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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공략
“……?!”
생각지도 못한 그녀의 행동에 나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따뜻한 손이 몸 곳곳을 더듬는 감각은 무척이나 색달랐다.
팔이나 다리 같은 무난한 부분만 만지는 게 아니라 가슴이나 허벅지, 옆구리 같은 민감한 부위도 아무렇지 않게 만지는 것이었다.
“지, 지금 뭐하시는 거예욧!!”
기분 나쁘냐고 묻는다면 절대 그렇지는 않았으나 당황스러운 건 어쩔 수 없었다.
나는 길거리에서 추행당한 20대 처녀처럼 몸을 감싸며 브릴린트와 거리를 벌렸다.
내 목에서 이렇게나 앙칼진 목소리가 나올 줄은 몰랐다. 그만큼 브릴린트의 손길이 날 놀라게 만든 것이었다.
“좀 만진다고 닳는 것도 아닌데 뭘 그래~ 금방 끝낼 테니까 얌전히 있으라구.”
“아, 아니 그러니까 대체 왜 그러시는……! 응흐으으읏!”
브릴린트의 손이 내 배를 스윽스윽 문질렀다. 나는 그만 비명을 지를 뻔했다. 아니, 차라리 비명을 지르는 게 나았을지도 모른다. 비명을 참으려다 보니 내 입에서 추잡하기 그지없는 신음 소리가 새어나온 것이었다.
스스로가 보인 추태 때문에 자괴감이 밀려왔다. 허나 브릴린트는 그만두기는커녕 더욱 대범하게 내 몸을 만졌다. 배를 문질러대는 것만으로도 모자라 이제는 아예 엉덩이와 허벅지까지 주물렀다.
“제, 제발 그만……! 아흐으으읏?!”
나도 내가 얼마나 역겨운 소리를 내고 있는지 알고 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브릴린트는 내 근육을 하나하나 훑듯이 이곳저곳을 문지르고 주물렀다. 가뜩이나 힘도 세서 저항하지도 못했다.
지금의 난 체육과 근육돼지 선배에게 붙잡힌 파릇파릇한 신입 여대생과 다를 바 없는 입장이리라.
“좋아, 이 정도면 대충 어느 정도인지 알겠다. 만져지느라 수고했어~”
짜악! 짜아악!!
그렇게 한참이나 내 몸을 만진 브릴린트가 등짝을 후려쳤다. 순간 등이 화끈거리며 상당한 고통이 느껴졌다. 지금쯤 내 등짝에는 새빨간 손자국이 나 있을 거다.
“뭐하시는 거예요?! 난데없이 사람 몸을 왜 만져요?!”
추행에 이어 폭행까지 당한 나는 이 상황을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이는 곧 불만으로 이어졌고 나도 모르게 언성을 높이고 말았다.
솔직히 글래머러스한 누님에게 온몸이 만져지는 경험은 기분 좋은 걸 넘어서 황홀하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아무리 기분이 좋아도 이유도 모른 채 이곳저곳 만져지면 황당할 수밖에 없다.
“뭐하기는, 네 몸이 어떻게 발달되어 있는지 살펴본 거지. 근육량은 얼마나 되는가, 움직임은 얼마나 유연한가 알아보려면 직접 만져볼 수밖에 없잖아?”
내가 고함치며 항의하자 브릴린트가 나름대로 설명을 해주었다. 그 말을 듣자 내 속에서 끓어오른 당황과 불만이 점차 사그라졌다.
하긴, 내게 맞는 무기를 찾아주려면 우선 내 능력치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게임 세계의 주민인 그녀에겐 나처럼 상대방의 스탯을 가늠하는 재주가 없을 테니 직접 만져보고 판단해야만 했으리라. 원작 게임에선 존재하지 않는 방법이지만 그녀도 일단 신이니까 어떻게든 가능했겠지.
“그런 건 만지기 전에 설명해주면 좋았잖아요……. 갑자기 그러셔서 얼마나 놀란 줄 아세요?”
그렇다고 해서 아 네 그랬군요 하고 넘어가는 건 좀 아닌 것 같았다. 내가 아무리 천성 찐이라고 해도 마냥 당해주지만은 않는다.
내가 항의하는 기색으로 말하자 브릴린트는 싹싹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미안, 미안~ 난 네가 계속 신음 소리 내기에 오히려 기분 좋아하는 줄 알았지. 다리 사이의 그것도 발딱 일어났잖아?”
“……?!”
브릴린트의 손가락질을 보고서야 깨달을 수 있었다.
이곳저곳 민감한 부위를 만져져서일까. 내 쥬지는 당장이라도 팬티를 뚫고 나올 기세였다.
마치 악몽 때문에 잠잠했던 아침 발기가 뒤늦게 찾아온 것 같았다. 브릴린트의 육감적인 몸매 때문에 팬티가 서서히 젖어갔다.
오늘 아침에 간신히 마른 팬티가 다시 쿠퍼액으로 흥건해지는 모습을 보니 자괴감이 들었다. 물론 걷잡을 수 없는 수치심도 함께였다. 마치 집에 놀러온 누나 친구에게 알몸을 보인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이, 이건 제가 좋아서 그런 게 아니라 생리적인 거예요, 생리적인 거! 브릴린트 씨처럼 예쁜 여자가 엉덩이고 허벅지고 가리지 않고 만져댔는데 안서고 배기겠어요?!”
황급히 양손으로 고간을 가리며 소리쳤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반박이었지만 그런 내 발언은 브릴린트의 기분만 띄워주게 되었다.
잠시 놀란 표정을 짓던 브릴린트는 배시시 웃으면서 내게 말했다.
“너 은근히 선수구나? 아까 전부터 은근슬쩍 칭찬하더니 이제는 노골적으로 예쁘다 말하고. 내가 그렇게 마음에 들어?”
“네? 아, 아니 그런 뜻으로 얘기한 게 아니라…….”
브릴린트의 질문에 나는 우물쭈물 말끝을 흐렸다. 어느덧 그녀를 향한 불만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다. 내 속내를 들켰다는 쑥스러움이 말문을 틀어막았다.
연상의 여성에게 놀림당하면 이런 기분이구나. 쪽팔려서 죽을 것 같은데 그렇게 나쁜 기분은 아니었다. 누나들에게 모욕당할 때와는 차원이 다른 기분 좋은 부끄러움이었다.
“뭐, 여기저기 만진 게 그렇게 불만이면 나도 당해줄게. 그러면 쎔쎔이지?”
“네……?”
이 누나가 지금 뭐라는 거지?
순간 귀를 의심했다. 현대의 대한민국을 살아오던 나에겐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발언이었던 것이다.
그러는 사이 브릴린트는 앞치마를 벗어던져 관능적인 몸매를 버젓이 드러냈다. 그것을 본 나는 한층 더 단단해지는 육봉을 진정시키기 위해서 애를 먹어야 했다.
“와, 와아…….”
앞치마 너머로 드러난 몸매는 감탄 그 자체였다.
운동선수들처럼 선명하게 나와 있는 11자 복근, 검은색 마이크로 비키니에 가려져 있는 구릿빛 가슴은 한 손으로는 차마 다 가리지 못할 만큼 커다랬고 옷의 면적이 너무 적은 나머지 분홍색 유륜이 슬쩍 보였다.
구릿빛 피부가 태닝한 것이라는 걸 알려주듯 가슴이나 몸 부분은 하얀색이었다.
그 극명한 피부톤의 차이는 날 더 흥분케 했다.
어쩜 이리 건강하면서도 요야한 몸일까. 저도 모르게 감탄한 것에 이어서 나는 브릴린트에게도 들릴 만큼 큰 소리로 침을 집어 삼켰다.
“안 만질 거야?”
브릴린트가 재촉했다. 그녀의 얼굴에는 그 어떤 거절의 의사도 없었다. 만지고 싶다면 얼마든지 만져라. 어딜 만져도 신경 쓰지 않겠다. 그런 당당한 태도만이 드러나 있었다.
허락은 이미 떨어졌다. 거절할 이유 같은 건 1도 없다.
나는 발기한 육봉에서 손을 떼어낸 채 그녀의 젖가슴으로 뻗었다. G컵 정도의 거유, 예쁜 분홍색 유륜이 보이는 그 풍만한 가슴을 지금부터 마음껏 탐할 것이다.
“마, 만질게요…….”
주물, 주물, 주물
“으흐응…….”
“……!”
내가 가슴을 주무르자 브릴린트가 작게 신음을 흘렸다. 그 소리에 놀란 나는 서둘러 브릴린트의 표정을 확인했다. 그녀는 눈을 지그시 감은 채 얼굴을 살짝 붉히고 있었다.
설마 느끼고 있는 건가? 표정과 목소리를 들어보면 분명 그런 것 같다. 그 요야한 자태에 나는 숨이 넘어갈 뻔했으나 무척 발칙하게 여겨지기도 했다.
우리는 불과 몇 분 전에 만난 사이다. 사실상 남남인 사람한테 이토록 쉽게 가슴을 내어주다니. 이 여신은 대체 얼마나 음탕한 거냐? 원작 게임에는 이런 장면이 없어서 브릴린트의 심리가 짐작도 안 갔다.
“뭘 그렇게 소심하게 만져? 내가 그랬던 것처럼 실컷 만져도 돼.”
그때 브릴린트가 내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순간적으로 그녀와 눈이 마주친 나는 무어라 대답하지 못했다. 허나 내 손은 그 말에 고삐가 풀려서 열성적으로 그녀의 가슴을 주물렀다.
“응흣……! 으으응, 하아앙…….”
한 손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 나는 육봉을 가릴 생각을 접으며 두 손으로 그녀의 양쪽 젖가슴을 만끽했다.
내가 손가락을 움직일 때마다 그녀의 젖가슴이 연신 모양을 바뀌었다. 가슴이 너무 큰 나머지 힘을 줘서 주무르면 손가락이 가슴 안쪽으로 파묻혔다.
“와아, 와아아……!”
손을 한 번 움직일 때마다 내 입에선 탄성이 터져 나왔다.
브릴린트의 가슴은 너무나 부드러웠다. 매끈매끈한 살결과 말랑말랑한 감촉이 어우러져서 나를 손끝부터 발정하게 만들었다.
나는 모정에 굶주린 어린아이처럼 그녀의 가슴을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장난을 쳤다.
가운데로 모아보기도 살짝 잡아당겨보기도 했다. 한동안 그렇게 가슴은 촉감을 만끽하고 있으려니 조금 전과 다른 부분이 보였다.
그녀의 분홍색 유두가 딱딱하게 발기한 것이었다.
“브, 브릴린트 씨……?”
“하아…… 하아…… 하아……!”
나는 다시 한 번 침을 삼키며 그녀를 불렀다. 돌아오는 것은 뜨거운 숨결이었다. 농염하기 그지없는 숨소리는 그녀가 얼마나 흥분하고 있는지 내게 가르쳐주었다.
직후, 본의 아니게 그녀의 다리 사이를 확인했다. 간신히 보지만 가리는 검은색 팬티 사이에선 맑은 물이 조금씩 흘러내리고 있었다. 땀 같은 게 아니었다. 브릴린트는 흥분한 나머지 내 앞에서 애액을 흘려버린 것이었다.
이제 슬슬 그만해야 하지 않을까? 나는 물론이고 그녀 역시 욕정에 불이 붙은 듯했다. 이 이상 계속했다간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질 것이다. 정말 만난 지 30분도 안 돼서 몸을 섞게 될지 모른다.
“저는 만질 만큼 만졌는데…… 이쯤에서 그만 할까요……?”
최대한 신사답게 질문을 건넸다. 마음 같아선 당장 그녀의 축축한 팬티를 벗긴 뒤 보짓살을 활짝 펼치고 싶었다. 애액이 줄줄 흐르는 구멍을 손가락으로 넓힌 뒤 내 굵직한 육봉을 푸욱푸욱 박아 넣었으면 했다.
허나 나는 망가 속의 주인공이 아니다. 그런 마초적인 행동은 할 수 없다. 애초에 여자랑 제대로 대화해보는 것도 이번이 두 번째인 내게 다짜고짜 상대방을 덮치는 짓은 난이도가 너무 높았다.
설령 그녀가 온몸으로 동의를 표하고 있어도 직접적으로 이야기해주지 않으면 실행할 용기가 없었다.
그렇기에 나는 기대에 가득 찬 시선으로 브릴린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가슴을 어루만지는 손은 결코 멈추지 않았다. 머리는 그만하는 게 좋겠다고 말하지만, 욕구는 그러지 못했다.
그만두기는커녕 이렇게라도 해야 동의할 확률이 올라간다며 더욱 집요하게 젖가슴을 주물렀다. 은근슬쩍 발기한 육봉을 브릴린트의 허벅지에 가져다대기도 했다. 내가 당신 때문에 얼마나 흥분하고 있는지 온몸으로 표현하는 것이었다.
“하아, 하아…… 그, 그러는 게 좋겠다…… 그럼 이제 불만 없는 거지?”
하지만 브릴린트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이성적인 사람이었다. 그녀는 몇 번인가 숨을 고르면서 내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자연스럽게 내게서 떨어진 그녀는 다시 가죽 앞치마를 걸쳐 발기한 유두와 흠뻑 젖은 팬티를 가렸다. 훤히 드러났던 음란한 모습이 내 눈앞에서 사라지자 나는 형언할 수 없는 아쉬움을 느꼈다. 마음 같아선 이 자리에서 땅을 치며 후회하고 싶었다.
아냐, 상식적으로 생각하자. 이게 무슨 히토미 망가도 아니고 만난 지 15분도 안 된 여자랑 떡을 쳐. 망가라고 해도 이런 급발진 전개는 개연성이 없다고 지적받잖아. 그런 게 실제로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뇌가 망가와 야설에 절여진 사람들뿐이다.
근데 그렇게 따지면 처음 만난 사람에게 대뜸 가슴을 허락해주는 것도 정상과는 거리가 먼 거 아닌가? 순간 그런 생각이 들었으나 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브릴린트는 인간이 아니다. 퀴클롭스인 그녀의 사고방식은 현대의 사람들과 많이 다를 것이다. 가디스 던전의 세계관 자체가 개방적인 것까지 고려하면 이해하지 못할 수준은 아니다.
“무, 물론이죠. 불만 같은 거 전혀 없어요.”
“아하핫, 그거 다행이네. 그나저나 용광로 불을 너무 세게 해놨나? 온몸에서 땀이 다 난다~”
고개를 끄덕인 내게 브릴린트가 어색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그녀도 자신이 애액을 흘려버렸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거다. 저건 분명 자신이 흘린 것이 애액이 아니라 땀이라고 은연중에 변명하는 걸 거다.
시종일관 털털해서 아무렇지 않게 여길 줄 알았는데 역시 스스로가 흥분한 모습을 보이는 건 그녀에게도 부끄러운 모양이었다. 나는 그런 브릴린트의 마음을 배려하고자 적당히 말을 맞춰줬다.
“그러게 말이에요. 브릴린트 씨는 이렇게 더운데 일은 어떻게 하세요? 전 10분도 못 앉아 있겠어요.”
“나는 퀴클롭스 족이라 열에 강하거든. 그, 그런데 오늘은 왠지 모르게 좀 덥네~ 아하하하핫……!”
종족 특성에 관해 설명하던 브릴린트는 아차 싶었는지 다급히 말을 바꿨다.
열에 강한 퀴클롭스가 이 정도 열기에 땀을 흘리는 건 이상하게 보일 테니 재빨리 첨언한 것이리라.
“그, 그보다 너! 나는 반말 하는데 왜 너는 일일이 존댓말 해! 그러니까 나만 무례하게 구는 거 같잖아!”
스스로가 생각해도 말이 안 되는 변명이라 여긴 건지 브릴린트는 또다시 화제를 바꿨다. 갑작스러운 그녀의 지적에 나는 화들짝 놀라며 질문했다.
“어…… 그러면 말 놓을까요? 아니 놓을까……?”
“그래, 그래. 기왕 부르는 거 편하게 누나라고 불러~ 물론 나이 차이는 엄청 많이 나겠지만 그런 건 별 상관없잖아?”
친근함이 느껴지는 요구에 나는 선뜻 고개를 끄덕였다. 어째 과정이 이상하긴 했지만 브릴린트와 가까워진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알겠어, 누나. 나도 편하게 다키라고 불러줘.”
“좋아~ 앞으로 사이좋게 지내자구~”
시원스레 대답하며 브릴린트가 내 어깨를 탁탁 쳤다. 토닥거리는 수준이라서 이번에는 별로 아프지 않았다.
그녀의 손길을 받으면서 나는 내심 기대를 품었다.
헤베나 브릴린트나 나에게 기본적으로 호감이 있는 듯했다.
헤베는 날 죽은 옛 연인으로 착각하고 있으니 말할 것도 없고 브릴린트도 내가 여명의 투사라는 이유로 어느 정도 호의를 품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아무리 털털한 성격이라도 가슴을 만지게 해주지 않았을 거다. 그 말은 곧 브릴린트와도 좋은 관계로 발전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얘기다.
지금이야 고행자의 가호 때문에 여유가 없지만 가호를 해결한 뒤엔 브릴린트에게도 작업을 걸어보자.
언제 원래 세계로 돌아갈지 모르나 돌아가기 전에 그녀와 몸을 섞을 수 있으면 그때는 주저하지 않으리라.
사정이야 밖에다 하면 그만이고, 여신과 몸을 섞을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인데 거리낄 필요는 없지 않겠는가.