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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속 퀘스트 보상은 현실에서-19화 (19/247)

# 19

꿈 속 퀘스트 보상은 현실에서 019

8. 마법 (3)

퀘스트 완료로 현실에 돌아온 게 아니다 보니, 언제나처럼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하는 보상카드 개봉행사가 없다.

요즘은 보상카드를 개봉하는 게 하루의 낙이었는데 뭔가 허전한 느낌이다.

“오!”

평소와 다름없이 까치산 공원에서 운동하고, 식후 대장간을 들리니 의뢰했던 창날이 완성되어 있었다.

그리고 카본공업사에서 창대를 수령 하여 조립하니, 아주 매끈하고 잘생긴 창이 완성되었다.

“퀄리티 좋네.”

다만 뮤대륙의 롱스피어와 달리 이건 날이 짧아서 베기 용으론 적합해 보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날의 공격면적이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나다 보니, 이전 전투 방식을 고수하면 베기가 아니라 타격기가 될 가능성이 컸다.

거리를 재는 연습을 하면 베기 공격을 못 할 것도 없지만, 깊은 상처를 내기 힘들어 보인다.

차라리 아예 카본 복합재의 탄력을 이용한 타격 공격을 연계기로 사용하는 게 편하지.

한눈에 보기에도 이 창은 찌르기 용도로 만들어졌단 이미지가 강했다.

“이게 어디야.”

창의 완성도는 카라스 마을 대장간 제품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다.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것은 휴대성.

창대가 삼단으로 분리할 수 있다 보니, 어느 가방에도 들어갈 수 있다.

삼단봉과 가스총은 항상 허리에 차고 다니고, 창은 방탄모, 반검복과 함께 백팩에 소지하고 다닐 생각이다.

이렇게 어느 정도 대비가 갖춰지니, 마음이 놓이는 것 같다.

여기에 공격용으로 써먹을 수 있을 만한 마법이 더해진다면, 금상첨화 일터.

어서 밤이 되면 좋겠다.

[중국 충칭시, 괴물 출현? 헤프닝인가, 진실인가.]

[어제 오전 11시경, 중국 충칭시 장수구 외곽 마을에서 믿기 힘든 신고가 접수되었다. 그것은 바로 괴물이 나타나 가축들을 잡아먹고 있다는 것. 그에 공안당국은 해당 신고를 농담으로 치부하며 웃어넘기려 했지만, 주민들이 대거 피난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결국 공안의 특수부대가 출동하게 되었다.]

[현장에 도착한 특수부대가 주변은 샅샅이 수색했지만, 수상한 생물을 발견할 수 없었다.]

[하지만 주민들의 신고를 우습게 여길 수만은 없었는데, 그 이유는 마을 곳곳에 남겨진 가축들의 사체 때문이다. 놀랍게도 가축의 사체엔 대형 맹수의 이빨 자국 같은 것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결국, 공안을 대신해 군부대가 나서 마을 주변을 봉쇄하기에 이르렀는데, 현재까지 별다른 이상이 발생하고 있지 않다. 일각에선 사육장에서 탈출한 곰이 야생화된 것 아니냐는 의견을 제시했다. 중국에선 값비싼 쓸개와 발바닥을 목적으로 곰을 사육하는 농장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민들은 괴물이 분명했다며 촬영한 사진을 공개하려 했으나, 모든 사진에 노이즈가 껴서 무엇하나 제대로 확인되는 것이 없었다.]

무에타이 도장에서 운동을 마치고 주짓수 도장으로 이동하던 중.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뉴스를 살피다가 관심을 끄는 해외 토픽을 발견했다.

처음엔 아무 생각 없이 읽었는데 스크롤을 내릴수록 표정이 굳어졌다.

내가 생각하는 그것인지 아니면 조작인지 알 순 없지만, 요즘 계속해서 이상한 소식들이 들려오고 있었다.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

만약 이 사태가 내가 예상한 그것이 맞다면, 세상이 미쳐 돌아가고 있다고밖에 생각되지 않았다.

***

첫 번째 서클을 완성하고 나는 일주일도 안 돼서 1클래스 마법을 모두 익혔다.

사실 서클을 생성하는 것이 어렵지, 해당 클래스의 마법을 익히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마법은 정해진 값이 있고, 대입 공식에 좌표를 입력해 그 값이 나오도록 맞춰야 한다.

그리고 문제만 푸는 것이 아니라 서클을 활용해 마력을 가공해야 하는데, 1클래스 마법들은 난이도가 낮아서 손쉽게 클리어할 수 있었다.

“정말 대단하군!”

이런 나를 향해 고든은 연신 엄지를 치켜세웠지만, 내 입장에선 이 정도도 해내지 못하면 대학 졸업증을 반납해야 한다고 생각될 정도였다.

그래서 고든에게 4클래스 마법의 난이도를 물었는데, 지금 내 수준으로 도저히 풀기 힘든 수식이 나열되는 것을 보며 말을 잃어야 했다.

아무래도 마법은 클래스 간의 격차가 굉장히 큰 모양이다.

공학 계산기가 있다면 손쉽게 풀 수 있겠지만, 이곳에선 구할 수 없는 물건이었다.

[1클래스 마법을 마스터했습니다.]

[마력이 1 향상됩니다.]

[지능이 1 향상됩니다.]

또?

그런데 뮤대륙은 퀘스트를 수행하지 않고 수련만 하는 내가 마음에 들지 않은 건지, 1클래스 마법 마스터란 빌미가 생기자마자 현실로 돌려보냈다.

“전엔 퀘스트를 안 깰 거면 돌아갈 생각 말라는 식이었으면서. 이젠 퀘스트 안 깰 꺼면 꺼지라는 건가?”

1클래스 마법의 위력이 미약하다곤 해도, 충분히 전투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앞으로는 쉽게 마법의 실력을 높여가기 어려울 것이다.

아무리 내가 영문모를 존재의 버프에 지구의 지식을 갖고 있다곤 하지만, 가볍게 서클을 늘려갈 수 있을 만큼 마법이 만만할 리 없으니까.

스스로가 강하다고 자부심을 갖고 안전을 확신하기까지 분명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자꾸 이런 식이면 곤란한데…….”

원랜 뮤 대륙에 몇 달씩 머무르며 마법에만 전념할 생각이었다.

이 방식을 허락지 않겠다는 듯 빌미가 생길 때마다 돌려보내 진다면, 차라리 퀘스트를 병행해서 보상을 얻는 것이 빠르게 전투능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퀘스트 보상이 구미가 당기긴 하지.”

나는 지금 뒤로 미뤄놓은 퀘스트를 떠올렸다.

등급: 하

내용: 오크 30마리 사냥

보상: 하급 보상카드 3장, 신체 내구력 증가

무려 하급 보상카드 3장이 주어지고, 신체 능력치를 높이는 옵션이 보상으로 걸려 있다.

이것보다 마법이 최우선이라 생각을 했지만, 자꾸 이렇게 현실의 시간을 소비하게 하면 방법을 바꿔야 한다.

“일단 조금 더 지켜보자.”

***

9번째 꿈, 뮤대륙에서 40일째.

[마법에 대한 이해도가 상승했습니다.]

[마력이 1 향상됩니다.]

10번째 꿈, 뮤대륙에서 47일째.

[마법에 대한 이해도가 상승했습니다.]

[마력이 1 향상됩니다.]

“안 되겠네.”

혹시 싶었는데 역시나.

내가 퀘스트를 수행하지 않고 마법 수련에만 집중하자, 2서클을 달성하지 못했음에도 뭔가 깨달음을 얻을 때마다 꿈은 나를 현실로 쫓아냈다.

덕분에 1클래스 마법을 마스터하고 나머지 이틀 동안 뮤대륙에서 16일을 머물렀음에도 손에 넣은 것이 거의 없었다.

결국 꾸준히 강해지기 위해선 퀘스트를 병행해야 한다는 것을 몸소 깨달았다.

11번째 꿈, 뮤대륙 생활 48일째.

나는 어쩔 수 없이 오크 사냥을 위해 창을 챙겼다.

“오크 사냥?”

마법 스승인 고든은 왜 굳이 그런 일을 하냐며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마법이 진리를 탐구하는 학문이라 하지만, 머리가 답답할 땐 실전을 경험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요.”

“뭐, 그것도 나쁘지 않은 생각이지. 그런데 너는 딱히 마법훈련이 막히고 있는 것도 아니지 않으냐?”

같이 생활하다 보니, 나를 대하는 고든의 말투가 편해졌다.

걱정 가득한 그의 물음에 미소로 답했다.

“전 수습 마법사이기 전에 사냥꾼이잖아요.”

끝내 고든은 내 고집을 꺾지 못했고, 괜히 무거운 짐을 짊어 다니지 말라며, 내게 아공간 팔찌를 빌려주었다.

내가 재능이 있다고 판단해서인진 몰라도 요즘 따라 부쩍 엄마 같아진 고든이었다.

“흐웁. 후…….”

오염되지 않은 카라스 마을도 공기가 좋지만, 역시 피톤치드 가득한 숲속에 비할 바는 아니다.

평온의 숲에 들어선 나는 맑은 공기를 폐부에 가득 채우며 가볍게 발걸음을 옮겼다.

반쯤 타의에 의해 사냥을 나섰지만, 나는 불만을 토하기보단 모처럼의 전투를 즐기기로 했다.

이김에 전투보조 스킬이 뭔지 시험하고, 실전에 마법을 섞어봐야겠다.

[놀]

그러나 오크는 새로운 전투 방식을 실험하기엔 너무 부담스런 상대.

녀석들 앞에 나서기 전에 예행연습을 진행할 필요가 있었다.

-타다다닥!

나는 맷돼지처럼 매섭게 달려오는 놀 3마리를 주시했다.

“그리스!”

그리고 녀석들이 공격사정권에 들어온 순간 마법을 사용했다.

그리스는 바닥의 마찰계수를 0에 가깝게 만드는 마법.

그에 맹렬히 달려들던 놀 3마리는 빙판을 디딘 것처럼 미끄러졌다.

-쿠당탕탕!

워낙 무식한 돌진이다 보니, 무언가 부러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놀들이 내 앞까지 주욱 밀려왔고.

‘마력방출.’

나는 그 녀석들을 향해 푸른빛으로 물든 창을 찔러넣었다.

마력방출의 지속효과는 단 10초.

그런데 그 10초면 바닥에서 빌빌대는 돼지 세 마리를 처리하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깔끔하게 세 마리를 처리한 나는 만족스런 감상평을 내뱉었다.

“좋은데.”

그저 좋은 정도겠나?

군더더기 없는 것이 내가 추구하는 전투 그 자체였다.

내 전투 스타일은 일반적인 마법사와 전혀 다르다.

나쁘게 말하면 잡캐.

좋게 말하면 마법사의 약점을 커버한 방식이라 볼 수 있다.

그냥 창만 들고 설치는 것이 아니라, 그에 맞는 스킬까지 보유하고 있는 만큼 1서클의 마법사가 쉽게 잡지 못할 놀을 이리 간단히 처리한 것 아니겠는가.

연달아 스킬을 사용하면 마력 소모가 크다는 단점이 있지만, 이젠 마력도 예전보다 2배 이상 높아졌고 자동 회복 스킬까지 있어서 스킬 사용을 자제할 필요가 없었다.

-켁!

“이 정도면 예행연습은 충분하겠지.”

이후 놀을 7마리 더 사냥한 나는 뜸 들일 것 없이 오크를 찾아 나섰다.

그렇게 얼마나 숲속을 뒤지고 다녔을까.

[오크]

나는 원하던 사냥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제대로 된 전투 스킬이 없다면 도저히 붙어볼 엄두가 나지 않는 몬스터.

게임에선 약체 몬스터로 분류가 되는 오크지만, 뮤대륙에서의 오크는 타고난 전사이자 전투를 좋아하는 괴물이었다.

신장은 인간과 비슷.

그러나 질량은 인간의 두 배 이상이다.

더구나 그 질량은 대부분 근육으로 이뤄져 있으니, 마초란 단어가 아주 잘 어울리는 몬스터다.

-꿀꺽

놀과 달리 오크는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상대를 긴장시키는 포스를 갖고 있다.

하지만 냉정히 평가해서 지금의 내 상대는 아니었다.

지금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오크는 두 마리.

-척

나는 석궁을 꺼내 한 녀석을 겨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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