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꿈 속 퀘스트 보상은 현실에서-37화 (37/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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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속 퀘스트 보상은 현실에서 037

16. 모순 (2)

아침 운동 후, 간단히 인스턴트 야채죽으로 아침을 때웠다.

그리고 장이 열리자마자 T화학 주식을 정리하기 시작했는데, 한창 절정의 상승곡선을 타고 있는 주식인지라 어렵지 않게 원하는 가격에 정리할 수 있었다.

그다음 여유 자금 일부를 제외한 모든 돈을 H바이오 주식 매입에 투입.

중간에 가격이 요동치건 말건 두 달 후에 꺼낸다는 생각으로 H바이오에 대한 기억을 머리 속에서 지워버렸다.

“나처럼 보상으로 현실에서 재미 보는 사람들도 있겠지?”

박성은 돈을 벌기 위해 개인방송을 하며 어그로를 끌었는데, 처음 300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뮤대륙을 여행했던 만큼 분명 나처럼 미래 신문이나 안전가옥처럼 예상치 못한 보상을 얻은 사람도 있을 거다.

과연 그들도 나처럼 미래를 걱정하고 대비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그렇다고 다른 이들과 엮이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말이다.

오늘은 정해진 오후 일정이 없다.

내일은 부모님께서 이사 오시기에 바쁘겠지만, 저녁에 체육관을 가기까지 할 만한 일이라곤 노트를 펼쳐 두고 타임 패러독스를 해결하기 위한 고민밖에 없었다.

어떻게 보면 일정이 없어서 다행이라 해야 할까?

“심플 이즈 베스트긴 한데…….”

뮤대륙에서 다른 사람들을 강제 퇴출 시키는 심플함이 아니라 현 상황을 유지하면서 모순을 해결할 수 있는 심플함이 필요하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딱히 시간제한이 걸려 있지 않았다는 것.

다만 내가 사람들의 시간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누군가가 타임패러독스를 알아챌 가능성이 높은데, 이 경우 어떻게 되냐가 관건이다.

이 퀘스트가 나에게만 해당되는 건지, 아니면 뒤늦게 알아챈 다른 사람에게도 주어져서 진흙탕 싸움으로 번질지.

사실 정 안되면 모두 제거를 해서라도 보상들을 손에 넣고야 말겠다는 생각이 있지만, 이왕이면 최악의 사태가 벌어지지 않길 바랄 뿐이다.

“역시 현실과 뮤대륙의 기준 시간을 정해서 사람들이 자율적으로 그 시간을 맞추게끔 하는 게 가장 간단해.”

하지만 그 방법은 쉽지 않다.

사람들을 자율적으로 움직이게 하기 위한 장치가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없으니.

계속 고민하며 노트를 손가락으로 툭툭 건드리던 나는 별다른 해결 방법이 떠오르지 않자,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거 애초에 이 퀘스트를 위해 모순을 만들었구만?”

모든 사람들의 시간을 맞추는 거야, 뮤대륙에 머무는 시간만 조정하면 되니, 신의 입장에선 손쉬운 일일 것이다.

그런데도 이렇게 모순을 방치했다는 건 우리 손으로 해결하란 뜻밖에 되지 않는다.

그리고 이것이 해결되지 않으면 같은 사용자끼리 만나는데 큰 제약이 생길 수밖에 없으니 미래를 위해선 누가 되었던 해결하고 지나가야 하는 일인 것이다.

서로의 목숨을 취하게 하면서까지 언제 깨질지 모르는 퀘스트를 왜 만든 건진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런데 어째서일까?

이 퀘스트가 무언가 분기점이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퀘스트가 완료되면 단순히 시간적 오류가 해소되고, 드림워커가 현실과 뮤대륙에서 제한 없이 만날 수 있게 될 뿐인데, 그 과정이 너무 거창하지 않은가.

요즘 들어 자주 하는 생각인 ‘신이 하는 일엔 이유가 있다.’를 떠올리며 미간을 찌푸렸다.

“그럼 이 퀘스트를 주도적으로 수행하는 나는 선택 받은 존재인 건가?”

아니지, 스스로 모순을 알아챘으니, 자신의 손으로 기회를 잡았다고 볼 수도 있겠다.

“어쩔 수 없네. 그냥 빨리 해결하는 방안으로.”

다른 드림워커들의 시간을 통일하기 위해선 그들의 협조가 필요하다.

우선 최초로 시간을 통일하여 모순을 해소하고, 이후로도 지속적인 관리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순순히 협조해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크므로 빠른 해결을 위해선 난폭해질 필요가 있다.

협박과 거짓말, 경우에 따라선 제거까지 염두 해야 할 것이다.

“쯧.”

결정을 내렸으면, 남은 것은 행동뿐.

‘정도’도 ‘인의’라는 것도 알지만, 나는 경우에 따라 그런 건 가뿐하게 무시할 수 있는 성격이란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바이다.

부디 불미스러운 상황 없이 이번 일이 평화적으로 해결이 되길 바란다.

***

[퀘스트 발생]

등급: 중

내용: 켄트 협곡 중형 오크 부락 처리

보상: 중급 보상카드 2개, 스킬업 포인트

원래 수행해야 할 메인 퀘스트는 이것.

하지만 나는 다른 것들을 제쳐 둬서라도 타임라인 퀘스트를 우선 수행하기로 했다.

“아드리안 시를 혼자요? 그건 곤란한데요.”

그래서 한동안 고든에게 3서클도 달성했겠다 잠깐의 휴가를 달라고 요구했고 그는 흔쾌히 허락을 했다.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 시간과 돈뿐.

그런데 퍼슨이 추가 배치된 두 명의 기사들과 함께 내 앞을 막아섰다.

“이제 지훈 님께선 마탑의 보호를 받는 존재가 되셨습니다. 따라오지 말라고 하셔도 예전처럼 ‘네, 알겠습니다’라고 답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마탑과의 계약 전만 해도 그와 내 관계엔 어느 정도 거리와 유도리라는 것이 존재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어제 마차 안에서 잠드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기습인 줄 알고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항상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던 퍼슨이 이렇게 행동하게 된 데에는 마탑과의 계약보다도 내가 단기간에 익스퍼트를 달성한 이유가 더 큰 것 같다.

고든이 나를 천재라고 엄지를 치켜세우는 것처럼, 퍼슨도 케일론 왕국의 미래가 될 것이라며 띄워주고 있는 상태였으니.

호위의 중요성에 대해 인지를 하고 있긴 하지만, 지금부터 내가 진행할 일은 은밀함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들이 함께하게 되면 안전성은 높아지는 대신 은밀함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어쩔 수 없나?’

단호한 퍼슨의 표정을 보고 있노라면 무조건 떨쳐내려 할 경우, 꽤 큰 불이익이 따를 것 같다.

“알겠습니다. 그럼 아드리안 시에 같이 가는 대신 중간중간 자유시간만 보장해주세요.”

“음…….”

퍼슨은 뭔데 그러냐는 반응을 보였으나, 마탑에서 파견된 젊은 기사가 귓속말로 소근 거리자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배려가 부족했군요. 하긴 지훈 님도 남자시고, 그동안 바쁘게 사셨으니 이해합니다. 알겠습니다. 대신 항상 주변에 대기하고 있도록 하죠.”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나는 입꼬리를 씰룩이며 불편한 배려를 받아들였다.

‘아무래도 개인 정보 보호를 신청해둬야겠어.’

정보길드에는 다른 사람들에게 내 정보를 팔지 못하게 하는 방어 수단이 있다.

이 방어 수단을 유지하는 방법은 바로 돈인데.

내가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 백금화 5개를 지불하면, 다른 사람이 내 정보를 열람하기 위해선 최소 백금화 7.5개(150%)를 내야 한다.

아마 백금화 3개 정도만 걸어도 내 정보를 취득할 수 있는 드림워커는 거의 없을 것이다.

‘돈이 엄청나게 깨지게 생겼네.’

내게 배분된 홍차 판매 수익과 마탑과의 계약금을 모두 긁어모으니 백금화 61개가 모였다.

어제까지만 해도 초기 사업 자금은 건들지 않겠다고 마음 먹었으나, 퀘스트 해결을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고든과 크리스토퍼 남작에겐 잘 설명해야겠지만, 그들의 몫은 건들지 않았으니 크게 문제 될 건 없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홍차의 판매 성장세를 보면 이 정도 금액은 주중으로 복구가 될 테니.

‘역시 어디든 돈이 있어야 돼.’

뮤대륙에서 사업을 시작한 게 옳은 판단이었다.

돈의 힘이 없었다면 선택은 훨씬 제한되고 말았을 것이다.

***

“이렇게 빨리 재회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저도요.”

어제에 이어 하루 만에 다시 찾아온 나에게 홍차를 따라준 1급 정보원 클로이는 매혹적인 미소를 흘렸다.

“이건 선물입니다.”

그러면서 클로이에게 홍차병을 건넸는데, 그녀는 영업용 미소가 아닌 진심으로 기뻐하는 표정을 지었다.

“라벨이 일반 홍차와 다르네요?”

“네, 그건 판매용이 아니라서요. 아직 시제품입니다.”

“어머, 기뻐라.”

기대감 가득한 모습으로 단숨에 병의 포장을 뜯은 그녀는 향을 느꼈고, 후각을 자극하는 상큼한 향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마음에 드실지 모르겠네요. 홍차에 베르가못 향을 더한 제품입니다.”

흔히 말하는 ‘얼그레이’ 홍차다.

“세상에 이렇게 조화로운 향이라니. 새로운 홍차를 맛볼 수 있는 영광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지훈 님과 친하게 지내야겠다는 감정이 더 커졌네요.”

그녀는 정말 차를 좋아하는 것 같다.

조심히 홍차 병의 뚜껑을 덮은 클로이는 내가 준 선물을 책상 서랍에 고이 숨겼다.

“혹시 수행자 중에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는 사람이 있나요?”

내 물음에 그녀는 손으로 날 가리켰다.

“제 앞에 계신 지훈 님이요. 그 외엔 특별히 다른 행동을 취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수행자들이 모두 케일론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미드랜드 곳곳에 흩어져 있지만, 그녀는 실시간으로 상황을 살피기라도 하는 것처럼 단정적으로 말했다.

“단기간에 마법과 오러를 정규 수준으로 끌어 올린 명실상부한 마검사, 아니 마창사인 지훈 님 덕분에 수행자들에 대한 정보 수집 순위가 높아져서요.”

그것참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어쨌든 그녀의 대답은 바라던 것이었다.

나는 진지하게 말했다.

“제가 정보를 살 수 있는 것처럼, 특정 인물들에게 정보를 전달해 주실 수도 있는 거죠?”

“물론입니다. 대신 심부름 값이 더해지게 되죠.”

그거면 충분하다.

“그럼 저를 제외한 나머지 수행자들에게 이 메시지를 전달해 주었으면 합니다. 가장 빠른 방법으로요.”

“통신마법을 이용해 해당 지점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이 있는데, 괜찮겠습니까?”

그녀가 묻는 건 내용이 유출되어도 상관없냐는 것이다.

“상관없습니다.”

“심부름 비용으로 전달받은 인원 1명당 은화 5개면 해결될 것 같습니다.”

51명이면 심부름 값으로만 백금화 2.55개가 필요하다.

“그리고 케일론을 포함해 수행자들이 소속된 국가에 제 정보 보호를 신청하고 싶은데, 가능합니까?”

“네, 다만 비용이 따로 지불해야 합니다. 수납은 이곳에서도 가능하고요.”

수행자들이 소속된 국가는 12개 곳 중 9개.

나는 9개 국가에 백금화를 5개씩을 지불하여 정보 보호를 요청했다.

이제 다른 사람들에 나에 대해 알아보려면 최소한 7.5 백금화를 지불해야 한다.

순식간에 50개에 가까운 백금화를 소비했지만, 나는 태연함을 유지했다.

***

17. 재정비

로엘 제국 변경의 마을인 타르엔.

-철컥. 철컥.

철제 갑옷에 롱소드로 충실히 무장을 갖춘 사내가 한적한 마을을 거닐었다.

“퀘스트의 난이도가 말이 안 돼. 도저히 혼자 깰 수 있는 게 아니야.”

그의 이름은 ‘나츠오’.

일본인 드림워커로서 갖은 노고 끝에 소드익스퍼트 초급을 달성한 인물이었다.

검도로 전국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기까지 했던 재능이 뮤대륙에서도 발휘되어 누구보다도 빠르게 전투에 익숙해졌다.

그런 그가 트롤 사냥에서 발이 묶이고 말았는데, 안전을 위해 두텁고 견고한 방어구를 선호하다 보니, 덩치 좋은 야생의 트롤을 상대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그래도 오러가 있기에 어떻게 한두 마리씩 잡고 있지만, 죽을 위기를 넘긴 넘기고 도망친 게 한두 번이 아닌지라, 점점 개인 전투에 한계를 느끼고 있었다.

“역시 용병 등록을 해야겠어.”

개인의 실력 향상을 위해 혼자의 힘으로 퀘스트를 수행해 왔지만, 지금은 오기를 부릴 때가 아니었다.

“반갑습니다. 나츠오님.”

그렇게 터벅터벅 용병길드로 향하던 그에게 누군가 뒤에서 말을 걸어왔다.

마을 사람인가 싶어 고개를 돌렸는데, 처음 보는 인상 좋은 청년이 서 있어서 의문을 표할 수밖에 없었다.

비록 자신이 이방인이지만, 이 마을에 석 달 가까이 죽치고 있다 보니, 웬만한 사람들의 얼굴은 모두 숙지하고 있었다.

“누구시죠?”

“로엘 제국 정보길드에서 나왔습니다.”

“정보 길드?”

“네, 나츠오님 앞으로 익명의 메시지가 전달 되어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익명의 메시지란 말에서 왠지 모를 껄끄러움이 느껴진다.

“퀘스트를 따르는 수행자들에게 알린다. 나는 당신들과 같은 입장으로 뮤대륙을 여행하고 있는 사람이다. 현재 적지 않은 시간을 이곳에서 보냈으며, 내게 일어난 일에 대해 정확히 알고자 많은 조사를 거듭했다.”

“!!!!!!”

그리고 이어진 정보길드원의 말에 나츠오는 두 눈을 부릅떠야 했다.

자신과 같은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뮤대륙에서 몬스터에게 죽임을 당하고 비슷한 처지에 놓인 사람을 찾고 있다는 인물과 만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신중한 성격인 탓에 그 인물과 깊게 연관되지 않았지만, 이곳에서 죽임을 당해도 현실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더욱 적극적으로 퀘스트를 수행할 계기가 되었었다.

하지만 뮤대륙 내부에서 다른 누군가를 만나야겠단 생각이 없던 그에게 이렇게 불쑥 자신을 알려오는 사람이 있을 거라곤 예상 못 했다.

정보길드를 통해 익명으로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것이 찜찜하지만, 새로운 정보는 언제든지 환영인 만큼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결과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지구의 5월 31일까지 뮤대륙 100일 차. 즉 미드랜드력 3월 11일을 맞추지 않으면 우리 모두가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이다.”

“그게 무슨.”

“그리고 이때의 죽음은 지구까지 연장이 되므로 날짜 조정에 응하라고 강력하게 요구하는 바이다.”

나츠오는 나이를 먹을 만큼 먹은 성인인지라, 이 허무맹랑한 말을 신뢰할 수 없었다.

정말 위급하면 본인이 찾아오면 되는 것 아닌가.

이름도 밝히지 않은 인물의 정보를 믿어달라는 것 자체가 무리한 요구였다.

나츠오는 헛웃음을 흘렸다.

하지만 이어진 정보원의 말에 그는 미간을 찌푸려야 했다.

“만약 이 요청에 따르지 않는다면, 대를 위해 가감 없이 제거하도록 하겠다. 내 요구에 따라 시간을 맞춘 사람들은 해당 날짜에 중립도시 발테르로 정오에 모여주기 바라며, 참석하지 않는 인물은 요구에 불응한 것으로 판단하여, 제거할 것이다.”

“…….”

“이상입니다. 다시 한 번 들으시겠습니까?”

오만한 건지, 자신감이 넘치는 건지.

아니면 거짓말쟁이의 허풍일지 모르겠지만, 제거하겠다는 말이 나온 순간 이 정보를 가볍게 여길 수 없게 되었다.

“정보길드 소속이라 했죠? 그럼 정보구매도 가능합니까?”

“해당 메시지를 보낸 발신인의 신원 말인가요?”

“네.”

“적절한 요금을 지불 하시면 가능합니다.”

화가 난 나츠오는 이런 메시지를 보낸 건방진 인물이 누군인지 알고자 씩씩대며 돈주머니을 꺼냈는데.

“백금화 7개에 금화 5개면 해당 인물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보 길드원이 제시한 황당한 요금에 벙찐 표정을 지어야 했다.

“배, 백금화 7개요?”

“네. 특별 관리 되는 인물이거든요.”

“허…….”

허탈한 표정의 나츠오는 손을 떨궜다.

자신의 전 재산은 백금화 1.7개.

어림도 없는 금액이었다.

‘스승에게 빌리면 가능할까?’

아니, 아무리 사제관계라 해도 만난지 두 달 된 스승에게 다짜고짜 거금을 토해내라는 건 터무니 없는 요구였다.

돈은 돈대로 못 받고 관계는 나빠질 가능성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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