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
꿈 속 퀘스트 보상은 현실에서 050
22. 그들은 알고 있다 (1)
[보물상자는 개인의 열쇠로만 개봉할 수 있으며, 보관 후 나중에 개봉할 수도 있습니다.]
괜한 걱정하지 말라는 듯 친절하게 떠오르는 메시지.
그에 안도한 우리는 각자의 것으로 생각되는 상자 앞에 섰다.
당연히 내게 가장 큰 상자이고, 태영과 사치코가 작은 사이즈다.
“어? 이게 네 건가 보다.”
성급하게 자신의 것이라 생각했던 상자에 열쇠를 끼운 사치코는 상자가 열리지 않자 태영과 자리를 바꿨다.
그리고 두 사람은 고민없이 상자를 개봉했는데, 슬쩍 그 내용물을 살핀 나는 크게 눈을 떴다.
“오! 장비다! 백금화도 있네?”
내가 87%의 기여도를 차지했으니, 나머지 두 사람은 13%의 기여도를 나눠 가진 상황.
그런데 단 한 개긴 해도 백금화가 튀어나오고, 장비까지 나왔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표해야 했다.
태영이 얻은 장비는 워 해머라 불리는 전투 망치였다.
두 손 무기가 아닌 한 손용이었는데, 한 면은 망치 한 면은 도끼 형태로 되어 있었다.
솔직히 모양새로만 따지만 그리 멋지진 않지만, 두터운 철제 갑옷을 선호하는 태영에게 세심한 컨트롤이 필요한 검보다 휘두르기만 하면 되는 워해머가 나을 것 같기도 하다.
사치코는 내 인크리스 스팅어와 길이가 비슷한 십자 창이 토해지듯 튀어나왔다.
마을 대장간에서 판매하는 투박한 무기에 비해 디자인이 들어가서 그녀는 예쁘다며 좋아했다.
“어? 스승님. 설명에 오러와 스킬위력이 10% 증가한 데요.”
“제 것도요.”
나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두 무기는 딱 봐도 미스릴이 아니다.
그런데 10% 정도면 미스릴에 준하는 효율을 지녔으니 일반 철제 장비로 보긴 힘들다.
‘이게 매직 아이템이란 건가?’
추가 능력치가 붙은 아이템은 포인트 샵에서밖에 본적이 없는데, 그럼 던전 보상으론 포인트 장비를 얻을 수 있다는 뜻일까?
“그냥 사용하는 게 좋겠네요. 그런 장비는 쉽게 구할 수 없을 테니까요.”
“네!”
태영은 검에 미련이 있어 보이지만, 내 제안을 부정하지 않았다.
사치코는 뭐가 그리 좋은지 창을 안고 싱글벙글한 미소를 띠었는데, 내 정신은 온통 큼지막한 보물 상자에 쏠려 있었다.
두 사람의 상자에서 500포인트는 할법한 장비들이 나왔다.
과연 내 몫에선 어떤 물건이 나올까?
나는 조심스레 상자에 열쇠를 끼어 맞췄다.
그리고 떠오르는 메시지를 보며 허탈한 웃음을 흘렸다.
[중급 MVP 보물상자를 개봉했습니다.]
[패시브 스킬 허세를 얻었습니다.]
[액티브 스킬 마석분해를 얻었습니다.]
[백금화 19개를 획득했습니다.]
당연히 나는 말할 것도 없고 옆에 있는 두 사람은 더욱 황당하단 반응을 보였다.
“왜, 돈밖에 안 나오죠?”
그들은 내가 스킬을 얻었단 메시지를 볼 수가 없으니, 큰 상자 안에 백금화 19개만이 딸랑 있는 것으로 보일 것이다.
“혹시 스킬 얻으셨습니까?”
“네, 그다지 도움이 안 될 것 같은 걸로…….”
내가 미간을 찌푸리자 두 사람은 자극하지 않겠다는 듯 더 이상 보상에 대해 묻지 않았다.
[허세 / 패시브 / LV-]
-거짓말을 하더라도 사람들의 의심을 적게 사며, 언변에 설득력을 더한다.
이제 완전히 사기꾼의 길로 나아가란 건가?
친절한 설명은 아주 감사하지만, 입꼬리가 씰룩이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그래도 좋게 생각하면 지금의 내 상황에 꽤 필요한 스킬이긴 하다.
다만 엄청난 기대를 했던 만큼 실망한 것뿐이지.
‘하긴, 아무리 찾기 어려운 던전이라 해도 난이도는 그리 높지 않았으니까. 기여도가 커서 기대하긴 했지만, 너무 큰 욕심이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허세에 이은 다음 스킬의 설명을 기대 않고 살피다가 눈을 가늘게 떠야 했다.
[마석 분해 / 액티브 / LV- / 히든(B)]
-마석을 분해하여 포인트를 얻을 수 있다.
뭐?
나는 상상치도 못한 내용에 두 눈을 의심해야 했다.
잘못 본 건가?
하지만 눈을 비비고 내용을 다시 봐도 설명이 바뀌는 일은 없었다.
‘자체적으로 포인트를 얻을 수 있다고?’
***
“죄송합니다.”
던전을 나서니 해는 완전히 저물어 있었고 어둠 속의 사냥터에선 예상치 못한 괴물이 등장한다고도 하니, 우린 빠르게 마을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안전 구역인 카라스 마을에 도착한 순간 태영이 대뜸 내게 사과를 건네왔다.
내가 영문을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웃거리자 그는 머쓱하게 뺨을 긁적이며 말했다.
“저흰 짐밖에 되지 않았는데, 오히려 좋은 보상을 얻은 것 같아서요.”
사치코도 이동하는 동안 내가 말이 없어서 화가 났다고 생각했는지, 옆에서 눈치를 봤다.
“아아, 잠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딱히 보상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진 않습니다.”
불만을 가지려야 가질 수가 없다.
그들과 내가 얻은 보상의 차이는 질적으로 달랐으니.
마음 같아선 당장 잡화점으로 달려가고 싶었지만, 이런 시골의 상점은 빨리 문을 닫게 마련이다.
내일 날이 밝는 대로 잡화점에 쳐들어가 마석을 구매해야겠다.
‘마석을 포인트로 교환할 수 있다니, 돈만 받쳐 주면 얼마든지 포인트를 찍어낼 수 있다는 뜻이 아닌가?’
돈 없는 다른 수행자들은 어떨지 몰라도, 하루에도 10개가 훌쩍 넘는 백금화를 벌어들이고 있고, 또 그 양이 계속 늘어가고 있는 지금 나와는 상성이 너무도 좋은 스킬이었다.
문제는 소비 대비 포인트 회수율이 얼마나 되냐는 것.
그런데 아무리 수율이 나쁘더라도 남들보다 포인트로 우위에 설 수 있다는 뜻이니 이득이라 생각한다.
이거 잘하면 개인 능력이 아니라 템빨로 정점을 찍게 되는 것 아닌가 모르겠다.
‘스킬 설명에 붙어 있던 히든이란 단어. 그 말은 다른 사람들은 쉽게 얻을 수 없다는 뜻이겠지?’
신의 가호 덕분인지, 높은 운 수치 덕분인지는 몰라도 요즘 일이 너무 잘 풀리는 것 같다.
“다행이군요.”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두 사람을 이끌고 고든의 저택으로 향했다.
현재는 두 사람도 고든의 저택에 머물고 있다.
형식적으로나마 나와 사제지간을 맺은 이상 고든과는 사손지간이 되기에 저택으로 불러들인 것이다.
여관비를 걱정하던 입장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대접과 환경.
정말 나와의 만남으로 생활이 핀 두 사람이었다.
“앞으로도 제 기분을 살필 필요는 없습니다. 여러분이 제게 큰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 이상 뭐라 할 이유가 없으니까요.”
“넵!”
다시 기분이 좋아진 사치코는 콧노랠 흥얼거리며 활기차게 걸음을 옮겼다.
잠시 후, 우린 고든의 저택에 도착했다.
그런데 웬 화려한 마차가 입구 쪽에 서 있는 것을 보며 의문을 표했다.
“지, 지훈 님. 왕실에서 손님이…….”
아아, 그건가?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는데.
사태파악이 안 되는 사치코와 태영은 시녀 메이가 알려온 왕궁이란 단어에 표정을 굳혔다.
“무슨 일인가요?”
“왕실이라니.”
혹시라도 두 사람이 뮤대륙인들을 우습게 알까 봐 귀족의 무서움에 대해 알려줬더니, 이런 반응을 보였다.
나는 걱정하지 말라며 손을 내저었고, 저택에 들어서니, 응접실에 앉아 홍차를 홀짝이던 남성이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나를 바라보았다.
[내가 바로 귀족이다.]
명찰만 없었지, 딱 그런 분위기를 풍기는 존재.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은 걸음걸이로 그에게 다가간 나는 미리 숙직해 놓았던 예법으로 인사를 건넸다.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저는 왕립마탑 소속 정식 마법사인 지훈이라 합니다.”
“이런, 이 상황을 예상하고 있었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그의 행동에 뒤에 있던 사치코와 태영이 움찔거렸다.
“그렇진 않습니다. 편안하게 미소 짓고 있는 스승의 모습에 결코 나쁜 상황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뿐이죠.”
내 말에 고든이 헛기침을 하며 찻잔에 입을 가져갔다.
대답이 마음에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사내는 거만한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이며 기사로 보이는 인물에게 손을 내밀었다.
기사는 양피로 된 두루마리를 그에게 건네주었고, 호통과도 같은 외침이 이어졌다.
“마법사 지훈은 국왕폐하의 명을 받들라!”
그에 영화에서 볼법한 모습으로 무릎을 꿇고 고개를 조아렸다.
“폐하의 명을 받듭니다.”
그리고 양피지를 펼친 남성은 미사어구로 가득한 문서를 읽어갔는데, 요는 이거였다.
‘문무 양면의 능력과 국가 새로운 문화형성에 크게 기여하여 단승 남작위를 하사한다.’
‘또한 부모의 성인 조의 미들네임 사용을 허락하며 그대에게 베르트란 성을 하사한다.’
그가 양피지를 도로 말아 내게 건네주었고, 나는 고개를 들어 국왕의 인장이 박힌 서류 받았다.
“설마 내 영지에서 이런 경사가 날 것이라곤 생각지도 못했군.”
그는 바로 카라스 마을이 소속된 영지의 영주인 ‘아드리안 백작’이었다.
“영광스러울 따름입니다.”
“일단 자네의 거점이 이 마을이란 걸 인정하네. 하지만 카라스는 내 영지고, 자넨 영지민이 아닌 만큼 괜한 분란을 일으키지 않았으면 하는군.”
“명심하겠습니다.”
“그럼 지켜보겠네.”
그렇게 아드리안 백작의 엄포와 함께 나는 ‘지훈 조 베르트 남작’이 되었다.
한국식 이름과 서양식이 이름이 뒤섞여 우스꽝스럽기 그지없지만,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다.
“배웅은 필요 없으니. 나오지 마시게.”
아드리안 백작은 길게 머무를 생각이 없는지, 내 어깨를 짚곤 저택을 나섰다.
“귀족이라뇨?”
“와, 대박! 다른 수행자들은요? 그중에도 귀족 된 사람 있어요?”
그리고 백작이 나가자 잠자코 있던 태영과 사치코가 호들갑 떨며 내게 달라붙었다.
수행자 중에 귀족이 된 것은 내가 최초.
애초에 기사작위를 가진 사람도 없다.
다만 이번에 어스 클랜의 클랜장에게 기사 작위가 수여될 가능성이 있는데, 그건 어디까지나 가능성이고 확정사항이 아니다.
[남작위를 획득하셨습니다.]
[모든 능력치가 3 향상됩니다.]
[3000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수행자 최초로 남작위를 획득하여 추가로 3000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나는 그렇게 축하를 받으며, 108일 차를 마무리 지었다.
***
다음 날.
태영과 사치코를 강화시키라는 기간 지정 퀘스트 외에 추가로 뜬 협곡의 무리 짓는 트롤 40마리 사냥 퀘스트.
잠시 후 해당 퀘스트를 진행하기 위해 용병들과 약속을 잡았는데, 그전에 확인 해야 할 것이 있었다.
“마석이요? 등급은 상관없습니까? 현재 최하급 25개, 하급 14개, 중급 2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전부 주세요.”
마석은 몬스터를 사냥하면 드문 확률로 얻을 수 있는, 마력 결정체다.
고급 몬스터를 사냥할수록 획득률이 높아지며, 마석은 등급에 따라 최하에서 최상까지 5개 등급이 존재한다.
마석은 연금술과 시약 제조에 많이 사용되는 만큼 값이 제법 나가는 편이다.
최하급이 은화 3개, 하급이 금화 1개, 중급이 금화 5개로 백금화 3.15개에 잡화점에 있던 마석을 모두 털어온 나는 방안에 틀어박혔다.
“후우.”
마석을 분해하여 포인트를 얻을 수 있는 마석분해 스킬.
포인트만 있으면 스킬도 아이템도 대기실에서 원하는 대로 얻을 수가 있다.
효율이 어느 정도일지 모르지만, 터무니없는 수준만 아니라면 엄청난 힘이 되어 줄 터.
최하급 마석을 집어 든 나는 마른 침을 삼키며, 마석 분해 스킬을 사용했다.
-파앗!
작은 빛과 함께 손에 들렸던 최하급 마석이 증발하여 사라지고.
[1포인트를 얻었습니다.]
정말 포인트가 생겼다.
나는 연이어 최하급 마석을 분해했는데, 1에서 2까지 랜덤으로 포인트가 주어지는데 평균은 대략 1.5에 못 미쳤다.
최하급 마석을 모두 분해하니 36포인트가 수집되었다.
“음.”
금화 7.5개를 사용하고 얻은 포인트가 37.
애매한 수치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팟!
[6포인트를 얻었습니다.]
하급 마석에선 평균적으로 4~8정도의 포인트가 주어졌다.
하급 마석 14개를 사용하고 얻은 포인트는 76.
그리고 중급 마석 두 개에선 각각 25와 27포인트를 얻었다.
결론 적으로 내가 3.15백금화(315은화)를 투자하여 얻은 포인트가 165.
대략 은화 한 개당 0.5포인트가 오른 것이다.
‘극악하네.’
솔직히 효율은 결코 좋다고 할 수가 없었다.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도 낮은 수치였으니.
아마 평범한 수행자들이라면 절대로 써먹지 못할 수준의 스킬이지만…….
내 표정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백금화 200개를 사용하면 1만 포인트를 얻을 수 있다.’
그 말은 나의 경우 다음 대기실 입장까지 몇만 포인트라는 모을 수 있다는 뜻이었다.
나는 절로 입꼬리가 올라가는 뺨을 비비며 애써 포커페이스를 유지했다.
이거 대기실에 입장하는 날이 기대된다.
***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참 신기해. 수행자가 없었으면 이런 현상을 눈앞에 두고도 못 알아챈다는 사실이.”
미국을 대표하는 거대 호수 중 하나인 미시간 호를 끼고 있는 한적한 사우스 밀워키에 많은 군인과 정보부 요원, 연구원들이 모여 부산스레 움직였다.
그들의 공통된 목적은 눈앞에 위치한 구름과 같은 안개를 조사하는 것이었다.
“정체 모를 수행자의 지시에 따르지 말라는 헛소리만 안 했어도, 이 이상 현상에 대한 연구는 훨씬 더 활기를 띠었을 겁니다.”
흰머리가 희끗한 중년의 백인에게 흑인 남성이 다가와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딱 봐도 엄포인데, 어떻게 어울리겠나.”
“덕분에 북미 소속의 수행자가 몰살을 당했죠. 당신이 내린 최악의 지시 덕분에 살아남은 1차 수행자들 중 9할이 아시아인이라는 거 아십니까?”
“큼! 잘못은 인정하네. 하지만 굳이 뮤대륙을 오가는 수행자가 아니더라도 안개 연구엔 충분히 도움이 되지 않은가.”
“그래 봤자 반쪽짜리 연구죠. 우리 자체가 반쪽짜리 수행자가 되었는데.”
백인 중년인과 흑인 사내의 대화가 말다툼으로 번질 기미가 보이자, 그림으로 그린 듯한 정보요원이 진정하라며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었다.
“이미 지난 일을 어쩌겠습니까? 이제부터가 중요한 거죠. 다행히 2차 수행자 중 미국인이 40명이나 되지 않습니까? 지금부터라도 이들을 잘 서포트하면 되는 겁니다.”
그에 흑인 남성은 혀를 차며 간이 테이블 위에 놓여진 M240기관총에 다가갔다.
-척.
100발들이 원형 탄창이 결속되어 있어서 일반인이라면 양손으로 쉽게 들기 힘든 무게감을 자랑하지만, 덩치 좋은 흑인 사내는 소총처럼 가볍게 한 손으로 들어 올렸다.
그는 뮤대륙의 1회차 수행자로 지훈의 지시에 따르지 않아 마을에서 제거된 인물 중 한 명이었다.
“안개 속으로 들어갈 생각입니까?”
정확하겐 그뿐만이 아니라 미국과 캐나다 소속 1회차 수행자들도 모두 지훈에게 제거가 됐다.
두 국가는 이상 현상 규명을 위해 협력하고 있는 상태였는데, 괜히 지휘 계통을 일원화했다가 제 잘난 맛에 사는 꽉 막힌 상사를 둬서 다시는 뮤대륙에 갈 수 없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현재 미국과 캐나다의 수행자들은 모두 정부에 협조하고 있는 상태다.
“너무 오래 기다리게 했어요. 아무리 도망친다고만 해도 안에 있는 사람들은 이미 한계일 겁니다.”
그의 고집스런 표정에 결국 정보요원은 어쩔 수 없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진입을 허가하죠.”
“뭐? 아직이야, 이제 시작이라고!”
“안개는 어차피 또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행자들은 그렇지 않죠.”
정보요원의 명료한 답에 흑인 남성은 중년인을 향해 코웃음을 흘리곤 안개 속으로 들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