어난 틈에 맞춰, 영문 모를 메시지가 머릿속으로 직접 입력되었다.
‘주려면 미리 주던가.’
나는 급격히 쏟아지는 졸음에 내용을 확인하지 못하고 정신을 잃었다.
***
2020년 6월 6일.
퀘스트를 완료하고 얻은 4장의 중급 보상카드에선 아래와 같은 보상이 나왔다.
[2천만 원을 획득했습니다.]
[방어력 강화 인챈트를 획득했습니다.]
[액티브 스킬 추적을 습득했습니다.]
[1일 50L 가솔린 생산 아티팩트.]
앞에 두 개는 일반 보상이고, 뒤에 두 개는 당첨보상이다.
방어력 강화 인챈트는 나 자신에게 사용 가능한가 싶어서 사용해봤지만, 사용이 불가하다는 메시지가 떴고, 트랜스폼 슈트에 썼더니, 더는 기능추가가 불가능하다는 메시지가 떴다.
안전가옥에도 사용해봤지만 면적이 너무 크다며 불가능, 확인결과 자동차 크기에나 사용 가능했다.
결국, 인챈트는 당장 쓰지 않고 나중을 위해 남겨놓았는데, 방탄 차량을 구매하면 거기에 사용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추적 스킬은 사람이나 탈것 사전에 마킹하면 이동 경로가 희미하게 나타나는 스킬이며, 가솔린 생산 아티팩트는 이름에 기능이 그대로 나와 있었다.
나중에 전기가 끊기는 사태가 발생했는데 기름을 구하기가 힘들어진다면, 발전기를 돌리는 데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 같다.
차량에도 쓸 수 있고.
“미래 신문이 잘 안 나오네.”
요즘 정보가 간절한데, 대정전에 관한 내용이 적힌 신문 이후로 미래 신문이 나오지 않고 있다.
그나마 김선아가 클랜 내부에 있는 수행자들이 얻은 미래 정보를 취합하여 건네주고 있긴 한데, 의외로 중복 정보가 많은 데다가 보상등급이 낮아서인지 2~3주 내의 정보밖에 없었다.
덕분에 내 돈을 관리하는 정우는 신이 나서 자금을 불리고 있지만, 안전을 도모하기 위한 이렇다 할 사회 정보가 없다는 것이 크게 아쉬웠다.
-드르르륵!
부모님을 출근시켜 드리고 동네로 돌아온 나는 안전가옥의 차고가 아니라, 그 옆집에 차를 댔다.
50평이 조금 넘는 대지 위로 지어진 깔끔한 2층 집.
그곳은 바로 사무실로 쓰기 위해 월세로 얻은 집이었다.
슬리퍼를 신고 2층으로 올라가니, 모니터 3대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는 정우와 하품을 하며 서바이벌 용품사이트를 뒤지고 있는 인식이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야, 너한테 손님 왔다?”
나는 부모님을 모셔다드리고 오는 길에 구매한 전복죽을 책상에 내려놓으며 의문을 표했다.
갑자기 손님이라니.
말이 사무실이지 실상은 아지트나 다름없는 집인지라, 이곳을 찾아올 만한 사람이 없었다.
뜬금없는 인식이의 말에 의문을 표하자, 정우가 차트에서 눈을 떼며 보충 설명을 했다.
“너희 집 앞에 수상한 남자 세 명이 서 있더라? 그래서 은근슬쩍 모른 척하고 지나치려는데, 네 친구 아니냐며 우리를 갑자기 붙잡더라고. 그래서 데려왔어.”
“…….”
말의 시작과 끝맺음이 이상하다.
두 사람 모두 신중한 성격을 갖고 있는데, 수상한 사람을 아무 생각 없이 들였다는 것이 납득하기 힘들었다.
“죄송합니다. 제 동료의 스킬로 인해 두 분은 이 상황이 이상하다는 것을 못 느끼고 있습니다.”
그때.
방문이 열리면서 편안한 차림의 남성 세 명이 들어섰다.
백인 남성 두 명과 한국인처럼 보이는 남성 한 명.
이들의 등장에도 별생각 없이 바라보는 인식이와 정우의 모습에 나는 차갑게 그들을 노려보았다.
“수행자인가 보지?”
내 물음에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정하란 제스쳐를 취했다.
“두 분께 절대 위해를 가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이 스킬도 10분만 지나면 아무런 후유증 없이 풀리니 안심하시기 바랍니다.”
그에 코웃음을 친 나는 머리를 쓸어 넘기며 그들에게 한 걸음 다가갔다.
내 행동이 위협적이라 여겨졌는지, 그들은 품속에 손을 넣으며 한걸음 뒤로 물러났다.
덕분에 그들의 정체가 대충이나마 예상이 되었다.
“요원들이군.”
한국에 총기를 반입하기 위해선 그만한 신분을 갖고 있어야 할 터.
내 예측은 정확했다.
“미 국가안보국(NSA)의 에이전트 테리 킴입니다.”
“미국?”
미국이란 말에 나는 자신도 모르게 미간을 좁혔는데, 그 이유는 뮤대륙에서 만났던 미군의 존재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 사태와 어떤 연관이 있는 걸까?
“날 찾아온 이유는?”
분위기만 봐선 싸우자고 온 게 아닌 것 같았다.
아마도 뭔가 부탁이 있어서 온 것 아닐까 싶지만, 나는 최대한 속내를 내비치지 않고 포커페이스를 유지했다.
“뮤대륙 최고의 수행자이신 조지훈 님의 도움을 얻고 싶은 것이 있어서요.”
그나마 내게 원한을 갖고 있는 인물들이 아니라서 다행이지만, 너무 급작스러워서 짜증이 밀려왔다.
하지만 친구들이 옆에 있으니 애써 화를 삼킨 나는 적대적인 말투를 고치며 제안했다.
“1층으로 내려가서 대화하죠.”
서로 눈빛을 교환한 그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의외로 순순히 내 요구에 따랐다.
“잠깐 내려갔다 올게.”
“그래.”
정우와 인식이는 큰 고민없이 바로 고개를 끄덕였고 그 모습을 보며 관자놀이를 주물렀다.
거실은 휴게 공간임을 어필하듯 많은 소파가 놓여 있었는데, 미국에서 온 불청객들은 거실 입구 쪽에 가만히 서 있었다.
나는 그들에게 자리를 권하며 단도직입적인 물었다.
“어떤 도움을 원하는데요?”
“아직 잘 모르시겠지만, 우리 미국은 현재 지구에 일어나고 있는 이상을 인지하고 하나하나 파악하고 있습니다. 수행자들과 협력체계를 구축하였으며, 안개를 조사하고 두 세계의 연관관계를 규명하기 위해 많은 노력과 자금을 쏟아붓고 있죠.”
그에 대한 결과물로 미군을 뮤대륙에 보내는 데 성공했다는 거군.
“아마 지훈 님께서도 느끼고 계실 겁니다. 머지않아 세계적인 재앙이 닥친다는 것을요.”
묻는 말에만 답할 것이지 장황하게 묻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일단 장단을 맞춰주었다.
“두 세계의 연결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또한, 전자장비도 기능을 상실할 가능성이 있다는군요. 예측대로라면 엄청난 혼란으로 이어질 겁니다.”
안개에서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까지 전자장비가 기능을 상실한다면 내가 준비한 많은 대비 물품들도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솔직히 그들의 접근 방식은 불쾌하기 그지없지만, 이야기 자체를 부정할 순 없었다.
“그래서 미국은 그걸 해결할 방법을 찾고 있다는 거죠?”
“맞습니다. 때문에 지훈 님의 도움을 필요한 겁니다”
결국은 자신들의 연구에 힘을 보태달란 소리.
하지만 그들이 내민 손을 무턱대고 잡을 생각은 없다.
“그런데 왜 이 사실을 공표하지 않는 거죠?”
테리는 당연한 걸 왜 묻냐는 듯 웃음기 띈 얼굴로 답했다.
“괜한 패닉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공표도 좋긴 하지만 그로 인해 엄청난 혼란을 초래하게 될 테니까요.”
나도 입을 다물고 있는 주제에 그들에게 공표를 왜 안 하냐고 따지는 게 웃기긴 하지만, 애초에 일개 개인과 세계 최대국가인 미정부의 입장이 같을 수가 없지 않은가.
“약간의 패닉을 감수하더라도 사전에 공지해서 사람들을 대비시키는 편이 나을 것 같습니다.”
“계속 숨기겠다는 건 아닙니다. 언젠가 알리긴 알려야죠. 그런데 지금 당장보다는 어느 정도 준비를 갖춘 상태에서 알리는 편이 희망적이지 않을까요?”
아주 교과서적인 당연한 말들.
하지만 어째서일까.
“저희를 도와주신다면 섭섭지 않은 보상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의 미소와 말투, 모든 것이 거슬렸다.
단순히 무단침입 때문이 아니라, 다른 꿍꿍이가 있다는 게 눈에 훤히 보였다.
“그럼 제가 아니라 한국 정부와 협력을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내 물음에 그의 눈썹이 꿈틀댔다.
“그렇게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하시는 분들이 왜 다른 국가와 협력을 안 하려는 겁니까?”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애써 태연한 척 반응하는 그의 모습에 나는 고개를 내저었다.
나름 기회를 주고 있는데도 그는 계속해서 속내를 밝히고 있지 않았다.
“진정으로 이 사태를 해결하고 싶으면 모든 국가와 그 국가의 수행자들이 힘을 합치는 게 당연하잖아요. 그런데 미국에서 이렇게 몰래 저에게 접촉까지 해오니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겠습니까? 마치 한국 정부에 알리기 싫은 것처럼요.”
“그렇지 않습니다. 한국 정부와는 이미 이야기가 되어 있거든요.”
그 말을 믿으라고?
누가 바본지 아나.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도 수행자와 뮤대륙의 존재를 눈치채고 있다.
그런데 한국의 행보는 미국과 완전히 다르지 않은가.
“한국 정부는 낙오자라 불리는 뮤대륙에서 사망한 수행자들을 납치해 각종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과연 미국과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면 이런 멍청한 짓을 할까요?”
며칠째 연락이 닿고 있지 않은 박성과 낙오자 패밀리.
나는 그들이 납치를 당한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더불어 뮤대륙에 알려지지 않게끔 낙오자만 정확하게 가려 납치한 것을 보면 어딘가에 수행자의 정보를 흘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 상황만 봐도 한국은 미국이 하는 일을 모른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
“아무리 좋게 봐도 미국에서 사태를 해결하려 한다기보다. 이권을 나눠 주지 않기 위해 정보를 제한하고 있다고밖에 생각되지 않는군요. 그런 인간들을 어떻게 신뢰하고 따르겠습니까?”
차가운 대답에 테리는 말을 잃고, 옆에 있던 백인이 통역하라는 듯 그의 옆구리를 찔렀다.
내 이야기를 들은 백인 둘은 황당하단 반응을 보이면서 열심히 눈알을 굴리는 게 보였다.
나는 더 이상 닦달하지 않고 얌전히 그들을 지켜보았다.
과연 이들이 내 마음을 돌릴만한 무언가를 제시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