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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 그 자체
마음을 다잡은 채 말하자 나나는 의욕이 가득한 어투로 대답했다.
“오오! 좋아요, 홀딱 벗겨버릴게요!”
지시를 받자마자 나나는 크림힐트의 옷을 훌렁훌렁 벗겼다.
애초에 슬링샷 비키니만 입은 적나라한 복장이었지만 그나마 가리고 있는 거랑 완전히 벗는 것은 차원이 달랐다.
크림힐트 역시 수치심이 아예 없지는 않은지 신음을 흘리며 바동거렸다.
“으흐읏……!”
연신 몸을 움찔거리는 크림힐트.
그녀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느끼듯 안절부절했다.
우리는 그런 크림힐트를 보면서 연달아 감탄을 터뜨렸다.
“휘유~ 이거 완전 예술인데? 유두도 보지도 완전 깨끗하잖아?”
“야, 야 제이드! 조용히 좀 해!”
경박한 제이드가 서슴없이 감상평을 늘어놓자 니아는 얼굴을 화악 붉히며 그를 제지했다.
제이드 말대로 크림힐트의 몸은 정말 예술적이었다.
적당한 크기를 가진 유륜은 예쁜 복숭아색이었다.
조금 진한 색이긴 했지만 날 때부터 그런 것 같았으며 손때를 탄 흔적은 없었다.
역삼각형 모양 보지털에 뒤덮인 보지 역시 깨끗한 분홍색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것만으론 성경험의 유무를 알 수 없지만, 직감적으로 봤을 때 크림힐트는 처녀일 가능성이 높아보였다.
“히야~ 젖탱이도 빵댕이도 아주 빵빵하네요! 벗기고 나니까 제대로 보이네~!”
제이드에 이어서 나나 역시 추잡스러운 말을 던졌다.
이쯤 되면 누가 나쁜 건지 모르겠다.
남들이 보면 우리는 가녀린 여성을 단체로 희롱하는 범죄자들처럼 보일 것이다.
나나는 그 무리의 주모자처럼 보일 테고.
착잡한 기분을 느낄 무렵 니아가 항의하듯 이야기를 꺼냈다.
“다, 다키야……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심하지 않아……?”
심히 SM스러운 장면을 보면 그런 말이 나올 만도 하다.
고개를 돌려보니 유미 역시 홍조를 띄운 채 연신 당황하고 있었다.
소심한 성격이라 차마 말을 못 꺼낼 뿐이지 무척 거부감을 느끼고 있으리라.
니아와 유미에겐 미안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만둘 생각은 없다.
두 사람에게도 확실히 말해둬야겠다. 나는 채찍을 들어 올리며 이야기했다.
“다들 잘 들어. 이 여자는 우릴 해치려 했어. 트롤들을 조종한 게 이 여자라고.”
찰싸악!
“응후웁……!”
말을 꺼내는 것과 동시에 채찍질을 가했다.
살을 후려치는 소리가 경쾌하게 울려 퍼졌다.
채찍질에 맞은 크림힐트는 재갈을 악 물며 신음을 참았다.
자존심 때문인지 이 이상 추태를 보이고 싶지는 않은 모양이다.
하지만 유두를 움찔거리는 꼴을 보아하니 오래 버틸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그, 그래! 나도 얘가 벌 받아야한다고 생각해! 하지만 이런 식으로 다루는 건……!”
내 말에 어느 정도 동의하는 니아.
그래도 짐승을 다루는 것 같은 조교 행위는 받아들이기 힘든 것 같았다.
니아는 사람이 좋으니까 그럴 수 있다.
허나 제이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듯했다.
그가 니아의 어깨를 붙잡으면서 반박했다.
“아니 니아. 다키랑 나나 말이 맞아. 다키가 아니었으면 우리는 트롤한테 다 죽었을 거야.”
“제이드…….”
“저 녀석은 그런 짓을 하고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겠지. 우리는 분풀이할 자격이 있어.”
크림힐트를 바라보는 제이드의 눈은 냉철하기 그지없었다.
생각해보면 그도 충격파에 맞아서 피 토하고 쓰러지고 난리도 아니었다.
크림힐트를 증오해도 이상할 거 없다.
그뿐 만이랴, 크림힐트로 인해 사랑하는 여자가 위험에 처했었다.
제이드는 그 부분을 가장 용서할 수 없을 것이다.
니아를 다그치는 그는 크림힐트가 응당 대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으으…… 알겠어……! 그럼 다치지 않게 좀 살살해! 같이 던전 들어갈 건데 다치고 그러면 안 되잖아!”
나와 나나, 제이드까지 입을 모으니 니아도 더 이상 이의를 제기할 수 없었다.
대신 자신이 안전선이 되겠다는 듯 크림힐트가 당하는 모습을 똑바로 지켜보았다.
그게 크림힐트에겐 더 큰 수치심을 안겨줄 것 같지만 뭐, 상관없겠지.
“걱정 마, 나도 심하게 할 생각은 없으니까. 주종관계만 확실히 깨달으면 돼.”
니아에게 대답하면서 나는 다시금 채찍질을 가했다.
찰싹! 찰싸악!
“흐으읍! 흥으읏!!”
채찍 특유의 찰진 소리가 연이어 들려왔다.
허나 소리에 비해서 위력은 별로였다.
성인용품점에서 구입한 거라 그런지 무기라기 보단 섹스 토이에 가까웠던 것이다.
나름대로 힘을 줘서 후려쳤는데 피부가 빨개지는 선에서 그쳤다.
뭔가 마법적인 안전장치가 있는 걸까? 그렇다면 좀 더 힘을 줘서 때려도 문제없으리라.
“말 잘 들을 거야, 안 들을 거야! 대답해!”
찰싸악! 찰싸악! 찰싸악!
“으후응! 응후우우웅!!”
“아 그러고 보니까 대답 못 하지, 어쨌든 말 잘 들으라고 때리는 거야! 사랑의 매라 이거야!”
“흐우우우웁!!”
채찍질이 이어질수록 크림힐트의 신음 소리가 커져갔다.
수치심 때문에 고통이 쾌락으로 변하기라도 한 걸까.
아니면 성인용품점에서 산 채찍이라 그런 기능까지 달려 있는 걸까.
어느 쪽이든 크림힐트의의 아랫도리가 서서히 젖어갔다.
새하얀 보지털에 감싸인 보지에서 애액이 줄줄 흘러내리는 것이었다.
“하하핫! 이 음탕한 년 채찍 맞고 젖었잖아. 노르니르 여자들은 죄다 천박하다더니 틀린 말이 아니었네!”
크림힐트의 흥분한 모습을 보고 제이드가 웃음을 터뜨렸다.
저러다가 또 니아한테 한 소리 들을 것 같았지만 니아는 예상 외로 별 말 하지 않았다.
“으, 으음…….”
그녀는 이리저리 시선을 돌리면서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자신도 모르게 아랫도리로 손을 가져가거나 크림힐트가 맞는 모습을 빤히 지켜보기도 했다.
뭐지?
얼굴을 붉히는 걸 보면 부끄러워하는 것 같지만 단순히 수치심만 느끼는 건 아니었다.
왠지 모르게 니아는 부러워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설마 크림힐트가 조교당하는 걸 보고 선망이라도 느끼는 건가?
에이, 그럴 리가.
순간 그렇게 생각했지만 엊그제 있었던 일을 생각하면 그렇지 않으리란 법도 없을 것 같았다.
니아는 제이드랑 같이 야외 노출도 하는 사람이다.
그 말은 곧 수치 플레이를 어느 정도 즐기는 성향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크림힐트를 보며 자신도 흥분할 수도 있으리라.
흥분한 니아의 반응을 보고 있자니 나까지 달아오르는 것 같았다.
나도 모르게 손에 힘이 들어갔고 민감한 부위를 때리게 되었다.
찰싹! 찰싹!
“흥우웃?! 흐웁! 후우우우웁!”
언제부턴가 난 가슴과 엉덩이, 허벅지 같은 부위를 집중적으로 후려쳤다.
그럴 때마다 크림힐트는 목을 뒤로 젖히며 도망치려 했으나 나나가 이를 가만히 두지 않았다.
“어딜 도망가는 거예요, 이 암퇘지가! 얌전히 있으라구요!”
그녀는 또 다른 장난감을 꺼내들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목줄이었다.
이쯤 되면 나나 본인이 걸어 다니는 성인용품점이라도 해도 될 정도였다.
구속하는 걸로도 모자라 목줄까지 채우다니.
이래서야 완전 크림힐트를 인간 이하로 보는 거 아닌가.
허나 그런 취급이 싫지만은 않았다.
싫기는커녕 오히려 굉장히 흥분되는 광경이었다.
어느덧 내 자지도 서서히 발기해가고 있었다.
마치 망가의 한 장면 같은 상황.
당장 팬티를 벗어 던지고 모두가 보는 앞에서 크림힐트를 따먹어도 될 것 같았다.
당연한 얘기지만 직접 실행해 옮기지는 않았다.
우리는 그렇게 여유로운 상황이 아니다.
방금 전까지 장원맛 몬스터들의 시체를 치웠고 어서 빨리 성소로 가야하는 상황이지 않은가.
이를 상기시켜주듯 유미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스, 스승님…… 혼내는 것도 좋지만 이런 건 가급적 안전한 곳에서 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그, 그래 맞아……! 방금 전에 전투도 있었고……!”
유미가 말을 꺼내자 니아도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입을 열었다.
그녀들 말이 맞았다.
비교적 만만한 지역이라곤 하지만 이곳은 몬스터 출몰 지역이다.
언제 어디서든 적들에게 공격받을 수 있는데 한가롭게 떡이나 칠 수는 없다.
또 다른 장원맛 몬스터들이 나오지 말란 보장도 없으니까.
“그래, 슬슬 이동하자. 준비할 것도 많고.”
“흥우으으읏……!!”
찰싸악!
마무리를 가하듯 나는 크림힐트의 엉덩이를 후려쳤다.
그것이 화근이 됐는지 크림힐트의 보지에선 물이 왈칵 터져 나왔다.
특수한 채찍으로 연달아 맞은 나머지 살짝 가버린 것이었다.
진짜 꼴리기 그지없는 광경이다.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닌지 제이드도 침을 꿀꺽 삼켰다.
가죽 바지를 입고 있지 않았다면 그 역시 나처럼 발딱 일어선 자지를 모두에게 공개했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라면 모를까 유미 앞에서도 추태를 보일 수는 없지.
나는 팬티를 정리해서 발기한 것을 감췄다.
지금은 참기로 하면서 채찍을 나나에게 돌려주자 나나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후후훗, 다키님도 SM에 맛을 들려서 기쁘네요!”
“그런 거 아니야.”
“아니긴요~ 여유만 있었으면 계속 했을 거잖아요~”
내 말을 부정하며 나나가 크림힐트의 목줄을 끌었다.
그녀 말을 듣고 정곡을 찔린 기분이었다.
이곳이 실내였다면, 아니, 하다못해 몬스터들의 습격만 없었더라면 난 참지 못했을 것이다.
점점 성욕이 강해지는 기분이다. 비단 나나 때문만 아니라 내 자체적인 문제인 것 같다.
이러다가 진짜 앞뒤 안 가리고 발기부터 하고 보는 변태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 * *
얼마 후 나와 일행들은 숨겨진 방을 찾아 성소로 이동했다.
여신상이 있는 방에 들어올 때까지만 해도 일행들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아무도 없는 어두운 동굴 속은 던전 공략을 위한 은신처와 거리가 멀었던 것이다.
허나 성소에 도착한 후엔 너도 나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들은 높이 뻗은 신전의 건물과 빛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투명한 바닥을 보며 탄성을 흘렸다.
“우, 우와아!”
“스승님, 여긴 대체…….”
“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건가……?”
저마다 아연실색한 얼굴로 주위를 둘러보는 니아와 유미, 그리고 제이드.
나나 역시 신난 기색으로 주위를 둘러보며 소리쳤다.
“이야하~! 여신님이 사는 곳이라더니 진짜 무슨 신전 같네요! 완전 예뻐요!”
“여신님이라고……?”
“그게 무슨 소리예요, 나나 씨……?”
헤베를 언급하자 일행들은 다시 한 번 크게 놀랐다.
밖에서 이런 얘기를 꺼냈다면 무슨 미친 소리냐는 눈길을 보냈겠지만 이미 성소를 보여줘서 저도 모르게 믿는 기색이었다.
그들은 해명을 요구하듯 나와 나나를 바라보았고, 나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면서 일행들을 안내했다.
“가보면 알아. 안쪽에 가서 인사드리자.”
“자, 잠깐만…… 진짜야……?”
“여기 설마 여신님의 거처라도 되는 건가요……?”
이런저런 추측을 하면서 날 따라오는 일행들.
그들의 얼굴에는 반신반의한 표정이 드러나 있었다.
그런 일행들을 보고 있자니 썩 즐거운 기분이었다.
마치 가디스 던전을 처음 시작한 내 모습을 돌이키는 느낌이다.
아름다운 복도를 지나길 잠시.
우리는 신전 앞에 위치한 황금 분수대에 도착했고, 그곳에선 여지없이 헤베의 모습이 보였다.
“그래서 말이죠! 투사님이 어떻게 말하셨냐면요!”
“네…… 그 얘기 벌써 서른 번은 하셨습니다, 여신님.”
평소와는 다르게 분수대 옆에는 리단도 있었다.
내 부탁대로 헤베의 곁을 지키고 있는 것이었다.
새삼 리단에게 고마움을 느끼면서 나는 두 사람에게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여신님 리단 씨. 다녀왔습니다.”
“앗 투사님! 돌아오셨……! 끼야아아악?!”
내가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손을 흔들며 다가간 순간.
인사를 받자마자 달려오던 헤베는 경악하며 비명을 내질렀다.
그녀가 왜 비명을 지르는지는 자명했다.
일행들 사이에 섞여 있는 크림힐트의 모습을 보고 만 것이다.
“투, 투사님! 저, 저 여성분은 대체 뭔가요?! 왜 헐벗은 채 묶여 있는 거죠?!”
“아…… 그, 그건 말이죠…….”
헤베의 물음을 듣고 나는 난감함을 느꼈다.
나나의 말을 듣고 일단 저지르긴 했는데, 생각해보니 헤베와 만날 것을 고려하지 못했다.
멀찍이 떨어져 있는 리단도 황당한 눈빛으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너 이새끼 그런 취향이었냐?’ 같은 눈길을 보내며 한 발짝 뒤로 물러나기도 했다.
큰일이다. 이러다가 성소 식구들한테 패악한 변태 새끼로 낙인찍히겠어.
일단 헤베를 진정시키며 사실대로 이야기하려는 순간.
나나가 대뜸 뛰어나가 헤베의 손을 붙잡았다.
“진정하세요, 여신님! 이건 여신님이 생각하시는 그런 게 아니에요!”
“제, 제가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라니…… 그보다 누구……?”
나나의 말에 헤베는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
질문 받은 헤베는 당당하게 자기소개를 시작했다.
“처음 뵙겠어요! 저는 다키님의 애인 겸 전속 힐러인 나나라고 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릴게요!”
“애, 애인이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